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악산 종주 산행기 ***

  

 ♣ 산행명 : 부부산행

♣ 산행지 : 설악산 종주 - 한계령 ~ 대청봉(1707m) ~ 천불동 ~ 설악동소공원

♣ 산행일 : 2005.10.9 ~ 10.10 (1박2일)

♣ 산행거리 : 19.1km

♣ 산행시간 : 11시간 15분

♣ 산행코스

오색~한계령휴계소출발(한계령매표소)~샘터(2.1km)~서북능선갈림길(0.2km)~끝청봉(1604m,4.2km)~중청대피소(1.2km)~대청봉(1707m0.6km)~중청대피소(0.6km)~소청봉(0.4km)~희운각산장(1.3km)~양폭산장(2.0km)~천당폭~오련폭~귀면암(2.0km)~문수담~비선대(1.5km)~설악동소공원(3.0km)도착~오색으로 이동

♣ 산행일정

- 9일 : 포항출발(13:05)~울진~삼척~강릉~양양(17:00저녁및관광)~오색도착(18:30)~취침 (22:00, 설악온천모텔)

- 10일 : 오색(04:30기상및조식)~한계령매표소(06:00)~서북능선갈림길(08:55)~끝청~중청 (11:05,중식 및휴식)~대청봉(11:50,휴식,사진)~중청대피소~소청봉~희운각대피소 (13:30,컵라면간식과휴식)~양폭산장(14:50)~귀면암(15:50)~비선대(16:40)~설악 동주차장(17:15)~오색(17:50)~강릉휴게소(19:00,석식)~포항도착(23:15)

  

                                                         사진-1 한계령에서 본 주전골과 운해

  

산행후 머리말 : 2005. 10. 9(일) - 10.10월)

  

가을 단풍산행의 백미는 단연 설악산이다. 근래 해마다 나와 아내는 개천절을 전후한 휴일을 이용하여 설악산을 몇차례 다녀왔다. 참으로 좋기도 했지만 번번히 힘든 여정이었고 아쉬움도 많이 남았었다.

올해도 설악산 공룡능선을 꿈꾸고 가을의 전설을 기다리며 주말등산과 야밤의 체력단련(?:달리기)으로 심신을 키워왔는데 결국 시간이 걸림돌이 되었다.

주말과 주일, 휴일이 겹치는 날도 있었지만 주일성수를 해야 하기에 아니 예배가 우리에겐 생명이기에 긴 일정은 포기하고 1박2일의 일정으로 설악의 정취를 맛보기로 했다.

매스컴에서 올 단풍은 곱지만 한주간 정도 늦을거라는 소식을 듣고 지난주간엔 예행연습 산행으로 거창의 황석산을 오르며

설악산을 그리기도 했다.

드디어 정말 아깝고도 귀한 휴가를 월요일에 내면서 입가엔 미소가 흘러나오고 찬송이 콧노래로 흥얼그리는데...하하^^. 광활한 능선에서 펼쳐지는 내설악의 모습과 천불동 계곡의 기기묘묘한 바위와 풍경,

그 자리에 서서 주님이 베푸신 자연의 오묘함에 감격해 할 아내의 모습을 머리 속에 그리면서....

  

                                                                   사진-2 한계령의 단풍

  

포항에서 양양 그리고 오색의 정취를... (10/9 13:00-19:00)

  

출발 전날 밤 예전과 같지 않은 설렘(?)으로 배낭을 준비하는데 아내는 제발 가볍게 해서 가자는 성화에 못 이겨(순전히 아내가 먹을 것 마실 것 뿐인데..)간단히 과일과 물만을 챙기고, 도시락은 현지에서 조달하기로 결의(!)하고 디카며 후래쉬 등도 넣고.. 딴에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지만 생각은 차량이동 코스와 오르내릴 코스에 초점이 맞춰 있음에 괜히 기분이 좋았다.

늘 아내는 입버릇처름 여행이나 산행때 “당신은 역마살이 끼었다”나 안끼었다나 아뭏튼 난 떠난다는 자체가 좋았다. 주일예배를 마치고 교회서 점심을 단단히 먹고 장도에 올랐다.

이번엔 대포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로 이어지는 길로 생각을 했으나 시간과 거리를 볼때 7번국도가 그래도 최단 코스임을 다시 지도로 확인하고 7번국도로 달렸다.

주일 오후라 하행하는 차량은 꼬리를 물고 내려오는데 상행은 한산했다. 흥해 들판의 누른 벼들의 속삭임, 그리고 황금들녁의 곡식들이 손짓하는듯 아내와 나는 연신 하나님의 은혜와 자연의 섭리를 숙연한 마음으로 감사하며 달리고 있었다.

엊그제 저기서 모내기를 하고 있는것 같았었는데 그 새....

영덕을 지나 울진으로 향하면서 탁트인 4차선의 도로를 보면서 울진 친환경엑스포 덕택에 더 빨리 감에 감사(?)했다. 양양까지 가면서 군데군데 2차선과 4차선이 교차하면서 동해안 국도도 머지않아 4차선으로 확장 되면 시간과 거리가 많이 단축될 것이고 앞으론 금강산까지도 엤날 설악산 가는 정도의 시간이면 가게 되지 않은까^^

괜히 기분이 좋았다.

동해고속도로가 주문진까지 확장되어 개통되어 있었다.

울진, 후포, 망향에서 가족사진 찍던 때와 몇몇 해수욕장을 지나면서 많은 추억들을 떠올리며 우리는 여정에 대화를 나누다 보니 벌써 자동차는 양양에 들어섰다. 우~3시간40분만에...

  

                                                                사진-3  한계령에서 본 내설악의 위용

  

내일의 원활한 산행을 위해 신토불이 돼지불고기(욱-1인분 8천원 그것도 3인분)로 배불리 먹고 오색으로 향했다.

온천모텔에 숙박료가 4만원!. 아저씨는 제일 깨끗한 방인데^^ 특별히 모신다고.. 어제는 5만원 하던 방이라며 자신있게 권한다.

내일 한계령까지 대리운전 1만원에 모실수 있다고 까지 친절하게!....사실 한계령까지 차를 가지고 주차하려 했으나 갓길주차 단속과 휴게소에는 차를 주차하지 못한다는 얘길 듣고 걱정하던 차였다.

설악의 밤 정취를 아내와 정답게 오색온천 거리를 잠시 거닐다 내일 이른 새벽 식사며 도시락 등의 사정을 알아보고 아쉽게 잠자리에 들었지만, 잠은 오지않아 뒤척이고.. 뒤척이다.....

  

이튿날

새벽4시반, 기상!

아내는 곱게 단장하고(자연미가 더 아름다운 법인데 여자들은 왜 산행하면서도 화장을 할까?)

5시, 어두운 밤길(^^)에 나와서 강원도의 명물 황태국(인당 5000원)으로 아침을 먹었다.

해장국인지라 시원하고 담백했다.

식당에서 붐비는 가운데 혹시 한계령으로 가는 일행이 있을까 하여 물어보니 모두 오색으로 올라간다, 고 한다.

어제밤엔 한계령까지 우리차로 대리운전을 한다고 했다가(그렇지 않겠지만 만약에 사고라도 나면..남감..) 아내의 만류로 차는 두고 택시타기로 하고 가는데, 옆 길에 봉고차에 몇사람 대기하고 있어 물어보니 지금 한계령 가는데 사람을 기다린다고 했다.

얼마나 반가운지 같이 동석하고(오색에서 한계령까지 택시비 2만원, 여긴 만원..) 20여분이 지나서야 나타나는 젊은 부부.

그 새벽에 기다림이 무척 길었지만 ...어슴푸레한 오색을 뒤로하고 한계령으로... 한계령으로!

  

                                                        사진-4 서북능선으로 조망한 단풍

  

한계령 - 서북능선, 귀떼기청봉 갈림길 (10/10 06:00 - 08:55)

  

여명인 동트기 전의 찬 공기는 이른 아침의 옷깃을 여미기에 충분하였다.

같이 타고 온 일행과 커피를 마시면서 대화도 나누었다. 중년의 부부는 춘천에서, 젊은 부부는 서울서 왔다고, 알고 보니 이웃에서 같이 자고(?)온 사이가 아닌가!.

부부가 다 산행은 그다지 많지 않다고 걱정했다.

6시를 넘어서자 어둠은 서서히 물러가고 앞이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층계로 그 이후 30분간은 가파른 오르막으로 시작하였다.

힘차게 새벽에 설악을 오르기 시작했다.

저만치 나이 많으신 분들이 가고 계셔서 조심스레 추월하는데 한마디가 뒤에서 들려왔다.

아내가 통역하기를 “마음은 청춘인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며 우리를 부럽게 보고 계셨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올라가는데 또 뒤에서 그분들의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한참동안이나...

우리도 저렇게 늙으면 찬송하며 올라가야지!^^ 주변의 단풍과 산새에 매료되어 디카에 사진을 담고 아내의 아름다운 자태도

단풍과 함께 연신 담으며 오르고 또 올라갔다.

언제 출발했는지 벌써 포기하고 내려오시는 분들도 계셨다.

가파른 바위를 오르내리면서 아내의 손을 잡아 끌어주면서 건강한 몸으로 부부가 함께 등산하는 즐거움이란 바로 이런 맛이고 멋이구나! 하고 느꼈다.

  

      

  

  

아래로는 한계령 고개를 오르내리는 차들이 조그맣게 보이고 그 맞은 편에는 점봉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다는 저 산도 가봐야지...

내리막은 좀 위험하다.

밧줄이 메어 있을 만한 곳인데도 아무런 안전장치가 없다.

훤한 대낮에도 내려가기가 만만치 않은 길인데 그 밤중에 간 사람들은 어떻게 지나갔는지..

내리막이 끝나면 잠시 편안한 길이 이어지고 다시 가파른 봉우리 둘을 넘는다.

그 곳에 샘터가 하나 있다.

서북능선의 귀때기청봉과 끝청봉으로 갈라지는 삼거리 바로 아래에 있다.

생수로 목을 축이고 바로 갈림길로 올라갔다. 여기서 왼쪽으로 가면 전혀 다른 서북능선 쪽으로 가버리니 조심할 지점이다.

멀리 바라보니 도롱이에 삿갓을 쓴 도인의 모습을 한 바위가 보인다.

삼거리에서 올라 그 너머에 언덕에 올랐다.

그 곳에는 지금까지 오르면서 보지도 느끼지도 못한 전혀 새로운 세계가 펼쳐져 있다.

왼쪽으로는 귀때기청봉이 반듯한 삼각형 모양을 하고 있었고 오른쪽 멀리는 중청봉의 레이다가 가물가물 보이고. 그리고 그

사이 발 아래로 펼쳐져 있는 내설악의 세계!,

내설악의 모습은 한마디로 장관!!! 이다.

“오 주여! 어쩌면 이렇게도 아름답게 빚어 놓으셨나이까? 주님을 찬양합니다”.

아내와 난 저절로 감사의 고백이 넘쳤다. 용아장성과 공룡능선까지 조망된다.

그 뒤로는 금강산(?)까지 눈에 들어올것 같다.

  

                                                                  사진-5 한계령의 운해

  

서북능선 갈림길 - 끝청봉 - 중청대피소 (10/10 09:00 - 11:05)

  

능선 양쪽으로 전개되는 멋진 설악의 풍경을 감상하면서 걸으면 걸음을 빨리 할 수도 없다.

길은 대부분 능선으로 나 있어 양쪽을 조망하기가 그만이다. 쾌청한 날씨 덕분에 멀리까지 한눈에 들어왔다.

한 번은 한계령과 점봉산쪽이 보이고 또 한 번은 내설악이 펼쳐지고 이따금은 양쪽을 모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도 나타난다.

내설악의 풍광은 내 눈을 조금도 못 떼게 만들고 오른쪽의 한계령너머 산과 운무를 감상하며 걷는

우리는 발밑의 험한 돌들을 지나면서도 눈은 이쪽으로 저쪽으로 디카로 찍고 눈으로 찍고도 모자랐다.

아! 멋있구나!

정말 멋있구나! !

진짜 멋있구나. ! ! !

  

     

  

무릉도원이 이곳이고 지상의 천국같은 느낌이 들었다.

먼저 출발해서 샘터에서 쉬던 수녀들과 그 일행들을 추월하고 몇몇 산행객들을 추월하면서 난 쾌재를 불렀다.

지난번 한계령에서 오색으로의 등산에서 아내는 너무 힘들고 지쳐 모든 등산객들에게 추월을 당했(?)었다.

오늘은 거의 우리가 추월을 해가며 등산하니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힘이 더 난다.

그 동안 심신을 단련한 보람이 있어 너무나 좋았다. 밤마다 뛰(?)면서 공룡능선을 목표했지만 꿩 대신 닭이라고 했지 않던가?

이번엔 옅은 안개가 끼어 있어 아주 먼 곳까지 또렷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가까이의 방태산과 그 너머의 계방산과 오대산 능선은 확연히 구별해 낼 수가 있다. 그 뒤의 산들도 눈에 들어왔지만 무슨 산인지 알 길이 없다.

  

                                                               사진-6 한계령 골짜기의 풍경

  

끝청의 오르막이 시작되는 곳까지는 계속 조금씩 오르고 조금씩 내려가는 능선길인데 매우 아기자기 하다.

그러나 흙 길이 아닌 돌길이어서 걷기에 편하지는 않다. 능선에는 커다란 주목이 가끔 나타나고 이따금 빨간 열매도 눈에 띈다.

양쪽 길에 늘어선 단풍들의 사열을 하는 기분은 내 눈의 동공을 최대한 크게 해도 모자랄 것 같다. 붉고, 노랗고, 연노랗고, 분홍과 어우러진 아름다움은 어찌 표현해야 맞을까?

끝청봉으로 오르는 길은 다소 가파르다.

암석으로만 이루어진 길이라 거칠고 힘이 든다.

끝청봉에서의 조망도 정말 또 장관이다. 대청봉에 가려진 동해 쪽은 보이지 않지만, 그 아래의 바닷가로부터 점봉산 일대와, 내설악, 울산바위, 그리고 철책너머의 금강산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끝청에서 중청봉은 높아 보이지만 길은 완만하다. 얕은 봉우리 둘을 지나면 바로 레이더기지가 있고 길은 레이더기지를 우회하게 되어있다. 길을 돌아서면 바로 아래에 중청대피소가 눈에 들어온다.

그 너머로는 외설악이 설악산의 또 다른 모습으로 반겨 준다. 속초시가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엎어지면 바로 닿을 듯한 곳에 대청봉이 자리를 잡고 있다.

중청 레이다기지 바로 아래서 짊어진 배낭이 이젠 무거워 내가 힘 들어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주님! 감사합니다. 베푸신 대자연에서 돌과 공기와 바람과 나무와 새와 아내와 함께하여 이 아름다운 곳에서 오찬을 하게

하시니 감사드립니다”.

간절히 기도하고 밥을 먹으니 꿀맛보다 더 좋았다.

  

중청대피소 - 대청봉 (10/10 1130 - 12:30)


 

                                                                사진-7 중청에서본 대청봉과 안개

  

중청에서 대청봉으로 이어지는 산허리에 언제 올라왔는지 갑자기 안개가 휘몰아쳐 올라가는것이 보였다.

설악의 날씨는 조변석개 같았다. 저 멀리 보이던 운무가 우리의 산행과 보조를 맞추어 올라왔는가 보다 하면서 훅 불면 날아

갈 것 같아 입으로 후~우 불어 보았다.

아내는 나의 능력을 믿는지 안개가 달아 난다고 했다. 둘은 배를 잡고 웃었다.

중청대피소를 바라보고 걷는데, 어김없이 늘어선 행렬들이 또 나를 설레게 한다.

중청의 명물 컵라면을 즐기는 행렬이 아닌가?

방금 식사를 했는데 먹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가까이 지나치면서 사람들이 많아 대청봉을 정복하고

내려가는 길에 먹으리라, 다짐하고 능선을 오르는데, 처음만난 젊은 부부가 점심을 먹고 막 출발하려다 만났다.

그 조금 옆에 중년의 부부도 보였다.

반가와 서로 그동안의 안부(?)도 묻고, 서로 위로하고 조금의 거리를 두고 대청봉으로 향했다.

드디어 오랜 여정 끝에 대청봉을 정복하였다.

땀으로!!

인내로!! !

은혜로!! !!!!!!!!!!!!!!!!!!!!!

사방에 안개로 펼쳐져 구름위에 떠 있는 것 같았다.

구름에 싸여 산인지 바다인지 구름인지 온통 구분 할 수가 없을 정도다.

힘들고 지친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고 부부끼리 연인끼리 저마다 디카를 들이밀고 대청봉 정복을 영원히 담아두고자 다들 야단법석이다.

다행히 그 젊은 부부와 번갈아 가며 디카를 가지고 패션쇼를 몇 번 했다.

작품이 나와야 하는데...우리는 실물보다 사진이 잘 안나오는 경향이 있어!! 영...^^^ 산인지 바다인지 구름인지 .....

나는 그 어디에 서 있는지...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 내게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고. 말씀하신 그분으로 인해 감사가 절로 나온다.

세상의 모든 삶이 그러하듯 구름속에 가려진 1708미터의 높지 않은 설악의 대청에서 보이지 않는 세상을 바라본다.

여기서 초막을 지어 살아볼까^^간절하다!!

  


 

                                                             사진-8 대청봉에서 아내와 함께

  

대청봉 - 중청대피소 - 소청봉 - 희운각 (10/10 12:35 - 14:25)

  

아내와 난 잠시 고민에 빠졌다.

안개로 인해 천불동 계곡의 조망이 어려우니 오색으로 가까운 곳으로 빨리 내려가자는 생각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계획했던 곳으로 가자는 생각이 팽팽했으나 아까 그 안개를 훅하고 부는 능력에 의지해 천불동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대청봉의 감격과 아름다운 모습을 뒤로하고 중청, 소청봉, 희운각 대피소로 발길을 옮기기로 하고 내려갔다.

말씀에 의지해 갔더니 중청에서 차츰 안개가 벗어지는 것이 아닌가? 할렐루야!

중청에서 소청까지는 0.4km 정도인데, 반대로 오면 힘든 곳이다.

몇 년 전에 설악동에서 천불동으로 해서 대청봉에 오르려다 소청봉에서 대청봉을 바라만 보고 돌아간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때 오죽했으면 소청봉까지 왔다 돌아갔으랴! 마는 도저히 돌아갈 시간이 되지않고 해서 포기한 산행이어서 두고두고 생각났던 ~~~~~~

그 소청봉!

오! 소청봉^^^

희운각 대피소까지의 내리막과 철계단을 내려오면서 대청봉의 구름과 함께 눈앞에서 펼쳐지는 기암괴석에 매료되어 걸음이

멈쳐서기를 수차례!

  

     

  

그 내리막 길에 들어서자 용아장성이 막 떠오른 햇살을 받고 있었다.

나와 아내- 그 전설의 그 공룡능선이 보인다.

공룡능선이... ......................우리만의 전설이.....^^^

산에 오면 아는 사람이건 모르는 사람이건 만나는 사람마다 “수고하십니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다와 갑니다”. “대단하십니다”. “조금만 힘내십시오”.

“좋은 하루 되세요”. “즐거운 산행 되세요!”

얼마나 마음이 포근하고 넓어지는가.

오르막 길에서 만나는 인사보다 내리막 길에서 만나는 인사가 더 힘이 넘친다

산에는 인생이 있고 산에는 믿음과 희망과 정감이 넘친다.

만나는 사람들이 그렇게 소중하게 보일 수가 없다

  

                                                                   사진-9 공룡능선을 바라보며

  

그래서 우리는 산에 오르고 산을 좋아한다.

딱하나만 빼고,  늘 불쾌한 건 쓰레기! !!!!!

자기가 가지고 간 것만 되가지고 오면 자연은 우리에게 베풀어 준다는 진리를 알건마는.,,,,

저 황석산 정상 바위사이, 손이 닿지도 않는 곳에 캔 맥주병과 비닐을 버리고 간 그대여!

앞으로 제발 그런 맘으론 산에 오지 마시기를......

산행거리 1.3km에 표고를 500m 이상 낮추어 내려오기 때문에 자칫 방심하면 발목을 다치기 쉬운

구간이다.

하산길이 약간 지체되었지만 중청을 출발한 지 한 시간이 채 못되어 공포의 희운각 철계단을 뒤로하니 희운각이 우리를 반긴다.

  

희운각대피소 - 양폭산장 - 귀면암 - 비선대(10/10 14:45 - 16:40)

  

희운각엔 많은 사람들이 쉬면서 정감들을 나누고 있었다.

소청봉에서의 내리막길을 안전하게 내려왔다는 안도감과 이젠 거의 힘든 코스보다 천불동의 아름다운 비경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위해 잠시 호홉을 가다듬고 있는 듯한 모습들이다.

우리도 여장을 풀고 중청에서 못이룬 거사(?)를 치루기로 하였다.

컵라면(1500원)이다.

산행에서의 컵라면 먹는 맛이란 먹고나면 속이 아프지만 먹는 그때의 맛은 가히 일품이다.

아내 한 젓가락 내 한 젓가락씩 금방 다 먹으니 포만감에 잠이 온다.

희운각을 나서면 바로 무너미 고개가 나온다.

이 고개에서 공룡능선과 천불동 계곡으로 가는 길이 나누어 진다. 공룡능선 쪽으로는 “위험탐방로”라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고 리본도 많이 걸려 있다.

공룡능선이란 알림 표지판이 없다.

그만큼 위험하니 아마추어는 접근도 말라는 무언의 표시이다.

공룡능선!

과연 그는 누구인가?

우리의 목표가 아니었던가?

  

                                                                사진-10 공룡능선 입구의 경치

  

그 공룡능선 입구에서 바라보는 나와 아내는 상반된 얼굴이다.

그 위용에 아내는 기가 질린 모습이었고, 난 아내만 아니면 곧 바로 접어들 기세였다.

그러나 난 아내를 위해 나의 모든 취미와 일들을 접었던 내가 아닌가?

다음 기회로 미루어야 했다.

언제가 될까?

60세가 넘어 시간이 허락될 때 3박4일 여정으로 올까?

때면 과연 넘을 수 있을까?

포기하는 것도 용기라고... 디카로 몇 번이고 찍고 다음에 또 오리라! 꼭 오리라! 다짐하며 양폭산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무너미 고개는 분수령이다. 좌측으로 물이 흐르면 북천을 거쳐 한강, 오른 쪽으로는 설악동을 거쳐 동해로 흘러간다.

가파른 길은 계곡이 나타날 때까지 한 참을 더 계속된다.

계곡과 만나면 길은 다소 완만해 지고 군데군데 철사다리가 나타난다.

희운각에서 양폭까지는 2.0km. 양폭에 이르기 전에 몇 개의 폭포가 나타난다.

그 중의 하나에는 얼마 전 낙석이 있었는지 커다란 바위덩어리가 떨어져 있다.

 

                                                                  사진-11 설악 단풍

  

인공적으로 그렇게 되었다면 흉하기 보였겠지만 영겁의 세월에 수많은 낙석으로 이루어진 계곡에 또 다른 변화의 하나가 추가된 것이기에...

오랜 세월이 지나면 떨어진 바위들도 자연스럽게 주위와 조화를 이룰 것이다.

  

   

                       사진-12 양폭의 풍경                                                               사진-12-1 천당폭

  

천상폭포, 양폭으로 내려가는 천불동계곡!

기암괴석이 천개의 불상을 연상케 한다는 천불동 계곡은 자연의 신비함 그 자체였다.

천혜의 절경, !

아니 비경,,,, !

기암괴석과 단풍과의 조화는 탄성을 연발하며 고개가 아플 정도로 눈을 떼기 어렵게 만든다.

천상의 파노라마요, 한편의 명화를 클라이막스 장면들만 방영하는 영화같이 절정에 달한 단풍들의 향연이 우리를 사로잡고 발길을 멈추게 만든다.

계곡마다 펼쳐진 폭포며, 맑은 계곡 물은 파란 잉크를 풀어 놓은 것과 같았다.

글로서 표현한다는 것이 자연의 신비를 거스르는 것 같다.

  

                                                                 사진-13 천불동 기암과 단풍

  

천불동 계곡의 비경은 나의 글로 표현하기 어렵다.

안개 때문에 오색으로 가지 않고 이곳으로 온 것에 감사했다.

귀면암을 거쳐 비선대까지 가는 길에는 천불동계곡의 아름다운 풍경이 연속되어 나온다.

오련 폭포가 그 중의 하나다.

단을 이루어 만들어진 폭포도 아름답지만, 소에 고인 물의 빛깔이 그리 고울 수가 없다.

그 빛깔은 맑은 옥색이다.

손에도 담아 보고 싶고 풍덩 뛰어 들고 싶기도 하다.

귀면암 바로 전에는 돌계단과 철계단으로 만든 긴 계단이 놓여져 있다. 아내는 이 곳부터 걸음을 빨리 재촉한다.

오르막 길에서도 추월만 하더니 내리막 길에서는 앞서가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빠르게 간다.

전에도 어느 산에서나 내리막 길은 언제나 행복 시작이라고 했으니.. 아뭏튼 기분은 좋다. 문수담을

지나 천불동 골짜기를 바라다 보이는 맑은 물이 흐르는 곳에서 피로도 풀 겸 발을 담그고, 마지막 남은 과일인 배를 깍아 먹으며 행복을 맛보았다.

길고 긴 바위 산 길을 걷고 또 보고 또 걷고해서 비선대에 도착한 시간이 4시 40분 ...

  

    

  

 비선대 - 설악동 소공원 - 오색(10/10 14:40 - 18:00)

  

처음으로 설악산에 왔을 때는 이곳 비선대도 멀게 느껴졌었고 이곳에서 물에 발을 담그고 사진도 찍고 또 울산바위 등을 관광한 기억이 새롭다.

  

                                                                   사진-14 오련폭포 위의 절경

  

아내와 난 똑같이 엄지발가락에 물집이 잡힌 것 같이 아프고 쓰림이 있었지만, 비선대의 휴게소를 그냥 지나치고 아픔을 참고 설악동까지 단숨에 달릴 태세로 걸어갔다.

  

                                                                  사진 15 단풍이란?

  

소공원이 바라다 보이는 신흥사를 지나니 설악동에는 단풍을 보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오른쪽으로 권금성으로 오르내리는 케이블카도 보였다.

지친 발걸음이지만 우리의 얼굴은 희열로 가득찼다.

소공원에서는 그 어떤 주변의 그림을 감상한들 우리가 느낀 설악산의 묘미는 느낄 수 없을 것이라는.. 자부심이랄까..

그런.^^^.

주님의 동산에서 그 분의 숨결을 몸으로 가슴으로 느끼고 온 기쁨이 넘친다.!!.

5시15분, 소공원 도착.

설악동 주차장까지 왜 그리 멀게 느껴지는지...길에 에스컬레이트가 깔렸으면 싶었다.

시간이 초과하여 오색까지 우리차가 있는 곳까지 택시(미터기로 36800원)를 탔다.


 

                                                                         사진-16 우리  

 

기사와 설악산의 단풍자랑과 등산의 묘미를 나누며 설악동과 양양을 거쳐 오색까지 총알처럼 달려갔다.

이 시간에 어떻게 포항까지 가실거라며 걱정하는 눈치였다.

온천모텔에 도착하여 주인과 눈 인사를 하고 오색을 벗어났다.

양양과 동해고속도로를 뚫고 서로 운전대를 바꿔가며 힘차게 엑셀레이다를 밝고 포항으로 내려와

차에서 내려 여느때와 같이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고 나니,

시계는 11시 1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함께하신 주님! 감사합니다!

2005년 10월 12일

  

박기종 ,김정애,  저희가 함께 보고 느낀것을 나눕니다. 

"당신을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