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05-10-21(금) 04:40-20:50

  

산행코스 : 설악동-비선대-마등령-공룡능선-무너미고개-양폭-비선대-설악동

  

날    씨 : 흐린뒤 비가 많이 옴

  

직장 동료들과 산행..^^

  

  

!!!!! 안녕하세요? 한국의 산하 식구들께 오랜만에 인사 올립니다...꾸벅!!!!   산모퉁이

 

 

정말 오랜만에 설악산에 간다.

  

그동안 직장에 보건복지부로부터 받는 중요한 평가가 있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두 달을 평가에 대한 준비를 하며 보내느라 산행을 거의 하지 못했는데 2주전에 평가가 마쳐서 이젠 좀 홀가분한 마음으로 산을 찾게 된다.

  

지난 주 금요일에는 강촌 삼악산을 홀로 다녀 왔고 이번에는 이미 동료들과 약속을 해 놓았던 대로 평가를 위해서 고생을 많이 했던 직장 동료들과 함께 설악산에 다녀 오게 되었다.

  

보건복지부 평가가 10월 초 였으니 무척 다행이구나. 만약 늦게 받게 되었으면 그것을 준비하느라 단풍 구경도 하나 못 하고 올 가을을 보낼 뻔 했는데...

  

광복절날 삼도사수불을 하고 난 후에 지난 두달간 산행이라곤 용마산과 집 바로 뒤의 야트막한 배봉산을 몇번 다녀 온 것이 전부이다.

  

산행다운 산행을 하지 못하다 보니 이상하게 한국의 산하 사이트도 방문을 하지 않게 되었던 것 같다.

  

물론 바빠서이긴 했지만 그래도 내가 산에 못 가면 다른 분들의 산행기로라도 대리만족을 했었어야 하는데 산과 멀어지니 한국의 산하와도 멀어지게 되니 이상한 노릇이다.

  

이제 부터라도 열심히 산에 좀 다녀 볼 생각을 하니 마음이 또 설레이기 시작한다.

  

이번 평가 준비를 위해서 함께 고생을 했던 직장 동료들이 산행 경험이 많지 않았지만 공룡능선을 넘기로 예정이 되어 있어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 날씨가 걱정이 되긴 했지만 좀 무리가 되더라도 예정대로 공룡을 넘기로 작정을 하였다.

  

목요일 근무가 마치고 서울을 떠나 설악동 콘도에 여장을 풀고 편안하게 4시간 정도 동료들 잠을 자게 하고 나는 서울에서 심야우등을 타고 오는 동료 한 사람을 픽업을 하고 와서 두시간 정도 눈을 붙인 것 같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숙소를 출발해서 설악동 주차장에 차를 대고 매표를 한 후에 산행을 시작을 하였다.

  

날씨는 오후부터 비가 온다고 하였는데 비선대 가까이 가는데 한  방울씩 벌써 떨어지기 시작을 하여 예감이 불길하다. 비가 오면 일정이 어려워 지는데...

  

다행히 마등령에 도착할 때까지는 가랑비 정도만 간간이 내렸기에 우비를 쓸 필요가 없었는데 바람은 엄청 세차고 시야는 너무 답답하기만 하다.

  

동료들의 산행 속도를 감안해서 아주 천천히 쉬엄 쉬엄 단풍도 구경하면서 급경사 금강굴 옆 된비알을 올라선 후에 잠시 쉬었다가 이제 날이 밝아 오면서 주변의 환상적인 단풍에 취하면서 꾸준히 오름길을 오르며 마등령을 향해 올라간다.

  

그러다가 날은 추운데 배까지 고프니 동료들의 컨디션이 별로 안 좋아 보여서 마등령 1키로 전에서 싸 가지고 간  도시락으로 아침 식사를 하였다.

  

식사를 하고 나서 다시 진행을 하는데 문제가 생겼다. 동료 중 한 명이 양쪽 허벅지 근육통이 일어나 여간 힘들어 하는게 아니다. 그간 별로 운동을 하지 못하고 산에 와서 그런 모양이다.

  

공룡능선을 타느냐 마느냐 고민이 되기 시작한다.

  

공룡능선을 바라 보니 잔뜩 구름이 끼어 있고 간간히 내리는 비 때문에 시계는 영 불량하여 잘 넘을 수 있을지 걱정도 된다.

여기까지 왔는데 포기하기는 그렇고 동료 중 한사람은 근육 때문에 도저히 넘을 수 없고...

  

결국 다른 동료들은 공룡을 넘기로 하고 나는 아픈 대원을 데리고 비선대로 하산을 하기로 결정을 했다.

  

다 함께 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며 나는 근육통에 시달리는 동료를 데리고 힘들게 올라온 길을 되돌아서 하산을 시작을 했다.

 

그런데 공룡을 넘기로 한 다른 동료들과 함께 내가 넘지 못하니 내심 그들만 보내는 내 마음이 영 불안하기만 하다.

  

일단 동료들 중에 공룡을 넘은 적이 있는 사람이 없지만 마등령에서 신선봉까지는 공룡능선이 외길이기 때문에 길 잃을 염려는 없어서 내가 최대한 빨리 하산을 하여 비선대에 근육통 대원을 내려다 놓고 나 혼자 천불동으로 하여 무너미고개에 가서 신선봉에 까지는 올라가서 기다리는 것이 좋으리라 예상을 하였다.

  

내가 빠르기 걷는다면 시간을 계산을 해 보니 동료들과 비슷하게 신선봉쯤에서 만날 수 있을 것 같고...

 

그래서 서둘러 하산을 하는데 하산을 하면서 공룡을 바라 보니 비가 아까 보다 더 많이 내리는 것 같아서 여간 걱정이 되는게 아니다.

 

마등령에서 비선대까지 하산을 하는 중간쯤에 내려 왔을 때 다른 하산을 하는 분들이 계시고 근육통으로 고생을 하던 동료가 내리막에는 별 문제가 없이 잘 내려 간다.

  

그래서 그런지 동료가 날 보고 자기는 혼자서 비선대에 충분히 내려 갈 수 있으니 차라리 다시 마등령으로 해서 공룡능선으로 가서 대원들과 합류를 해서 함께 넘으시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을 한다.

  

동료의 상태를 보니 아까 보다 훨씬 좋아 보이고 생각해 보니 공룡을 넘는 동료들에 대한 걱정도 많이 되어서 그것이 좋을 것 같아서 동료와 헤어져 나는 다시 마등령을 향해서 다시 열심히 오르기 시작을 했다.

  

물론 공룡능선을 넘는 동료들에게 전화를 해서 내가 쫓아가고 있으니 무리 하지 말고 천천히 가고 있으라고 하고.

  

공룡으로 먼저 떠나간 동료 중엔 여자 대원들이 있기 때문에 서둘러 가면 충분히 따라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열심히 힘을 내서 내려 온 길을 되돌아 올라 갔다.

  

마등령에 올라 공룡능선에 진입을 하여 나한봉을 지나서 한참을 가다 보니 1275봉 바로 못 미쳐에서 동료들을 만날 수 있어 너무 반갑구나.

  

동료들도 내가 없이 공룡능선을 넘다 보니 시야도 안 좋은데다가 무섭기도 해서 되돌아 갈까 생각도 했었는데 내가 쫒아 오고 있다고 생각을 하니 안심이 되어 여기까지 어렵지 않게 잘 왔노라고 하는구나.

  

좀 쉬었다가 함께 대원들을 이끌고 1275봉을 넘어서 계속 진행을 하는데 날씨 때문에 너무 시야가 안 좋아서 너무나 멋진 공룡의 조망을 동료들에게 보여 줄 수가 없어서 아쉽기 그지 없다.

  

하지만 여자 대원들이 별 문제 없이 공룡능선을 잘 진행을 해 주어서 비록 힘들었지만 공룡의 마지막 봉우리인 신선봉에 올라 설 수 있었다.

 

신선봉에 오르니 비가 이제 제법 많이 내리기 시작을 한다.

  

서울에는 오전부터 비가 꽤 많이 내렸다는데 이제야 설악산에 그 비가 서서히 도착을 하는 모양이다.

  

신선봉에서 바라 보는 환상적인 범봉쪽의 조망이 없는 것이 너무 아쉬웠지만 이미 세시가 되어 가는 것으로 인해 하산에 대한 부담으로 발걸음을 무너미고개쪽으로 서둘러 옮기게 된다.

  

내리막을 열심히 내려 가는데 앞에서 대학생쯤 되어 보이는 젊은 남녀 한쌍이 열심히 올라 오면서  우리에게 묻기를 이길이 하산을 하는 길이냐고…

  

황당하구나…

  

이 빗속에서 공룡능선 초입인 신선봉 가까이 까지 오면서도 이길이 공룡으로 가는 위험한 길이라는 것을 모르고 여기까지 왔으니 말이다.

  

설명을 해서 되돌려 보내고 무너미고개에서 좌측으로 계단을 따라 내려 가면 천불동 계곡을 지나 비선대로 이르는 길이라고 잘 설명을 해서 보냈다.

  

만약 이 젊은이들이 우리를 안 만났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을 해 보니 끔찍한 생각만 들었다.

  

신선봉에 올라서서 아무것도 안 보여 자기들이 재대로 가는지 이곳이 공룡능선인지 뭔지도 모르고 비가 오는 공룡능선에서 헤매이다가 조난을 당하지 않았을까 생각을 하니 우리가 이번 산행에서 두 사람을 구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행스럽기도 하고 보람도 느끼고…

  

비가 계속 오기 때문에 희운각을 가기를 포기를 하고 바로 양폭으로 하산을 하기 시작하는데 대원 중 한사람은 발목을 삐었다고 안 좋은 모습으로 걷게 되고 한 여성대원은 허벅지 근육에 통증이 온다고 호소를 하고…

  

비는 계속 내리는데 먼 천불동 계곡을 내려갈 생각을 하니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다행히 우비를 준비를 해 왔기에 비록 비는 많이 왔지만 양폭산장에 잘 도착을 했다.

  

아쉽게 멋진 천불동계곡을 감상할 겨를도 없이 비가 계속 내리는 이 천불동을 어서 빨리 빠져 나갈 마음만 앞섰고…

  

양폭에서 그냥 바로 비선대로 하산을 할까 하다가 대원들이 좀 허기가 지는 것 같아서 양폭 산장의 처마 밑에서 간신히 비를 피하면서 라면을 끓여 먹는데 얼마나 꿀맛이었는지…

  

비 때문에 체온이 내려갔고 손은 매우 시려웠지만 뜨끈한 라면국물은 정말 힘을 솟게 하기에 충분했었다.

  

라면을 먹고 배를 채우니 기운도 나서 양폭에서 비선대를 향해 진행을 하는데 날이 이제 껌껌해 져서 랜턴을 켜고 조심 조심 비선대에 이르는 3키로 구간을 진행을 하였다.

 

비가 오니 돌짝길로만 되어 있는 이 구간의 길 찾기가 얼마나 헷갈렸는지 매우 힘이 들었다.

 

내가 선두에 서서 열심히 먼저 길을 찾아서 랜턴으로 신호를 해 주면 뒤에서는 나를 따라서 계속 오는 식으로 해서 세시간 만에 비선대에 도착을 하는데 비선대의 불빛이 보이기 시작할 때의 반가움은 이루 말 할 수가 없었다.

  

비가 계속 많이 내려서인지 어둠속의 천불동계곡의 물소리는 으시시한 느낌만 들었다.  

  

비선대에 오니 허벅지 통증이 있었지만 이를 악물고 참고 내려 왔던 여성대원이 더 이상 걷기엔 너무 힘이 들어해서 아까 먼저 하산한 대원께 차를 가지고 올라와 달라고 부탁을 했더니 처음엔 공단직원이 안된다고 했다가 간청을 하니 허락을 해 주셔서 비선대 좀 지나서는 동료 차를 만나 다행히 편안하게 설악동에 도착을 해서 숙소까지 올 수가 있어 참 다행이었다.

 

숙소에 돌아와 추위에 떤 몸을 녹이고 따끈한 저녁식사를 지어 먹고 나서 편안한 꿈나라에 빠져 들면서 오늘의 위험하기도 했고 엄청 고생스러웠던 산행을 마감을 해 본다.

  

(산행시간)

04:40 설악동

05:30 비선대

10:00 마등령

15:30 신선봉

16:20 무너미고개

17:15 양폭산장(라면 30분간 끓여 먹고 출발)

20:30 비선대

20:50 설악동(비선대 500미터 지난 지점부터 차량으로 이동)

 

(사진들)

(금강굴 옆을 오르며 천화대능선을 바라 보고)

 

  

(서서히 여명이 밝아 오고)

  

  

  

  

  

  

  

  

  

  

  

(마등령 오름길)

  

(좌측의 세존봉)

  

(마등령쪽에서 바라 보는 공룡능선)

  

  

  

  

  

  

  

  

  

  

  

  

  

  

  

  

  

  

  

  

  

  

(공룡능선...)

  

(설악골쪽)

  

  

  

  

  

(공룡능선)

  

(마지막 봉인 신선봉이 우뚝 솟은채로 눈앞에 전개되고)

  

  

  

(신선봉 못 미쳐서야 살짝 위용을 드러내는 범봉)

  

(화채능선쪽도 잠깐 보이고...)

  

(천불동계곡의 단풍...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더 이상 찍지 못해 아쉬움)

  

  

(여기서 부터의 사진은 간밤에 눈이 내린 너무나 맑게 개인 토요일...

서울로 돌아 오는 길에 낙산 해수욕장, 한계령을 넘으며 찍은 사진입니다)

  

(숙소에서 아침에 바라 본 미시령쪽 설악은 흰눈에 덮혀 있고...)

  

(울산바위와 황철봉)

  

(낙산 해수욕장을 향하다가 멀리 눈 덮인 설악을 바라 보고...)

  

  

  

  

  

(낙산 해수욕장의 거친 파도)

  

(한계령 오름길)

  

  

    

  

(대청봉쪽을 올려다 보고)

  

(흘림골 부근)  

  

(눈도 쌓여 있고)

  

  

(오색쪽을 내려다 보고)  

 

(한계령에서 바라 본 주전골쪽)

  

  

(한계령을 지나 내림길)

  

(신남 부근의 소양호를 지나며)

  

(서울 올림픽고속도로에 도착을 하니 구의동 테크노마트 옆으로 해가 넘어가고...)

  

감사합니다... 산모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