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95차 산행 
   가리왕산 1,561m  강원 정선, 평창
   05. 5. 31. 화요일  

   안내 산악회를 따라
○장구목이골입구11:20

○장구목임도12:30

○정상13:50

○중봉14:40

○오잠동임도15:30

○숙암리16:35

  

6월1일 수요일에 인수봉 암벽등반이 예정되어 있어 화요산행은 포기하고 있었다.
"정선 가리왕산 일급조망과 우람한 산세 그리고 산나물 천국 못 가면 후회"라고

안내 산악회에서 꼬드기는 문자를 보내온다.

  

왼쪽 어께도 아프고 수요일 인수봉 등반을 위해서 화요일은 푹 쉬어?
인수봉 암벽등반 하느라 3주 연속으로 빠졌으니 이번에는 화요 산행에 가?
갈까? 말까?
문자를 받고 내 머릿속은 혼란의 나락으로...

  

산행을 하면서 정이 든 사람들을 너무 오랫동안 보지 못했다.
그리운 사람들을 만나러 화요 산행에 참가하기로 한다.
그 대신 다음날을 위하여 무리하지 않게 천천히 산행하기로 다짐한다.

  

겨우네 가지 못했던
높고 우람한 산들의 땅 강원도
발왕산 눈 산행이후 몇 달 만인가?

  

평일 영동고속도로를 시원스럽게 내달린다.
짙은 녹음에서 풍기는 싱그러운 산내음이
차창가를 스치고
들판의 모들은 땅발을 받아 푸르름이 더해간다.

  

진부 나들목을 나와
정선으로 연결된 59번 도로에 들어선다.
진부읍네를 빠져 나와
오대천과 함께 구불구불 이어지는
신작로를 엉금엉금 기어
산행들머리인 장구목이골 입구에
일행을 내려 준다.

○장구목이골 입구
"산나물ㆍ산약초 ㆍ불법채취ㆍ밀반출 특별단속"의 현수막이 입구에 걸려 있다.
산나물 채취가 불법이라는데 가리왕산으로 산나물 뜯으러 가자고 꼬드긴 모대장 미워!( 나야 산나물에는 관심이 없지만...)

  

대원들을 따라 녹음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길 좌측 저 아래로 계곡이 있어
물 내려가는 소리가 우렁차게 들린다.

  

아픈 곳도 없는데
갑자기 몸에서 기운이 빠진다.
한 발짝 걷기가 힘이 든다.
포기하고 내려갈까?
아니야! 포기 할 때 포기하더라도
갈 수 있는 곳까지 가자!

새소리 물소리와 벗이 되어
계곡의 아름다움에 취하며
널널 산행하면 풀리겠지!
마음을 다잡고 계곡을 따라 난
등산로를 천천히 걷는다.

  

왜 이리 돌덩어리는 많은지
기운도 없는데 너덜길이 계속 이어진다.
15분쯤 지나 계곡을 건너
우측으로 계곡을 끼고 걷는다.

작은 폭포
크고 작은 돌맹이와 푸른 이끼
나뭇잎 사이로 계곡에 내려앉은

눈부신 햇살
계곡에 들어앉아
아름다움에 취해
일어 설줄 모른다.

  

  

  

  

간간이 들리던 일행들의 말소리도 이제는 끊어졌다.
새소리도 없는 조용한 깊은 산 속을
냇물을 벗삼아 터덜터덜 걷는다.
등이 오싹하다.
산 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
콧노래를 불러 무서움을 달래 본다.

  

울울창창 숲속이라
바람 한 점 없다.
그리고 보이는 것은
나뭇잎 사이로 손바닥만한 하늘뿐이다.

 

                      사진 가운데 풀숲 어두운 곳 바위 밑에서 물이 콸콸... 계곡물이 시작 된다.

1시간쯤 지나서
계곡 물 끝 지점에 도착한다.
이후로는 물 한 방울을 볼 수가 없다.
너덜지대라서 물이 바위 밑으로 스며들었다가
이곳에서 솟구쳐 나온다.

  

이제는 길동무 해주던
계곡 물까지 끊어져버리고
터덜터덜 너덜 길을 힘없이 올라간다.

힘들고 지겨운 오늘 같은 산행은 처음이다.
어께 통증 때문에 먹은 약 때문인가?
의사가 처방을 하면서 운전 중에 어지러울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하더니...
운전 할 때는 괜찮더니 산 속에 와서 약발 받나?
 
  

○장구목 임도
철조망이 나타나고
앞이 훤하길래 능선인가 했더니 장구목임도다.
한 참을 길바닥에 주저앉아 휴식을 취한다.
좌측으로 이 길을 따라 가면 날머리에 싶게 갈 것 같은데...
그래도 일어서서 정상을 향한다.

  

산악대장에게 뒤에 처져 가고 있다고 연락을 취한다.
지금부터는 더 심한 너덜길이고 가파르다.
조망도 할 수 없는 지루한 산행이다.

  

30분쯤 올라가니 다행이 길이 좋아지고 완만한 길로 변한다.
갖가지 야생화가 만발하고
이름모를 풀들이 녹색의 향연을 펼친다.
 
  

고사목 두 구루가 장승처럼 서 있는 곳에 도착하니
사람 소리가 들린다.
가다가 쉬고 있는 우리 일행들이다.
조금 더 올라가니 능선 갈림길이다.
먼저 도착한 오산팀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나도 한 자리 끼어 이슬이를 반주로 점심을 먹는다.
점심을 먹고 나니 기운이 돌아온다. 

   

 
 
 

○정상
점심을 끝내고 정상으로 올라간다.
너른 광장에 돌탑이 서 있고
그 옆에는 고사목에 하나 둘 올린 돌들이 탑이 되었다.
하늘이 흐려 먼 곳의 조망이 안 된다.
오대산, 두타산, 치악산까지 볼 수 있다는데...
철쭉꽃이 만개하여

고사목과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중봉(1433m)
걷기 좋은 흙 길이 중봉까지 이어지고
숲이 우거져 조망은 안 되나
시원한 그늘 속을 마냥  걸을 수 있어서 좋다.

녹색 바다를 이룬 넓은 능선에는
온갖 산나물들이 지천으로 깔려있어
여기저기 나물 채취하는 사람들이 많다.

  

중봉 이정표 시원한 그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우리 일행 몇 사람들도
산나물 채취에 신이 났다.

 

○하산
중봉에서 직진하면 하봉(1380m)으로 가는 길이다.
우리는 숙암리로 하산하기 위하여 좌측 길로 내려간다.
흙 길이며 경사도 완만하다.

가운데는 약간 노랗고 바깥쪽은 짙은 자주색인 매발톱꽃,
꽃인지 주머니인지를 대롱대롱 매달고 있는 요강꽃(?),
그 밖의 크고 작은 예쁜 야생화들이 꽃밭을 이루는 하산 길
이제는 즐거움의 콧노래가 나온다.♩♪♬♬♪♩

  

연구원 철조망 부근에는 매발톱꽃이 더 많이 피어 있다.
이 곳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분에게 물어 보아 매발톱꽃이라는 것을 알았다.

 

○오잠동 임도
이정목 아래는 온갖 쓰레기가 쌓여 있고
종이와 비닐은 바람에 날려 사방에 흩어져 있다.
김성기님과 같이 쓰레기를 한 군데로 모으고
종이와 비닐은 내 쓰레기 봉투에 담는다.

  

뚫려 있는 철조망으로 들어 가 하산을 계속한다.
더 내려오면 벌목이 진행 중인
하늘을 찌를 듯한 삼나무 조림지가 나온다.

100여m를 내려와 리본이 두 세 개 달려 있는 우측 오솔길로 내려서야 한다.

임도를 내려오면서 매발톱꽃을 찍고 있었던 산님을 다시 만난다.
얘기를 주고받다 보니 산하 가족이다.
산행 중에 산하 가족을 만나니 반갑고 또한 우리는 동갑네기여서 기쁨이 두 배...

【대구에서 오신 죽화님!
산행 중에 처음으로 만난 산하 가족이 동갑네기여서 더 반가웠습니다. 헤어지며 인사도 제대로 못해 미안합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홈피
www.solneum.net에 들어가 님의 작품을 감상하였습니다. 이 초보자에게는 감동 그 자체입니다.
야생화 사진은 물론이거니와 안개 폭포 정말 멌있네요.
구병산, 팔영산, 억불산의 슬라이드도 즐감하였구요.
수시로 들어가 궁금한 것 물어 볼 테니 귀찮게 여기지 마시고 답글 주세요.
홈피에 글을 올리다가 실패하여 이곳에 올립니다.
더 좋은 작품 올려주시고 즐산 안산 하세요!】

  

죽화님에게 사진 찍는 방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또 길가에 나타나는 야생화 이름을 물어보며 산행하니
금새 마지막 임도에 닿는다.

죽화님은 임도로 계속 내려가고
나는 좌측 계곡으로 내려서며 어떨결에 인사도 못하고 헤어지고 말았다.

계곡을 지나고
밭둑 길을 걸어
숙암분교 앞 주차장에 도착하니
오늘 산행 끝이다.

 

     숙암리와 콩밭 매는 아낙네
  

 숙암 분교
 
 

산행 중에 처음으로 만난 산하 가족

대구의 죽화님(죽을 때까지 화요산행을 하겠다는 뜻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