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봉서 본, 석개재방면
  묘봉서 본, 석개재방면
 

봉화 묘봉 (낙동정맥:임도삼거리~석개재)

1:25,000지형도=풍곡

2005년 11월 20일 일요일 맑음(-10.3도~9.8도)   풍속0.7m/s   일출몰07:16~17:18

코스: 석포리<14km>현지차량이동~임도삼거리(석포/전곡/소광)13:00<1.9km>삿갓봉<2.8km>▲997.7m봉<3.8km>▲묘봉1167.6m<3.6km>석개재18:00

[도상12.1km/ 5시간 소요]

지형도   지형도
 

개요: 경상북도 봉화군 석포면에 있는 묘봉(猫峰1167.6m)은 낙동정맥 석개재~삿갓봉(1119.1m)구간의 날등길에서 서남쪽으로 살짝 비껴 앉은 이 지역의 최고봉이다.

묘봉은 대체로 낙동정맥 구간 종주길에 이지역 최고봉에 대한 호기심으로 찾아들곤 하지만, 해묵은 헬기장이 널찍하게 자리잡은 정상에선 진조산(908.4m)~통고산(1066.5m)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 날등이 아련하고, 북으론 면산(1245.2m)이 빤히 바라보인다.

또한 해발 1,000m대를 오르내리는 이 지역엔 유난히도 임도가 발달했는데 이것은, 삼척방면의 광산에서 채취한 광물을 아연 제련소(영풍상사)가 있는 석포로 이동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혹은 석포쪽의 아름드리 황장목을 삼척방면으로 이동시키기 위해서 필요했던 걸로 일제시대부터 영림서에서 개발해 왔었다고 한다.

줄미등봉 분기봉에서 본 묘봉(1167.6m)
  줄미등봉 분기봉에서 본 묘봉(1167.6m)
 

묘봉에서 남쪽 6.6km아래 떨어진 삿갓봉(1119.1m) 동릉을 경계로, 강원도와 경상북도가 갈라지는 첩첩산중- 이 골짝 강원도방면으론, 응봉산(998.5m)과의 협곡 틈새로 그 유명한 용소골과 보리골. 문지골이 있고, 석포방면엔 장장 14km에 달하는 석포리천이 있어 상류를 불심골과 반야골로 나눈다.

이번 코스 가는길의 문지골을 비롯한 날등길 동북쪽 골짝물은 동해안으로 흘러들고, 서남쪽의 석포리천을 비롯한 계곡수는 낙동강의 상수원이 되어 부산앞바다까지 흘러간다.

응봉산 너머로 조망되는 동해바다
  응봉산 너머로 조망되는 동해바다
 

가는길: 겨울철 당일치기로 묘봉~삿갓봉 구간을 다녀오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우선은 대중교통편으로 석포까지 가서 낙동정맥상의 삿갓봉 아래 임도 삼거리까지는 현지차량(석포용달011-504-6104대당:오만원)을 이용한다.

임도 삼거리에서 삿갓봉까진 임도가 계속 이어지다가 삿갓봉 이후론 빼곡한 산죽이 주능선을 장악하고 산죽 위로는 상수리나무 군락지가 펼쳐지는데, 나목 틈새론 남서쪽 봉화군과 동북방면 삼척시쪽의 산맥과 협곡이 눈아래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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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봉산능선 너머 동해바다 푸른물결이 하늘에 맞닿은 모습은 장관으로 펼쳐지고, 서쪽 저 멀리론 백두 대간 마루금이 하늘금을 긋고 있다.

묘봉을 바라보면서 진행하는 날등길에서 997.7m봉에 당도하면, 작년에 재설한 [장성455]삼각점이 있고 주변을 밀어부친 절벽 위에선 사방으로의 조망이 뛰어나다.

발치 아랜 문지골, 뒤로는 응봉산의 전모, 그리고 동해안의 푸른물결이 하늘색과 같은 톤으로 버무러져 있고, 반대방향으론 경북 내륙 오지산들이 희색물결속에 침잠해 있다.

삿갓재까지 이어지는 임도
  삿갓재까지 이어지는 임도
 

내려다본 줄미등봉능선
   내려다본 줄미등봉능선
 

묘봉을 향한 날등길
  묘봉을 향한 날등길
 

997.7m봉에서 본 동쪽의 응봉산(998.5m) 전경
  997.7m봉에서 본 동쪽의 응봉산(998.5m) 전경
 

묘봉 오름길에서 조망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그냥 묵묵히 대나무 숲을 헤치며 오름짓을 계속 하노라면 용인등봉(삼각점 없음)이후론 산죽이 사라지면서, 관목림이 자주 나타나는 관목수림 위로는 역시 상수리나무 고목들이 창공을 가린다.

묘봉 갈레길엔 리번들이 많이 걸렸고 묘봉 왕복거리는 1.3km에 불과해서 반시간이면 충분하다. 고양이완 전혀 연관 없는 널따란 정상 헬기장엔, 2004년에 재설한[장성316]삼각점이 울창한 싸리나무 숲속에 갇혀 있다.

되돌아 온 다음 봉우리엔 [조난자위치추적표지판/033-119]이 붙어있고 가파르게 북서진 해 내려가면 또다시 임도를 만나게 된다.

임도는 석개재까지 연결되는데 마루금을 타면 봉우리 대여섯개 더 넘어야 하고, 이차선 포장도의 석개재에 당도하면 [하늘이 내린 살아 숨쉬는 땅!/강원도]표석이 그 동안의 노고를 달래준다.

묘봉 정상풍경
  묘봉 정상풍경
 

묘봉서 본, 지나온 날등길 마루금
  묘봉서 본, 지나온 날등길 마루금
 

묘봉서 본, 초반에 올랐던 1098m봉 서부지능선
  묘봉서 본, 초반에 올랐던 1098m봉 서부지능선
 

해는지고..
  해는지고..
 

산행후기: 산악회를 창설하신 분이 후임자들께만 맡겨놓고 도통 참석을 않는다고 아우성이다. 우선 집사람부터 욕 먹을 짓만 하고 다닌다면서 핀잔이 이만 저만 아니다.

궁여지책 끝에 그래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참여를 해야겠다 싶어, 몇 년 전에 다녀왔던 낙동정맥을 다시 밟아보게 되었다.

낙동정맥 전구간을 당일치기로 끊어놓은 상태이고 부산 출발을 07:00로 잡아서인지, 참여 숫자는 손익분기점을 오락가락하지만 대원들의 열의는 대단해서 사기충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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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길에 달라진 옛모습을 돌아보다가, 어둠속에 그냥 지나쳤던 묘봉에 올라보니 감회가 새롭다. 집에 돌아와 당시의 비망록을 들춰본다.

이천년 칠월 이십삼일, 대원 아홉명은 칠흑같은 어둠속 우중산행을 하면서 추위에 발발 떨어야 했고, 물 차오른 등산화 속을 몇 번씩이나 털어내면서 석개재~답운치 24.7km를 13시간동안 걸어야 했다.

진조산 아래서 엉뚱방향으로 한시간 이상 방황을 했던 그 날, 한 분의 배낭에서 삐져나온(?) 매실주는 그야말로 산삼녹용이었다.

세월이 흘러 당시의 동료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지금은 젊은이들 틈새에서 선배대접을 받고 있다. 귀로의 버스 속에서 노익장 한 분이 산을 몇 년 타셨냐고 물어온다.

글쎄요~, 그 참 애매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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