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1일(토요일), 6시 25분에 집을 나서서 지하철을 타고 신촌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7시 12분. 외포리까지 5600원의 버스표를 끊고 7시 30분발 외포리행 버스를 탄다. 이 버스는 8시 56분 경 강화읍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 20분 가까이 차를 세워 놓았다가 다시 외포리로 출발해서 외포리의 버스종점에 9시 30분에 도착한다.

가게에서 새우깡 한 봉지를 산 후에 외포리선착장으로 가서 1200원을 내고 여객선 왕복표를 끊는다. 선착장에서 바다 건너편에 대섬과 석모도가 보인다. 십여분 이상 기다리다가 표를 내고 배를 탄다. 석모도에서 배를 타고 강화도로 돌아올 때에는 왕복 배삯을 미리 냈으니 표가 없어도 배삯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배에 올라서 새우깡을 한 개씩 던지니 갈매기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갈매기들은 한 번씩 새우깡을 받아 먹고 다시 선회해서 또 새우깡을 받아 먹을 준비를 한다. 갈매기들에게 먹이를 주는 일은 참으로 즐겁다. 10시가 넘어서 출발한 배는 불과 오륙분 만에 석모도의 석포리선착장에 닿는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보문사행 버스를 타고 버스요금 700원을 낸다. 사람들을 다 태운 버스는 석포리선착장에서 불과 5분 만에 전득이고개에 도착한다. 방향표지판과 등산안내도가 설치돼 있는 전득이고개의 해명산 들머리에서 잠시 등산안내도를 보다가 들머리로 올라선다. 십여분을 오르니 강화도의 외포리선착장과 석모도의 석포리선착장이 내려다보이고 그 사이에는 무인도인 듯한 대섬이 다소곳이 떠 있다.


외포리선착장의 석모도 석포리행 여객선.


새우깡을 좋아하는 갈매기.


전득이고개의 방향표지판.


전득이고개의 등산안내도.


전득이고개의 해명산 들머리.


바다 건너의 강화도 외포리선착장과 대섬, 석모도의 석포리선착장.

 

주말이라서 그런지 여러 팀이 산행을 시작하고 있다. 서서히 해명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서해 바다와 염전도 가끔 내려다보인다. 등로를 진행하다보니 등로 옆의 돌밭에 누군가가 정성스럽게 쌓아 놓은 아기자기한 돌탑들이 이색적으로 시야에 다가온다.

시루떡 조각 같이 쪼개진 바위에 로프가 설치돼 있는 지대를 오른다. 로프지대를 다 올라 7분 더 등로를 진행하여 정상표시목과 삼각점이 설치돼 있는 해발 327 미터의 해명산 정상에 닿는다. 전득이고개에서 50분 만에 닿은 것이다.

다시 등로를 진행한다. 왼쪽으로는 넓은 염전이 내려다보인다. 저 멀리 상봉산까지 앞으로 가야 할 능선도 아스라이 펼쳐져 있다. 그런데 사진상에서 눈썹바위 못미처에 있는 봉우리에서 북서쪽의 지능선상에 있는 높은 봉우리가 낙가산인지 눈썹바위를 지나서 절고개에서 첫 번째로 오르게 되는,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봉우리가 낙가산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세 산 중에서 유독 낙가산만은 산행정보가 매우 부실하다.


봉우리 두 개 너머에 해명산이 바라보이고...


돌탑.


해명산으로 오르는 길의 로프지대.


해명산 정상 - 해발 327 미터.


염전.


좌측의 눈썹바위와 그 뒤의 낙가산, 245봉, 상봉산.

 

로프가 설치된 내리막길을 내려가니 방개고개가 나온다. 방개고개를 지나서 등로를 진행하다보니 낙엽 속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 내려다보니 통통한 갈색의 두꺼비 한 마리가 낙엽 속에 숨어 있다.

넓은 바위가 있는 봉우리에 올라 그늘에서 점심을 먹으며 15분 정도 쉬다가 일어선다. 군데군데 나타나는 기암들을 바라보며 등로를 나아간다. 넓은 바위에 닿으니 보문사가 내려다보이고 앞쪽으로는 상봉산이 잘 보인다. 그 곳에서 몇 분 더 진행하니 로프가 설치된 바위가 나온다. 그 위를 오르니 보문사와 절아래 버스종점이 있는 주차장이 더 확연히 내려다보인다. 상봉산도 좀 더 가깝게 보인다.


방개고개의 방향표지판.


방개고개.


낙엽 속의 두꺼비.


지나온 봉우리들을 뒤돌아보며...


등로의 기암 1.


등로의 기암 2.


넓은 바위에서 바라본 보문사와 상봉산.


보문사와 절아래 버스종점이 내려다보이고...


상봉산.

 

보문사에 들를까 상봉산으로 바로 갈까 망설이다가 보문사를 향해 내려선다. 로프를 잡고 오르기 전에 설치된 이정목에는 직진하면 상봉산으로 오르게 되고 좌측으로 내려가면 보문사라고 적혀 있다. 좌측으로 내려가니 절에서 물건을 나르기 위한 모노레일이 설치돼 있다. 모노레일을 따라 내려가다가 극락보전으로 내려가는 화강암계단을 발견하고 그 쪽으로 내려가서 일주문 앞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되올라온다.

보문사에는 수령 400년이라는 은행나무가 있고 정갈하게 만들어 놓은 약수터가 있다. 약수터에서 약수를 잔뜩 마시고 좀 더 오르니 감로다원이라는 이름의 전통찻집이 나온다. 법음루, 윤장대, 범종각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보문사의 대웅전인 극락보전을 촬영하려고 하니 극락보전 위로 안개가 밀려 올라가는 모습이 보인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안개가 없었는데 갑자기 바다에서 안개가 올라오는 모습을 보니 작년 7월에 마니산을 오를 때에 자욱하게 올라오던 안개가 뇌리에 떠오른다. 섬이다보니 안개가 자주 끼나보다.


모노레일을 따라 내려가며...


수령 400년이라는 은행나무.


보문사 약수터.


감로다원.


법음루.


윤장대의 설명문.


윤장대.


범종각.


보문사의 대웅전인 극락보전.

 

보문사의 향나무도 볼 만하다. 보문사의 석실 내외부와 극락보전 내부도 카메라에 담는다. 보문사의 석실 우측에는 우물 같은 약수터가 있는데 바가지로 떠 마셔 보니 그런대로 맛이 괜찮다.

극락보전 옆에 있는 화강암계단을 오른다. 마애불과 눈썹바위로 오르는 길이다. 바위에 얼굴의 눈썹처럼 돌출된 부위가 있는 눈썹바위에는 마애석불좌상이 부조돼 있다. 이 곳에서 불교 신자들이 열심히 절을 하고 있고 스님이 염불을 외우고 있다. 눈썹바위와 마애석불좌상을 구경하고 나서 눈썹바위 입구의 나무벤취에 5분 정도 앉아 쉬다가 화강암계단을 조금 내려서면 나오는 모노레일을 따라 오르면 아까 내려온 길로 되오르게 된다. 그 길을 따라 오른다.


향나무.


보문사의 석실 내부.


보문사의 석실 외부.


보문사 석실 우측의 약수터.



극락보전 내부.


눈썹바위와 마애불로 가는 길.


눈썹바위.


눈썹바위와 마애석불좌상.


마애석불좌상.

 

다시 로프를 잡고 올라야 하는 곳까지 가서 손목시계를 보니 보문사에서 한시간 20분을 머무른 셈이다. 로프를 잡고 바위 위에 오르니 짙은 안개 때문에 바로 밑의 보문사도 안개로 뒤덮여 희미하게 보이고 안전로프가 쳐진 곳을 따라 오르니 안테나가 설치돼 있다. 등로에는 끊임없이 안개가 자욱하게 올라오고 있어서 바로 앞의 봉우리마저 보이지 않을 정도다. 한 암봉 위에 닿으니 절고개가 내려다보인다. 그리고 절고개 위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봉우리와 그보다는 좀 더 낮은 245봉이 안개 속에 모습을 드러낸다.

절고개로 내려가서 2분 만에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봉우리에 닿는다. 이 곳이 낙가산일까? 왜 낙가산은 아무런 방향표지판도 설치돼 있지 않은 것일까? 이 곳에서 6분을 더 가니 삼각점과 삼각점안내판이 설치돼 있는 245봉에 닿는다.


로프를 잡고 오르는 곳.


안개가 짙게 올라오고 있는 등로.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해발 267 미터의 낙가산(?)과 삼각점이 설치돼 있는 245봉.


절고개의 방향표지판.


절고개에서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며...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낙가산 정상(?) - 해발 267 미터.

 

삼각점과 삼각점안내판이 설치돼 있는 245봉.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음산하게도 느껴지는 등로를 걷는다. 안개 때문에 조망은 기대할 수 없지만 안개가 햇빛을 가리고 바람이 서늘하게 불어 와서 그리 덥지는 않다. 안개가 자욱한 상봉산의 모습이 가까워진다. 마침내 정상표시목과 삼각점이 설치된 해발 316 미터의 상봉산 정상에 닿는다. 상봉산 정상은 뾰족뾰족한 바위들이 인상적이다. 이 곳에서 음료수를 마시며 5분 정도 쉰다. 까마귀 몇 마리가 공중을 선회하며 까악까악 울어댄다. 산에 오르면 보지 않는 곳이 거의 없을 정도로 천적이 없다시피 들끓고 있는 까마귀떼는 언제 봐도 재수 없다는 느낌이 들고 특히 길게 울 때에는 그 깊은 저음이 섬뜩하고 음산하게까지 들린다. 일본에서는 이런 새를 길조라고 한다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안개가 더 많이 올라오고 바람이 세차게 불기 시작해서 비가 올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하산을 서두른다.

등로를 구불구불 내려가다보니 등로가 임도로 바뀌는 곳에 방향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그 곳에서 좌측으로 꺾어져서 2분 정도 임도를 내려가니 한가라지고개의 방향표지판과 함께 아스팔트포장도로인 한가라지고개가 나타난다. 상봉산 정상에서 20분 만에 내려온 것이다.

도로를 건너 히치를 시도해 보지만 차를 세워 주지 않아서 그냥 걸어 내려가기로 한다. 5분 정도 걸으니 평상 위에 한 할아버지가 앉아 있어서 보문사 입구의 버스종점까지 얼마나 걸리느냐고 물어 보니 1 킬로미터라고 한다. 그렇다면 그리 멀지는 않은 거리다. 한참 걸어서 내려가니 한가라지고개에서 30분 만에 보문사 입구의 버스종점에 닿는다.


안개가 자욱한 상봉산.


상봉산 정상 - 해발 316 미터.


등로가 임도로 바뀌는 곳의 방향표지판.


임도에서 바라본, 등로가 끝나는 곳.


한가라지고개가 내려다보이는 임도.


한가라지고개의 방향표지판.


상봉산 날머리 - 한가라지고개.


한가라지고개에서 30분을 걸어 온 보문사 입구의 버스종점.

 

종점 옆의 매표소에서 보문선착장까지 버스표를 끊으니 900원. 버스표를 끊고 나서 2분 만에 도착한 석포리행 버스를 타고 10분 만에 보문선착장 입구에서 내려서 비포장도로를 따라 걷다가 십여분 만에 석모도 매음리의 보문선착장에 닿는다. 맛있는 조개들이 살고 있을, 숨구멍이 조그맣고 무수하게 뚫려 있는 갯벌을 바라본다. 수질을 탁월한 능력으로 정화시켜 주는 천혜의 천연자원이다. 이 천연자원을 파괴하는 어리석은 만행이 서해안의 주요한 갯벌에서 벌어지고 있다.

마침 보문선착장에 닿자마자 온 선수포구행 여객선을 타고 십분 남짓 걸려 선수포구의 선착장에 닿는다.

차도에서 왼쪽으로 올라 한 횟집에서 밴댕이회 한 접시와 소주 한 병을 주문한다. 밥을 시키지 않아도 회와 약간의 다대기안주만으로 배가 부르다. 잔뜩 먹고 남은 회를 포장해 달라고 해서 배낭에 집어 넣고 올라온 쪽의 반대쪽에 있는 버스정류장으로 5분 정도 걸어서 내려가니 선수포구의 마니산 들머리가 나온다. 마니산 등산안내도가 설치돼 있다.

5분 정도 기다려서 화도읍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850원을 내고 10분 쯤 지나서 화도읍터미널 앞에서 내린다. 30분을 기다려서 19시 정각에 출발하는 신촌시외버스터미널행 버스를 탄다. 요금은 4900원.

운전기사에게 부탁해서 차가 밀리는 합정역 앞에서 20시 20분에 내려 전철을 타고 귀가한다. 샤워를 하고 나니 불멸의 이 순신이 시작되고 있다. 불멸의 이 순신을 보며 하루의 고단하지만 멋진 산행을 마무리한다.


보문선착장으로 가는 길.


수많은 생명들이 숨쉬고 있는 갯벌.


석모도 매음리의 보문선착장.


바다와 갈매기.


선수포구의 횟집촌이 안개 속에 희미하게 보이고...


선수포구의 선착장.


오늘의 산행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