□ 산행일시 : 2005. 6. 5 (일) 05:25∼15:40

□ 산  행 자 : 유경옥, 김수희, 구본칠

□ 날      씨 : 맑음

□ 산행코스

○ 부산 시민회관앞 출발(→설악산 22:10, 40,000원)

○ 오색 남설악매표소 도착(05:20)

○ 남설악매표소(05:25 출발, 산행시작)

○ 제1쉼터(06:15 도착, 출발)

○ 설악폭포(06:45 도착, 출발)

○ 안부(07:15 도착, 5분휴식후 07:20 출발)

○ 제2쉼터(07:45 도착, 출발)

○ 대청봉(1,708m)(08:40 도착, 20분휴식후 09:00 출발)

○ 중청대피소(09:10 도착, 식사후 09:30 출발)

○ 소청봉(1,550m)(10:00 도착, 출발)

○ 소청대피소(1,420m)(10:15 도착, 15분휴식후 10:30 출발)

○ 봉정암(10:50 도착, 40분휴식후 11:30 출발)

○ 사자바위(1,180m)(11:40 도착, 출발)

○ 수렴동산장(13:45 도착, 식사후 14:15 출발)

○ 오세암갈림길(14:30 도착, 출발)

○ 영시암(14:40 도착, 출발)

○ 백담사(15:40 도착, 산행완료)

○ 용대리주차장 도착(17:45)

○ 부산 출발(18:30)

○ 부산 도착(03:35)

○ 집 도착(04:00)

  

□ 산행거리 : 17.9㎞

남설악매표소(1.3㎞)↔제1쉼터(1.2㎞)↔설악폭포(1.2㎞)↔제2쉼터(1.3㎞)↔

대청봉(0.6㎞)↔중청대피소(0.6㎞)↔소청봉(0.4㎞)↔소청대피소(0.7㎞)↔

봉정암(0.2㎞)↔사자바위(5.7㎞)↔수렴동산장(1.2㎞)↔오세암갈림길(3.5㎞)↔

백담사

 

□ 산행시간 : 10시간 15분(휴식,식사시간 포함)

  

□ 산행후기

봄이 언제 왔는지 느껴볼틈도 없이 땡볕이 기승을 부리는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직장동료중 몇 명이 설악산을 가자는 제의가 들어와

이번주는 설악산을 탐방하기로 한다.

  

연휴가 3일동안 계속되기 때문에 비록 성수기는 아니지만

설악산은 단풍철을 제외하고는 제법 많이 찾는 시기이다.

공룡능선은 다음번에 타기로 하고

  

이번에는 봉정암을 거쳐 백담사로 하산하는 코스를 정하여

산악회 예약을 하고 토요일 저녁 일치감치 시민회관앞으로 나가니

지난주와는 딴 풍경이 펼쳐진다.

 

☞ 불빛 찬란한 시민회관앞 

  

지난주는 거의 모든 무박산행이 탐방객이 적어 취소되었는데

오늘은 십수대의 관광버스가 불빛찬란한 시민회관앞에

대기하여있었고 많은 산님들이 예약 산악회를 찾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내가 찾는 산악회는 차량 한대도 모자라 두대를 준비하여

거의 만차 상태에서 머나먼 설악산으로 출발하였다.

  

안내산악회에서는 내가 가고싶은곳을 못 가는게 한계지만

먼곳은 여러가지 사정으로 큰 마음 먹지않고는 갈수없는 것

또한 나의 한계였다.

  

통상 부산에서 저녁 10시 출발하면 매표소 도착시간이

4시반전후가 되는데 어떻게 됐는지 1시간이나 늦은

5시 20분이 되어서야 도착했다.

  

☞ 여명이 밝아오는 동해수평선(38선휴게소에서)

  

시간은 늦었지만 날이밝은 아침에 도착하다보니까

덕분에 주변 조망도 구경할 행운(?)도 얻었다.

설악산 무박행은 항상 어둠속에서 산행이 시작되었지

훤한 아침산행은 처음이었다.


◈ 남설악매표소 05:25 출발(산행시작)

매표소앞에는 오늘의 끝없는 인파를 예고하듯

전국의 수많은 산님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렇게 많을줄은 예상치못했다
 

☞ 남설악매표소(아, 오늘도 인파에 시달려 고생깨나 하겠네) 

  

앞사람의 등산화만 보고 뒷사람 무언의 힘에 밀리고 밀려

된비알 경삿길을 오르는 것으로 신고식을 했는데

하루종일 밀리고 밀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보니

하루가 홀라당 사라진다.

  

날이 개였지만 숲속에 가려 조망은 거의 없다.

시종일관 오름길이고 급경삿길이 이어진다.

이렇게 오색에서 대청봉 오름길은 고단한 오름길만 있지

조망도 없고 재미는 하나도 없다.

  

끊임없이 오르고 오르는 산님들...

누가 시키면 저리 할수있을까... 아마 못할 것이다.

산을 좋아하는 산님들만이 고통을 감내하고

산에 오르는 산님들만이 환희를 맛볼 것이다.

  

바람한점 없지만 밀려 오르는 형국이다보니

서로간의 널널한 대화속에 그럭저럭 제1쉼터를 통과하고

첫 번째 이정표가 있는 안부를 지나니 내리막이 나타난다.

  

☞ 제1쉼터(아니 벌써 아침을... 배 고파라)

  

여기서부터 야트막한 오르내리막이 몇 번 이어지는데

지금까지의 부드러운 등로와는 달리 너덜한 바윗길이 이어진다.

물길을 머금은 바위가 제법 미끄럽다.

  

◈ 설악폭포 06:45 도착, 출발

 

☞ 설악폭포 이정표(반은 올라왔나)

  

우측 계곡아래의 폭포 물소리를 뒤로 하면서

본격적인 가파른 오름길이 시작된다.

앞에도 사람, 뒤에도 사람...

이제 간격이 좀 벌어질때도 됐는데 여전히 등로는

산님들로 꽉찬 상태다.

  

안부를 힘겹게 올라 숨한번 돌리고 좌측으로 힘차게 방향을 튼다.

일행들은 오색 오름길이 억수로 빡쌘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수월한지 크게 힘들이지 않고 잘도 오른다.

  

☞ 쉴새없이 힘차게 오르는 산님들

  

☞ 가파른 너덜길을 헬레레 오르는 산님들(하이고 되라)

  

☞ 식겁잔치하며 죽을뚱살뚱 모르고 안부까지 올라온 님들

  

연이어지는 나무계단길과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다보니 제2쉼터가 보이고

이제 조금만 가면 하늘이 열리리라, 관세음보살...

  

☞ 제2쉼터(곳곳에 아예 전을 벌맀네)

  

대청봉 0.5Km 이정표를 보고서는 더욱 힘차게 오른다.

거의 전망이 없는 3시간동안의 지겨운 오름길에 해방이 된 듯 하늘이 열리고

선선한 바람이 온몸의 노폐물을 날려버린다.


 

◈ 대청봉 08:40 도착, 20분휴식후 09:00 출발

  

☞ 우리의 호프께서 정상에서 엄청 폼 잡네

  

이리저리 치이다보니 대청봉을 좀 수월케 올랐다.

건데, 이거 뭐꼬. 정상주변에는 난리났다.

사방에서 ‘희야, 숙아, 자야’ 등 이름부르는 소리에

수많은 사람들의 야기소리, 왔다리갔다리 부딪히고 밀리고

돌에 걸려 자빠지는 등...

정상석 주변에는 증명사진 남기고 싶어 밀고땡기고 야단났다.

  

어쨌거나 산을 오르는 사람이 많은 것은 상당히

고무된 일이다 할 수 있다.

  

☞ 왁자지끌한 대청봉(많다, 많네...)

  

날씨도 맑다보니 주변 조망도 괜찮은 편이다.

아직 답사못한 남설악의 준봉들과 화채능선이 더욱 가깝게 다가온다.

불과 석달전만해도 폭설과 한파로 겨울의 뜨거운 맛을 봤지만

선선한 바람이 고단함을 날려버린다.

증명사진 남길것은 포기하고 중청대피소로 발길을 돌렸다.

  

☞ 남설악의 준봉들 

  

☞ 중청봉과 중청대피소 

  

◈ 중청대피소 09:10 도착, 식사후 09:30 출발

대청봉보다 더 많은 산님들이 중청대피소주변에 포진하고있었다.

자리가 없어 헬기장에 퍼질고 앉아 조반을 편다.

묵기위해 사는거 아인가.

단숨에 배속으로 잠재우고 그것도 모자라 후식으로 빵, 방울 토마토 등

있는 것 없는 것 넣다보니 배속이 찼나, 거부반응을 보인다.

트림 한번하고 자리를 접는다.

  

참 사람 많다. 작년 단풍철때보다 더 많은 것 같다.

이제부터 시작이지만 가야할 여정이 내리막이다보니

일행에게 안심도 시키고 약간의 호기도 부려보면서

중청봉옆 능선을 지나니 여기와는 또 다른 세계가...

  

설악의 꽃이라할까.

용아장성릉과 공룡능선이 울산바위를 뒤로하면서 장엄한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거짓말 좀 보태서 시원한 바람과 함께 숨이 멎을 것 같은 이 기분.

보는것도 이럴진데 실제로 가보면 어떻겠나.

백문이 불여일견이리라...

  

소청봉에 오늘은 어째 노천 상인이 없다.

더운날씨에 오늘 장사 직이주낀데...

편편한 공터같은 소청봉에서 오늘의 갈길이 갈라진다.

  

☞ 대청봉과 중청대피소 


☞ 공룡능선(뒤편으로 울산바위도 보이고)

  

☞ 소청으로 내려가면서(좌-대청봉, 우-중청봉)

  

☞ 용아장성릉

 

◈ 소청봉 10:00 도착, 출발

소청봉에서 우측으로는 공룡과 천불동이요.

좌측으로는 가야할 길인 봉정암행이다.

겨울에 적설속에 묻히면 갈 수 없는 길이기도 하다.

  

좌측으로 10여분 내려가니 대피소가 나오는데 소청대피소다.

여기도 예외는 아닌 듯 엄청 복작거린다.

샘터는 매점뒷편 150m지점에 있어

봉정암에서 준비하는것이 나을듯싶다. 

커피 한잔(1,000원)으로 때우고 적멸보궁이 있는 봉정암으로 떨어진다.

  

☞ 소청대피소

  

☞ 소청대피소에서의 공룡능선과 울산바위 

  

☞ 소청대피소에서의 용아장성릉

  

지금 이시간에도 하산하는 사람보다 오르는 사람이 더 많다.

가파르고 좁다란 내리막을 내려가니

암자의 지붕과 용아의 위용이 점차 모습을 드러낸다.

이 깊고 높은 골짜기에 암자가 있는것도 신기하거니와

금방이라도 떨어질것같은 바위아래 암자가 있으니

호기심이 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지사라...

 

☞ 용아의 위용과 봉정암

 


◈ 봉정암 10:50 도착, 40분휴식후 11:30 출발

봉정암에도 사람들이 참 많다. 한마다로 버글버글한다.

아마 절반정도는 순수하게 기도만 하러온 불자들일게다.

적멸보궁에도 마찬가지로 발 디딜틈이 없다.

스님의 불경소리는 계속 울려퍼지고 있는 가운데

많은 이들이 공양(주먹밥)을 얻기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보통 정성으로는 못할 것이다.

  

☞ 공양을 얻기위해 줄서 기다리는 님들 

  

☞ 용아의 위용과 봉정암

  

☞ 적멸보궁

  

봉정암의 사리탑은 암자의 약간 위쪽인데 올라가보니

여기도 많은 이들이 기도하고 있었다.

오층석탑인 사리탑은 부처님의 뇌사리를 봉안하여

불뇌보탑으로 부르기도 한다.

 

☞ 사리탑이라고 하는 오층석탑(설악산이 이 탑을 떠받치고있다한다)

  

사리탑 위 전망바위에 오르니 안왔으면 후회할 정도로 조망이

빼어나게 훌륭하였다.

용의 이빨들이 지척에 보이고 공룡과 울산바위가

장엄하게 펼쳐진다.

  

☞ 용아의 위용

  

☞ 용아의 위용

 

바로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에 가야동계곡이 울창한 산림속에

보호되어 꼭꼭 숨어있다.

워낙 조망이 좋다보니 발길을 돌리기가 쉽지않지만

절에 잘것도 아닌데 오래 머물수는 없지않은가.

 

봉정암에서 백담사까지 10.6Km, 수렴동산장까지 5.9Km다.

하산길이고 계곡을 끼고 내려가야하니

구경해 가면서 널널하게 가자며 일행들과 협의하고 Go.

  

☞ 숨은 비경인 가야동계곡

  

☞ 공룡능선

  

☞ 사리탑위의 웅자한 암벽

  

봉정암 오름길도 보통이 아니다. 아니 상당히 험하다고 볼 수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산님들이야 괜찮지만 나이드신 보살들은 이렇게 험한 길을 어떻게 올라올까.

해답은 간단하게도 오직 불심으로 올라온단다. 대단한 정성이다.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사자바위를 지나고 어느정도 내려오니 계곡의 비경이 펼쳐진다.

  

☞ 사자바위 이정표

  

☞ 구곡담계곡위의 능선

  

이름모를 담과 소, 그리고 폭포들이 연이어 나타나고

우리는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계속 하산에 하산을 거듭한다.

  

☞ 맑은 담 

  

☞ 구곡담계곡위의 용아장성릉

  

☞ 폭포와 맑은 담

  

☞ 폭포와 맑은 담 

  

☞ 구곡담계곡위의 용아장성릉

  

☞ 맑은 물(아, 풍덩하고 알탕하고 싶다)

  

☞ 구곡담계곡위의 능선

  

다리 품팔이를 쬐금 빡시게 하다보니 일행들은 처음에는 콧노래도 나오고

속보에 룰루랄라가 지겨운 하산길로

‘에고,에고 내 다리야’ 소리가 절로 나온다.

팔자에 없는 산에 올라 이 무신 고생이고.

주인을 잘못만난 다리가 쌩 고생을 하는구먼.

두다리가 무신 죄가있다고... 정말 안됐다 안됐어 정말.

 

그렇지만 맑디맑은 담과 소가 주변 풍광과 어울려

어느정도 지겨움을 해소시켜 즐거운 마음으로 하살길을 재촉하다보니

수렴동산장에 도착한다.

  

☞ 구곡담계곡

  

☞ 만수담(680m)

  

☞ 족탁에 여념이 없는 산님들


◈ 수렴동산장 13:45 도착, 식사후 14:15 출발

수렴동산장 뒤편으로 열려있는 용아장성릉은

내설악의 구곡담계곡과 가야동계곡을 좌우편에 거느리고 있는

그야말로 용의 이빨같은 암릉으로 이어져있어

가히 환상적이다 할만하며 공룡능선과 함께

설악산의 대표적인 암릉이라 할수있다. 

  

용아장성릉의 등로는 봉정암 사리탑까지(5.0Km) 열려있으며

옥녀봉, 칠형제봉, 1,224봉 등 뾰족한 내설악 최고의 암릉으로

비지정등산로이면서 릉 자체가 모두 암벽인데다

소위 말하는 뜀바위, 개구멍바위, 턱바위, 직벽 등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어

가고싶어도 가기가 쉽지않은 곳이기도 하다.

여기서 식사를 하고 전열을 가다듬고 백담사로 출발.

  

☞ 수렴동산장앞의 아름다운 담

  

☞ 수렴동산장뒤편의 용아장성릉

  

☞ 수렴동산장

  

수렴동산장까지는 유산객도 오를수있을정도로 등로가 좋다.

준고속도로라 할 수 있다.

이제 볕이 따가운걸 보니 여름이 성큼 다가온것 같다.

오세암(우측 2.5Km) 갈림길을 지나 영시암을 통과하니

119대원들이 빠른 걸음으로 오르고있었다.

계곡에서 보름전에 실족한 여자시체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하는 중이라한다.

  

산에 오르는것도 좋지만 항상 안전산행에 유의해야할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119소방대원들 전국 어디서나 고생많으신데 무언의 수고의 말씀을 드리고,

고인의 명복을 비는 바이다.

  


중수중인 영시암

  

◈ 백담사 15:40 도착, 산행종료

 

☞ 백담사입구의 백담산장 

  

☞ 설악산 백담사 

  

☞ 너무나 변해버린 백담사

  

백담산장이 숲속에 가려 희미하게 보이는걸 보니 백담사가 지척이다.

오늘의 여정이 끝나는가 싶었는데 용대리까지의 셔틀버스를 타기위해

수백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황당한 일이었다.

걸어내려가자니 일행들은 손사래를 친다.

하기사 7.1Km나되는 세멘도로를 가자면 발바닥이 불날 것이다.

  

지정좌석외 원하는 사람은 서서 가도 될것같은데 안전문제 때문에

절대 안된단다. 융통성도 없고 거의 두시간이나 줄을 서야했다.

꼬우면 오지말든지 아이면 걸어내려가든지 식이었다. 염병할...

 

☞ 극락보전 

 

☞ 셔틀버스 기다리는 끝없는 행렬(으이그, 지겨워)

  

고생끝에 주차장엘 오니  이젠 가는일만 남았는데 언제갈지...

괜히 일행들 고생만 시킨 것 같다.

우찌우찌하여 두 대중 먼저 내려온 사람들만 태우고

18:30에 출발한것까지는 좋았는데 고속도로는 막힌다고

동해 7번국도로 내려오다보니 가는게 세월이다.

 

☞ 용대리주차장

  

하루가 다시 지나고 새벽 3시40분 되어서야 시민회관앞에 도착했다.

무박2일이 무박3일이 된 것이다.

  

같이한 동료 두분 대단히 수고많았습니다.

다음에는 더욱 좋은 코스로 안내하겠습니다.

설악산의 백담사 코스는 아주 호젓한 산행코스라 할수있는데

이런저런 사유로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지만

설악의 멋진 풍광에 가려 그럭저럭 좋은 산행이 되지않았나

스스로 자위해 보며 오늘도 이만 설악의 품에서 떠날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