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의 한모퉁이에서 봄을 보내다(흘림골)

◈날짜: 05년 5월 28일 토요일 대체로 맑음

◈코스: 흘림골-여심폭포-등선대-주전폭포-십이폭포-주전골-오색


◈동행: 남편직장동료부부들 8명

 

엊그제 토요일,지난 가을 20여년만에 개방된거라는 설악의 흘림골을 찾았습니다
그간 숱하게 한계령을 넘어 다녔으면서도 그 쯤에 흘림골이 있다는걸 안지는 얼마되지 않았어요
내심 산행지론 코스가 좀 짧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도상엔(04년 월간山 부록)십이담계곡을 올라 망대암산으로 붙는 등로가 선명하길래 뭣하면 그 능선이라도 밟아보려던 생각이었죠 기운넘치면 점봉산까지도...^^
그러나 무릎이 탈나 그간 산행을 쉬고계셨던 동행분이 도시락은 생략하고 내려와 점심을 먹자는 전갈에 동의를 하고 가벼운마음으로 설악을 향합니다

길이 좋아져 한결 빠르게 흘림골엘 당도했구요 (미시령을 관통하는 터널이 완공되고 나머지 공사구간이 끝나면 속초행이야 더없이 좋아지겠지만 귀경길 양수리는 어쩔셈인지...그 아름다운곳이 차막힘으로 인해 늘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되네요ㅡ.ㅡ;)

매표소직원의 등로가 가파르고 힘이 들꺼라는 이야길 흘려듣는건 속으로 설악에 쉬운곳이 어디있다고..란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등선대 오름길은 힘들만하니 끝났다란 말이 맞을것같네요
등선대는 출입금지밧줄이 쳐져있어 하마터면 그냥 지나칠뻔했던 오늘의 하이라이트 장소였습니다 수십길 절벽이 에워싼 형상이지만 오를만했고 무엇보다도 사방으로 트인 조망이 압권이었죠
어짜피 널널 산행 오래오래 그 곳에서 일행들과 머물렀습니다
망대암산으로 오를수있는 십이폭위에 등로는 출입금지 표시가 쳐져있더군요 기꺼이(?)포기해주고 주전골로 향했지요^^*

 

짧은 산행을 끝내며 산행이라기 보단 숱하게 언저리만을 돌았던 오래전이 떠 올랐습니다

아짤한 케이블카 타고 권금성엘 오르고, 초입부터 보채던 작은넘 업고 흔들바위 갔던 날,그리고 어느 여름날의 비룡폭포와 육담계곡,단풍이 너무 곱더라는 이웃 이야길 듣고 불현듯 떠났던 저문 가을날의 백담사행...

아이들이 큰뒤엔 대승폭포를 지나 십이선녀탕을, 공룡능선을, 대청봉을 함께했었죠

이제 작은아이마저 입대를 하니 남들은 새삼 신혼이라며 놀려대지만 사람이 든 자리는 표가 안나도 난 자리는 허전터라는 옛분들의 말씀을 공감하며 골골이 추억이 깃든 설악을 새삼 돌아봅니다

 

계곡물이 더없이 시원해 보이는 짙푸른 오월의 숲속에서 이제 부인할수없는 여름이란 생각이 들어

제가 미련둔다고 더 머물러 있지도 않을 봄을 놓습니다

손에서,가슴에서 놓을게 어찌 봄 뿐이랴마는....

 

흘림골 입구

 

여심폭포(예전 신혼여행길에 필수코스였다네요 물을 마시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때문에...)

 

오름길에서 보이던 한계령휴게소

 

창을 든 무사들이 서있는 듯한 바위모습이네요

 

양양 가는 길

 

등선대에서 보이는 점봉산

 

등선대에서 보이던 한계령과 서북능선

 

기묘한 바위들과 그 곳에 뿌리내린 생명들1

 

 

 

 

 

주전골 용소폭포

 

 

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