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제?: 2005년 10월 29일(토)

어디로?: 월악산(하봉-중봉-영봉)

누구랑?: 산사모 32명

<산행에 앞서>

산행당일 아침 6시입니다.

당분간 토요 산행을 자제하고 있던 아내가 조반 준비하면서 하는 말이.....

우렁각씨 : 월악산은 수차례 가봤지만 하봉,중봉 코스를 안가봐서?...혹씨 자리가 남았을랑가 모르겠네요?....

빵과버터 : 왜?...같이 가게?....

우렁각씨 : 백양산 단풍이 좋기야 하지만 원체 사람이 많을것 같아서요?....

빵과버터 : 아렀써!!...내가 1인분 추가 하겠다는데 누가 말리겄냐?...ㅋㅋㅋ

부리나케 성룡대장에게 휴대폰을 때리니 32명이랍니다.....ㅋㅋㅋ

이렇게 해서 오랬만에 우렁각씨가 산사모 산행에 동행하게된 빌미가 마련된거지요....

늙은 나귀를 채근해서 뻥뻥 뚫린 38도로를 타고 시청앞에 이르니?... 옴마나?...쌀협상 결사반대, 농민들 다 죽인다?....추곡수매 환원하라!!...요란한 현수막과 쌀까마니가 정문앞을 어지럽게 하고 있었습니다. 농성중인 농민 두 어 명이 어젯밤에 어질어논 쓰레기들을 치우고 있었으며....당연히 정문은 육중한 바리케이트가 쳐있고...할 수 없이 문예회관 구석에 나귀를 붙들어 매놓고 느릿느릿 정문쪽으로 걸어가는데 성룡대장이 아내를 보더니....

성룡대장 : 아이고??!!...행수님. 언제 보고 못보았는지 모르겠네요?...왜 이렇게 오랬만이래요?...

하면서 금방 끌어 안을 듯이 반색을 하면서 다가옵니다...

우렁각씨 : ??.....(머뭇 머뭇....쭈뼛 쭈뼛...)

빵과버터 : (속으로 : 허~참내....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손이라도 잡아주면 어디 그 손이 단다냐?...내 손이 니 손이고, 니 손이 내 손인디?.....ㅋㅋㅋ)

그러나 쌀 협상 문제?....정말 문제는 문제입니다...

동일죽 휴게소입니다. 평소때는 조반을 못챙긴 대원들이 여기서 라면이나 우동을 사먹었는데 오늘은 운영진이 따끈따끈한 순두부를 마련했답니다. 프라스틱 대접을 들고 한 쪽짜 얻어 먹을려고 줄을 서는데?....

썸가이즈 : 집 간장이라 짠게 쪼끔만 처(쳐)먹어?....

빵과버터 : (속으로 : 머시라?....처(쳐)먹으라고?....흐~미!!! 세상에 저더러 처(쳐)먹으라는 말을 할 사람은 울 엄니 밖에 없는디?.... 근데..... 집간장이라니?....)

아하?...그랬군요. 조선간장을 우아하게 집 간장이고 했군요?....

그때는 조선간장이 음식 간 하는 도깨비 방망이었지요...나물 무칠 때도 넣고 미역국 끓일 때도 넣고.....그러나 식품점에서 파는 일본간장은 애끼고 애꼈다가 한 숫깔 밥에 넣고 쓱쓱 비벼 먹으면 짭짜롭하고 달달한게 별미였는데?.... 행여 기름종이에 싼 마가린이라도 있는 날이면 그날은 어린 입이 호사하는 횡재를 만나는 날 이었지요....

또 있었지요...장꽝입니다. 그때는 장독대를 장꽝이라고 불렀지요...간장 항아리, 된장, 항아리, 고추장 항아리, 땅에 묻어논 동치미 항아리, 그리고 빈 항아리들....이 엄니의 손때로 반질반질 윤이 나는 그런 항이리들이 장꽝에 무지하게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여름 날 쏘나기라도 올꺼 같으면...방에서 적삼을 꿰매고 계시던 엄니가....

막뚱아??!!....비 오것따!!...항아리 뚜껑 닫아라!!?....

아직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엄니의 목소리입니다....

산행은 수산교를 건너서 마을안 세심정에서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세멘트 포장길을 잠시 오르다 보니 포장길과 자갈길로 나뉘어 지고...우렁각씨는 당연하다는 듯이 사뿐사뿐 자갈길로 올라갑니다. 워킹도사와 저도 아내의 뒤를 따라 자갈길을 오르는데... 산 자락을 일궈 가꾼 부르쿨리야, 양상치야, 치커리 이파리가 신선한 입맛을 자극하는 쌈밭을 지납니다. 쌈밭에 식욕이 돋았는지 워킹도사는 자갈을 주워 연신 감나무에다 던져 댑니다.

국립묘지에 있는 내노라하는 사람들의 무덤보다 더 잘 손질된 무덤을 돌보는 촌로를 존경(?)스럽게 바라보고 있는데 워킹도사가 냠냠쩝쩝 달게 먹으면서 득의양양 올라옵니다.

빵과버터 : 달으냐??......

워킹도사 : 다러유!!...

빵과버터 : (속으로 : 얌마?...빈말이라도 행님 한 입 잡숴보슈?...하면 입이 부르트냐?....ㅋㅋㅋ)

보덕암에는 주차장이 없었습니다.

팍팍한 세멘트 도로를 한참 오르니 보덕암이 보이고... 저는 벌써 한 차례 왼쪽 종아리가 땡겼습니다.

카메라를 들어 올리자?... 잘알고 있다는 듯이 관록이 몸에 베인 매표소 여직원은 자연스럽게 몸을 돌립디다....ㅋㅋㅋ

보덕암에서(1)

보덕암에서(2)

이제부터 계단을 얼마나 올라야 될찌?...

오른편에는 노송이...왼편에는 참나무가 울창한 능선을 오릅니다. 이때 보덕암을 지나면서부터 휘리릭~~ 날라간 우렁각씨한테 핸드폰이 옵니다.

우렁각씨 : 지금 어디라예?....

빵과버터 : ??.......(속으로 : 산이다!...와?...)

우렁각씨 : 지금 하봉 삼거리에 있는데예?....산사모가 하봉을 우회 했는지 그냥 올라갔는지 몰라서예?....

빵과버터 : 나는 방금 노송지역을 지났는데....오데가 하봉 삼거리인지 내사 모린다!!....

우렁각씨 : 아렀써예...그라몬 내가 내리 갈끼라예....

산사모 일행은 우렁각씨한테서 전화온줄 알고 길을 틔어주는 배려를 하는데 저는 당최 길을 줄일 수가 없습니다..... 한 참 전에 "그린산악회"의 종이 표지기가 등로에 놓여 있었는데 거기가 하봉 오르는 지점이었나 봅디다.... 그러니 여기는 하봉 우회길 이었습니다.... 당연히 머리위 암봉이 하봉이구요....흐~미!!!...

중봉 오름 초입의 사다리를 오르고.....  

중봉초입의 no -trail 이정표가 보이자 호기심이 발동한 저와 워킹도사가 3메타 정도 되는 로프를 잡고 올라서 바라본 중봉 그림입니다. 하봉인줄 알었드만 하봉과 중봉의 이름없는 조그만 봉우리였나 봅디다.

월악교가 보이는 충주호는 말 그대로 환타스틱합니다. 두 번째 봉우리가 하봉이었지 싶었는데 조오기 아래에서 산사모~~~모? 하는 외침이 들렸는데 그게 바로 우렁각씨가 우회길로 더듬어가는 산사모를 부르는 소리였답니다.......아뿔사!...그러나 저의 호신용 나발은 로프 오르기 전에 배낭에 그냥 넣어두고 몸만 올라왔으니 화답해 줄 수도 없고?...워킹도사는 저보다 형수님 걱정입니다...ㅋㅋㅋ

무명봉에서...

중봉을 오르기 시작하는...

중봉에서(1)

얼마나 사진을 박아 댔으면?....이렇게 자연스런 포즈는 하루아침에 이루워 지는게 아닐진데?....

중봉에서(2)

중봉에서(3)

중봉에서(4)

중봉에서(5) 공룡의 칼 능선을 프라잉하는 성룡대장입니다....흐~미!!!

중봉에서(6)

중봉에서 바라본 영봉

영봉 아래 사다리에서...걸망을 지켜주는 장과장님..  

영봉에서(1)

좀체로 모습을 보여주지 않던 우렁각씨가 오늘은 몽땅 잡혔습니다... 밧데리도 아끼고 그림이 흔들리지 않도록 카메라를 몸에 밀착시키고 그림 훔치는 자세가 깨나 진지합니다요?...

영봉 찍고 부리나케 내려가는데... 건배!!!....월악을 위하여!!!.....라는 조용한 소리가 들려 바라보니 제 연배나 되었을성 싶은 동무들끼리 즐거운 축배를 들고 있었습니다.

빵과 버터 : 보기 좋습니다....사진 한 방 박아도 될까요?

동무끼리 : .......이리와서 포도주 한 잔 하고 내려 가슈?... 포도주가 심장에 아주 좋대요!!....

빵과버터 : 좋지요!!!

뻔뻔하게 포도주를 입빠이 한 잔 마시고 골뱅이 안주까지 얻어 먹고 한마디 더 간살을 떱니다...

빵과버터 : 오늘 월악을 위해 건배 하셨으니 앞으로 5년은 더 건강하게 사실수 있겠습니다요...

허접스런 산행기라도 끌쩍거리다 보면 타이틀을 어떻게 정할까?... 하고 고민했는데 이번 월악 산행기는 특히나 그랬습니다. 그런데 포도주 까지 얻어 마시고.... 이 분들 덕분에 퍼뜩 타이틀이 생각났습니다. 건배!!!....월악을 위하여!!!.....라고....ㅋㅋㅋ. 대저 인사 잘해서 귀싸대기 맞을 일은 없땅게요...

  

영봉에서 보니 단풍 다니는 길과 사람 다니는 길이 다르네요.....

영봉에서..

영봉을 부리나케 내려와 점심 먹는데 이르니 다른 대원들은 이미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섭니다.

앉을 자리도 옹색하고 마땅치 않는지라 겨우 궁뎅이만 걸치고 공포의 야전삽으로 미역국에 밥 말아서 퍼넣고 있는데?... 주먹밥 서너덩이로 식사라고 때우는 우렁각씨를 땀이 안난다고 궁시렁대는 민현담당이 하산후 부대찌개 담당으로 조발하고 나섭니다....단지 우렁각씨가 자기하고 발빨이 맞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ㅋㅋㅋ

하이고~....그러나 얼마나 다행스런 일일지 모릅니다. 만일 저까지 발빨이 쎄다면 우리부부는 평생 부대찌개 담당을 면치 못할뻔 알었으니까요?....ㅋㅋㅋ

덕주골로 내려가면서 바라본 하봉, 중봉, 영봉......정말 신비스런 산이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양념.....

조오기 아래 덕주골을 향하여.....

울퉁불퉁 저 능선이 월악의 공룡이라는데?....만수봉까지 이어지는 저 능선을 얼마전 이수영님의 산행기에서 군침깨나 흘렸습니다.(윤도균 선배님, 김일래님, 최윤영님, 이수영님께 안부 전합니다.)

덕주사를 향하여...

덕주사를 향하여...

덕주사를 향하여...

마애불에서...앗!!!...빨간 구두닷!!!....이 냥반의 빨간 구두는 이제 산사모의 전설이 되어 버렸는데?... 2년을 넘도록 지켜 봤지만 이 분은  한번도 다른 신발을 신고 나타나지 않했습니다... 물에서도 굳이고 산에서도 굳이라는 이 분 만의 신념(?)에 경의를 표합니다....ㅋㅋㅋ

근무중 이상무!!....(보물은 보물인갑다?....마애불의 경비병들...ㅋㅋㅋ)

마애불 위 옛 절터.....(출입금지 팻말이 붙어 있어서 살그머니 올라가 봤더니?....)

요런게 있었습니다.....

덕주골로 내려가면서 홍단풍에 넋이 빠져 있었드만?.....

홍단풍만 단풍이고 당단풍은 단풍이 아니냐고?.........ㅋㅋㅋ

덕주사에서.....

덕주사에서.....

덕주사에서.....

덕주사에서.....

덕주사에서.....

덕주사에서.....(청죽과 단픙)

동문에서.....

동문에서.....

동문에서.....

동문 학소대에서....

동문 성벽.....

덕주골에서.....

덕주골에서.....

야영장에서 치어다본 .....

이제 강적들만 남았습니다...

 

강적들과 해결사?.....그리고 끝....


<산행을 마치고>

어떤 사람은 뛰어가고,

어떤 사람은 기어가고,

어떤 사람을 움직이지도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산다는 건 제 각각

자신의 냄새를 풍기는 일인가 싶습니다.

저도 제 나름대로 제 냄새를 풍기고 싶습니다....

허접스런 글을 끝까지 읽어 주신데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