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05년 10월 23일(일)

▶산행코스 : 성삼재-노고단-돼지령-삼거리-피아골대피소-직전마을-연곡매표소

▶산행자 : 똘배. 안내산악 따라서


 

 

 

위/ 노고단 안부에서 본 전경/우측 노고단과 좌측의 반야봉 사이로 멀리 천왕봉이 조망된다.


 

◐ 산행글 :

 

올 2월 늦겨울에 거림-천왕봉-중산리 산행이후로 8개월만에 지리산을 찾는다.

원래는 토요무박으로 때늦은 단풍의 남설악으로 예약을 해 놓았으나 토요일날 산행이

캔슬됬다고 통보가 온다.

난감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

부랴부랴 좀 멀기는 하지만 일요당일 산행으로 성삼재-피아골 산행을 예약한다.

개인적으로 설악산 단풍보다야 못한 감이 있지만 단풍 보다도 모처럼 지리산을 보고 싶어서이다.

 

작년 늦은 가을 반선-반야봉-뱀사골은 가본적이 있어 피아골로 가는 것이다.

피아골이라는 이름은 6.25동란 때 공비토벌에 나선 우리 군경들이 많이 죽어서 피의 골짜기를

이루어 생긴 이름이라는 말도 있지만 실제로는 옛날에 지금은 먹지 않지만 곡식의 일종인 피를

가꾸는 피밭이 있어 피밭골이라 하다가 피아골로 되었다고 한다. 

 

이왕이면 모처럼 지리산도 느끼고 단풍도 볼 기대에 부풀어 지리로 향한다.

버스기사가 길을 잘 모르는 지 반선으로 해서 가면 될 것을 구불구불 정령치를 거쳐 성삼재로

향하는 데 아직 단풍 절정기도 아닌 데 차량이 정체된다.

한참을 기다리다 하는 수 없이 하차하여 포장도로를 따라 성삼재로 향한다.

걷기 싫은 아스팔트길을 40여분을 걸어 13시 30분에 성삼재에 도착한다.

 

 

 

위/ 멀리 성삼재가 보이고..

 

 

위/ 반야봉..

 

 

 

이번까지 세번째 이곳을 지나지만 밝은 낮에 지나기는 처음이라 행락객들이 북적이는 풍경이

생소하다. 발바닥이 따듯해지는 느낌을 받으며 14시에 많은 인파의 노고단대피소에 도착한다.

취사장 앞에서 물한모금과 토마토 한개를 먹고 바로 오른다.

사진실력은 없지만 나중에 사진을 보는 재미도 솔솔하기 때문에 사진 찍는 시간을 벌 생각이다.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부는 노고단 안부엔 많은 사람들이 있고 인터넷 예약을 해야 하는 노고단은

한적한 모습이다. 다행이 날씨는 쾌청해 갈 방향을 쳐다보니 여성스런 반야봉과 멀리 위엄있어

보이는 천왕봉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사진 몇컷을 찍고 바로 출발한다.  

 

 

 

위/ 성삼재-노고단 오름길에 본 구례방향..

 

 

위/ 구례와 구비구비 섬진강이..

 

 

위/ 노고단 대피소의 인파들..

 

 

위/ 2년전에 멋진 운해를 본 곳인 데 구름으로 대체..

 

 

위/ 노고단 안부의 인파들..

 

 

위/ 최대로 당긴 천왕봉과 중봉..

 

 

위/ 하늘과 휴식..

 

 

위/ 조망..

 

 

위/ 인터넷 예약자만 오를 수 있는 노고단..

 

 

위/ 천왕봉까지 25.5km.. 가자! 아쉽지만 임걸령까지만..

 

 

 

항상 랜턴을 키고 가던 등로가 훤하니 새삼스럽다.

다행이 노고단 안부의 많은 인파들은 능선길에 접어 들면서 한적해진다.

아마 14시가 넘은 시간 때문인 것 같다. 반대 방향에서 오는 산님들은 그래도 제법 보인다.

시장기가 돌지만 조금 더 진행해서 하기로 한다.

 

너덜지대와 간혹 산죽길이 나타난다. 좌측으로 우뚝 선 태극종주 코스인 고리봉이 보이고

걸을수록 반야봉은 크게 다가선다. 노고단안부에서 잠시 쉬었더니 몸이 서늘하다.

14시 45분에 헬기장에 도착한다. 식사하는 산님들이 보이고 조망도 좋아 점심을 먹는다.

찬밥 한덩이 먹는 식사지만 시장한 탓이라 맛은 좋다.

 

이곳에서의 조망도 좋은 것 같다.

많지는 않지만 은빛 억새의 군락도 보이고 걸어온 노고단.. 남쪽으로는 왕시루봉 그리고

반야봉과 고개를 내민 천왕봉까지 보이는 곳이다.

같이온 분들이 도착해 식사를 하는 통에 40분이나 앉아 있다가 커피한잔을 하고 일어선다.  

 

 

 

위/ 한적한 등로..

 

 

위/ 가야할 능선과 반야봉..

 

 

위/ 식사하면서 보는../ 빼곰히 고개를 내민 중봉과 천왕봉..

 

 

위/ 피아골과 우측의 왕시루봉.. 가운데 흰부분이 날머리 직전마을..

 

 

위/ 올 가을 못한 억새산행을 이것으로 대체..

 

 

 

설악산 보다는 단풍나무는 적은 것 같다.

편안한 등로가 이어지고 바라다 보이는 산 사면의 색깔들은 그리 자극적이지도 않으면서

푸근한 느낌을 갖게한다.

봄 여름에는 등로를 걸으면서 이름도 모르는 들꽃들로 눈이 갔는 데 그 것들이 사라진 대신에

울긋불긋 색깔로 즐거움을 대신해주니 참 경이로움을 느낀다.

 

푸른 신록도 각양각색이 듯이 가을이 되어 온갖 색깔을 내어 조화를 이루는 것이 사람은 하기

힘든 자연만의 멋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

식사를 하고 나니 마음도 푸근.. 보이는 풍경도 푸근해진다.

13시 36분에 피아골로 갈라지는 삼거리에 도착한다.

 

 

 

위/ 등로..

 

 

위/ 고리봉..

 

 

위/ 생태 복원구역..

 

 

위/ 피아골 삼거리 이정목..

 

 

 

올라 오는 분들에게 하산 등로를 물으니 인파가 엄청 많았는 데 지금은 괜찮을거라고 한다.

단풍이 아직 절정기는 아니지만 푸른빛 사이로 간간히 보이는 단풍이 더 붉게 보인다.

돌계단과 나무 계단으로 이어진 길이 계속된다.

아직까지 무릎에 자신이 생기지 않아 우습지만 얼마전 신문에서 본 무릎을 굽히고 걷는

원숭이 걸음을 흉내내며 걸어도 본다.

 

아닌게 아니라 내림길이 이어지자 운동화를 신은 남자 한분이 쩔쩔매며 뒷걸음으로 내려간다.

그앞에 부인인 듯한 사람이 수많은 사람중에 왜 당신만 그러냐고 남편을 바꿔야 하겠단다.

아퍼서 잘 못내려가는 심정은 오죽할라고..

계속 이어지는 내림길에 무릎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이 몇명 보인다.

다행이 나는 아직까지는 산행거리가 길지 않아선 지 괜찮지만 조심하며 내려간다.

 

스틱은 한쌍을 가져왔지만 위험한 구간은 없고 사진을 찍으려고 사용치는 않는다.

산등성이에 가려 햇빛은 보이질 않지만 심심치 않게 붉디 붉은 단풍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위/ 피아골 상부의 산 사면..

 

 

위/ 산죽과 단풍의 계단길..

 

 

위/ 단풍속으로..

 

 

위/ 내림길 풍경..

 

 

위/ 피아골 등로..

 

 

위/ 단풍사이로 보이는..

 

 

위/ 단풍아래의 휴식..

 

 

 

16시 26분에 피아골대피소에 도착한다.

멋진 시설은 아니지만 산객들에겐 더없는 휴식및 대피소일 것이다.

많은 산님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고 라면을 끓이는 모습들도 보인다.

군침이 돌지만 커피한잔을 타서 먹고 휴식을 취한 후 16시 40분에 다시 내려간다.

 

 

 

 

 

 

위/ 피아골대피소 주변의 풍경..

 

 

 

 

 

위/ 피아골 대피소 옆의 계곡..

 

 

위/ 얼굴 모양의 바위..

 

 

위/ 대피소..

 

 

위/ 대피소에서 내려가며..

 

 

위/ 햇빛이 봉우리에 걸리고..

 

 

위/ 계곡물..

 

 

 

위/ 여러차례 반복되는 계단길..

 

 

위/ 단풍과 계곡..

 

 

 

 

 

위/ 버드나무 같이 휘어진..

 

 

위/ 파스텔톤의 단풍..

 

 

위/ 출렁다리와 단풍..

 

 

위/ 출렁다리..

 

 

위/ 가을의 계곡..

 

 

 

 

위/ 석양에 물든 구름..

 

 

위/ 계곡 풍경..

 

 

위/ 날머리..

 

 

내려오는 길은 날머리가 가까워질수록 단풍도 보이지 않고 지루한 내림길이 계속된다.

공단 직원과 뒤이어 119구조대원들이 출동하는 것을 보았는 데 누군가 다친 모양이다.

17시 50분에 날머리 식당가에 도착하니 주위가 캄캄하다.

이곳에서 버스 주차장까지 다시 20여분 이상을 걸어 준비된 식사를 간단히 하고 버스에 오른다.

집에 도착하니 새벽 1시다.

 

 

 

◐ 산행후기 :

 

근 8개월만에 지리산에 다녀왔다.

지리산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피아골은 아직 단풍의 절정기는 아니지만 마음속에 그리던

지리산의 일부라도 걷고 오니 좋은 것 같다.

다만 단풍의 계절이라 한적하게 지리를 느끼고 오지 못함이 조금 아쉽지만..

 

서울에서 갈때 5시간 올때 6시간 합 11시간을 버스에서 보내고 산행시간은 고작 5시간 남짓..

 

이번주나 다음주에 단풍이 절정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해마다 겪는 일이지만 토요일이나 일요일은 단풍 인파로 교통이나 등로의 체증이

더할 것으로 생각된다.  

 

오늘은 지리산 중산리로 이사간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지난 겨울에 집들이하러 가서 혼자 거림-천왕봉- 중산리로 다녀온 적이 있는 데

자기 집 마루에 난방비 때문에 장작을 때는 난로를 설치 해 놓았다고 내려와서 밤이나 고구마를

구워 먹고 가라는 것이다.

마음은 동하지만 교통체증으로 주말에 가기는 어렵겠고 평일 시간내기가 용이치 않으니..

겨울이 오기전에 한가롭게 지리산을 걸어 볼 기회가 있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