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 웅석봉 딱바실계곡에서 선녀탕, 지곡사까지

 

산행일 : 2005. 6. 19(日). 흐림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 딱바실계곡 하류 (09:48) 

  ☞ 저수지(댐) (09:59)

  ☞ 마지막 물 건너는 곳 (10:52~11:20)

  주능선 T자형 삼거리 (12:21)

  ☞ 두 번째 갈림길 (12:35)

  ☞ 세 번째 갈림길 (다물학교, 백운계곡으로 내려가는 길) (12:47~13:00)

  ☞ 전망대바위 (13:11~13:46. 점심식사) 

  ☞ 웅석봉 바로 전 헬기장 (15:01) 

  ☞ 웅석봉 (15:09~15:22. 1,099m)

  ☞ 십자봉(무명봉) (15:56)

  ☞ 암릉 (16:02)

  ☞ 임도 (16:52. 350m)

  ☞ 선녀탕 (17:20~17:48. 탁족 및 휴식)

  ☞ 지곡사 주차장 (18:27)

총 산행시간 : 약 10시간 18분 (사진 230여장 촬영하느라 거북이 산행)

구간별 거리 : 이정표에 거리표시가 전혀 되어있지 않아서 산정 불가하고, 그나마 있는                    이정표도 제각각 다 틀림.

총 산행거리 : 약15km내외로 추정 

산행지도


 

산행기

   지난 4월 악천후로 웅석봉에서 천왕봉을 보지 못했었다.

오늘은 흐린 날씨이지만 천왕봉을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안고 웅석봉으로 향한다.

섬진강 휴게소에서 MT사랑님과 만나 남해, 대진고속도로를 타고 산청 나들목을 빠져나와 지곡사 주차장에 차 한대를 주차하고, 다시 산청으로 나가 밤머리재를 넘어 동촌마을 시멘트길로 들어선다.

 

딱바실골 들어가는 입구. 맨 뒤에 달뜨기 능선이 보인다.

  

  차는 험한 자갈길을 더 이상 오르지 못하고 힘들어한다. 한쪽에 주차를 하고, 본격적인 산행에 나선다.

개울을 건너 비포장 임도를 오르다보니 갑자기 커다란 댐이 나온다.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지기에 오른편 댐쪽 길을 택해 올라가니 댐 왼편 산쪽으로 철망이 쳐져있고 왼쪽으로 사람 한 사람정도 지나갈 틈새가 있다.

그 안으로 들어가 저수지 왼편으로 해서 저수지를 벗어나니, 잡풀이 우거진 발아래로 뚜렷한 길이 이어진다.

 

 

바로 전에 주차를 하고 본격적인 산행에 나선다. 저 모퉁이를 돌면 커다란 댐이 보인다.

  

털중나리

  

짝짓기에 여념이 없는 노린재 한 쌍

  

  

닭의장풀

 

  

참골무꽃

 

갑자기 나타난 커다란 댐. 왼쪽으로 돌아서 댐의 왼쪽으로 올라가면 딱바실 계곡이 이어진다.

  

앞서가던 MT님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무언가 쳐다보고 있다. 그 실체는 바로 독사. 저수지 상류에서

  

  올라갈수록 잡풀도 없어지고 길은 뚜렷해진다. 몇 번의 계곡을 건너고 작고 아름다운 무명폭들을 지나며 어둡고 음습한 딱바실골 계곡을 올라간다. 곳곳에 멧돼지들의 흔적이 보인다. MT님이 앞장을 서며 오르니 마음 든든하다.

작은 무명폭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간식을 먹은 후 리본이 매달린 계곡을 건너 오르려니 길이 갑자기 희미해진다.

되돌아서 계곡 왼쪽 길로 올라가니 희미한 길이 이내 없어져버린다.

 

 

아름답고 아담한 무명폭들이 계속 이어진다.

  

무명폭

  

아름다운 무명폭

  

무명폭

  

딱바실 계곡의 아름다운 무명폭포

  

딱바실 계곡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아름다운 삼단폭포

  

 5분 정도 올라가도 길이 전혀 보이질 않아 MT님에게 다시 되돌아 내려갈 것을 종용하지만 MT님은 조금만 더 올라가보자고하며 오름을 멈추질 않는다.

지도상에 길없음이란 길이 바로 이 길인가보다. 이 길로 올라가보았자 죽도록 고생만 할 것이 뻔해 다시 한 번 원점으로 돌아가자고 얘기한다.

 여기까지 오기 전에 중간쯤에서 지도상의 동쪽코스로 꺾어져서 달뜨기 능선 중간쯤으로 오르려했으나 왼쪽으로 빠지는 등로를 발견할 수가 없었다.

  

  좀 전에 휴식을 취했던 장소로 다시 내려와 계곡을 건너 오른쪽 급경사 능선으로 돌아 오른다. 그동안 비교적 평탄했던 길로 올라서인지 여기서부터는 비지땀을 쏟아낸다. MT님은 힘도 들이지 않고 저 만치 앞에서 성큼성큼 잘도 올라가신다.

 희미한 길이지만 잡풀과 잡목이 없어서 그런대로 길을 잃지 않고 올라갈 수가 있다.

무지하게 후덥지근한 날씨다. 분리가 가능한 바지를 입고 오길 잘했다. 무릎부분의 지퍼를 분리하여 배낭에 넣어버리고 반바지로 변신을 한다. 어~~ 시원하다.

 중간에 작은 바위 위에서 반짝 하늘이 터지고 천왕봉이 보인다. 흐린 날씨 때문에 희미하게 보이는 천왕봉이지만 두 사람에게는 작은 감동이 밀려온다.

 

 

여기에서 오른쪽으로 계곡을 건너면 급경사 능선으로 희미한 길이 주능선까지 이어진다. 왼쪽으로

계곡을 타고 오르다보면 길이 없어져 버린다 (지도에 진짜 길없음이라고 써놓은 구간으로 추측).

  

  많은 비지땀을 쏟아 부은 후에야 마근담과 웅석봉으로 갈라지는 삼거리 주능선에 올라선다. 여기서부터 길은 뚜렷하지만 잡목이 앞을 가리는 곳이 많이 있어서 가끔은 무릎아랫부분이 가시나무류의 풀잎에 스쳐 따끔거리지만 견딜만하다. 워낙 피부가 단단한 편이라 웬만해선 생채기도 생기질 않는다.

 

드디어 올라선 주능선


 

주능선의 조록싸리

  

  두 번째 갈림길(아마도 딱바실 계곡에서 올라오는 길로 추측)을 지나고 세 번째 갈림길(다물민족학교와 백운계곡으로 내려가는 길로 보임)에서 처음으로 점심식사를 하고계신 산님들(진주에서 교편을 잡고 계신단다. 한 분은 교장선생님, 다른 두 분은 교감선생님 내외분) 세분을 만난다.

 서로가 오늘 처음 본 산님들이라서 그런지 누가 뭐랄 것도 없이 반가움을 나타낸다. 그 분들이 주시는 막걸리에 떡, 오이를 얻어먹으며 한참 이야기를 나눈 후 감사를 표하고 갈길을 재촉한다. 참으로 넉넉하신 분들이시다.

 

산행 세시간만에 처음으로 만나는 반가운 산님들

 

 

자란초

  

  986봉인 듯한 산을 왼쪽으로 돌아 얼마인가를 가니 전망 좋은 바위가 나온다. 천왕봉이 한 눈에 들어오는 점심 먹기 딱 좋은 장소다.

바위 왼쪽에 작은 고사목이 있고, 그 고사목을 보려고 MT님이 그쪽으로 가다가 화들짝 놀라 걸음을 멈춘다.

“위험하구먼, 그쪽으로 그만 가.”

“그게 아니고 뱀이 있어서 그래요. 하얀 뱀.”

“하얀 뱀? 하얀 뱀이면 백사 아냐.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백사말야. 어디, 어디?”

하고 그리로 가보았으나 뱀은 이미 도망가고 보이질 않는다.

MT님은 아까 저수지에서 독사를 보았으니 오늘이 두 번째이다.

이상하게 올해는 대야산에서 계곡을 건너는 뱀을 먼발치에서만 보았을 뿐, 아직까지 바로 앞에서 뱀을 보아 놀라는 일이 없다. 행인지 불행인지 나도 모르겠다.

 

전망대 바위에서 바라본 딱바실계곡과 동촌마을

 

 

전망대 바위에서 바라본 남쪽 전망. 바로 앞의 바위 부근에서 MT님이 백사를 보았단다.

  

전망대 바위에서 바라본 천왕봉

  

  MT님이 시골에서 따온 무농약 풋고추를 된장에 푹 찍어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점심을 먹어 치운다. 꿀맛이다.

날씨만 좋다면 조망이 장관일 텐데, 아쉽다. 그나마 희미하게라도 천왕봉이 보이니 지난 4월에 비하면 대단한 수확이다.

  

  조망이 전혀 없는 지루하고 재미없는 능선 길을 그렇게 오르락 내리락하다보니 드디어 웅석봉이 저만치 보인다. 곧이어 밤머리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고, 헬기장이 나온다. 산님들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웅석봉을 오르는데 발아래 조그만 돌 위에 하늘소 종류의 곤충이 가만히 앉아있다. 사진을 찍는 동안에도 전혀 움직임이 없는 걸로 보아 매우 얌전한 녀석이다. 돌과 함께 등로 옆으로 녀석을 옮겨 놓아 사람들의 발에 밟히지 않도록 해준다.

 

저기만 오르면 웅석봉이다.

 

 

얌전한 하늘소

  

정상 바로 전에서 되돌아본 지나온 달뜨기 능선

  

  웅석봉 정상에서는 전망대바위에서보다 천왕봉이 더 흐리게 보인다. 날씨가 좋은날 다시 한 번 더 오라는 웅석봉산신님의 뜻인 가보다. 지도상에 나와 있는 곰골로 내려가는 정북쪽 험로를 아무리 찾아보아도 보이질 않아 할 수 없이 북동쪽 무명봉방향 능선 길로 하산을 한다. 굉장한 급경사다.

급경사 지역을 벗어나 얼마인가를 가니 어천계곡과 내리로 갈라지는 무명봉 삼거리가 나온다. 무명봉을 왼쪽으로 우회하여 조금 더 내려가니 짧은 암릉이 나온다.

 

웅석봉 정상


 

무명봉 능선의 금마타리

  

하산길의 짧은 암릉지대. 뒤로 웅석봉이 보인다.

  

  한 참을 내려가니 나무 계단이 나온다. 이 나무계단은 끝이 없이 계속되고, 조금씩 무릎이 아파오기 시작한다. 통증이 서서히 더해가기에 무릎보호대를 착용하니 내리막길이 한결 수월하다. 그런데 보호대 착용한지 채 2분도 안되어 나무계단은 마감을 하고 얼마 안 있어 임도가 나온다.

 직진코스를 포기하고 왼쪽임도 선녀탕쪽으로 방향을 틀어 지루한 임도를 걸어간다.

()중간에 있는 산딸기와 닥나무 열매를 따먹으며 두 사내가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평지 임도를 걸어가니 그리 지루한 길도 아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나무계단. 이 구간을 내려가는동안 무릎이 아파서 혼이 났었다.

 

 

임도가 나오고 우린 왼쪽 선녀탕으로 발길을 돌린다.

  

길 옆의 쑥부장이

  

큰까치수염 (홀아빗대, 큰꽃꼬리풀이라고도 불린다.)

  

임도에서 내려다본 지곡사 (줌 촬영)

  

산뽕나무 종류의 열매인줄 알고 따먹었던 닥나무열매.  달짝지근하고 맛이 아주 좋다.

  

  트롯트 음악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온다.

 ‘선녀탕 주변에 음식점이 있나?’

계곡이 나오고 길 위에는 지프형차가 한 대 문이 열린 채로 엄청난 소음(트롯트 음악)을 내뿜고 있었다.

계곡에서 노는 사람들에게 선녀탕이 어디냐고 물어보니 바로 위를 가리킨다. 계곡으로 내려서서 선녀탕을 바라보니 초라하기 그지없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가보다.

오른쪽 계곡으로 올라가 무명폭포아래에서 시원한 물에 탁족을 하고, 선녀탕 아래계곡으로 내려가 계곡을 따라 지곡사쪽으로 내려간다.

 

크게 실망을 한 선녀탕


 

선녀탕 (왼쪽 위)

  

선녀탕 오른쪽 계곡의 무명폭

  

무명폭 바로 위의 제법 큰 폭포. 선녀탕보다 이 폭포가 훨씬 운치가 있다.

  

폭포밑의 올챙이들

  

특이한 나무계단. 웅석산엔 이런 계단이 몇 군데 있다.

  

  선녀탕 아래쪽 계곡의 작은 소엔 물고기들이 배를 하얗게 드러내놓고 죽어가고 있다.

선녀탕 주변에 있던 사람들의 소행으로 추측된다. (실제로 그들 옆에는 커다란 솥 안에

매운탕으로 보이는 음식이 들어 있었다.)

  그들이 매운탕을 맛있게 먹었을지는 모르지만 그 물을 이용하는 아랫동네 사람들은

맹독성물을 이용해 농사를 지을 것이고, 거기서 나온 농산물을 시장에 내다 팔 것이고,

그 농산물을 결국은 우리가 먹을 것인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선녀탕 아래의 곰골

  

곰골의 무명폭

  

곰골의 죽어가는 물고기들.  "뭡니까 이게, 사람들 나빠요."

  

물고기의 이동로가 전혀없는 저런 댐들이 몇 군데 있다. 멀리 웅석봉 능선이 아름답게 보인다.

갑자기 솟아올라 저리도 웅장하니 곰이 떨어져 죽을만도 하다.

  

곰골의 자귀나무

 

  대진고속도로를 타고 산청을 지나갈 때마다 보이는 멋있는 정자(꽃봉산 연화대)앞에서 잠시 차를 세우고 바라보노라니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시간이 나면 오르려 했었는데, 다음을 기약하고 밤머리재로 향한다.

산청읍과 밤머리재부근에서 바라본 일몰이 황홀할 정도로 환상적이라 또 다시 두 번이나 차를 세우고, 일몰 사진 찍느라

두 남자는 집에 갈 생각을 하질 않는다.

 

  

지곡사를 빠져나와 다리를 건너면서 보이는 꽃봉산의 아름다운 정자 

  

산청읍에서 바라본 필봉산(848m)의 일몰. 가운데 조금 보이는 산은 왕산(923m)

금서면 평촌리에서 바라본 밤머리재 (가운데 움푹 들어간 곳)

  

밤머리재 조금 못미처서 바라본  아름다운 일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