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지 : 지리산 추성리(산행시작) - 도솔암 (산행종료)
@ 산행일 : 2005. 10.30
@ 산행인원 : 홀로
@ 산행시간 : 02 : 30 - 19 : 45 ( 총 17시간 15분 ) ** 계곡 알바 약 1시간30여분, ** 능선 알바 약 2시간 30여분, 휴식 약 1시간, 낮잠 약 1시간여 포함.
@ 산행거리 : 약 31.9 Km (알바거리 포함)
@ 산행후기
萬山紅葉 가을의 지리에는 이처럼 화려한 변신이 있었다. 가을의 색으로 곱게 화장한 일곱선녀는 이십여년전의 첫날밤을 못잊어 끈질기게 나를 유혹하고 있었고.... 이미 세상의 맛을 알아버린 농염한 자세로 기다리며 잘 익은 여인의 향기를 내뿜고 있었다.
우리의 만남을 시기하는 하늘은 그 잠깐을 참지 못하고 희뿌연 안개로 우리의 밀월을 타인에게 감추어 주고, 언제나 그러했듯이 절정의 순간에는 채 가시지 않은 어둠의 잔류속에 마음 놓고 찐하디 찐한 사랑을 나눌 수 있었다.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일곱선녀의 품을 벗어나 너무도 열정적이었던 사랑탓에 혼미해져버린 내 육신은 꿈을 꾸며 촛대봉에 이르러 정신을 차린다. 아직도 몸에 베인 칠선녀의 체취가 그대로인데.....
여기는 한겨울. 온통 은빛의 세계이다. 이 차가움이 싫어 칠선녀는 나를 붙들지 않았나 보다. 칠선녀는 언제나 따뜻함속에 나와 함께 하였었기에... 바위는 온통 눈(雪)빛으로 빛나고 있다 밤 새 계속된 칠선녀와의 사랑탓에 저 황홀한 눈(雪)빛에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차거운 바람이 안기는 헬기장, 중봉으로 진행, 따끈한 커피 한잔으로 아침을 맞이한다. 이제부터 펼쳐질 황금(黃錦)산죽(山竹)애인과의 열애(熱愛). 아 ~ 이십여년된 조강지처와의 밤새 뜨거웠던 사랑탓에 황금, 너를 새신부로 맞이하기에는 지쳐 있었지만 너와의 결혼식을 미룰 수 는 없었다. 난, 너와의 첫날을 위해 잠깐의 수면을 취했고...
결혼행진곡은 은은하게 들려오고 룰루랄라 ~ ~ ~ 나의 행진은 시작되었다. 다소곳한 부끄러움으로 새신랑을 맞이한던 황금신부는 길고 긴 터널속에서 결국은 너의 실체를 드러내고 말더구나. 순수하고 수줍은 새신부였지만 많은 신랑들이 지나 간 흔적은 나를 안타깝게 하였다. 깊숙히 감추어진 요염함에 난 그만 털썩 주저 앉고 말았다. " 사랑 합니다 " 하얀리본위의 빨간 글씨. 그리고 또 다른 흔적들, 사랑한후의 불필요한 흔적들이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었다.
잠깐의 휴식을 허락한 황금신부는 바위위에 나를 올려 놓고 그 황홀함에 빠지게끔 끝없이 유혹하며 나를 붙들고 있었다. 신부의 잘록한 허리춤에서 오른쪽으로 떨어지다가 엉뚱한 불청객이 나를 반기고 있어 허겁지겁 신부의 배꼽을 찾아 또다시 허리로 올라 섰다. 그리고 신부의 그 깊숙한 터널속으로 다시 들어간 나는 차마 빠져 나올 수 없었다. 너무도 단단하게 황금 그속에 빠져 버렸었나 보다. 아니, 빠져 나오기 싫었을 것이다. 난, 어둠이 온통 밀려 올때까지 황금신부의 하체를 부여잡고 함께 살자고, 함께 살자고,,, 애원하고 있었다.
아무 말 없는 그녀였지만 어서 돌아가라고 나를 밀어 내고 있었다. 그 야밤에, 무정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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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야밤에 무정하게 알프스로 오신다기에 기두렸더니
지리로 들으셨군요.
그래서 첫날밤을 보내셨군요.
너무도 아름다운 황금능선에서 첫날밤을....
이젠 언제 봴수있는 기회가 있으리오....
이몸도 님께서 무정하게 밀어내지마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