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05년 5월28일 서초구청 7시20분

*소요시간 : 4시간

*산행인원 : 명산회 18명

*산행코스 : 장천재-금강굴(종봉)-구정봉-대장봉(환희대)-구룡봉-환희대-억새능선- 천관산 연대봉-정원석-양근암-장천재


 

5월은 어디든 떠나고 싶어지는 때다. 쾌청한 날씨에 자연경관도 일년중 가장 아름다운 시기이며,. 봄의 끝자락이자 여름의 초입인 이 환상적인 시즌을 놓치기는 너무 아깝다.

여유있는 주말 답답하고 메마른 도시에서 벗어나 가보고 싶은 산을 간다는 것은 즐거움 그 자체다. 또한 남도의 산행은 맛깔스런 음식이 발목을 붙잡고 구수한 사투리가 산행객의 마음을 흔든다.


 

5월의 마지막 토요일아침 장흥군 관산읍에 위치한 천관산으로 가는 발길이 가볍다. 산행후 내일은 쉰다는 편안함 때문이리라. 7시20분에 서초구민회관에서 차을 타고 출발하니 날씨가 아주 화창한 편은 아닌듯싶다. 그러나 기분만은 아주 상쾌하다. 토요일 이라서인지 차는 막힘이 없이 아주 상쾌하게 고속도로를 질주하여 탄천휴게소에서 20여분을 휴식시간을 가진다음 관산읍에 있는 시설지구 주차장에 도착하니 12시25분이다


 

천관산은 산이 바위로 이루어져 봉우리마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다. 아기바위,사자바위,종봉,천주봉,관음봉,선재봉,대세봉,석선봉,돛대봉,구룡봉,갈대봉,독성암,아육탑등을 비롯 수십개의 기암괴석과 기봉이 꼭대기 부분에 비죽비죽 솟아 있는데, 그 모습이 주옥으로 장식된 천자의 면류관 같다하여 천관산이라 불렀다고 한다.


 


 

도봉산의 바위는 웅장하지만 부드럽고, 설악산의 바위는 웅장하면서도 예리하며, 월출산의 바위는 웅장하고 부드럽고 예리하다. 그러나 천관산의 바위는 위의 세 산에서 볼 수 있는 바위들과는 다르다. 하늘쪽의 라인이 마치 빌딩가에서 흔히 보는 스카이 라인처럼 모가 난 요철로 이어지고 있다. 관산읍에서 천관산으로 접근하노라면 마치 산 위에 집들이 늘어선 듯한 인상을 주는 암릉이 보인다. 천관산의 바위는 따라서 우라나라 암봉중에서 가장 독창적인(?) 바위들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천관산(723.1m)은 내장산, 월출산, 변산, 두륜산과 더불어 호남 5대 명산으로 불리며  정상부근에 숲을 이룬것처럼 솟은 수려한 바위들이 아름다운 산이다


 


 

천관산 산행은 장천재에서 구정봉 코스를 통해 정상을 올랐다가 연대봉 코스로 하산하는 것이 좋다. 이 코스는 천관산의 알짜배기를 모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산행의 들머리인 시설지구에서 출발하여 애기단풍이 숲을 이룬 장천재 포장길을 10여분지나니 포장이 끝나고 운동시설이 있는 넓은 잔디밭이 나온다.계곡은 가뭄때문인지 명맥만 유지할뿐 물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실질적인 산행의 시작은 이곳에서 시작된다. 경사길을 2~3분 오르니 이름모를 산새의 아름다운 소리와 함께 오솔길로 접어들고 작은 계곡을 만나지만 계곡물은 졸졸졸 흐를 뿐이다.


 

이곳을 건너 약간의 오름길을 따르면 곧 구정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 나온다. 좋은 등산로를 따라 능선중간쯤에 이르면 전망이 트이고 특히 능선의 3분의 2지점부터는 기기묘묘한 형상을 한 바위군락이 눈을 압도한다.길은 점차 올라가면서 가파라지지만 금강굴을 지나면서 위험한 곳곳에 밧줄이 설치되어있어 잡고 올라가면 된다. 우리는 금강굴에서 시원한 약수로 갈증을 달래고 노송봉을 거쳐 대세봉을 지나 고갯마루에 이르니 천주봉이 우리를 맞이한다.


 

천주봉: 천주를 깍아 기둥으로 만들어 구름속으로 꽂아 세운 것 같다. 불가에서는 깃발을 달아 놓은 보찰이라고 한다. 산동(山東)사람들은 금관봉이라 부른다.


 


 

위압적인 바위들이 도열해 있는 구정봉에 이르면 길은 거의 남쪽으로 나있고 오름 끝 부분에 연대봉과 구룡봉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우리는 산행을 시작한지 2시간만에 환희대에 올라서 능선길을 따라 천관산 제일이라는 구룡봉에 있는 아홉 마리의 용의 발자국이라고 전해지는 웅덩이를 보기위해 향하는 길은 아주 상쾌하기 이룰데가 없다. 환희대에서 구룡봉으로 가는 0.5km의 오솔길은 능선마다 기암괴석들이 수를 놓아 시원한 눈맛을 즐기며 편히 산행을 즐기수가 있다


 

구룡봉을 구경한후 돌아 나와 환희대를 거쳐 연대봉(천관산 정상)까지는 아주 평탄한 길이다 우리는 환희대에서 간단한 식사와 준비한 소주로 갈증을 달랜후 20분여의 휴식을 끝낸후천관산 정상인 연대봉에 도착하니 15시25분이다. 연대봉에서 보는 관산읍은 우수수 쏟아지는 청보리밭이 온통 황금벌판을 이루어 결실의 풍요로움을 마음껏 만끽할 수가 있었다.그러나 한가지 아쉬움은 날씨가 아주 쾌청하지 않아 남해바다 위에 펼쳐진 아름다운 섬들이 아스련하게 보일뿐 뚜렷한 모습을 감춘채 산행객의 마음을 애타게 만들뿐이다.


 


 

본래 천관산 정상은 밋밋한 곳이었으나 연기가 피어오른다고 해서 연대봉이란 이름을 얻었다. 그것은 이곳에 왜적의 침입을 감시하기 위해 고려 의종3년(1149년)에 봉화대를 처음 쌓은 뒤,봉화를 올렸기 때문이다.


 

천관산은 진달래피는 아른한 봄날과 억새가 피는 늦가을에 가는 것이 좋다.

천관산의 진달래 능선은 천관사에서 장천재에 이르는 구간과 천관산 정상인 연내봉의 북쪽 사면과 천관사에서 천주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으로 4월 중순이면 진달래가 만발한다.


 


 

그리고 천관산의 억새는 바닷바람이 거세 무릎 아래에서 찰랑거리는 난쟁이 억새가 특징이다. 해질무렵의 억새밭은 그림같은 만추의 서정을 느끼게 한다. 연대봉에서 구정봉(환희대)으로 이어지는 억새 장관에 얼을 빼앗겼다가 다도해를 바라보면 더욱 좋다. 특히 천관산에서의 다도해 조망은 남해의 여느 산들보다 단연 으뜸을 차지한다. 그림 같은 남해바다 위에 펼쳐진 거금도 금당도 금일도 생일도 신지도 등을 바라보노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풍광이 수려하다.


 

가을이면 천관산은 억새로 반짝이고 있다. 정상인 연대봉에서 환희대에 이르기까지 1km

정상능선, 40만평 산등성이가 은빛 물결을 일으키며 다도해 가을바다를 화사하게 꾸며주고 있다.


 

여느 산과 다름없이 억새만 펼쳐져 있다면 굳이 한반도 끝자락에 위치한 천관산까지 애써 갈 이유가 없을 것이다. 천관산은 함께 호남 5대명산으로 꼽히는 지리산,내장산,월출산,능가산(변산)에 비해 높이나 규모 면에서 전혀 상대가 될 것 같지 않지만 같은 대열에 올려지는 산이다.


 

이는 역시 이 산만의 독특한 산세 덕일 게다. 호남에서 기암 경관이 대단키로는 영암 월출산이 으뜸일 테지만 철옹성처럼 웅장하고 굳건하여 접근이 만만치 않는 반면,천관산은 월출산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형세의 기암이 수없이 솟아 있으면서도 순하기 이를 데 없다. 북서쪽을 제외하고는 산릉이 부드러워 어느 쪽이건 쉬엄 쉬엄 두어 시간이면 오를 수있다.


 


 

그런 편안함 속에서 상봉까지 오르는 사이 암릉 아홉 개가 하나의 암봉군을 이룬 구정봉(九頂峰)을 비릇해 관세음보살이 불경을 실은 돌배의 돛대라는 석선(石船),용 아홉 마리가 승천했다는 구룡봉(九龍峰)등 주옥으로 장식한 천자의 면류관을 닮았다는 천관산의 크고 작은 기암들을 마음대로 둘러보며 감상할수 있는 것이다.


  


 

억새와 기암이 어우러진 천관산의 매력은 다도해 조망이 어우러지면서 배가된다. 등뒤로 월출산과 같은 명산들이 든든하게 받쳐주고 ,앞으로 올망졸망한 섬들이 띠를 이어 수많은 호수를 모아놓은 듯한 다도해의 풍광이 눈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어 그 즐거움이 한층 더해지는 것이다.


 

연대봉에서 북동쪽의 연대봉코스를 타고 내려오면 길 옆에 기암괴석이 널려있어 하산길도 지루하지가 않고 하산한지 40여분이 지나 산죽밭의 아주 가파른 경사길을 10여분 내려오면 아름다운 천관산의 산행은 끝난다


 

천관산 산중턱에는 송광사의 말사인 천관사가 있는데, 이 곳에 삼층석탑(보물795)과 석등,오층석탑, 장흥 탑산사지 석등 등의 문화재와 인근의 다산초당, 강진 영랑생가, 장흥 이조백자 도요지등 볼거리가 많다.


 

하산을 한후 도토리묵과 솔잎 막걸리로 목을 추기면서 가을이 되면 광활한 평원의 정상능선 40만평 산등성이에 은빛으로 물결칠 억새의 향연과 봉우리마다  신비하고 아름다운 자연이 살아 숨쉬고 있는 이곳을 다시 한번 오리라 기약을 해보면 즐거웠던 천관산의 산행을 아쉬움속에 마무리한다.


 

*산행소요시간 : 12시25분(시설지구 주차장)-12시40분(운동기구 설치장소 산행시작)- 12시43분(환희대 2.3km,금강굴 2.0km)-

                        12시50분(장천재0.7km,환희대1.9km,-13시35분(성인봉)-13시45분(금강굴,종봉)-12시50분(노송봉)-

                        14시(장천대1.9km,환희대0.5km,천관사1.8km)-14시10분(당번,천주봉)-

                        14시25분(환희대정상,천관사2.3km,장천대2.6km,연대봉1.0km,구룡봉 0.5km)-14시35분(구룡봉)-

                        14시45~15시10분(점심및휴식)-15시25분(천관산연대봉,장천대3.2km,환희대1.0km)-15시55분

                        (장천재1.2km,연대봉2km)-16시10분(산죽밭,급경사)-14시20분(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