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까지

인터넷도 통하지 않던 양자산 아래에서

 

지금까지

핸드폰도 제대로 터지지 않는 양자산 아래에서

 

미처 내어 놓지 못한 한 잔 커피

이제야 내어 놓습니다.

 

그 아쉬움에

혼자

일곱잔의 커피를 앞에 놓고

나의 커피를 포함해 여덟잔.....

 

대화를 나눕니다.

 

산 이야기

꽃 이야기

농사 이야기

살아가는 이야기랑

사람 이야기....

 

혼자 산 속에 있어도

일곱잔의 커피가 있어

이야기는 무궁무진 끊이지를 않습니다.

 

양자산 중턱에 걸린 가을 단풍이

빗겨 맞은 저녁 노을에

좀 더 붉어 질 때쯤

 

한시간 삼십여분의 양자산 산행대신

무지막지한 막소주 병의 더덕주는 바닥이 나고

덧부어 채워지는 소주병도 바닥이 나고

 

단풍보다 붉어진

얼굴과

마음에

한 잔 커피가 채워져야 했을 것을.....

 

이렇게 혼자 일곱잔의 커피를 앞에 놓아두고  

못다한 아쉬움.......

 

양자산 아래에서 커피 한 잔 

이제야 내어 놓습니다.

맥심 모카 일회용 커피 입니다.

 

일곱잔이 열잔이 되고

열잔이 스무잔이 되고

스무잔이 백잔이 되도록

한국의 산하 산님들

양자산 아래 커피 한 잔 즐기러 오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