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변산 산행기

 

산 행 지 : 외변산

산 행 일 : '05년 10월 23일

소 재 지 : 전북 부안군

거 리 : 19.3Km[도상]

날 씨 : 쾌청

교 통 : 승용차

회 비 : 사 만 원

산 행 인 : 신샘. 너른 숲. 강건너덕배. 재넘이. 별땅이.

산 행 시 간 : 10시간

산 행 경 로 : 바드재-상여봉-사창재-학치-우금바위-우슬재-와우봉-의상봉-대광리

산행지도


산행기록.

 

★ 7 : 35 - 바드재
★ 8 : 17 - 노승봉
★ 8 : 30 - 상여봉
★ 9 : 27 - 341봉
★ 10 :25 - 우금산
★ 11 :40 - 창수치
★ 12 :25 - 우슬재직전 점심식사30분
★ 13 :03 - 우슬재
★ 13 :23 - 헬기장
★ 14 :03 - 비룡상천봉갈림봉
★ 14 :17 - 와우봉
★ 14 :25 - 의상봉갈림봉  휴식45분
★ 15 :52 - 의상봉
★ 16 :30 - 부대정문
★ 17 :40 - 대광리


후기

 

알람 소리에 눈을 뜨니 새벽 3시 30분.
꿈 속을 얼마나 헤메이었는지 꿈 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잘 안되고,
분명 옆에 아내가 자고 있으니 현실이긴 현실 입니다.
이른 시간이지만 마음만 바빠 아니 그 보다도 산에 가기전 배낭을 꾸려놓는데 배낭을 꾸리지 않았기에
마음이 더 급한지도 모릅니다.
세면을 하고 배낭을 꾸리니 4시.
도시락이며 아침을 준비할까 하다가 귀찮아서 김밥과 아침을 휴게소에서 해결하자  생각합니다.
4시 20분.
도둑질이라도 한듯 뒤꿈치 들어 집 밖으로 나오니 하늘의 별이 유난히도 잘 보입니다.
날씨가 좋지않아 조망이라도 없으면 어떻게하나  걱정이 있었는데...
상큼한 아침 공기가 허파 깊은 곳까지 파고듭니다.
김밥집에서 김밥 두 줄을 사고 택시에 오르니 기사 아저씨 아는체 합니다.
"저를 아세요."
"아뇨. 배낭을 메고 등산을 가시는 모습이 좋아보여서요."
"예에."
"저는 택시운전 하기전에는 사진을 좀 찍었어요. 일출을 담으려고  새벽산행을 하던 때가 생각이 나서요."
"지금도 사진하세요?"
"아니요. 목구녕이 포도청이라..."
괜한것을 물었구나 합니다.
"수고하세요!"
인사와 함께 황실타운 입니다.
너른 숲님  공중전화박스 안에서 혼자서 떨고 계십니다.
"뭐가 그리 춥다고 그러세요."
"바람이 얼마나 찬데."
"에이 엄살은요."
"아녀 진짜여."
신샘님이 오시고,
"오늘은 맨 뒤에서 땅이님하고 천천이 같이 가야지."
"아니 왜 그러셔요."
"어제 호남도 다녀오고 컨디션도 않좋고."
"안 믿어요. 이따 볼꺼에요."
재넘이님.
어머님 제사를 모시고 매형을 비롯한 가족분들이 다 집에 있는데 새벽같이 나왔습니다.
산이 무엇인지?
못말리는 사람!!!
"아니 뭐라 하고 나왔어?"
"뭐라고 하기는요, 그냥 왔지요. 이 놈 또 산에 같구나 할꺼예요."
" 띠우우웅! 내는 그렇게 못합니다"
배낭을 메고 서성이는 모습이 자기네 산님인 줄 알고 관광버스 기사님  설악산 가시냐고 묻지만 ...
어머님 만나느시라 힘들텐데  핸들은 내가 잡자해도 막 무가내 입니다.
맘대로 혀.
강건너덕배님이 오고 5시가 조금 지난 시간 출발입니다.
유성 나들목으로 하여 부안으로...
지도를 나누어 주고 산행을 정리하고.
등로가 어떤지 마루금을 끝까지 잘 그을 수 있을지.
전주 나들목으로 하여 군산간 자동차전용도로를 타고와 서해안 고속도로에 들어섭니다.
시장기를 채우려 휴게소를 찾지만 없습니다.
열리는 여명.
언제나 서럽도록 곱습니다.
창 밖으로 밀려오는 붉은 여명보다도 더 설레임이 있습니다.
다 와간다.
보안면 소재지에서 아침을 먹습니다.
식당으로 가기전 아침노을을 담습니다.

보안중학교 △△△ 서울대 수시합격.
프랑카드도 있고 조각난 하늘을 바느질이라도 한듯 전선줄은 흐르고 아직은 못 일어난
아들을 깨우는 할머니의 목소리가 금방이라도 들킬 것같이 전화선은 엉키어 있습니다.
흐트러져있지만 다 조화로움입니다.
그리움이 흐르고 사랑이 흐르고...
고래식당.
어릴적 향수가 묻어나는 식당입니다.
화려하지도 않고 초라하지도 않는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 입니다.

복매운탕.
"이거 비싼거예요."
하며 주인 아주머니가 내어 주십니다.
"그래 비싸야 얼마나 되겠어." 하며 아무 생각없이 먹습니다.
아 근데 비쌋습니다.
한명이 5천원짜리 해장국이나 설렁탕이면 아침 때우기는 그만인데, 그리고 시간도 절약되고.
1시간과 돈이라는 비싼값을 지불하고 ...
우동제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보며
"물안개가 저 것인줄 몰랐어요."라는 재넘이님의 엉뚱한 소리로 바드재에 도착입니다.
들머리를 확인하고 주차를 시킵니다.

올 봄.
남여치까지 꽃 길 산행을 했었는데, 그 때 산 그림자가 너무 좋아 다시오자 왔습니다.
가야할 의상봉이 손에 잡힐듯이 가까이 있습니다.
재넘이 대장님의 간단한 산행설명과 함께 산으로 숨습니다.

숨어야 합니다.
이제는 세속의 인간이 아닌 한 자연의 존재로서 생각이라는 보따리를 등에 매고...
아침의 포만한 식사때문인지 몸이 무겁습니다.
가파른 비알길.
도로라는 이름으로 이리 깍아내지만 않았어도 편안하게 이어지는 마루금일텐데.
가을은 생명을 열매맻게도 하지만 죽음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떨어져 나뒹구는 낙옆을 밟으며 순리를 지킴은 아름다움이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아름다운 출발을 하는 사람의 예기도 하고 ...
노승봉입니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우동재가 보이고 멀리로는 곰소만의 바다가 있습니다.

시작부터 열린 하늘이 좋습니다.
하늘엔 달도 있습니다.
이 길을 걷습니다.

 

산죽이 있는가 하면 낙옆밟는 소리가 좋은 아직은 물들지 않은 숲길을...

마음의 알갱이라는 사치는 다 바람에 날려버리고.
신샘님.
천천이 가신다는 약속은 다 거짓말.
대장님의 첨병이라는 말에 총알을 탄 사람이 됩니다.
누구 말처럼 식사할때나 버스에서나 본다고 하더니 오늘도 뒷 모습보기가 힘듭니다.
눈과 마음만 가지고 말 없이 걷습니다.
마음이야 세상을 다 집어넣고 있지만 굳이 들춰내지 않습니다.
바람소리가 좋고 사스락거리는 발자욱 소리가 좋습니다.
가끔씩 얼굴을 때리는 나무가지의 회초리질이 미웁기도 하지만  그것마저도 없다면
존재을 망각합니다.
상여봉입니다.

봉이라하기에는 너무나 믿기지 않습니다.
옛날 민둥산이었을때엔 멀리서 보기에 봉우리져 잇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아무런 조망도
오름도 없는 봉[峰] 입니다.
아마도 땅을 구분하기위한 삼각점이 있어 이름이 지어졌거나 옛날 이 곳이 동란때 피를 많이
흘린곳이라 하던데 그 때 아픔이 많어서 이름이 지어졋는지 마음만 궁금 합니다.
전망이 좋은 곳.

 

서쪽으로는 가야할 의상대가 보이고  북으로는 개암제가 황금의 들판과 같이 있습니다.

지도정치에 여념이 없고 저기는 어디 저기는 어디고...
모를 일 입니다.
있으니 숨고 또 숨습니다.

웃음을  만들어 사진을 찍습니다.
편안한 길 입니다.

추수가 끝난 시골의 논두렁길을 걷는 듯한 부드러운 길 입니다.

지금은 지워져버린 옛길에 놀라기도 하고 그 길을 비웃기도 하듯 산은 벗겨져 헬기장도 있습니다.
때론 투정도 부리고 ...
아직을 덜 익은 가을에 원망도 하지만 품으로 파고드는 경치에 가슴은 하햫게됩니다.

가야할 우금바위 입니다.
무었을 잃으셨나요.

흘린 마음을 찾으시나요.
그냥 갑시다.

저 꿈을 향하여...


가다보면 만나는 이 있을꺼고 인사도 나누고

이 길이 좋거든 하늘도 처다보고 힘들면 쉬어가고...

혹시나 아나요.

석굴에 도 닥는 신선이라도 만나 신선의 벗이 되른지.

아니요 우리가 신선입니다.

이 길로 하늘에 오르거든 세상사 모두 잊고 구경이나 합시다.
어리석음이랑 알량한 선[善]이랑을 다 버리고...
우금바위 입니다.

되돌아보니 걸어온 마루금이 펼쳐있습니다.

개암사입니다.

한층 가까워진 의상대는 무슨 동화속의 그림처럼 잡힐듯이 가까이 있습니다.
휴식입니다.
없다 없다 하지만 배낭은 언제나 마술의 보따리입니다.
오던길 되돌아 가지 않으려고 내림길을 찾지만  자일 없이는 못 내려갑니다.

자일 안 가져왔습니다.
준비를 했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듭니다.

벌이 찾아 든 노란 들국화 입니다.
서정주님의 "시." 처럼
이 꽃을 피우려 봄 부터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는지...
기다림과 그리움이란 어떤 함수인지.
기다림에 익숙도 해야하지만  그 끝은 어디일런지.
삶이란 긴 기다림과 그리움이 아닌지.

우금산성입니다.
말로는 어느시대에 쌓여졌는지 어느 곳이 성 밖이고 어느 곳이 성 안인지.
반도의 특성으로 구분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아마도 민초들의 땀과 막걸리가 그리고 그들이 불런던 질곡의 노래가 빠알갛게 익어가는 팥배나무의 열매처럼 주렁주렁 매달려 아직은 어디 성벽 돌 틈에서 금방이라도 흘러 나올듯 합니다.

한 개 따 입에 넣고 싶지만 ...

멀리로는 부안읍내가 있습니다.
걷습니다.

성벽이 끝나는 곳  잡목을 헤치고 고생을 하지만...
선답자님들은 우회를 하셨는지.
흐트러지지 않고 움직이는 님들을 보며 대단한 열정을 느낌니다.
때론 자기 생각도 있으련만 아니 지도는 생각을 하나로 만들어 줍니다.

흐미한 길이라도 만나면 반가움입니다.

힘들었나요.

신발 끈 고쳐메고 앉은 김에 쉬어가지요.

몽우리진 진달래도 있습니다.
꽃은 언제 보아도 좋습니다.
유난히도 진달래색을 좋아하는 아내에게 전화합니다.
잘 가고 있다고.
고생하라 합니다.

점심 먹기전 쇠뿔바위와 와우봉이 눈 앞에 있습니다.
재넘이 대장님 왜 그렇까 생각하다가
소가 누워있는 모습이라 와우봉이라 하지 않았나 합니다.
참고로 지도정치 잘못하면 왼쪽 보이는 봉우리로 빠집니다.
점심입니다.
정성스런 도시락이 있는가 하면 김밥집표 김밥이 있습니다.
다 맛있습니다.
왜냐 하면 강탈을 하니.
얼마나 더 가야하나 반을 왔냐.
시작할 때에는 코 앞이었는데 아직도 여기냐.

우슬재입니다.
씽씽 달려대는 자동차를 보면서 저 차로 산길을 달릴 수 만 있다면 생각을 하지만
쓸데없는 생각입니다.

내 발로 걸어야 합니다.
치고 오름이 힘이 듭니다.

가야할 마루금이 코 앞에 펼쳐지고
에구 조금만 먹을 걸.

선답자 님들의 표시기가 단풍보다도 더 곱게 열려있습니다.
아마도 우슬재에서 접근하기좋아 많은 님들이 다녀간 듯 합니다.
숨소리도 없는 도망들 입니다.

헬기장입니다.

소의 등줄기와 뿔이 보이고 평화로운 들판이 펼쳐져있습니다.
제법 돌산의 맛이 풍기어 납니다.

깍아지른 절벽이 있는가 하면 부드러운 흙길도 있습니다.

시원하게 열려잇는 조망이 참으로 좋습니다.
왜 숨느냐고 하면...

와우봉입니다.

멀리 지나온 능선들과 우금바위가 보입니다.
서로 상반된 지도의 지명때문에 혼란스러움도 많습니다.
의상대를 어떻게 통과하느냐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지나는 산님에게 여쭈니 우회해서 통과 할 수 있다는 말을 듣지만 여전한 숙제 입니다.
몇 님의 산님을 만납니다.
인사를 합니다.
"좋은 산행되세요."
의상대 갈림봉.

우금 바위가 코 앞에 있습니다.
분명 지도에는 쇠뿔바위를 경유하게 되있는데 와 보니 그렇지 않습니다.그냥 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하! 그냥 갈 님이 아닙니다.
신샘님.
가자.
안간다.
가자.
신샘님. 너른 숲님. 강건너덕배님.
왕복40분이면 된다고 출발입니다.
재넘이님 혼자있는 내가 걸린다고 가던길 되돌아 옵니다.
참! 혼자서도 잘 노는데.

배낭을 벋어 휴식입니다.
그래 주인 잘못 만나 고생이다.


하늘도 보고  멀리 보이는 쌍선봉도 담아보고, 숨어버린 의상대 길도 찾고...
갔다오면 초 한잔 하신다는 신샘님.
몇 잔의 술이 돌고...
희미한 흔적의 길 입니다.

갈참나무며 내내 얼굴을 때리는 키가 큰 산죽이며...
원효굴 갈림길에서 우회를 하느냐 그냥 밀고 가느냐 설왕설래하지만
대장님의 가자에 의상봉으로 향 합니다.

아! 지옥입니다.
그리고 만난 철책.

정녕 의상대는 못 보는 것인지.
우측으로 가느냐 좌측으로 가느냐.
오면서 좌측을 다 보았으니 우측으로 가자는 여론에 우측으로 철책을 따라 걷습니다.

말도 많은 새만금 간척지가 보입니다.
그리고 만난 잡목 숲길.

개척산행이다라 하지만 혹독한 값을 지불했습니다.
언제나 첨병역할에 충실하신 신샘님그리고 너른 숲님.
뒤에서 낙오병 챙긴다는 핑게로 언제나 걸음걸이 덜 한 제가 죽일 넘 입니다.
살아 온 것 만으로도 다행이라 해야 할지.
그리고 만난 군 부데 초병초소.
끌려가는 줄 알았습니다.
너스레를 떠는 신샘님.
군 작전도로입니다.

마루금에 대해서 많은 토의가 이루어지고...
어느것이 답이 될른지.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도 않고 이름 짓기도 싫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 산하를 느끼었다는 것 입니다.
터벅 터벅 걷는 길.
길가의 들꽃이 너무나 곱습니다.

구절초며 배초향이며.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며.

무슨 예기를 주고 받는지.

아마도 목화솜 뿌려노은듯이 핀 흰 구절초처럼  마음의 뿌리겠지.
대광리.
도착한 택시에 몸 실고...

바다에 숨어버린 해의 눈물을 감상에 젖고.
산은 있습니다.
왜 왔냐고 묻지도 않고 온 가슴으로 품어 주면서.
또, 부르지도 않습니다.
그리워 할 뿐...
같이한 님들에게 웃음을


인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