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을 껴안고 걷고 있는 이 밤은
잠이 오지 않습니다 ...
달빛 하나에 ...
길 위의
작은 돌 하나를 품어도
이내 가슴에는 지리산이 되었습니다 ...


내 너무 달을 쳐다보아
달이 더럽혀지지 않았을까 두렵습니다 ..
내 너무 하늘을 쳐다보아
하늘은 더럽혀지지 않았을까 두렵습니다 ..
어찌하랴.
이 세상 무엇을 쳐다보리.
흔들리며 흔들리며 걸어가던 거리
엉망으로 술에 취해 쓰러지던 골목에서
바라보면 너 눈물 같은 빛남
가슴 어지러움 황홀히 헹구어 비치는
이 찬란함마저 가질 수 없다면
나는 무엇으로 가난하랴 ...




강을 건너면
나룻배를 버려야 하듯
당신을만났으니 나를버려야 했습니다 ..
내 안에 자리한
당신
바로 님이기 때문입니다 .




당신의 겨울산의 속살이고 싶습니다 ...
당신의 속살이 되어
흰눈을 쓰고
눈 내리는 시간을 지키는 山이고 싶습니다 ..
하늘을 가로질러 날아 오르는 새처럼
나 또한 새가 되어
당신의 가슴으로 날아올라
눈이 내리는 날에
칼 바람 날개로 버티는 山이고 싶습니다

꽃이 진 자리에 하얀 눈꽃이 피어난다
바람 불어도 흩어지지않고
햇살이 찾아와도 흔들리지 않고
그렇게 하얀 꽃이되어
함께 길을 걷는다


천산을 오른다
지리산의 뿌리는 대지로 연결되고
대지는 또한 모든 산으로 연결되여
금강산을 오르고 백두산을 오른다.
내가 지리산 만을 오른다고 해도
나는 지리산 만을 오르질 않고
오늘 다시 지리산을 오른다고 해도
나는 또 다른 산을 오른다
천산을 오른다
하성목님의 글 중에서 ..


이 땅에 살리라
아침을 기다려 붉게 떠오르는 태양과
스스로 잠 깨는 이름 없는 풀꽃
산들 거리는 바람이라면
나는 언제나 또 다른 아침을 맞는다
상념이 떠난 평온의 대지 위로
무심의 하늘이 푸르고
나는 빈 가슴으로
이 땅에 살리라
... 하성목님의 글 중에서 ..


산은 오지도 가지도 않는다
산은 스스로 높다고 말하지 않고
산은 스스로 춥다고 말하지 않는다
산은 위대하다고 말하지 않고
산은 기다리지도 가지도 않는다
단지 사람이 산에 오르니 산이 높고
산 앞에 나약할 뿐
산은 오지도 가지도 않는다
하성목님의 글 중에서 ..

가을 햇살이 좋은 오후
내 사랑은 한때 여름 햇살 같았던 날이 있었네
푸르던 날이 물드는 날
나는 붉은물이 든 잎사귀가 되어
뜨거운 마음으로 사랑을 해야지
그대 오는 길목에서
불 붙은 산이 되어야지
그래서 다 타 버릴 때까지
햇살이 걷는 오후를 살아야지
그렇게 맹세하던 날들이 있었네
그런 맹세만으로
나는 가을 노을이 되었네
그 노을이 지는 것을 아무도 보지 못했네




아...
예쁘고 아름다운 모습에
나는 어쩔 줄 몰라 산으로 돌아 왔고
아직도 그 때의 아름다운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니
아마도 너는 너 자신 보다 오히려 남을 위해 사는 듯 하구나


삶은 한낮 거울에 비추어진 그림자
행복이 마음이 만들어 낸 기쁨의 노래라면
슬픔 또한 마음이 만들어 낸 외로움의 詩일 뿐
마음으로 지옥을 만들지도
마음으로 천당을 만들지도 마라
마음이 모든 것을 만들지만
마음으로는 니르바나에 이를 수가 없다


가을이 그득하여 아름다운 건
붉게 단풍 든 숲
텅 비어 있어 아름다운 건
그 위의 하늘
가을 숲이
하늘을 닮아
훌훌, 열병 앓는 껍데기
벗으려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