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라도 불어줬음.... | 이산저산 포스트 삭제 2005/06/20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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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게도 화악산은 무게님과 인연이 닿는가 보다...

토요일 밤11시가 다되어서야 번개로 결정된 산행...

몇년전인가 처음으로 도탈산행으로 찾았었지만

폭우로 명지산 다리밑에서 애꿎은 삼겹살만 굽다 돌아온 적이...

그리고 또다시... 그해 늦가을....

무게님과 단둘이 화악을 찾은 그날에도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렸었다...

그래서 우리는 수악산이라 칭했던....

 

아침 6시...

늦게까지 축구경기를 보고...

그리고 감기탓인지... 일어나기가 쉽진 않지만...

산...

그 한 자에 모든것을 뿌리치고 배낭을 멘다....

무게님의 차에 올라 그제서야 코스를 머리에 그려본다.. 

그때는 관청리에서 서쪽능선을 따라 올랐었지만

오늘은 동쪽인 화악리로 들머리로 정한다...

늘 그런건 아니지만..산행지도 코스도...즉석으로 정해졌다...

 

가평읍에서 명지산 이정표를 보고 달리다 보면

에스오일주유소가 있는 목동삼거리....

관청리로 가려면 이곳에서 좌회전...

우린 직진...

계속 직진하여 10여분 달리다 보면 포장길은 끊어지고 비포장길로 이어진다

우측으로 커다란 왕소나무가 이정표로 손색이 없다.. 

 

 

민박과 음식점 이름도 왕소나무 집이다...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우고....

 

 

왕소나무 아래 산행 안내도...

계곡을 계속 끼고 오르다 능선으로 붙는 길을 마음속에 새기고...

 

 

들머리....

산행안내도...왕소나무..맞은편에 있는 계곡을 건너며 산행은 시작된다...

 

 

임도를 따라 오르다 만난 초롱꽃...

상태가 그리 좋진 않았지만...

오랜만이라 반가운 마음에 담아둔다....

 

 

임도를 따라 오르다 보면 천도교수도원 표식이 있지만

그냥 임도를 계속 따라 오르다,

두번째 천도교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표지기도 많이 붙었기에 수도원이 있는 왼쪽 산길로 접어들었다...

조금 오르다 보니 크고 아름다운 소나무가 반기며...

넓은 공터에 천도교수도원에 대한 안내판이 나타난다.....  

 

 

공터옆으로....

엉겅퀴와 개망초가 흐드러지고...... 

 


잠쉬... 소나무밑에서 쉬었다가...

길을 이어가자 바로 천도교수도원이 나타난다....

알수없는 주문을 외는 소리가 정적을 깨우고.....

 
 
입구에서 우측으로 난 길로 올라서자... 다시 임도가 나타나고...

임도를 조금 따라 오르자

플라스틱통에 중봉...옥녀탕..개척코스..등등 글씨가 적혀있다...

개척길이란 말이 거슬리지만 임도를 버리고 좌측으로 방향을 잡는다...

 

 

개척길이란 뜻을 이해할만큼...

숲이 우거져 길을 막아선다...

잠시후 수도원에서 올라오는 길과 다시 만나고....

결국은 수도원을 통과하면 직전인 길을 ㄷ자 형태로 돌아온 듯.....

유난히도 단풍나무가 많다...

가을이면 아름답겠다는 생각......

 

 

옥녀탕을 스쳐지나....

자연스러운 계곡길을 계속  따라 오르고....

 

 

한참 이어지던 계곡길은 좌측 가파른 사면으로 올라선다 

코를 땅에 박고 식식거리자니...

감기기운 탓인지,,,코끝이 뜨거워진다...

 

 

뿌리 깊지 않은 나무는.....

 

 

가파른 산사면을 뒤따라 오르는 무게님....

 

 

힘들어 잠시 쉬며 자작나무를 바라다 보고....

그 내음이 궁금해....잎새 하나를 따서 비벼... 냄새를 맡아 보았다....

싱그러웠다...

 

 

한참 땀을 빼며 오르고 오르다 보니....

웬 도로가 나타나고...

 

 

이 높은산에... 웬 콘크리트 포장길.....

순간....바람도 없어 답답한 마음에 하나의 답답을 더하고....

 

 

1300고지...

군 작전도로인가 보다....

예전에 화악산 정상에만 기지만 있는줄 알았는데...

이제 중봉에 까지 군시설이 잠식하고 있었다...

 

 

답답한 마음을 달래주려는 듯....

도로가에 핀 쥐오줌....

 

 

동의나물 같은데.....

지리산의 그것과는 느낌이 너무 달랐다....

무언가 애원하는 듯한 가녀린 줄기의 몸부림.....

바라보는 사람의 표정은 무심하기만....(공상...^^)

 

 

조팝류 같은데 이름은 알수 없다...
하트모양이 너무 이뻤다...
부케같은...^^

 

 

동쪽을 바라보고...

저 능선 삐죽한 녀석도 촛대봉이라고 쓴 산행기를 본적이 어렴풋이.....

 

 

중봉으로 오르전에 뒤돌아본 화악산 군시설물...

 

 

중봉오름길은 도로의 왼쪽으로 이정표를 따라간다....

 

 

너덜 숲길을 오르다보니....

숲은 사라지고 본격적인 너덜길이....

 

 

10여분 오르자....
애기봉과 중봉의 주 능선 삼거리..
우측으로 길이 이어가면 바로 중봉 정상이다...
정상 안내문....

 

 

명지산....그 오른쪽으로 청계산....

시계는 그리 좋지 않았다...

 

 

길게 이어져간 한북정맥의 산군....

중앙에 국망봉...

가까운 석룡산의 산줄기는 제법 뚜렷하다...

 

 

중봉을 배경으로 찍으려니 군시설물이 분위기를 망치고.....

 

 

애기봉과 수덕산으로 흘러내린 능선.....

 

 

우리가 올라온 건들내...화악리도 보인다...

 

 

백당나무 꽃....

꽃의 구성미가 멋지다...^^

 

 

작은나무들 밖에 살 수 없는 고지대....

거대한 나무가 우뚝하다...

오름 내내....

산 전체를 전세냈었지만...

내림길에서 산님들을 스친다...

관광버스 한대가 내려 놓은듯... 

 

 

힘들여 올라온 길을 묵묵히 다시 내려간다....

두류....

 

 

페타이어...뜨거운 햇빛에 고무냄새....

미치겠다.....정말....

 

 

그래도... 미치지마...

세잎종덩쿨 꽃이 위로해 주는 듯....

 

 

내려오는 길에 1미터도 넘는 큰뱀이 내 앞을 지나 산길을 내달린다...

엄청 빠르다...

녀석도 나때문에 꽤나 놀랬나 보지...^^

아뭏튼 뱀 때문에 능선에서의 식사는 포기하고

계곡 적당한 곳에서 세수도 하고...라면도 끓였다....

 

 

산길은 나무들이 쓰러져 있어 길을 가로 막곤 한다...

 

 

옥녀탕....

갈수기라 그런지... 그 모습이 초라하다...

옥색도 그빛을 잃었고.... 

 

 

원형 터널길도 이어진다...

덩쿨나무 인듯... 자연의 미가 돋보이는 길....

 

 

솔잎.....

마치 주단을 깔아 놓은듯 했다....

 

 

엉겅퀴 군락.....

한녀석을 골라 담아보고.... 

 


개망초....

기왕이면 이름도 좀 이쁘게 지어주지...^^

 

 

내려와서 바라본 수덕산 쪽....

 

 

계곡의 하류지만 수량은 여전히 볼품없다...

 

 

물도 그리 차갑지 않아 한참을 담구고 있을 수 있었다...


 

 
달리는 차속에서 바라본 화악리 풍경...
제자리를 잡아가는 여린..벼...
그리고 레게머리를 한 밤나무...
그 진한 향은 서울까지 이어졌다...


 

 


차량정체로 청평에서 차를 돌려 유명산을 넘어가고....

고갯길에 마련된 노천 간이음식점....

운치가 있어 보여 달리는 차안에서 셔터를 눌렀다...  

 


다시 서울로....

또 어떤날의 하루해가 저물기 시작한다....

 
 
 
華岳山....
이름이 무색하다....
化惡山이 아닌지...
6년여만에 다시 올랐지만...
정상부의 훼손이 넘 심하듯 하다....
그래서 바람마저도 피해 가 버린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