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산 산행기

 

ㅇ 일시 : 2005. 10. 29(토)
ㅇ 위치 : 경북 봉화군 명호면 (높이 870.4m)
ㅇ 코스 : 선학정-청량사-자소봉-탁필봉-연적봉-뒷실고개-향로봉-장인봉-향로봉-뒷실고개-청량사-선학정(약 3시간 30분,

             약간 서두름. 어느 코스든 5시간 이내면 충분해 보임)

ㅇ 누구와 : 안내산악회 따라서 혼자


   버스가 안동댐을 지나면서부터 환호성이 울리기 시작한다. 힐끗힐끗 보이기 시작하는 청량산의 봉우리들 때문이다. 멀리서 보아도 멋지고 아름다운 산임이 한 눈에 들어온다.

  

   매표소를 지나자 정체로 인하여 버스가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사람들이 그냥 걸어서 올라간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선학정. 그런데 선학정에 이르러 잠시 고민에 빠진다. 오늘 산악회 코스는 입석에서부터 시작하여 능선을 타는 코스인데, 아무리 코스를 살펴보아도 청량사를 들리지 않는다. 청량사를 꼭 보고 싶은데---

  

   하는 수 없다. 혼자 선학정에서 몰래 빠져서 청량사로 바로 올라간다. 시간이 모자라면 청량사에서 바로 자소봉으로 올라가면 되리라, 혼자 가늠해 보면서---

  

   시멘트 포장이 잘 되어 있는 길을 20여분 올라갔을까. 금탑봉의 아름다움에 눈길을 빼앗기며 오르다 보니 바로 청량사에 이른다.

  

   청량사. 청량사에 이르러 대웅전 앞에 서서 사방을 둘러보자 정말 뭐라 이루 말 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밀려온다. 금탑봉과 연화봉을 좌우로 두고, 뒤편으로 자소봉, 탁필봉, 연적봉을 일으켜 세운 절벽 밑에 다소곳이 자리 잡은 청량사. 절정에 이른 단풍의 빛깔과 함께 몰려드는 풍경은 가히 감동적이다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연신 아름다운 한 순간들을 판화를 찍어내듯 사진기에 담으며, 청량사에서 한참을 소비한다.

  

   청량사에서 시간을 소비하다 이제 어느 곳으로 오를까 생각해 보니 아무래도 산악회 코스인 경일봉으로 가기에는 시간이 모자랄 것 같아 그냥 김생굴을 거쳐, 자소봉으로 오르는 길을 택한다.  

  

   자소봉으로의 오름길. 조금 땀이 베어나기 시작하는가 싶더니 바로 자소봉에 이른다. 자소봉에서 잠시 단풍의 물결에 취하다 탁필봉을 거쳐 연적봉에 오르자 다시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지나온 자소봉, 탁필봉의 멋진 암봉들과 올라온 청량사 주변의 봉우리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참 아름다운 풍경이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오래 감상하고 싶어 싸온 김밥을 꺼내 먹으며, 한참을 풍경 속에 머문다. 그렇게 풍경 속에 묻혀 있다 보니, 가을이라 심란했던 마음들이 조금은 풀어지고 느긋해 지는 것 같다. '혼자서 떠나오길 참 잘 했다. 그래 급할수록 돌아가자, 급할수록 더 멀리 더 길게 돌아서 가자. 그래야 저 멀리 휘적휘적 길을 가고 있는 내 모습이 보이지 않겠는가, 그래야 내가 가야 할 길도 저 청량한 가을 산길 속으로 흐릿하게나마 보이지 않겠느냐' 속으로 되뇌이며---

  

   연적봉에서 다시 길을 떠난다. 뒷실고개를 거쳐 향로봉으로--- 향로봉에 이르자 가야할 장인봉이 보인다. 어서 빨리 가보고 싶다 저 곳까지--- 자란봉 밑의 험한 골짜기를 오르내리고, 마지막 장인봉의 가파른 계단길을 타고 오른다. 그렇게 힘들고 어렵게 진행하여 드디어 장인봉. 그런데 어떻게 된 것일까. 장인봉이 너무도 평범하고 조망도 거의 되지 않는다. 이 암봉투성이의 산에 이런 평범한 육산의 봉우리가 정상이라니? 참 역설적이지 않을 수 없다.

  

   약간은 실망을 하고 이제 하산길로 접어든다. 그런데 이대로 그냥 내려가기가 아쉽다. 다시 청량사를 보고 싶다. 지나온 길을 다시 힘들게 오르내려 뒷실고개에서 청량사로 향한다.

  

   다시 찾은 청량사. 아침에 볼 때보다 산빛이 훨씬 좋다. 아침에는 금탑봉에 응달이 지어 단풍색이 잘 나타나지 않았는데, 오후 들어서는 햇살을 직접 받아서 정말 금빛으로 반짝이는 것 같다. 다시 보아도 정말 멋진 풍경이다. 다시 다량의 사진을 소비하다, 천천히 오전에 서두르다 보지 못한 풍경들을 감상하며, 하산을 한다.

  

   다시 선학정에 내려와 청량산을 둘러본다. 아무리 보아도 아름답다. 그런데 시간소비가 3시간 30여분 밖에 안되었다. 이렇게 작은 산인가? 그렇지만 풍경만큼은 정말 오래오래 가슴에 남을 큰산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귀가 길의 가벼운 마음이 안동댐 물결에 반짝거린다.
  

 

   

    (선학정에 있는 등산 안내도)

 

(청량사 석탑과 금탑봉)

 

(연화봉)

 

(청량사 뒷편의 암벽)

 

(대웅전 앞의 연꽃)

 

(청량사 경내 풍경)

 

(김생굴 오름길에 본 청량사)

 

(자소봉 오름길에 본 청량사 뒷편 암벽)

 

(자소봉 오름길에 본 연화봉)

 

(김생굴)

 

(자소봉 오름길에 본 연화봉)

 

(탁필봉)

 

(연적봉에서 본 뒷쪽 자소봉과 앞쪽 탁필봉)

 

(향로봉에서 본 선학봉)

 

(향로봉에서 본 자란봉)

 

(향로봉에서 본 장인봉)

 

(선학봉 가는 길의 단풍)

 

(다시 찾은 청량사)

 

(금탑봉)

 

(금탑봉 바로 옆의 단풍)

 

(청량사)

 

(금탑봉)

 

(청량사)

 

(선학정 주변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