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암괴석의 일출봉
  기암괴석의 일출봉
 

지리산 일출봉

1:25,000지형도= 대성. 사리

2005년 10월 20일 목요일  맑음(10~23도)  풍속 0.7m/s   일출몰06:44~17:48

코스: 중산리 매표소11:00<1.3km>삼거리<4.0>장터목산장<1.0km>일출봉<1.8km>1407m봉<3.0km>900m봉<2.9km>중산리주차장18:00

[도상14km/ 7시간 소요]

지형도
  지형도
 

개요: 경상남도 산청군 시천면에 위치한 일출봉은 지리 주능선 연하봉에서 남쪽으로 내리뻗은 지능선상의 최고봉으로, 장터목산장에선 불과 이십분거리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일반인들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아직은 동남부지리산의 비경지대로 남아있다.

이 지능선은 일출봉 아래 1407m봉에서 Y자로 가지를 치면서 중산리계곡과 청래골과 도장골을 갈라내고 있는데, 동남방향의 중산리쪽으로 내리뻗은 능선은 선답자들에 의해 일출봉능선으로 불려오고 있다.

그러나 연하봉에서 1407m봉을 거쳐 내대리(해발400m)까지 내리뻗은 도상거리 8.0km의 도장골방면 지능선은 이름이 없어 편의상 연하봉남릉으로 칭할 수 있겠다.

일출봉 아래서 본 분기봉(1407m)
  일출봉 아래서 본 분기봉(1407m)
 

일출봉이야 장터목에서 늦잠잔 사람들?의 일출장소로 유명해졌지만, 연하봉 곁의 주능선 삼거리에서 중산리(해발450m)까지 도상거리 7.8km의 일출봉능선은, 입산금지구역이 아님에도 일부 산죽구간외에는 대부분이 암릉코스로, 등산로가 전무해서 지금껏 지리산의 숨은 코스로 남아 있다.

그래서, 도상거리는 짧아도 해발1600m대에서 450m대까지의 오르내림이 힘들 뿐만 아니라, 빼곡한 산죽틈새로 곳곳에 위험한 절벽코스가 숨어있어, 쏠로산행은 절대 금할 일이다.

이번코스 가는길의 남쪽으로 흘러내린 도장골, 청래골, 칼바위골물은 중산리계곡~덕천강 물길따라 진양호로 흘러들고, 주능선 북쪽의 백무동계곡과 칠선계곡물들도 임천강~경호강을 거쳐 진양호로 모아져서, 삼랑진까지 흘러가 낙동강에 합류하여 부산앞바다로 빠져든다.

칼바위골의 유암폭포
  칼바위골의 유암폭포
 

가는길: 지리종주길 주능선에서 일출봉으로 들어서려면 장터목대피소, 혹은 연하봉에서 쉽게 진입할 수 있지만, 일출봉 경유 1407m에선 어느방향으로 내려설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연하봉남릉길로 해서 청래골을 타고 내려가, 내대리로 내려서는게 가장 빠르고 등로도 뚜렷하다. 그러나 도장골 방면은 입산금지구역이므로 이점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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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순으로 하자면 우선은 내대리의 판기마을로 내려서서, 청래골 따른 산길을 그냥 쭉 따라 올라가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욕심을 내서 연하봉남릉코스를 다 타겠다면, 청래골 포장길따라 500m쯤 올라간 민박촌 입구의 [천진암] 간판이 보이면, 곧장 왼쪽의 계류를 건너서 능선길로 붙는다.

 

계곡옆에는 높다란 담장의 별장건물 바로 옆으로 희미하게나마 오솔길이 열려있고, 30분정도 진행하면 거림에서 올라오는 능선길과 만난다.

그 길은 거림에서 오르는 진입로가 확실하지만 확인해본 바가 없어 생략하고, 청래골에서 올라오는 산길을 만나기 전까진 빼곡한 산죽을 거의 헤엄치듯이 올라야 하는 난코스여서, 많은 체력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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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리쪽 초입은, 중산리 주차장의 식당가 끝집에서, 뒷골목같은 작은 계곡따라 오르면 이내 매표소 가는 큰 도로와 만난다. 도로를 횡단하면 중산리마을로 올라가는 포장길이 [중산슈퍼]옆으로 나있다.

마을 끝까지 올라가면 파농한 논두렁길 따라서 곧장 능선으로 치올라도 되고, 아니면 마지막  논밭의 왼쪽 계곡으로 들어가면, 처음엔 희미하다가도 낙엽송지역을 거슬러 지능선에 올라서면, 키를 넘기는 산죽정글 속으로 900m봉 오름길이 열려있다.

오름길에 본 법계사와 천왕봉(촬영:장현이님)
  오름길에 본 법계사와 천왕봉(촬영:장현이님)
 

통신골과 제석봉(1808m)
  유암폭포 위에서 본, 통신골과 제석봉(1808m)
 

장터목 아래서 본, 일출봉(1590m)
  장터목 아래서 본, 일출봉(1590m)
 

연하봉 삼거리서 본, 일출봉
  삼거리서 본, 일출봉
 

일출봉 직전에 본, 연하봉(1730m)
  일출봉 직전에 본, 연하봉(1730m)
 

일출봉서 본, 천왕봉(1915.4m)
 일출봉서 본, 천왕봉(1915.4m) 
 

일출봉서 본, 도장골과 삼신봉
  일출봉서 본, 도장골과 삼신봉
 

각설하고, 중산리 매표소를 통과 칼바위를 지나치면 법계사방면의 날등길과 장터목방면의 계곡길로 나뉘는 지점의 삼거리엔 [←장터목대피소4km/천왕봉4.1km↑/중산리1.3km↓]이정표가 있다.

여기서 칼바위골로 들어서면 천왕봉~장터목간의 1.7km코스를 단축시킬 수 있고, 가는길 또한 계곡길이 훨씬 수월하다. 여유가 있어 천왕봉을 경유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법천폭포~유암폭포를 지나치면서 바라보는 통신골 입구에서는, 제석봉~천왕봉구간의 톱날능선과 통신골의 전모가 클로즈 업되면서, 산사태지역이 가파른 모습으로 쏟아질 듯 절경으로 다가온다.

[병기막터교]를 건너서면서 등로는 서서히 가팔라지다가 [명성교]를 건너면 너덜길은 급경사로 변하고, 구조목[04-09]위에는 수도꼭지달린 음수대가 있어 바로 위의 장터목대피소 까지의 계곡길은 전혀 물 걱정없이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지금부터의 진행길엔 물한방울 없으므로, 음수대에서 식수보충을 충분히 해야만 오랜시간의 난코스 체력소모에 대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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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목에서 연하봉을 향한 고스락 삼거리에 서면 일출봉은 지근거리에 있고 연하봉 암릉도 불과 500m거리에 있다. 일출봉 들머리는 처음부터 산길이 희미한데, 고사목 두그루 앙상하게 버티고서 잡인의 출입을 막고 있다.

어머니처럼 푸근하다는 육산의 대명사 지리산에서 일출봉으로 들어가면 놀라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흡사 가야산의 만물상코스를 연상케하는 석화성이 즐비하고, 강진 덕룡산의 암릉코스처럼  온갖 형태의 기암괴석이 수석전시장을 방불케한다.

남근석, 곰바위, 해태바위, 이스트섬의 모아이 석상, 연꽃, 독수리... 등등

뿐이랴~, 코앞의 천왕봉과 저멀리 하늘금의 삼신봉 능선, 그리고 시천면과 하동쪽의 산야, 발치아래로 깔리는 칼바위골과 청래골, 도장골..  돌아보면 연하봉 지나 삼신봉과 촛대봉이 겹쳐서 단산을 이루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일출기암-1
  일출봉기암-1
 

일출봉기암-2
 일출봉기암-2 
 

일출봉기암-3
  일출봉기암-3
 

일출봉기암-4
  일출봉기암-4
 

일출봉기암-5
  일출봉기암-5
 

일출봉기암-6
  일출봉기암-6
 

일출봉기암-7
  일출봉기암-7
 

1407m봉에 내려오면 어느코스를 택하든 한 개의 능선만 탈 수 있다. 연하봉남릉을 선택할 경우 와룡폭포가 있는 도장골로 하산하거나, 비교적 순탄한 청래골로 하산할 수 있다.

그러나 일출봉능선을 따르면 빼곡한 산죽 속에서 자칫하면 해매기 십상이다. 자주 나타나는 절벽지대, 그리고 암릉코스에선 지리산 천왕봉까지의 주능선과 남부능선, 고운능선에서 이어나가는 낙남정맥길이 한눈에 조망된다.

동쪽의 황금능선과 서쪽의 연하봉남릉이 함께해주는 일출봉능선길에선, 이따금씩 커다란 절벽지대를 만나게 되는데 그럴 땐 당황하지 말고, 되돌아 나와 주위를 잘 살피면 좌우로 우회로가 어렵사리 연결되는데, 어디로 가든 버겁더라도 다시금 능선으로 올라서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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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죽과 암릉이 교차하면서 간간이 능선길이 사라지기도 한다. 한참을 급경사로 내리쏟던 산죽길 능선이 마지막 900m봉에서 한번 솟구치고, 그 아래 안부에서 봉우리 하나 더 넘어면 해발 800m지점에 삼거리가 나타난다.

남쪽은 청래골 입구의 내대리방면이므로, 동쪽의 중산리방면을 향해야 한다. 하산길엔 키를 훌쩍 넘기는 산죽정글이 계속되다가, 안부로 내려서면 갈레길이 자주나타나는데 그럴 경우엔 날등을 고집해야한다.

혹여 계곡으로 내려설지라도 계속 진행하면 왼쪽의 폐농 다락논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  그 아래 민박마을이 바로 중산리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지름길이다.

일출능선 암릉길에서 본 천왕봉과 써리봉(1602m)
  일출능선 암릉길에서 본 천왕봉과 써리봉(1602m)
 

절벽길에서 본 연하남릉, 뒤로는 고운능선 묵계치 너머로 시루봉
  절벽길에서 본 연하봉남릉, 뒤로는 고운능선 묵계치 너머로 거사봉(1133m)
 

후반부의 900m봉과 박쥐모양의 주산(831m), 뒤로는 하동군 청암면
  후반부의 900m봉과 박쥐모양의 주산(831m), 뒤로는 하동군 청암면
 

동쪽 건너편의 황금능선과 구곡산(958m)
  동쪽 건너편의 황금능선과 구곡산(958m)
 

중산리 천왕사의 성모상(촬영:산미녀님)
 중산리 천왕사의 성모상(촬영:산미녀님) 
 

산행후기: 지리산에서 좋은 능선코스 한 곳 추천하라면, 나는 서슴없이 일출봉능선을 꼽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그 곳엔 모험과 스릴과 낭만이 있을 뿐 아니라, 용기와 왕성한 체력을 가진자라야 하고, 악천후에 대비 독도능력까지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년전에 딱 한 번, 연하봉남릉을 타고 올라 일출봉능선으로 하산한 적이 있어, 그 당시의 감회를 지금껏 고스란히 간직해온 나로선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고 있었다.

마침 오늘, 중산리 원점회귀산행 천왕봉코스팀이 있어 편승했으나, 동행자를 물색할 만한 입장이 못되었다. 약간 불안하긴 하지만 날씨도 쾌청하고 시간도 여섯시간 반이나 주니, 부지런히 서둘기만 하면 시간내로 당도할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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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한 분께는 시간내로 도착하지 않으면 먼저 차량출발하시라 하고는, 얼른 칼바위계곡으로 들어서서 얼마나 바삐했던지 두시간 반만에 일출봉에 당도했다.

중산리주차장은 바로 저 아래고, 발치아래로 낮으막하게 내리깔린 일출봉능선은 고작해야 7.6km다. 앞으로 남은 네시간이면 어쩌면 시간이 남아돌아갈지도 모르겠다.

재작년에도 시간에 쫓겨서 정작 일출봉은 밟아보질 못했었는데, 오늘 처음 딛고 선 일출봉은 볼거리가 너무 많아 많은 시간을 지체한다.

그러다 절벽길 우회로에서 한참을 헤매이다 다시 올라와서는, 이번엔 절벽 틈새를 비집고 내려가 본다. 그러다 슬립다운 한 번 당하고... 몸을 돌려서 내려왔기에 망정이지,아니면 황천구경 한 번 할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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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년전에 비해서 없었던 우회로도 생겼고 드문드문 리번도 내걸렸지만, 아직은 때묻질 않아서 다행이다. 역설적으론 많은 사람들이 다녀서 등로가 정비됐으면 하는 바램도 있고...

어쨌던 잘 알고 있는 그 길에서도 서너번은 왔다 갔다 해야만 했었고, 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가고 있었다. 그러다 900m봉에 당도하자 약속시간을 넘기고 있었다. 통화불능지역에서 가슴만 졸이고..

드디어 하산길 안부에 당도해서야 통화가 된다. 십분후라야  도착하겠는데 다른 분들은 모두 내려왔냐고 총무에게 물어보자, 기다릴테니 빨리 오시란다.

나 말고도 또다른 두분이 나와는 십분차이로 일찍 들어와 차량을 붙들어두는데는 성공했지만, 어쨌든 그 분들 덕분에 무사히 귀가길에 오를 수 있었다. 이년전만 하더래도 한시간은 단축시킬 수 있었을텐데~^^*

법천폭포 곁의 작살나무 열매
  법천폭포 곁의 작살나무 열매
 

칼바위골의 단풍
  칼바위골의 단풍
 

법천폭포 옆에서 만난, 미확인된 알노린재
  법천폭포 옆에서 만난, 미확인된 알노린재
 

유암폭포골의 단풍
  유암폭포골의 단풍
 

일출봉의 수리취 씨방
  일출봉의 수리취 씨방
 

장터목 아래의 단풍
  장터목 아래의 단풍
 

일출봉능선에 떨어진, 마가목 열매
  일출봉능선에 떨어진, 마가목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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