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2005.05.28~29

 

두어주일 전부터 처는 서봉산악회에서 토요일 무박 지리산 산행 한다며 가고 싶어 들석인다.

월요일 근무 생각하면 마음이 내키지 않아 꼭 가고 싶으면 아들과 가랬더니 아들도 싫다네.

 

조르는 패턴이, 잊을만 하면 지리산 지리산 하니 신경 쓰이고 망녕난 시어머니 똥수발에 때론 내가

내어머니가 아니고 장모였으면 하는 마음도 먹은터라 가긴 가야겠다.

 

금요일(5.26)에 신청 하라 했더니 좋아 한다.

토요일(5.28) 밤 10시 정시에 떠나 졸다보니 밤 12 시경 덕유산 휴게소. 잠시 쉬고 중산리에 새벽 두시에 도착.

 

바로 오르고 싶어들 하지만 3시 반은 되어야 입산 시킨다나.차에서 잠을 좀 자라지만 모두 웅성 거리고 ....

다른 곳에서 온 버스 한대가 매표소로 올라가니 일행들이 가자고 난리다.

 

버스로 가다보니 먼저 간 차가 내려오며 욕만 먹었다나 ?  너무 일찍 왔다고.

얌전한 우리 기사님 중도에서 차를 돌리며 갈려면 걸어 가라고........

매표소 까지 포장길을 2km 이상 걷고도 시간이 남아 -

매표소 앞에 많은 사람들 틈에 끼어 일부에선 버너에 라면 끓여 먹기도 하고 우리 내외는

산악회에서 준 약식으로 밤참을 먹고 (일출 두시간 전부터 입장) 오늘은 3시 20분 부터 입장한다고 방송 하더니, 15분에 입장시킨다.

 

앞줄에 서 있었기에 비교적 선두에서 산행이다.

 

1조는 거림에서 세석산장에 올라 철쭉 보고 다시 거림(버스대기)

2조는 중산리에서 천왕봉 세석 대성골  의신 .

3조는 중산리에서 천왕봉 세석 벽소령 의신 

어느조이든 능력껏 오후 3시까지 의신으로 집결 하면 된다.

 

처는 버스에서 내내, 벽소령까지는 무리 일 거라는 타령인데-  극기 훈련하는 것도 아니고 두루 조망하며 천천히 오르겠다나 !!!

나는 지금껏  끝까지 못 간 적은 없었기에

벽소령까지 완주 할거라 자신하며 산에 오른다.

하늘에 별은 또렷하고 바람이 별로 없어 춥지도 않고 앞사람 불빛따라 묵묵히 모두 잘도 가고 있으니

뭐 달게 떼 먹을 것 있다고 이 신새벽에 잠도 못 자고들 이러는지.

 

처를 앞세우고  끝없는 너덜길의 오르막을 비지땀을 흘리며 오른다.

갑자기 실례를 해야 할 것 같아 부지런히 빠르게 치고 나가 '이정도면 처가 한참은 걸리겠지' 하며 산죽 속으로 들어갔다가

나오니 처가 지나 갔는지 아래에서 올라 오는지 모르겠다.

 

소리쳐 이름을 부르니 대답이 들리는데 아랜지 윈지 분간이 안된다.

이럴땐 빨리도 늦게도 가기가 난감하다.조금 올라가니 산악회 후미조가 기다리다 (지난 가을 곰배령 가서 후미 챙기지 않은

산악회에 쓴소릴 좀 했더니 오늘은 기다려 주신다.)사모님은 올라 갔으니 빨리 가잔다.

귀신에 홀린 기분이다.지난번 둔철산에서도 잘 올라 가더니.

 

3시 45분에 처가 망바위라며 어두워 형체만 보이는 바윌 가르쳐 준다. 바위 사진을 찍지만 잘 나올런지.

5시에  로타리 대피소와 법계사가 건너다 보이는 헬기장 넓이의 공터에 오른다.

오른편으로 대원사 내려가는 능선이 보이고 법계사 뒷편의 높은 봉이 천왕봉인가 했더니 그넘어 여기선 보이지도 않는단다.

 

법계사는 적멸보궁으로 진신사리를 모셔 부처님은없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곳에 있는 절이란다(1450M)


  

 

법당엔 많은 산님들이 새벽 예불 드리고 있어서, 휘둘러 보고 물 한 잔 마시고

절 오른편으로 오르니 거대한 바위가 있는데 전망이 기가막히게 좋다

역시나 오기를 잘 했구먼!!!이제부터는  더 가파르게 올려친다는데, 죽었다 복창하고 올라보자.양사언님 말 믿고.

어떤 부인은 걸어가며 존다- 졸려 죽겠다는데 잘못하면 다칠것 같다.

또 어떤 부인은 산에 오는 사람들 모두 거짓말 쟁이라며 투덜 거리며 가는데

물으면 얼마 안 남았다는데 아무리가도 천왕봉이 아니라며, 이젠 묻지도 믿지도 않겠단다. 생각 잘 하셨습니다.

 

연분홍의 철쭉이 나타나기 시작 하며 처의 감탄이 계속 나온다. 어떻게 계속 감탄 할 수 있는지 신기하다.

0.8km 남은 이정표 보니 곧 정상이겠구나 했으나  아니 올시다 이네!

그 800 미터가  아무리 가도 가도 정상이 안 나타난다.

바위틈에 나오는 물(천왕샘) 마시고 또 오르다 보니 드디어 좌측으로 천왕봉 보인다. 아침 일곱시.

 

 

산악회 후미조가 기다리다 사모님은요 한다. 아무리 늦어도 1~2분 차이로 오겠거니 하는데 15분 만에 나타난다.

0.8km 에서 자기가 앞선줄 알고 계속 기다리며 탱자탱자 올라 왔다나~

기다린 분에게 미안하고. 바위틈의 물 마셔 봤냐니, 보기는 했지만  마시진 안았단다

오늘 천왕봉은 약간 춥지만 바람은 심하지 않다. 시야도 그런대로 좋은편이다

 

통천문을 나와 제석봉

제석봉주위 고사목 지대야 산님들 마다 도벌 감추려고 일부러 불질러 태웠단 얘기 다시 할것은 없고

그나마 서있는  고사목을 밑둥부터 잘라 눕혔으니 왜 그랬을가.

철쭉에 간간히 진달래가 섞여 있다.높고 바람 때문인지 꽃이 앙증맞게 작다.

철쭉은 꽃망울도 많아 다음주에 가도 좋을것 같다.

 

나는 앞으로 잘 가고 처는 사진도 찍으며 두루두루 조망하며 탄성을 발하여 가며 뒤따라오니 난 가다 기다리고.....

기다리는 시간 뫃으면 한두시간은 되겠다.

장터목 8시15분 사람도 많다. 겨우겨우 테이블 한구석에 자리하고 밥 먹고 옆사람의 막걸리 한잔 얻어마시고 보니,

등산모에 목덜미 햇볕 가리개를 쓴 이수영씨가 보여, 달려가 얼굴 보니 다른 사람이네.

여기서 만났으면 반가웠을텐데.

 

지리산 능선중 제일 경치가 좋다는 연하봉 , 삼신봉 , 촛대봉을 신선 놀음으로 걸어간다

거기다 철쭉까지만개하여 구상니무와 어우러져 선경이 따로 없다.


 
  

 

뒤돌아 천왕봉 방향을 보며 지나온 길을 보는것도 좋다.

난 벽소령 욕심생겨 빨리 가고 싶은데 느끼며 즐기며 쉽게 가려는 처는 내 발목을 잡는다.

 

세석평전의 아름다움과 구상나무 가문비나무 철쭉 오이풀(모르는 것은 등등으로)등등


  

 

10시 50분 세석산장에 오니 이번엔 등산 대장이 기다려 준다. 아이고 미안 해라.또 사모님은요 한다.

이번엔 바로 따라 오네.벽소령 간 사람 물어보니 네사람 갔고 8시경에 갔다니 대단한 사람들이다.

 

벽소령 고집 하다간 오후 5시나 되겠다. 접자 접어 11시에 의신으로 -
 

 

등산 대장 먼저 가시라니 갈림길까지 안내 하겠다고. 전의 산행 얘기와 이러저런 얘기하며 음양수에 도착 하여

물가에 있는 컵으로 3잔이나 마시고 페트병을 채웠다.

오른쪽은 바위중간 쯤 에서 물이 쫄쫄 흐르고, 왼편은 바위를 휘돌아  한곳에 물이 고여있는데

- 그래서 음양수인가?- 물맛은 정말 좋은 것 같다


 
 
 

등산 대장 먼저 가시고 나는 먼저 내달아 기다리고 처가 오면 잠시 같이 가다가 또 내닫고 기다리기를 반복 하며

물가에서 탁족에 세수하고 처는 너무 일찍 씻는단다. 아직도 갈길이 많이 남았다고.

 

세갈래로 쏟아지는폭포도 보고 계곡가로 지르는  첫째 철 다리 밑에는 버너에 라면 끓이는

젊은 부부가 민망해 하며 같이 먹잔다. 허가되지 않은 곳에서 취사 하니 미안 한가 보다.

두번째 철 다리 지나 첫번째 만나는 외딴 집 지나 물 가운데 평평한 돌에 앉아 점심 먹고 다시 탁족과 세수.

대성골 계곡 9 km - 지리 지리 하대서 지리산이라나?

안양에서 홀로 온 산님(그분은 노고단 일박 세석 일박) 을 만나 같이 내려 왔다.

의신 마을이 보인다 날머리 첫집에서 맥주 한병 나누어 마시고 차에 오니 3시 15분.

벽소령 돌아 온 사람들도 모두 와 있고


 

비록 벽소령 돌진 못했어도 쉬던 밥먹던 탁족 하던 12시간을 중산리 매표소까지 포함하면 12시간 반 이상을

지리산에 묻혔다 온거다.

호랑이가 너무 늙으면 개도 못 잡아 먹나보다.

평소 걷기 운동 하여 다음엔 ..................

오후 4시 15분 의신 출발 발안 밤 9시 5분 도착.

보아 주신 분 고맙습니다.

김일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