九死一生 '학심이골' 산행
▲  산행일시 : 2005. 6. 19(일). 맑고 가끔 빗방울
▲  산행지 : 가지산(1240m),학심이골(학소대폭포)  경북 청도군
▲  교통이용 : 자가용 , 콜봉고차(사리암->운문령)
▲  동행인 : 가족4인 (마누라,아들,딸,산만디)
▲  산행코스
운문령 ->  귀바위 -> 상운봉 -> 쌀바위 -> 가지산 -> 쌀바위 -> 학심이골 들머리-> 학소대갈림길 -> 학소대2폭포 -> 학소대갈림길 -> 학소대1폭포 -> 학심이골 날머리(쌍폭) -> 운문천 -> 사리암주차장
▲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구간별 거리)
운문령(산행들머리,710m)  05:50 출발
석남사갈림길 06:15  1.7km
귀바위 07:10 3.5km
상운봉(1,110m) 07:30 4.2km
쌀바위 08:20  5.2km , 아침식사
가지산(1,240m) 09:40 6.5km
쌀바위 11:00 7.8km
학심이골 들머리 11:10 8.3km
학심이골 계곡 12:40
학소대갈림길 13:00 11km
학소대2폭포 13:10 11.2km
학소대갈림길 13:20
학소대1폭포 13:30
학심이골 날머리(심심계곡 합수지점) 14:40 13km
운문천 15:00
사리암주차장(산행날머리) 15:10 14km
▲  총 산행거리 : 약14 km
▲  산행일정 및 소요시간
1. 이동 (경북경산)->경북 청도군 운문령 , 04:50~05:40 , 50분 소요)
2. 산행거리 약14km , 05:50~15:10 , 9시간20분 소요
3. 사리암주차장->운문령 , 콜봉고 원점회귀 차량회수
▲  산행지도
 
▲  산행후기
가족과 함께 근교에서 산행을 겸한 더위 탈출의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던 중, 신기님과 산마루님의 '학심이골' 산행기에 교통과 등산로 안내가 사진과 함께 상세히 설명되어 있고, 계곡과 학소대폭포가 마음을 끈다. 산행들머리도 가 본 길이라 최적의 산행지로 선택한다.
청도,언양방면 69번국도를 타다 보면 운문령 고개만디(해발710m)에 '울산12경/가지산 사계'란 이정표가 크게 매달려 있고, 가지산 등로판 좌우에 매점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고, 불법주차 견인지역이라는 푯말이 여러군데 눈에 띈다. 
△ 이곳을 산행들머리로 잡을 시, 가지산(1,240m) 정상까지는 6.5km 2시간20분이 소요된다. 영남알프스의 맏형 겪이고, 우리나라에서 해돋이를 가장 먼저 볼수 있다는 가지산을 쉽게 오를 수 있다. 
여름산행은 해가 뜨거워지기 전에 오를 코스를 빨리 올라야 힘이 덜 들것 같아 새벽잠을 설치고 서둘러 목적지에 도착했더니 간간이 빗방울이 떨어진다. 잠에 취한 애들 깨우니 잠투정에, 비투정에 난~리다. 많이 올 비는 아닌 것 같아 아내와 아이들 마음을 다독겨려 산행을 강행한다.

산행들머리부터 넓다란 임도길을 따라오른다. 느림보 걸음으로 '가다 서다 숨고르고 허리 한번펴고'를 반복, 공사중인 꼬부랑 임도를 끝없이 지루하게 오르는 데 이길은 쌀바위까지 5km이상 계속 된다.

 

△ 임도를 따라 계속가도 되지만, 상운봉에 오를려면 산행초입에서 30~40분쯤에 귀바위,상운산 이정표가 나오는데, 여기서 산길로 가면 된다. 

 

△ 숲길로 30여분 오르니 귀바위에 다다른다. 운문산 자연휴양림이 멀리서 한눈에 들어온다. 주차 된 차들이 빼곡한 것을 보니 주말이라 많은 분들이 산장을 이용한 듯하다.

 

△ 귀바위에서 10분 남짓 거리에 상운산 정상이 있는데, 자칫 지나칠 수 있으니 시방! 거시기 할때 끄정, 거시기를 매매 훌터보고 가야 할 챔이다.(잘 안 쓰는 글 쓰다보니 표현이 마땅찮아 생각나는대로 써 내려 갑니다. ㅎㅎ)

 

△ 상운산 정상에서 본 가지산 오름길 능선과 정상이 모습을 드러낸다.

 

△ 상운봉을 뒤로하고 내림길로 10여분 내려서니 임도에 다다르고, 쌀바위로 가는 숲길과 임도길로 나뉘어진다. 어느길로 가도 되지만, 오늘 목적지가 쌀바위 가기 전 '학심이골'이라 우측 임도로 방향을 잡는다.

 

△ 산마루님 단디(똑바로 잘살펴서)봐야 된다던 우측편 학심이골 들머리를 보긴 봤는데, 초행길인데다 길도 변변찮아 긴가민가하면서 지나치는 바람에 어느새 쌀바위까지 오르고 보니, 흐미! 아까 그길이 거시기였구나 싶다.

 

△ 지나쳐버린 그 길! 상운봉에서 쌀바위 가다보면 우측에 아이들 서있는 곳에 리본이 있는데 이 곳이 학심이골 들머리.

 

△ 쌀바위! 명성 만큼이나 범상치 않은 듯 전설과 기념비 휴식처 전망대를 두루 갖춘 나름대로 명소인 듯하다. 
<쌀바위 전설 이야기>
옛날 한 스님이 이 아래에서 수도를 하고 계셨는데, 먹을 양식을 산아래 마을에서 탁발(시주) 하였는데 수도에 정진하다 보니 마을에 내려갈 시간이 아까워 했는데, 어느날 새벽 바위틈을 보니 한끼니 쌀이 있었다. 그쌀로 밥을 지어 부처님께 공양하고 자신도 먹었는데, 그후로 매일 같은 장소에 같은 양만큼의 쌀이 있었는데, 부처님께서 스님의 지극정성 수도를 가상히 여기사 탁발을 면하게 해주었다. 그러던 어느해 큰 흉년이 들었는데, 마을에 시주를 오지 않는 스님을 이상히 여긴 주민들이 스님을 찾았고 이때 스님이 바위에서 쌀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마을사람들은 바위를 쑤셔댔다. 하지만 싸은 나오지 않고 마른하늘에 천둥번개가 치더니 바위에서 물만 뚝뚝 떨어지고 이때부터 더이상 쌀은 나오지 않았다 한다.
식전이라 우리도 여기서 성호경(천주교,식전기도)을 한후 한끼 쌀밥으로 배를 채우고 나니 한결 힘이 솟구친다.
이제 어디로 가야하나! 매점에서 칡차 한잔 마시면서, 산장아저씨께 학심이골 들머리를 여쭈니 초행길에 아이들 데리고는 무리란다. 이정표도 없을 뿐더러 원래 산행길이 아니라 하신다. 산행목표가 한순간 자빠진다. 

가지산정상까지는 1.3km. 일단은 정상을 향해 go!  석남사에서 오르신 부부 뒤를 따라 오른다.

 

△ 쌀바위 돌아서니 나무계단 길이 나오고 울창한 송림의 능선길을 따라 오르니, 정상에서는 벌써 석남사와 석남고개로 오르신 산님들의 포효소리가 들려온다.

 


 

△ 가지산 정상!(1,240m 09시40분)  

 

△ 가지산 정상에서 본 운문산

 

△ 개스로 인해 시계가 좋지 않아 영남알프스에 걸 맞는 1,000m급 준봉들로 솟구친 첩첩산중의 비경은 아쉽게도 조망이 되질 않는다.

 

 정상에서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선다. 이대로 하산하자니 산행이 싱거울것 같고, 학심이골을 돌아서 가자니 무리일 것 같고… 힘은 부치지만 아직 이른시간이라서 아이들과 마누라에게 학심이계곡과 학소대폭포에서 더위사냥이어떠냐고 꼬득이니 일단은 넘어오고 해서 "빠꾸 go!"  학심이골로 하산하기로 결정한다.

 

△ 가지산에서 쌀바위지나 10분 거리 다시돌라온 학심이골 들머리에 리본이 달려있고, 으쓱한 길을 내려서니 한동안 급경사 숲길이(40~50분) 계속 된다.

△ 능선길을 벗어나 계곡으로 든가 싶더니 물흐름 소리가 들리고 개울이 나온다. 

 

△ 원시림 같은 숲길과 험준한 계곡을 안내하는 산행 리본을 따라 느림보 걸음으로 내려오는 동안 심심찮게 여러산님들이 앞질러 가신다. 그나마 오지에서 만나는 이방인 인듯 마음의 위안이 된다.
마주오시 던 산님 부부2쌍이 있어 길을 물으니, 아이들을 보시고는 눈을 둥그레하며 힘겹게 오신길을 일러 주시고는 되돌아가기를 권유하신다. 또 갈등이다. 이번에는 심심산골에 오도 가도 못하고 오동나무에 걸려서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한다.  내려온 길이 2시간 남짓인데, 다시 되돌아가자니 엄두가 나질 않는데, 아내와 아이들 걱정이 되 주저않는다.(올 겨울 지리산 장터목산장에서 길을 잘못 들어 하산 도중 날이 저물어 깜깜한 밤중에 빙판길 랜턴 움켜쥐고 오드오들 떨면서 살아났던 기억 되뇌이는 듯…) 이판사판 이럴땐 간댕이 키우는 수밖에... 딸아이 의식해 아빠 힘자랑 한번 하고 가던길 계속 가기로 한다. 뒤에 알고보니, 학소대폭포 오름길이 상수원 보호구역이라 통제구역인데다 여러 갈래의 길이 있어, 잘 못오르면 릿지하다시피 기어올라와야 하는 위험지역이 있는데 길을 잘못 들어 그길로 오신분들인 듯하다.

△ 내심 바짝 쫄아 걸음을 재촉해서 휴식중인 산님들께 물어물어 길을 간다. 얼마지 않아 학소대2폭포 갈림길이 나온다. 좌측이 학소대2폭포 들머리고, 우측이 가야할 사리암.운문사방향 들머리이다. 마누라는 갈길이 구만리인데 구경이고 나발이고 못간단다. 여기까지와서 오늘산행의 별미인 학소대폭포를 안 보다니(불과 5분거리 인디.) 고집부려 내려가니 말그대로 숨은 절경이 따로 없다. 

 

△ 약25m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수와 10여평 되는 넓이에 깊이가 느껴지는 '소'의 청정함이 자아내는 비경은 흐르던 땀방울을 멎고 한기마저  느끼게한다.
 신선이 따로 없는 명소지만 근심반 걱정반이던 마누라 학소대에서 귀인을 만나니…
 이곳 지리를 잘 아시는 산님이 사라암으로 가는 안전한 길을 상세히 알려 주시고, 사리암에서 운문령으로 가는 차편(콜봉고차 전화번호)까지 알려 주신다.

 학소대2폭포 들머리로 되돌아와서 귀인이 알려주신 리본을 따라 내려선다.

 

△ 불과 5분거리에 학소대1폭포 상단부가 나오더니, 내려가서 보니 모두 4단으로 이 또한 압권이다.

 

△ 개울물에 땀을 씻고 내려오니 앞서간 산님들이  바위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휴식을 취하시는데, 그 경치가 너무 좋아 바위길을 내려가다가 생전에 처음으로 간 떨어지는 변을 당하고 말았다. 
아내와 딸아이 모녀가 손을 잡고 이끼낀 경사진 바위길을 지나다가 쭐~떡 미끌어져 넘어지면서 아이 손을 놓쳤는데, 아이는 급경사를 타고 물속으로 미끌어져가고 아내는 괴성을 지르는데, 뒤따르던 아들이 동생 잡으려고 뛰어들다 똑 같이 쭐~떡 넘어지더니 같이 물속으로 미끌어져 내려간다. 막 등로를 벗어나 계곡으로 발을 내 딛는 순간 아내의 괴성에 이 장면이 포착되고, 한순간 혼비백산 정신이 없어지면서 눈이 뒤집어진다. 급한 마음에 지팡이를 내팽개치고 10여m를 내달려가니, 아이둘이 동시에 온몸이 홀라당 젖은채로 물속에서 벌떡 일어선다. 급기야 물앞에서 브리끼를 콱 밟는 순간 급경사 내리막길 과속에 체중과 배낭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발 뒤꿈치가 타박난다. 그나마 천만다행이다. 불행중 다행이라 했던가! 물속에서 더이상 미끌어지지않았으니...... 더위고 나발이고 싞은 땀이 쫙 흐른다. 정신챙겨 아이들 젖은 옷 닦으면서 놀란 아내와 아이들 진정 시키고 있으니  주위에 계시던 산님들 모두가 이 난~리에 자리에서 일어나 큰일 치렀다고 격려 하신다. 

△ 본의아니게 소란 피워 죄송스러움을 고하고 일러 주시는대로 오던길 되돌아 우측 바위길로 올라서서 하산길을 재촉한다. 넘어지고 물에 빠진 아이들은 멀쩡한데 타박상인지 발 뒤꿈치에 통증이 와서 땅을 디딜수 가 없다. 절룸발이 걸음으로 내려오는데 다행히 바로 넓다란 평지로 된 등로가 나온다. 

 

△ 계곡을 건너 울창한 송림사이 등로를 20분가량 내려오니 학심이골과 심심계곡 합수지점인 듯 삼거리가 나온다. 

 

△ 우측에 보이는 길이 학심이골의 날머리이다. 사리암 주차장을 들어서려니 '운문산군립공원 출입제한공고'라는 표지와 철조망이 길을 막는다. 본의아니게 통제구역 산행을 한 샘이 되버렸고, 철조망을 넘는 누를 범하고 말았다.

 

 

 

 

 △ 이곳에서 귀인이 일러주신 전화번호로 봉고차를 콜했더니, 5분 후에 차가 도착된다니 모든 시름이 한순간에 날아가 버린다. (봉고차가 울산까지 운행한다니 연락처 필요하신분은 mail로 문의 주시면 알려드리겠습니다. ktpmold@chol.com)

물에 빠지는 아이들 보면서 혼비백산 눈 뒤집혀 계곡에 뛰어들던 생각하니 지금도 웃음이 난다.
아무튼 씩은 땀 흘리면서 시껍한 '학심이골'산행은 학소대폭포와 더불어 더위사냥 확실히 한 것 같고, 더욱이 가족의 소중함을 한순간 새롭게 일깨워준 좋은 추억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