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속 팔공산종주
◆산행일시 : 2005년 6월 4일 토요일
◆산행인원 : 나홀로
◆산행코스 : 칠곡 동명면 다비암(구 계정사)앞 저수지(05:10)-다비암(05:17)-무덤군(05:33)-가산바위(06:13)-가산정상(06:34)-할아버지할머니바위(06:57)-치키봉(07:11)-한티재(08:03)-한티재출발(08:16)-파계재(08:47)-파계봉(09:09)-마당재(09:26)-서봉(10:42)-동봉(11:18)-신령재(12:10)-신령재출발(12:30)-팔공약수(12:48)-능선재(13:17)-갓바위(14:08)-갓바위주차장(14:42)
◆산행시간 및 거리 : 약 이정표상 28.2km, 식사 및 휴식포함 9시간32분.

 

보름전 지리산 종주후 지난 휴일날은 부산에 갔다온 관계로 한 주 산행을 걸렀다.
복권산 사람이 복권 추첨일을 기다리며 일주일을 즐겁게 보낸다고 하는데, 이놈의 산행병은 그래도 쉬는날만 다가오면 산행지를 고르는 즐거움이라도 있다.

20여년전 등산을 자주하는 회사 동료로부터 팔공산 종주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
지금과 같이 가산바위에서 갓바위까지를 이르는지 아니면, 가산바위에서 팔공산까지를 이야기 하였는지는 기억이 희미하지만, 단일산만 조금씩 다닌 나로서는 선 듯 이해가 가질 않았었다.
그로부터 오랜시간이 흐른 지금, 오직 여러산을 묶어 산행을 해야만 산행한 느낌이 드는 것은 내가 그만큼 변해서 일까?

 

구미에서 가까운 팔공산이라 이제까지 여러번 산행을 하였었다.
가산과, 파계사에서 신령재까지, 수태골에서 갓바위까지등 구간산행을 주로하였고, 전능선을 잇는 산행을 해보지는 못하였다.
들머리에서 날머리까지 교통편이 좋지 않은 관계로 종주산행을 계속 미루다, 더운 여름이 오기전에 산행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이번 쉬는날에 종주를 결심하였다.

 

새벽4시 반에 구미를 출발하여 산행깃점인 다비암입구 저수지옆에 도착하니 5시10분으로 40분 소요되었다.
지금 국도에서 다비암쪽으로 오르는 예전의 좁은 시멘트도로를 없애고 아스팔트 포장도로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이 도로는 팔공산 순환도로 가산산성입구(기성리)쪽으로 직접 연결되므로 동화사나 파계사쪽으로 빠르게 갈수있으며, 현재 다비암입구 저수지에서 가산산성입구까지는 작년에 포장이 완료된 상태다.
저수지에서 직진하여 다비암 들어가는 시멘트도로와 우측의 아스팔트 포장도로로 갈라지는 곳에 주차를 하고 산행(05:10)을 시작한다.
시멘트도로를 따르면 마을과 음식점을 지나서 곧 다비암에 이른다.
다비암은 계정사를 개명한 것으로 보인다. 절입구 극락교 건너기전 우측으로 산행안내판이 있으며 안내판 측면위로 산길과 산행표지판이 있다.
그러나 이길을 따르지 말고 계곡으로 연결된 시멘트길을 따라야 산행로에 쉽게 접근할수 있다.
시멘트길을 2-30m 오르면 우측으로 조그만 건물이 있고 건물을 지나자마자 우측으로 리본이 달려있는 산길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풀이 약간 우거져 있어 희마하게 보이나 조금만 들어서면 선명한 산길로 변하고 얼마안가 임도을 만나는데,  이른 아침인데다 안개까지 많이 끼어있는 상태라 숲길이 어둑어둑하다.
산행기를 읽을 때 혼자서 야간산행을 하였다는 글을 올린 산님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나는 낮에 홀로 산행할 때 무섭다는 생각을 해본적은 없다. 쉬는날이 휴일과 겹치는 날이 많지않아 평일날 혼자서 산행하는것에 익숙해 져서 그런 모양이다.
그러나 밤에 홀로 산행해 본적은 없다. 작년 덕유산 단독종주시 영각사에서 새벽3시정도에 출발하였는데, 어둠과 안개로 인하여 무서움을 느낀적이 있다.
오늘은 날이 밝았는데도 짙은 안개 때문에 숲길이 약간 어두워 가끔 뒤를 돌아보게 된다.

임도를 따라서 오르면 임도가 끝나는 지점에서 커다란 무덤3기(동래정씨)를 만나고, 여기서 부터는 능선길로서 가산바위전의 산성터까지 꾸준한 오름길이다.
산성터에 올라선후 우측길을 따라 조금만 가면 가산바위(06:13) 아래에 도착하고 철계단을 올라서면 넓다란 가산바위 정상이다.
안개만 없다면 멋진 전망을 선사하는 가산바위의 한 귀퉁이에는 조그만 태극기 하나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가산바위를 내려선후 넓은길을 따라서 중문을 넘어서면 좌측으로 산상저수지가 있는데, 오늘은 안개 때문에 내려다 보이지 않는다.
동문과 용바위,유선대 이정표지점에서 용바위,유선대방향을 따르면  곧 가산정상(06:34)에 도착한다.
 가산정상에는 가산정상이라는 표시가 어디에도 없고 삼각점과 거리이정표만 있어 가산정상이 푸대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가산 북편에 위치한 용바위와 유선대는 멋진 전경을 조망할수 있는곳으로, 오늘은 안개 때문에 포기하고 우측 동문방향 이정표를 따라 바로 내려선다.
 등산로는 능선 산성을 따라서 계속 이어진다.
종종 우측이나 좌측으로 갈림길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능선만을 따라서 진행해야한다.
바위가 우뚝선 할머니, 할아버지 바위를 지나 한참을 가면 삼각점이 있는 치키봉(07:11)이다.
능선길은 높낮이의 변화가 별로없이 꾸준히 이어지다 한티재(08:03)에 도착하자 아래로 뚝 떨어진다.

 

▼산행들머리인 다비암(구 계정사) - 우측 등산로안내도 옆으로 오르는 길을 따르지 말고 가운데 보이는 계곡의 시멘트길을 따라야 쉽게 접근할수 있다.
 

 

▼가산바위정상은 100여평이 넘는 평평한 바위다

 

 

▼가산정상에는 그흔한 정상석도 없다.   사진속의 표석은 이정표석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바위
 

 

▼한티재 휴게소 -갓바위서 시작한다면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에 알맞을 것 같다.
 

 

칠곡 동명과 군위군 부계면을 잇는 한티재는 천주교성지인 한티성지로 유명하며, 팔공산을 가로 지르는 관광도로로, 휴일이면 정상휴게소는 항상 붐비는데 지금은 시간이 이른때문인지 차량 몇대만이 주차되어있다.
휴게소 앞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출발한다.
도로건너 산불감시초소옆 계단을 올라서니 지나온 길보다는 훨씬 넓은 산길이 이어진다.
이제부터는 오르내림이 조금 심해져 힘든 산행을 예고한다.
커다란 헬기장을 지나 내려서니 파계재(08:41)다. 이곳부터는 가끔 다녀본 곳이라 안개로 전망이 보이지 않더라도 진행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 같다.
파계제를 지나니 이제까지 보이지 않던 산님들도 가끔 만나며 반갑게 인사를 한다.
꾸준한 오름길을 계속 이어가면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와 이봉 지나 조금더 높은 봉우리를 만나는데 어느봉이 파계봉인지 표지판이 없어 모르겠다.
헬기장이 있는 안부(마당재인듯) 오름길 후 부터는 수시로 바위지대가 나타나는 톱날능선으로 들어선다.
오늘은 모든 것이 안개속에 묻혀버려 오직 걷는 것 밖에 없는 것 같다. 좌측 우회로를 계속 따르는데 길이 매우 미끄럽다.
한참을 가다 바위위에서 쉬면서 간식을 먹고 있는데,  몇분의 산님이 서봉방향에서 내려오며 서봉이 어디쯤인지 묻는다.
한태재에서 출발하여 서봉을 찾다가 거리표상 134지점에서 돌아왔는데 얼마나 더 갔어야 서봉인지 궁금한 모양이었다.
아마 134지점에서 조금만 더가면 서봉일 것이라고 이야기를 해주고는 나도 궁금하여 거리표를 유심히 살피며 서봉으로 항한다.
그런데 한참을 가도 서봉이 나오지 않는다. 134지점에 도착하니 전망이 매우 좋을 것 같은 암봉이다.
이 암봉을 내려서 또다른 암봉을 넘고 암릉을 지나 여성산님이 서봉을 묻던 그 곳에서 무려 2km이상을 더 온 다음에야 서봉(10:42)에 도착한다.

 

▼파계재-안개로 희미하다
 

 

▼동봉정상-많은 사람들이 올라와 있다.
 

 

서봉에서 약간의 휴식을 취한후 출발한다.
동봉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올라와 있다. 구두를 신은사람, 평상복에 운동화차림의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이 광경은 우리나라 산중 덕유산 향적봉에서도 많이 보던 광경이다.
곤돌라, 케이블카가 구두신고도 산에 오를수 있도록 하고 있으니 좋아해야 하는건지 모르겠다.
안개때문에 전망없는 정상에 머무를 이유가 없어 정상석만 카메라에 담고 신령재방향으로 내려선다.
릿지길을 피하여 능선좌측으로 나있는 정상등산로를 따르니 안개로 인하여 등산로의 바위들이 젖어있어 미끄럽다.
병풍바위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바위에 다다르니 능선아래 동화사와 신령재 방향으로는 안개가 많이 옅어져 희미하게 나마 전망이 트인다.
대구산악의 모암인 병풍바위를 한참 내려다 보다 발길을 옮긴다.
암릉지대를 어느정도 벗어나면 산길이 순해지고 곧 신령재(12:10)에 도착한다.
사거리인 이곳은 좌측 공산폭포와 우측 폭포골방향으로 등산로가 열려있다.
신령재에서 조금더 올라선 전망좋은 바위위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출발(12:30)한다.

제법 급한 경사길을 올라선후 한참을 내려서면 팔공약수 표지판이 있는 사거리안부로 좌우측으로 선명한 하산로가 있다.
다시 힘들게 올라서니 전방으로 가야할 인봉과 관봉 그리고 능선재가 우뚝하게 보이고 갓바위에서 울려퍼지는 마이크 염불소리가 아련하게 들린다.
다시 내려서 안부까지 이른후 급경사를 치고 오르니 우측아래로 팔공컨트리클럽이 내려다 보이는 철난간 지역을 지난후 능선재(13:17)에 도착한다.
갓바위와 은해사 갈림길인 능선재에는 몇 명의 산님들이 식사하고 있어 반갑게 인사를 한후 갓바위방향으로 향한다.
암봉과 암릉이 가끔씩 나타나는 아기자기한 능선길을 걸으며 갓바위에서 들려오는 염불소리를 듣노라니 마음의 평온함과 행복함을 느낀다.
제법 험한 구간인 인봉과  선본사를 거쳐 갓바위에 도착(14:08)하니 많은 불자들이 갓바위부처님께 합장배례하고 있다.
영험하기로 소문난 갓바위부처님, 온세상 중생들이 무병장수하게 해주시고, 그들이 이루고자 하는 많은 일들이 무사히 이루어지게 해주소서.

하산길은 계단보다는 옛 등산로를 따라서 내려선다. 입구에 리본이 몇 달려있어 확신하고 들어서니 능선을 따라서 한참 내려선후 안부에서 우측 계곡을 따라 내려간다.
계곡을 따라서 얼마 내려서지 않아 갓바위 오르는 돌계단길을 만나고 곧 관암사에 도착하고, 관암사에서는 넓은 길을 따라서 갓바위주차장에 도착(14:42)한다.

▼동봉을 어느정도 내려서니 안개속에 묻혔던 팔공산 시설물들이 희미하게 드러난다.
 

 

▼거벽과 흰산을 꿈꾸는 많은 대구산악인들의 모암인 병풍암
   

 

▼은해사의 갈림길인 능선재
 

 

▼인봉 오르기전 암봉전망대에서 뒤돌아본 능선재  방향
 

 

▼갓바위가는길의 바위  

 

▼바위와 팔공 컨트리클럽
 

 

▼갓바위가 가까이 보인다. 

 

▼가까이 댕겨본 갓바위 

 

▼인봉 

 

▼인자하신 미소로 중생들을 내려다 보고 계시는 갓바위 부처님
 

 

▼하산지점에 있는 관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