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57세로 B형바이러스 간염을 보유하고 있으며, 2004년 12월에는 4.5번 척추디스크 손상으로 한때는 걸음을 걸을 수 도 없었다.    이산행기를 게시하게된 동기는 어려움에 처한 모든 산악인에게

 용기와 도전의식을 심어 주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행여 비지정 등산로 야간등산등의 적합하지 못한 부분이 있지만 극한사항을 체험하기위한 방편이므로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태극무박왕복 준비

태극무박왕복은 일반산행과 달라 한마디로 극기 그자체다.  그러므로 태극무박왕복종주을 하기
         를 바란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첫째 : 체력을 길러야 한다  우리가 일상 등산이라함은 아침에 산에올라 해떨어지기전에 하산
         하는 관광형 산행인데 비해 태극무박종주 또는 태극무박왕복종주는 인간 한계에 도전하
           처절한 자기와의 싸움이기에 잠자지 않고 80시간이상을 계속 걸을 수 있 
         는 그런 체력을 길러야 하는것이다.
둘째 : 태극 코스 적응을 마쳐야 한다.  지리산 태극종주코스는 최소 편도시 30시간에서 40시간
         왕복일때는 60시간에서 80시간이상을 지리산속을 걸어야 하기에 기상상태나 노면상태
         식수를 구할수 있는곳 음식조달이 가능한곳  갈림길은 어디에 있는지(여러 번 태극종주를
         해 보았으나 갈때와 돌아올때의 분위기 및 지형을 보는 위치가 달라 정상적인 주행로를 
         이탈하는 수 가 빈번하게 생긴다.) 등을 세밀히 검토하여 메모지에 또는 지도에 체크하여
         위험 구간에서의 길을 잃지않도록 주의한다.
셋째 : 좋은 장비를 구입해야 한다. 
          좋은 장비라함은 비싸고 고급스러운것을 말함이 아니라, 그때 그때 산행에 맞는 장비를 말한
          다.  (예를든다면 베낭의 규격은 20L~30L 정도가 적당하고 몸에서 따로 놀지않고 밀착
          도가 좋으며 통풍이 잘되어야 하고 베낭끈이 튼튼해야 한다. 헤드랜턴 또한 밝고 밧데리
          수명이 길것과 무게가 적어야 한다 헤드랜턴이 너무 무거우면 최소 12시간이상을 이마에
          달고 야간을 보내면 나중에는 두통과 피로가 급하게 온다.
          추위가 우려된다고 많은 예비피복을 갖이고 가면 베낭이 커지고 무거워 체력의 저하가 우려
          됨으로 성능이 우수하고 꼭필요한 만큼만 갖이고 간다.
          (태극무박을 처음하시는 분들중 실패 첫째 요인이 과도한 무게의 베낭을꾸리는데 있었다)
넷째 : 음식물 준비가 잘되어야 한다.  산행을 하는 동안에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함으로 거기
         에 필요한 양질의 음식 및 간식이 필요하다.  잘먹어야 한다고 많은 량의 음식을 가져간
         다는 것은 무게를 늘려 쉽게 체력이 고갈되고 만다 또한 너무 무게에만 신경쓰다보니
         필요한 음식을 가져 가지 못하여 배가고파 기력이 쇠잔하여 걸을 수 없어진다.
         "산을 오를때는 필요한 물품을 빠짐없이 준비하고 무게는 최소화 해야한다."
        
다섯째 : 식수조달이다.    태극무박종주는 능선을 다니는 산행이기 때문에 물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구간별로 필요한 식수는 꼭 휴대하고 다녀야 하고 확실하게 알고있는 샘터에서
         다음 구간까지의 식수확보를 해 두어야 한다.(계절별로 또는 개인별로 소요량의 차이는 있다)
         만약 식수조달을 게을리 했다가는 탈수증에 시달리고 (어떤분은 자기소변을 받아 먹었을
         정도로 탈수증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됩니다.) 맙니다.
                   나는 이렇게 태극무박왕복종주를 준비하였다
첫째 : 체력단련을 위하여  공설운동장에서 파워워킹으로 매일(10km)  주1~2회( 20km)
         를 걸었으며 준비기간은 2005년 6월부터 계속이었다
         그동안 체중은 70~72kg 정도에서 65kg으로 조정되었다
         틈틈이 안내산행을 따라 다녔으며 산행시에도 체력훈련으로 생각하고 최대의 힘을 집중
         하여 빠른 걸음으로 산행을 하였다.
둘째 : 코스 적응을 위하여 2005.8.13~14일까지 신현철씨와 태극무박을 다녀왔으며.
         10.3~4일 그리운산님 김상근님과 더불어 왕복에 도전했다 실패했습니다.
셋째 : 장비의 최적화를 위하여 헤드랜턴을 바꾸고 왕복종주에대한 발의 안전을 위하여 중등산
         화를 착용(종전 2번의 편도종주시에는 머렐사의 산악마라톤화를 착용) 하였다.
         등산화에 관한한 개인의 발의 상태에 따라 적응기준이 다르겠지만 나의 개인적인 생각은
         단거리일때는 가볍고 발목이 짧은것이 좋았지만 태극무박왕복때는 비브람창의 목이긴 중
         등산화를 신으므로서 발은 무겁고 힘이들어도 안정적이고 고질적인 발바닥의 통증이 사라
         졌다.
         야간산행때는 뭐라해도 헤드랜턴이 좋아야 한다 지난 10.3일에 실패원인중 가장 먼저는
         헤드랜턴 빛의 집중이 안되고 확산되는 헤드랜턴을 착용함으로 비롯된다. 졸음에 몽롱한
         상태에서 헤드랜턴 빛은 도로의 깊고 높은곳을 가리지 못하고 그저 뽀얀상태로만 보임으
         로 걷는데 자신감을 상실하고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장비점에 직접가서 상태별로 점검하고 직접고른것이  Petzl LED 3구짜
         리을 구입했다   LED는 3구였으나 종전에 썻던 8구보다 빛의 밝기가 좋았고 직진성이 양
         호 하다.
            다음 피복은 기상상태를 면밀히 검토하고 쉼없이 걷고자 하여 집티1장착용 1장예비
          폴라티1장  폴라자켓 1장 포켓용 방풍방수의 1장 바지 동계용 착용 .폴라모자.
          장갑 (손가락없는것 1 고아택스1)
넷째 : 음식물 조달 및 휴대 10.3일 태극왕복종주를 위하여 그리운산님과 이야기중 기온의
          변화가 심한 산에서 장시간 음식의 변질을 막기위하여 주먹밥과 함박스틱을 작은
         량으로 나눠서 진공포장하기로 하였다.(건조 되지 않은 모든 식품)
         이번 10.26일 태극왕복시에는 같은 조건으로 음식을 관리하고 준비한 식품은 다음과같다
         
         준비한 식품 목록 : 주먹밥(찹쌀로 찐밥 60g x 15개)  함박스틱 (60g x 15개) 소시지(키
         스틱  25g x 15개 ) 양갱 (65g x 12개) 사탕(500g 1봉지) 육포 (2개) 꿀 (300cc)
         사과 (큰것 4개)  귤 (8개) 쵸코렛 (1봉지 약 300g)
         이상의 식품을 3등분하여 1개는 베낭에 넣고 2개는 박스에 포장하여 성삼재로 탁송한다.
         과일은 전부 탁송하고 성삼재에서 물건을 받으면서 반씩나눠 먹을 생각이다.(서북진행 및
         주능선과 동부 진행분으로 나눔)
         그리고 매식을 할 수있는곳에서는 거리에 관계없이 매식하는것을 원칙으로 한다.
          (장터목산장. 연하천산장. 성삼재휴게소. 정령치휴게소)
다섯째 : 식수 관계는 태극을 3번정도 다녀보니 취수의 위치를 알고있어 휴대하는 량을 최대 
         500cc 두병으로 하고 영양보충을 위하여 식수에 벌꿀을 섞어 마시기로 한다.
   
          식수 보충위치 : 어천에서 500cc 1병      밤머리재 쉼터에서 500cc 2병 청이당골에서
          500cc 2병  장터목에서 보충 500cc 1병  선비샘에서 500cc 1병  연하천에서 500cc 1병
          임걸령에서 500cc 1병  성삼재에서 500cc 2병  정령치휴게소에서 500 cc 2병 바래봉샘터
          에서 500cc 1병(이상 편도기준)   
여섯째 : 기타 비상약품 및 라이타. 맥가이버칼. 예비랜턴 예비밧데리 등의 비상시에 쓸 용품과 
           카메라 휴대폰을 챙겼다. 지도와 나침반은 필수품으로  베낭 깊숙이 넣어두었다
                  태극무박왕복종주는 SURVIVAL GAME 이다
                         160km 졸음과 싸운 61시간30분
2004년 9월 29일 J3 종주클럽에 가입후 처음으로 지리산 주능선 왕복종주에 들어가는 길목에서 J3회원
들 (늘빈자리.진성호.산달사)의  태극무박왕복종주 팀과 덕평봉에서 처음만나님들의 거대한야망에 나도
꿈을 실어봅니다.
2005년 10월26일 조금의 무게도 덜어볼양으로 밤머리재 쉼터에 베낭을 맡기고 어천으로 향한다
쉴만한 물가집 안사장님 내외분은 외출하고 따사로운 가을의 태양에 일광욕이라도 하는듯 강아지 
는 느긋하게 앉아  꼬리를 흔들어 인사한다.
  방명록에 sign하면서 태극의 결의를 다지고 11:00 웅석봉을 향한다. 
웅석봉을 오르면서 베낭을 메지않고 오르니 이렇게 가뿐할 수 가없다.  소요시간 1시간12분  출발이좋다
주변한번 돌아보고 밤머리재를 향해 다시출발이다. 오늘점심은 밤머리재 쉼터에서 해결하기로 하였기에
빠른 걸음으로 걷다뛰다를 반복한다.   왕재를지나 조금가니 밤머리재쉼터가 보이는 구나  쉼터아주머니
에게 10분후면 도착한다고 전화하고 내리뛴다.  산길은 보이는 거리와 는 거리가 많이 다르다 약17분만
에 휴게소에 도착하여 13시 15분 (소요시간 2시간 15분)  끓여주신 라면에 밥과 맛있는 산나물에 점심 잘
먹고 배방장에게 진행보고 하니 늘빈자리를 도토리봉에서 만날것이라 한다.
  아주머니 모래돌아오겠습니다.   잠시후 23일에 떠난 늘빈자리님이 돌아온다니 따뜻하게 맞아주세요
도토리봉 정상부근까지 올랐을때 늘빈자리님께서 얼굴은 까맣게 타고 퉁퉁부운 모습으로 고개를 내려오
고 계십니다.   반갑게 인사나누고 사진도 한장 찍고 서로의 갈길을 재촉합니다.
계속빠른 걸음으로 진행하여 습지에 도착 잠시 휴식을 갖여본다.  쉴때는 무엇이던지 먹어라. 태극의
기본 수칙인양  간식부터 챙겨먹고 습지물 조금 받아서 마시고 해떨어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가보자 .
지난 그리운산님과같이 진행했을때는 왕복이 처음이라 체력안배를 위해 처음부터 천천히 천천히 를강조
하시는 그리운산님의 만류로 속도가 많이 느렸는데 오늘은 오전중에 출발하고보니 해떨어지기 전에 
새재까지는 갈 수 있겠구나  
  어느덧 새재를 통과 힘든오르막을 오른다 (17:10분) 주위는 벌써 어둠이 얕게 깔리고 가파른 새재오름
길은 호흡을 거칠게 만든다. 
새재경사길을 오르면서 계곡아래 새재마을을보니 조용하고 평화스러워보인다.  주변의 나무들은 어느덧
갈색의 옷으로 갈아입고  얼마후에는 이마저 벗어던지고 쓸쓸한 겨울을 맞이하겠지.
이번태극무박 왕복종주는 제목에서 보였듯이 survival game 과같은 심정으로진행한다  속보로 진행하다
보니 한방울의 물도 무겁다. 독박위근처에서 한방울의 물도 남김없이 마시고 청이당골에서 식수를 부충 
키로 하고 떠난다.
  얼마쯤 올랐을까?  청이당과 비슷한 지형이 나타난다.  청이당 예상통과시간이 19:30~20시정도인데?
주변의 리본을 살펴본다   청이당에는 청이당이라는 코팅된 리본과 샘터안내리본이 있었던걸로 기억되
어 살펴봐도 보이질 않는다. 그보다도 시간상 아직 도착이 이르다 지난 2일 통과시간을 보니 새재에서
청이당까지 2시간 40분이 소요되었으니 저녁7시반에서 8시사이에 도착할것 같다는 생각이 앞지른다.
  어라!  길바닥이 돌이 많고 분위기가 심상찮다. 저녁7시 25분 국골사거리 안내 표시판이 앞을 가로
막고 있다.   청이당을 통과해버린것이다.    물한방울 남김없이 비우고 왔는데 낭패롤세…
배병만 방장에게 전화하여 주변에서 물을 구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지만 신통치 않다.
  다시 내려가 물을 떠오느니 하봉과 중봉사이 헬기장밑에 물이 있다 하였으니 거기서 물을 보충키로
하고 잠시쉬고 올라간다.   야간이라 갈증이 심하지 않아 큰불편은 없었으나 걱정은 앞선다
하봉과 중봉사이 샘터에 물이 없으면 어쩌나 하고,     
 저녁8시 하봉이다.   촌각도 아까워 하봉에서 조망도 않고 바로 로프를 잡으며 멀리 스틱을 던져
놓고 유격훈련을 한다.  헬기장이 빨리나와야 마음을 놓을 수 있을텐데  20시30분 헬기장이다. 
서리가 내렸는지 풀이 물기를 가득머금고 있다  베낭을 옆에놓고 상근씨와 식수를 찾아 아래로 내려
가본다.   파이프에서는 물기가 있을뿐 흐르는지 마는지  고인물을 패트병을 옆으로 기울러 반병을
뜨고 한모금 목을 축인다음 다시 반병을 뜨고 장터목에서 물을 보충코자 일어선다.  상근씨는 다음
분들의 물을 쉽게 뜨기 위하여 웅덩이를 깊고 넓게 파고있다 
 21시30분 어느덧 천왕봉이다  (소요시간 10시간 30분)  배방장은 천왕봉쯤에서 산러브짱을 만날 수
있으리라 했다   잠시 천왕봉 사진한장 찍고 있으려니 전방약 50m에 헤드랜턴 불빛이 비친다.
배방장에게  산짱을 만났다 하고 가보니 산짱이 아니고 인월에서 단독 무박종주하시는  정하진씨로
인월에서 덕천까지 진행한단다 산짱과는 같이 오다 산짱이 장터목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사이
바로 오셨단다.      산장바로 직전에 힘들어 하는 산짱을 만났다. 우리는 집티한장에 추위를 느끼지
 못하겠는데 산짱은 겹겹이 껴입고 무척추워한다 .   체력이 많이 떨어져 그러는가보다.
조심히 진행하라 이르고 산장식당에서 10분동안 간식을 먹고 즉시출발이다.
촛대봉. 영신봉, 칠선봉,선비샘, 벽소령을 거쳐 형제봉 근처인가보다 무척졸음이 쏟아져 10분알람을
맞춰놓고 잠이든다.  나의피로함을 아는지 모르는지 휴대폰의 알람은 1초도 기다리지 않고 나를 깨
운다.  부시시 일어나 두어발자욱 걷는데 상근씨 그길이 아니란다.  야간이고 잠이덜깬상태라 무심코
왔던길 방향으로 걸었나 보다.  만약 혼자 걷다 이런일이 생겼다면 산장이나 이정표가 나올때까지 
되돌아 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리운 산님께서 왕복종주중 주능선상에서 오던길을 다시걸었다
더니……   (그리운산님께서 잠시 쉴때는 진행방향으로 스틱을 놓고 쉬라 했는데 그만 깜빡 했습니다.)
나는 밤이 무섭습니다.  졸음이 무섭습니다.   아무리 걸어도 도통 진도가 안납니다.
무척 많이 걸었다 싶지만 거기가 거기요    토끼봉(05:55)에서도 가물 가물 해집니다.
  날이 새면 힘이 솟는 것이건만  화개재 휴식처에서 15분 알람을 맞추고 자고 가기고 했습니다. 
06:35분 15분을 자고나니 날아갈듯 싶습니다.  자 밤시간대에 못간길 어서가보자 하고 힘차게 걸어
봅니다. 09:00 성삼재 휴게소에 도착 우동과 파전하나 시켜먹고 배방장에게 보고후 서북능선을 향
합니다.  작은고리봉에 오를쯤 박용우씨가 성삼재 도착하여 식사중이라합니다.  박용우씨 주력으로
보아 만복대 가기전에 잡히겠다 싶군요.    
  만복대 오름길이 왜이리도 무더운지 10월말이 아니라 칠팔월 복더위같군요  만복대에서도 하도
더워 그냥통과합니다.    지난번 왕복종주시 이구간이 나를 탈락시켰던구간입니다. 그때는 출발도
늦었지만 속도또한 늦어 야간에 이곳을 통과하면서 도통 길이 안보였습니다. 뒤에 따라오는 그리운
산님과 상근씨는 말없이 잘도 따라오는데 앞선 난 두분의 진행로를 막고 진행을 방해하는 방해꾼
이었습니다.    오늘은 내리막길로 한낮이기에 속보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11:45분 정령치 휴게소에 도착하여 탁송한 식품을  수령하고 일부는 베낭에 꾸려넣고 돌아올때
식품은 포장하여 비트에 숨겨두고 가기로 하고 우동한그릇 얼른 비우고 박용우씨를 기다려도 오지
않아 먼저 출발한다 (12시15분)
세걸산을 지나고 세둥치에 식수가 있다하여 신현철씨와 통화후 식수찾기에 나선다 능선우측약 50m
내려가면 패트병을 꽂아두고 했다하였으나 찾지을 못하고 헤메고 있는데 위에서 누가 부른다.
박용우씨다  식수위치는 여기가 아니란다. 바래봉샘터에 한시간이면 간다고 바로 가잔다.
돌아올때의 체력을 생각하여 우리 페이스대로 걷겠다 하였으나 재촉하신다.  에라모르겠다 걸어보자
상근씨가 속도를 붙인다.   그래 무서운 밤이오기전에 한걸음이라도 더걸어두자
 바래봉 샘터에서 목을축이고 발도씻고 잠시 휴식후 가파른 바래봉을 오른다.
바래봉에 올라 지나온 주능선과 동부능선쪽을 바라보니 아지랑이 사이로 까마득하게 보인다.
저길을 다시 돌아갈것을 생각하니 다리가 후들거린다. 왜 왕복을 한다고...나를 아는 모든이들에게 
실언을 하고다녔으니 그것도 재수하는 처지에 후회막급이로다.    
   오랫동안 생각할 시간이 없다.     해떨어지기 전에 서둘러야지 상근씨는 내리막길에서는 따를자
없다  어찌그리도 잘내려 가는지  가히 신기로다,   낙옆밑에  뭐가있는지도 모르고 저리도 잘뛸까?
그가 지난자리를 따라가면서도 나는 불안하다.
  덕두봉 이제 반환점이구나 ,  반환점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하고 무엇이 나를 쫒는지 더지체 할  
시간이 없구나.  이산행을 하면서 여유로움은 이미 두고 왔으니 오직 완주! 완주! 이것만을 생각하면
서 나 자신을 닥달합니다.    16시36분 일몰까지는  약한시간 반정도 남았는데 밤이되기전에 어둠이
오기전에 어서가자.     서로 말은 없었지만 이심전심인양 세사람은 빠른걸음을 재촉합니다.
 해는지고 이산이 세걸산인가? 저산이 세걸산인가? 이산도 세걸산이 아니고 저산도 세걸산이 아니네
마음은 벌써 성삼재에 있건만 세걸산도 못왔으니  서북능선에서 가장 더딘구간인가 보다.
  오르고 내리막이 무척이나 심하구나  낮에 이길을 오면서 되돌아 올길인데 베낭무게를 줄이고자  
행동식과 물만 베낭에 넣고 모든물품을 바위뒤 비트에 숨겨두고 왔기에 그구간을 넘치지 않기위하여
신경이 무척쓰인다.   세걸산 1.2km 안내 팻말을 지나고 비트에있는 물품을 찾아 베낭에 넣고 큰고리
봉을 향한다.
 정령치 아침에 비트에 숨겨두었던 음식이든 박스를 찾는데 없어졌다 .  난감하다  주능선과 동부능선
상에서 사용할 식품인데  야간이라 산장이나 휴게소 어디에서도 구할 수 가 없다.
박용우씨가 성삼재에 비상식품이 약간있으니 그것으로 나눠먹으면서 졸음도 오고 하니 노고단산장
에서 한3시간 쉬고 가자고 제안한다.    
  나도 그렇게 하자고 동의하였으나 상근씨는 막무가내다 무박왕복종주를 시도했으니 중간에서 잠을
잘 수 없단다.   노숙은 할지라도 산장안에서 편하게 잠자는것은 자신을 속이는 일이기에 절대안된다
하니 나도 따를수 밖에없다.
 만복대에 올라 구례개인택시에 전화하여 비상식품을 성삼재까지 사다 달라고 부탁하니 나의신원을 
확인 (휴대폰번호) 한후 흔쾌히 승락하여 식품조달은 마음놓을 수 있었다.  하산길이니 한시간이면
성삼재에 갈 수 있지않겠느냐 하여  지금 22시이니 23시 15분까지 도착시켜 달라하고 만복대 내림 
길을 뛰어간다.    만복대 내리막길을 3km까지는 뛰는데 별무리가 없었으나 작은 오르막이 생기고
고리봉 오르막길이 앞을막고 하니 도저히 뛰지 못하겠다.   고리봉도 못올랐는데 택시기사 한테서 
전화가 온다.   성삼재에 도착했다고, 아직 고리봉도 못올랐느라고 말씀드리고 기다려 달라 요청하고
또 뛰어본다.  이번산행에 첫단추를 잘못꿰어 내가 이고생을 하는구나!   『웅석봉을 오를때 부터 너무
빨리 오르고  밤머리재를 향할때는 거의 뛰다 싶이 했으니 』 
  목이말라 입술은 갈라지고 급한경사길을 달리려니 위험하기 그지없고 택시기사는 오래전부터 기다
리고 있으니 사면초가로다.   체력의 한계가 급히도래한다.    23시 35분 서북능선 진입 Fence 에 
다달으니 택시는 아예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택시기사는 사오신 물건을 가져오는데 나는 도로
경계석에 앉아 꼼짝못하겠다.   너무 지쳐 물건받을 힘도없다.
  물품대16,000원 택시비 25,000원  하여 41,000원을 지불하고  택시는 구례방향으로 휑하니 떠나
  성삼재 주차장 보안등은 옅은 안개속에 가물거리고,     내몸은 그동안 속보또는 구보로 진행하다 
보니 피로가 누적되어 잠시 앉아있는 이순간에  예고도 없이 졸음이  덮쳐들고 있다.
  얼마나 졸았는지 박용우씨가 내려오고  택시로 조달한 우유 500cc 한팩씩을 마신후 용우씨를 먼저
보내고 상근씨 오기를 기다린다.      어느새 날짜는 바뀌어 28일 00시10분 셋째날을 맞이합니다.
상근씨가 내려오고  조달한 음식을 나눠베낭에 꾸리고 노고단을 향하는데 처절한 졸음과의 싸움은
절정을 향합니다.  성삼재에서 노고단의 그넓은길을 좌측언덕과 우측배수로를 계속왕래합니다.
 노고단 올라가는 길은 경사도가 45도 이상되는것같고 앞으로 좌로 우로 넘어지지 않게하기 위하여
몸부림을 칩니다.   노고단 안부까지 가는길이 얼마나 지루하고 몸서리치는 구간인지 내가 한낮에
그렇게도 두려워했던 그장면입니다.   태극무박을 하는 모든 회원님들은 다겪은 내용일것입니다.만 
 유별나게도 나는 졸음과의 싸움이 가장싫습니다.
 삼도봉에 도착하여 더 이상 걸을 수 없어 바위에 눕고 말았다.  얼마를 잤는지 추워서 잠이깬다.
아무생각없이 뚜벅뚜벅 땅바닥만 보고 걷고있다.  아직도 몽롱한 상태가 계속된다.
 날이 새는가 보다 토끼봉에 다달음쯤에 주위가 밝아온다.  하늘은 구름이 가득하여 추위가 엄습한다.
가는 실비도 내리는것같고 ,  방풍자켓을 꺼내 입으니 한결좋아진다.
 차츰 몸상태도 낮이되므로 원활해지고 그무섭고 지겹던 밤으로 부터 해방이 되는것 같다.
  연하천에 도착할쯤 소낙비는 간헐적으로 내리고  기상예측이 틀어지기를 기원했지만 요즘기상관측
틀리지도 않아…
 
 연하천 산장 (07:10) 도착하여 컵라면에 햇반을 말아 먹으니 아침식사는 그만이다. 밖엔 아직도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갈길은 창창하니 비가온들 쉴소냐 (07:50) 출발이다.
(09:00) 벽소령을 통과하고  세석을 지쳐 촛대봉에 숨겨둔 약밥을 챙기고 어젯밤 택시기사에게 주문
한 사과를 한쪽씩 나눠먹고 장터목으로 직행
(13:10) 장터목에 도착하니 평일인데도 인산인해다, 거창에서 고등학생들이 극기체험 왔나보다.
운동화에 일회용 비닐우의를 똑같이 입고 소음이 시골장터이상이다.
매점에 컵라면을 부탁하였더니 여기는 컵라면을 안판다네   할 수없어 촛대봉에서 찾아온 약밥을 먹
을 려는데 이건아예 얼음덩어리네!    그나마 먹어두어야 하기에 둘이서 얼음을 조각내듯이 깨어서 
먹고 잠시 쉼도 없이 또출발한다.
(13:53) 천왕봉.  (14:55) 하봉통과  (15:16) 국골사거리 통과  (15:38) 청이당골 도착  갈때 청이당
을 헤메던걸 생각하여 리본을 찾아보는데  리본이 있다  청이당 진입초입에 있어 랜턴불빛이 거기
까지 미치지 못했나보다.  향후로는 좀더 세심하게 지형을 익히고 확인하는 습관을 갖도록 해야겠다.
 (16:13) 매번 독바위 근처를 지나면서 그곳을 가보지 못했는데 오늘은 한번 올라가봐야겠다.
로프가 키작은 사람은 잡기도 어려울정도로 짧다.  상근씨와 같이 독바위에 올라 이번산행후 처음
으로 여유로움을 가져본다.
(16:37) 새봉을 지나 왕등재 습지까지 (18:00) 빠른 걸음으로 무서운 밤을 피하고자 내달린다.
(19:20) 동왕등재를 바라보면서 힘들어 하는데 맞은편에서 랜턴불빛이 접근한다.
여수오동산악회 이정수 부회장께서  같은산악회 산행대장인 김상근씨를 마중나오신것이다.
 천왕봉이후 처음만나는 사람에다 우리를 마중나오신분을 만나니 밥갑기 그지없다.
이정수 부회장은 맥주며 배를 내주시면서 권한다.    갈증이 나던참에 맥주 맛과 배는 정말 시원하다.
그냥 푹쉬었다  가면 좋겠는데  우리상근씨 오래쉬면 안된다며  출발하잔다.
 나도 언덕 오름이 처지는 편이 아닌데 상근씨 후반에 힘이 넘쳐나는가 보다, 언던을 따라잡기 벅차다.
오히려 마중나오신 이부회장이 처지는것 같다.  제대특명을 받으면 떨어진 낚옆도 조심히 밟으라는데
하며 천천히를 주문한다.    (20:40) 어느덧 밤머리재에 도착하고 쉼터에서 더덕쥬스 한잔씩하며
아직도 9km가 남았는데 완주한양 기분을 내어본다.
 차도를 가로질러 마지막구간인 웅석봉을 향하여 사뿐이 배수로를 뛰어오른다.
한계단 한계단 계단이 끝이없다.  뿐만이 아니라 전구간에서 가장 힘들었던 졸음의 구간 성삼재에서
부터 삼도봉구간 같은 증상이 살포시 고개를 내미는것 같다.
  이를 악물어 긴장도를 높이려 애를쓴다.   이구간은 이정수 부회장이 앞장을 서서 안내하는데 쉼 없
이 올라가 버린다.  자꾸 간격이 벌어지는것같다.   그러나 따라갈 마음도 능력도 없다.
가던지 말던지  자꾸처지니 앞선분들이 잠시 기다리는것같다.   그러나 조금간격이 좁혀졌나 싶으면
보이질 않는다.    
 밤머리재에서 긴장이 이완되어 피로가 엄습했나보다.  웅석봉 전에 그리운산님께서 어천에서 부터
마중을 나와 다시 정신이 들고 그리던 웅석봉에서 도착보고겸 촬영을 마치고 지금부터는 마중오신
두분이 종주자 한사람씩을 안전하게 하산시키기 위하여 맨투맨 으로 안내하신다.
 바람은 세차게 불고 기온은 뚝떨어져 고아택스 장갑을 처음으로 사용한구간이기도 하다.
 웅석봉 오름길의 묘지는 이사를 갔는지 가도 가도 나타나질 않고 웅크리고 내려오는 발바닥은 이제
서야 통증이 오는구나.     그리운산님은 다왔다 다왔다를 거듭외치지만 마을의 불빛은 어디에도 
없고…… 계곡의 물소리가 가까이 들리는구나.   그계곡의 물소리가 오랫동안 그침이 없는만큼 몸도
마음도 지쳐가는가 보다.
 29일 00:30 분 출발한지 61시간 30분만에 출발지점에 도착하였다. 
쉴만한 물가집에는  안사장님을 비롯하여 여수오동산악회 회장님과 장삼능씨 두분이 마중나와 주셨
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완주의 기념사진을 촬영후 여수팀들은 여수로 돌아가시고 그리운산님과 나는 뒤따라오는 박용우씨
를 기다립니다.           홀로 도착하는 어천마을이 외롭지 않게... 
2005년 10월 29일
 태극무박 왕복종주를 위하여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J3 회원님과 멀리까지 마중나와주신 이정수
 님. 그리운산님. 내가 지쳐 힘이들때 격려의 메시지로 힘을싫어주신 최승원님. LG화학 김석태 계장님
 정령치까지 돌아올때의 음식물을 배달해준 목요산악회 박용철님 거듭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