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 : 2005. 5. 29(일) 맑음

- 산행자 : san001 등 

- 산행요약

■ 코스 : 사기막~상장봉남서지능선~상장능선~육모정고개~숨은벽계곡~545봉지능선~545봉~숨은벽전망대~

            밤골~폭포~효자비

■ 시간 : 산행시간 4시간21분, 총시간 7시간17분

■ 구간별

사기막~(31분)~385봉~(27분)~상장봉(1봉)~(26분)~5봉~(11분)~7봉~(3분)~우이령   갈림길(8봉)~(26분)~육모정고개~(16분)~송전탑갈림길~(10분)~인수계곡~(3분)~숨은벽계곡갈림길~(45분)~545봉밑~(6분)~545봉~(8분)~숨은벽전망대~(25분)~밤골계곡~(24분)~효자비

 

 

- 산행기

 

북한산에서 한가한 산행을 원할 경우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은 상장능선이다. 그런데 문제는 일요일 송추가는 버스가 상당히 타기가 어렵다는 것. 복잡한 구파발에서 어떻게 하면 버스를 편하게 탈 수 있을까 궁리하다가 문득 좋은 방법이 떠오른다.

복잡한 송추행 버스를 피해 산성입구까지만 운행되는 주말 맞춤버스를 타고 산성입구에서 다시 송추행 버스를 갈아타는 방법. 산성입구이후 한가해진 버스를 환승할인을 받으며 쉽게 탈 수가 있다.

 

상장능선으로 가는 들머리인 사기동에서 내린다. 상장능선으로 가는 가장 일반적인 들머리는 솔고개이지만, 사실 사기막에서 올라가는 길이 비교적 알려지지도 않았고 솔고개길에 비해 한적하면서도 경치도 좋다. 이 길은 상장봉(1봉)에서 남서쪽으로 뻗은 지능선으로 오르는 길이다.

오늘따라 길을 물어보는 등산객들이 많다. 사기막 입구에서는 사실 공식적인 등산로는 없다. 사기막골은 군부대로 통제, 사기막능선은 휴식년제로 통제가 된다. 힘들게 설명을 하지만 잘 알아듣지를 못한다.

 

사기막매표소 가는 도로를 따라 조금 올라가 매표소 약50m 전에서 좌측 계곡을 건넌다. 맑은 계곡에서 아이들이 피라미며 버들치를 잡는데 여념이 없다. 계곡을 건너 좌측으로 조금 가면 곧 능선으로 붙는 길이 나온다.

처음부터 오르막이 시작된다. 계속된 오르막. 15분 정도 오르면 너른 슬랩바위지대가 나타난다. 많은 사람들이 호흡을 가다듬고 있다. 처음으로 시야가 트이며 사기동 일대가 내려다보인다. 벌써 상당히 고도를 높였다. 

 

지능선상의 가장 높은 봉우리인 385봉까지는 여전히 오르막. 소나무 숲에 둘러싸인 너럭바위 지대에서 휴식을 갖는다. 

정상 일대는 평평한 지대가 이어져 385봉 봉우리를 확실히 구분하기 어렵다. 소나무와 솔잎이 부드럽게 깔려 쾌적한 공간을 제공한다. 간혹 나무수풀 사이로 상장능선의 전체적인 운곽이 시원하게 보인다.

잠시 내리막을 지나 안부를 지나면 다시 상장봉까지는 오르막. 안부에서 15분 정도면 솔고개에서 올라오는 길과 합류한다. 반대로 하산할 경우 갈림길을 찾기가 어려운 지점이다.

 

삼각점이 있는 상장봉(1봉)에서 일행들과 모두 합류한다. 상장능선상에는 모두 9개의 봉우리가 있다. 1봉~9봉이라 한 것은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임의대로 붙인 이름. 

능선에 접어들면서 시원하게 북한산의 위용이 제모습을 들어낸다. 언제보아도 황홀한 전경. 북한산을 진면목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가스가 없는 쾌청한 봄이나 가을에는 가슴이 후련하도록 싱그러운 계절을 맛보는 곳이다.

하늘을 향해 치솟은 2봉의 암릉길을 뒤로 하고 2봉 옆을 가로질러 능선에 오른다. 2봉 오름길은 릿찌구간으로 중간에 약간 애매한 곳이 있지만 약간의 경험만 있으면 오를 수 있다. 완전 우회길은 3봉과 4봉 사이의 안부로 올라 상장능선의 가장 아름다운 구간이 3봉을 놓치는 결과가 된다.

3봉은 소나무가 멋지게 어우러진 절벽위의 전망대. 누구나 이 장소에 서면 신선이 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정면으로 상장능선의 백미라 할 수 있는 4봉의 거대한 암봉이 우뚝하다.

슬랩을 내려와 4봉을 우회하여 5봉으로 향한다. 4봉의 정면 암벽을 보기보다는 쉽게 오를 수 있으나 반대 방향으로는 자일이 없으면 내려가기가 힘들다.

 

다시 가벼운 한차례 오르막. 삼각점이 있는 5봉 오르기 직전 반드시 뒤를 돌아보기를 권한다. 1봉부터 4봉까지의 연봉이 한눈에 펼쳐지는 유일한 곳이다. 상장능선 중 가장 아름다운 전경이다.

5봉은 숲으로 둘러싸인 봉우리. 평탄한 길을 따르면 잠시 공터가 나온다. 오봉능선을 바라다보는 곳. 오봉과 여성봉, 우이남릉선등 도봉산 전망대이다.

6봉은 지능선이 갈라지는 봉우리. 봉우리를 오르지 않고 옆으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7봉은 5봉과 마찬가지로 숲에 둘러싸인 평범한 봉우리. 이런 봉우리의 개념은 사실 걸어가면서는 잘 느끼지 못한다.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파악할 수 있는 봉우리들이다.

8봉은 우이령 갈림길. 여기서 능선은 남쪽으로 휘어진다.

원추형 뿔처럼 솟구친 9봉이 전면에 나타난다. 4봉과 더불어 가장 아름다운 봉우리. 암릉길이지만 보기보다는 훨씬 쉽다. 마음의 게으름 탓에 9봉의 우측을 가로지르는 우회길로 접어드는 편안한 길을 택한다. 지능선에 오르면 왼쪽으로 가야 주능선을 만난다.

9봉을 지나면 내리막.

 

육모정고개에 점심 자리를 편다. 오늘따라 많은 등산객들이 이 길을 오고간다. 우이령 가는 길을 물어오는 등산객. 군부대 출입통제 구역인 사실도 모른다. 더구나 지도가 아닌 손수건에 새겨진 등산지도를 보며 길을 찾는 모습이 조금은 안타깝다. 

시원한 그늘에서 식사를 하였지만 점점 뜨거워지는 봄볕 속에 온몸이 나른하다. 계곡을 그리는 몇분이 그냥 하산하자고 유혹을 한다. 잠시 흔들리는 마음.

그냥 군부대를 거쳐 사기막골로 하산할 수도 있지만 굳이 군부대를 통과하기 싫어 마음을 추스르고 원래 계획한 길로 향한다.

 

휴식년제 구간인 영봉길을 피해 사기막골로 내려간다. 한적한 길을 따라 약16분 정도 내려가면 왼쪽으로 한전표지기가 달린 길이 있다. 송전탑 건설 및 관리를 위해 만들어진 길이다. 이 길을 따르면 산허리를 따라 길게 이어진다.

10여분만에 인수계곡을 만난다.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뚜렷한 등산로를 따라 우측으로 내려간다. 숨은벽계곡 합수점으로 가기 위함이다. 잠시 내려가면 계곡을 건너는 길이 보인다.

계곡을 건너 다시 계곡 우측을 따라 올라가면 철조망이 나타난다. 이 근처가 인수계곡 본류와 지계곡인 숨은벽계곡이 갈라지는 갈림길.

배낭을 내려놓고 세수를 하며 땀을 훔친다. 얼마나 비오듯 땀을 흘렸는지 모자에서 쉰 냄새가 솔솔 풍긴다. 

 

숨은벽 방향으로 가려면 여기서 우측 숨은벽계곡을 따른다. 이 근처는 이정표가 없는 지역이라 오직 전체적인 개념을 잡고 올라가야 한다.

숨은벽 가는 길은 숨은벽 전망바위(일반적으로 숨은벽을 배경으로 사진을 많이 찍는 장소)의 조금 위에 위치한 550봉(숲에 둘러싸여 봉우리라 인식을 못함)에서 북동쪽으로 분기된 지능선상의 봉우리인 545봉으로 오르는 길이다.

숨은벽계곡에서 545봉으로 올라가는 길은 크게 두 가지 정도이다. 물론 이 이외에도 갈림길이 많다. 가장 일반적인 길은 숨은벽계곡을 따라 10여분 올라간 다음 우측의 가파른 사면을 따라 올라가는 방법. 봉우리까지 된비알이 이어져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길이다.

또 한가지는 계곡 분기점에서 계곡을 따르지 않고 막바로 우측 지능선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이 길은 545봉에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지능선길이다. 첫 번째 길보다 오히려 길지만 사람 그림자도 찾을 수 없는 호젓한 길이다.

 

느즈막이 후미로 출발하여 계곡길을 따르려는 순간, 지능선 방향에서 소리가 들린다. 일행들 가는 지능선길로 접어든다. 역시 힘들기는 마찬가지.

날씨는 점점 뜨거워진다. 무더위에 마실 물은 거의 떨어지고, 녹지 않는 물통을 붙잡고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일행들 모두 어서 빨리 이 난관을 벗어나고픈 표정들이다. 특히 김정화님은 거의 탈진상태. 힘들게 힘을 보태며 오르지만 괴로운 표정에 내 마음까지 힘들다.

 

40여분 만에 드디어 545봉 바로 밑 바위에 밧줄이 달려있는 지점에 오른다. 밧줄 옆은 깎아지른 낭떠러지. 밧줄을 오르면 바로 545봉이다.

545봉은 숨은벽과 설교벽을 가장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전망봉우리이다. 폭이 좁은 칼날 같은 능선은 보기만 하여도 아찔하다. 그 유명한 숨은벽 전망바위의 전망도 여기에는 비할 바가 되지 않는다.

이제 한시름을 덜고 한참이나 휴식을 갖는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는 곳.

 

하산은 숨은벽 전망대를 거쳐 밤골계곡으로 내려간다. 시원한 암반이 발달한 밤골은 폭포가 많아 일명 폭포골로도 불리는 곳이다. 수량은 많지 않지만 물은 깨끗한 편이다. 폭포 근처에서 느긋한 탁족을 즐긴다.

밤골매표소로 가는 길은 호젓하다. 마지막 다리를 건너 잠시 왼쪽 능선으로 올라서면 밤골능선. 효자비로 가는 지름길이다.

효자비 식당을 밤골매표소를 거쳐 도로를 따라 돌아오는 사람들보다 먼저 도착했다.

효자비 식당에서 하산주. 푸짐한 김치찌개로 힘든 하루 산행을 즐겁게 마감한다.

 

- 산행일정

   09:38   사기막

   09:53   바위지대

   10:09   정상근처, 휴식

   10:19   출발

   10:26   안부

   10:41   솔고개길과 합류

   10:46   1봉

   11:03   출발

   11:09   능선(2봉과 3봉 사이)

   11:23   4봉 앞

   11:29   5봉

   11:32   공터

   11:34   6봉 옆

   11:40   7봉

   11:47   출발

   11:50   8봉, 우이령 갈림길 : 군사지역 출입금지(802 전경대장)

   12:00   9봉 암릉, 우회로 갈림길

   12:08   지능선

   12:23   출발

   12:24   주능선

   12:31   육모정고개

   13:19   출발

   13:35   송전탑길 갈림길

   13:39   송전탑

   13:45   인수계곡

   13:48   계곡 갈림길, 휴식

   14:10   출발

   14:17   지능선

   14:23   무명봉

   14:55   밧줄 구간 아래

   15:01   545봉

   15:19   출발

   15:27   숨은벽 전망대

   15:34   출발

   15:44   사기막능선 갈림길 : ↖지능선(밤골방향), ↗사기막능선

   15:59   계곡

   16:19   출발

   16:28   폭포

   16:40   출발

   16:55   효자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