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미륵골~내원골

1:25,000지형도=대성. 악양

2005년 5월 26일 목요일  맑음(12~28도)   일출몰05:18~19:35

코스: 청학동세동매표소11:30<3.0km>미륵골경유 내삼신봉14:00<2.5km>상불재삼거리15:00<5.0km>내원골경유 쌍계사주차장17:30

[도상10.5km/ 6시간 소요]

지형도
  지형도
 

개요:지리산 국립공원 남부지역의 청학동에서 미륵골 타고, 내삼신봉(1354.8m)으로 치고 올라 상불재 삼거리까지 가서는, 혜일봉능선에서 내원골로 빠져 쌍계사주차장으로 내려서는 이번코스는, 도상10.5km의 짧은 구간이고 전형적인 육산이어서 진행이 수월한 듯 보인다.

그러나, 일반인들의 출입이 많지 않은 미륵골의 상단은, 없는 길 만들어 올라야 하고, 혜일봉 능선 이후의 내원골 역시 결코 만만한 코스가 아니어서, 예상 외로 많은 시간과 강인한 체력을 요구하는 구간이기도 하다.

초반 전망바위서 본 미륵골과 청학동
   초반 전망바위서 본 미륵골과 청학동
 

이번코스 지리산 남부능선 서쪽의 단천골과 선유동계곡, 그리고 불일폭포 계곡물과 내원골물이 합쳐진 쌍계계곡물은, 화개천 따라 내려가 섬진강이 되어 남해의 광양만으로 빠져든다.

초반 오름길의 미륵골을 비롯한 청암면쪽의 모든 물들도, 섬진강으로 흘러들기는 마찬가지다.

섬진강으로 흘러가는 화개천
   섬진강으로 흘러가는 화개천
 

가는길: 청학동 세동매표소에는 [삼신봉2.5km/세석10km]이정표가 있지만 내삼신봉에서 흘러내린 미륵골을 타고 오를려면, 매표소를 통과해서 구조목[14-01]이 나타날 때까진 묵묵히 올라가야 한다.

상기 구조목 삼거리에서 직진하면 삼신봉 삿갓재 오름길이고, 왼쪽 샛길로 들면 미륵골 초입인데, 이 길은 초반엔 계곡을 거슬러 오르다가 또다른 삼거리에서 왼쪽의 계곡따라 쭈욱 산행길은 이어진다.

참고로 두 번째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면 곧장 날등타고 원삼신봉 아래의 구조목[15-17]로 올라설 수는 있지만, 고로쇠 호스가 사라지면서 부터는 빼곡한 산죽속을 헤쳐 올라야하기 때문에 섣불리 들어서서는 안된다.

청학동과 남부능선
  청학동과 남부능선 
 

세동매표소옆의 돌탑
   세동매표소옆의 돌탑
 

이지점에서 산길은 사라지고...
  이지점에서 산길은 사라지고... 
 

미륵골은 그리 험하지도 않고 계곡따라 이어지는 등산로 또한 비교적 잘 정돈되 있다. 진행방향은 서쪽에서 서서히 서북쪽으로 휘어지다가 계곡이 끝나는 지점 이후론 북쪽으로 이어간다.

고로쇠 수액 채취용 바스켓이 있는 지점에서 산길은 끊기는데 그럴 경우, 북쪽의 너덜밭으로 이어지는 고로쇠 수액  채취용 호스를 따라가면 무난하다.

고로쇠 호스도 끝이나면 깊은 정글 속으로 인적은 사라지는데, 그럴 경우 당황하지 말고 북쪽을 향해서 너덜길을 계속 연결해가면, 내삼신봉 아래의 구조목[15-16] 이 있는 지리산 남부능선으로 올라서게 된다.

오름길의 전망바위
  오름길의 전망바위
 

남부능선의 성제봉 방면
   남부능선의 성제봉 방면
 

외삼신봉 방면
   외삼신봉 방면
 

세 개의 삼신봉 중에서도 최고봉인 내삼신봉엔 [三神山頂 1,354.7m]정상석과 삼각점이 있고, 여기서 바라보는 지리산의 전모는 놀랍도록 선명하다.

우선 노고단에서 천왕까지의 주능선은 물론, 영신봉에서 뻗어내려온 낙동정맥이 외삼신봉을 거쳐서 끝도없는 서부경남의 산맥들로 이어나가는가 하면, 남부능선 뒤로 돌아서 내려간 능선 끄터머리엔 하동 성제봉의 산복도로가 분명하다.

발치아래론 단천골이, 돌아보면 미륵골이 기암봉 틈새의 고사목 아래로 누워있어 주변 산세가 적나라하다.

내삼신봉에서의 천왕봉
   내삼신봉에서의 천왕봉
 

내삼신봉에서 본 외삼신봉 방면
 내삼신봉에서 본 외삼신봉 방면 
 

영신봉을 모산으로 하는 남부능선
   영신봉을 모산으로 하는 남부능선과 낙남정맥
 

내삼신봉에서 본 성제봉 방면
  내삼신봉에서 본 성제봉 방면
 

내려다 본 단천골
  내려다 본 단천골
 

내삼신봉에서 상불재까지의 주능선길은 무척 수월하다. 쇠통바위를 지나서 선유동계곡에서 올라오는 국사암능선상의 최고봉인1330m봉에 당도하면, 뒤편으로 독바위가 보이고 하산지점의 상불재 삼거리에서 가지쳐 내려간 혜일봉 능선이 오롯이 드러난다.

상불재 삼거리엔 [삼신봉4.1km/불일폭포3.1km]이정표가 길안내를 도와주지만 혜일봉능선 초입은 그 지점에서 곧장 능선타고 내려가면 된다.

혜일봉능선은, 남부능선상의 1330m봉과 관음봉(1170m)사이의 안부에 해당하는 상불재에서 뻗어내린 능선으로, 이 능선 끝자락에 불쑥 솟아오른 삼각형의 봉우리를 혜일봉으로 부르는데서 비롯된 이름이다.

상불재는 동쪽 청암면의 청학동으로 내려가는 길과 서쪽의 불일폭포로 내려가는 길목이어서, 내삼신봉을 경유하는 양쪽방면 연계산행으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익히 알려진 그 코스는 이미 식상한 지 오래다.

1330m봉 오름길에 돌아본 내삼신봉과 천왕봉
  1330m봉 오름길에 돌아본 내삼신봉과 천왕봉
 

쇠통바위와 영신봉
  쇠통바위와 영신봉 
 

땡겨본 쇠통바위
  땡겨본 쇠통바위
 

돌아본 독바위
   돌아본 독바위
 

혜일봉 능선에서는, 능선 끝자락의 마지막 봉우리 직전에 불일폭포로 내려가는 길이 두어군데 나타나서 그리 가도 되지만, 워낙 급경사에다 절벽을 끼고 돌아야하기 때문에 반드시 경험자와 함께 해야만 한다.

그러질 않고 마지막봉까지 올라서 옥천대쪽으로 하산하겠다면, 하산길은 여러갈레로 나뉜다.

그럴 경우엔, 될 수 있는한 남쪽방향의 길을 좇아야 하는데, 가장 안전한 하산길은 마지막봉 직전 안부에서 남쪽 작은길을 택하면 무리없이 내원골로 내려설 수 있다.

그러나 안전산행을 하겠다면, 첫 봉우리 내려선 널따란 안부에서 왼쪽의 내원골로 난 지계곡으로 내려서면 훨씬 재미난 산행을 할 수 있다.

초입에서 내려다 본 혜일봉 능선
   초입에서 내려다 본 혜일봉 능선
 

첫봉 내려선 안부에서 내려갈 수 있는 내원골의 상층부
   첫봉 내려선 안부에서 내려갈 수 있는 내원골의 상층부
 

내원골의 옥류
  내원골의 옥류 
 

내원골서 바라본 옥천대
   내원골서 바라본 옥천대
 

내원골 내려가는 지계곡엔 흘러내린 세석들로 해서 비교적 막함없이 수월하게 내원골 본류로 내려설 수 있고, 내원골길은 한번씩 끊어지긴 해도 옛길은 살아있어, 누구나 쉽사리 오르내리기에 편안한 오솔길이 이어진다.

하산길 쌍계사의 이모저모를 들러보는 것도 산행의 재미를 더 할 수 있고, 주차장엔 먹거리 풍성한 식당들이 즐비해서 피로를 씻어낼 수 있다.

쌍계사 안내문
   쌍계사 안내문
 

하산길 맞은편의 황정산
  하산길 맞은편의 황정산
 

산행후기: 작년 가을에, 미륵골 초입에서 원삼신봉을 향해 무작정 치고 오르다 빼곡한 산죽 정글 속에서 왼쪽 눈까지 다친 경험이 있어, 이번엔 미륵골 따라 올라가는데까지 가보기로 했다. 그 끝은 어디일까...?

갈수기여서인지 예상 외로 수량은 풍부하질 않았고, 있을 법한 폭포 한 곳 없이 키작은 산죽 사이로 잘 손질된 오솔길 따라 그렇게 하염없이 올라갔다. 그 길 한켠에 만개한 물참대꽃들은 옥류위로 두둥실 떠내려가고...!

그러다 마지막 물통이 있는 곳에서 인적은 끊어지고, 오른쪽 북북서 방향으로 고로쇠 호스만이 살아나간다. 일단 너덜밭을 치고 올라보지만 얼마가질 못하고 또다시 커다란 너덜 속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청학동 사람
  청학동 사람
 

 물참대-1
   물참대-1
 

 물참대-2
   물참대-2
 

넝쿨지대는 우회를 하고 키큰 산죽밭은 피해 가면서 될 수 있는한 너덜을 따르다가, 커다란 짐승의 안식처를 통과해서 겨우 올라설 수 있는 절벽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우회하기는 힘들겠고...! 까짓거 한 번 올라가 본다. 드디어 일망무제로 시야는 터지고...! 지금껏 헤치고 올라온 미륵골이 발치아래로 깔리고, 내삼신봉에서 뻗어내려간 산자락은 성제봉까지 닿아 있다.

뿐이랴. 외삼신봉 산자락도 청학골을 감싸고 있어 가히 좌청룡 우백호의 형국이다. 절벽을 넘어가긴 무리이겠고, 올랐던 길로 다시내려가 날등을 타고 주능선으로 올라섰다.

오이풀
   오이풀
 

음나무
  음나무
 

 바위떡풀
   바위떡풀
 

오랜만에 다시찾은 내삼신봉엔 산뜻한 오석의 정상석이 박혀 세 곳 삼신봉 중에서도 최고봉임을 표시하고 있고, 살짝 물러나서 바라본 정상석 뒤편의 천왕봉 통신골 산사태지역이 마치 만년설처럼 흰색으로 반짝거린다.

내삼신봉에서 내려선 안부에서 우리 일행들과 만나 반갑게 인사 나누다가 혹시 내가 맨 꼴지 아니냐니까, 뒤에 많은 분들이 오고 있는 중이라 해서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최신 지도엔 송정굴이 표기되 있어 호기심을 부추기지만 정확한 위치는 모르겠고, 능선상의 터널같은 바위를 확인하러 들어갔더니 피나물이 지천으로 널렸다. 그러나 동굴은 아니다.

쇠통(자물통)을 닮지 않은 쇠통바위를 지나쳐서 1330m봉 오름길에 한번 되돌아봤더니 영낙없는 구식 자물통이다. 아하 여기서 바라본 저 바위를 보고 작명을 했었구나! 짐작으로 와 닿는다.

커다란 바위 하나를 두고도 보는 각도에 따라 저렇듯 모습을 달리 할 수 있다는 게, 당연지사인데도 오늘따라 새삼스럽다. 모든 사물이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고 사람 역시 상대방의 시각에 따라 제 각기 다른 모습을 할 수 있다는 것도...!

피나물-1
   피나물-1
 

피나물-2
 피나물-2 
 

붉은병꽃 
   골병꽃
 

드디어 상불재에 도착해서 잠시 망설여진다. 전에 조작미숙으로 날려 버린 불일폭포 사진을 담으러 가느냐, 아니면 혜일봉에서 절벽따라 불일폭포로 내려설 것인가, 그도 아니면 내원재로 해서 내원골로 내려설 것인가를...!

혜일봉능선의 한 봉우리 내려선 안부에서 한참을 기다려서야 함께 한 일행분이 오고 있어 중간탈출을 결심한다. 초입에서 봐 두었던 내원골 상류 지계곡으로...

그 지계곡은 다행히도 절벽이라든가 넝쿨지역이라든가 키큰산죽 따위의 아무런 장애물도 없었다.

단지, 산돼지들이 파헤친 야생화지역, 반세기전에 있었던  민족상잔의 상채기가 남아있는 비트 두어 곳과, 그들의 삶터가 허물어진 축대위로 드문드문할 뿐이었다.

돌보지 않은 두릅밭을 지나서 민박집이 있는 마을로 내려와도 기척은 없고, 쌍계사 바로 뒤편의 계곡으로 내려가 발 좀 씻으려는데 스님의 고함소리가 들린다.

가까이 다가가 세수좀 하고가면 안되냐니까 그도 안된다며 경내의 수돗물을 이용하란다.

싸리냉이
   싸리냉이
 

금낭화-1
  금낭화-1
 

금낭화-2
   금낭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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