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계룡산 수통골

산행일 : 2012.12.29. (토)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어떻게 : 주차장~도덕봉~자티고개~금수봉~빈계산~주차장

 

  (산행 개념도)

 

 

년말 마지막 나의 휴일.

초록잎새랑 오서산에 둥지를 틀고 겨울밤을 보내기로 했다.

그런데...

아침부터 폭설이다.

오후엔 개인다니 좀 기다렸다 떠나보려 하지만 점점 더 눈발은  거세저만 간다.

 

딘장~!!!

 

포기하고 우리 부부는 영화 한판을 때리기로 했다.

영화는 우리의 예정된 일정이 변경된 관계로 제목만 보고 (뜻밖의 여정)을 선택했다.

결론 ?

내용과 의미는 그냥 무시해 버리고 

단순무식하게 화려한 액션만 보며 웃고 즐기다 나오면 되는 영화다.

남영동 1985년이나 26년이란 영화처럼 뒤끝이 길게 남아 나의 가슴을 아프게 만들지  않아 좋기는 하다.

ㅋㅋㅋㅋ

 

오늘만 날이냐~?

산이 없어지는것도 아니니 담에 가믄 되지 뭐~란 위로가 먹히질 않는 허전함이 가슴을 헛헛하게 만들쯤.....

주주클럽 여성모임의 망년회에 와 주십사 하는 전화를 받았다.

초록잎새가 가는데  산찾사님 만큼은 여성못지 않게 한가슴을 하니 여자라고 처 줄테니 같이 오란다.

 

오~! 예...

 

 

 

 

지난밤 酒님을 모신 후유증이 심각하다.

나른 나른 온몸에 힘이 하나도 없다.

늦은 시각까지 헤어나지 못하다 창밖을 보니 햇쌀이 중천이다.

아침겸 점심을 차려먹고 따스한 물 한병만 달랑 넣은 베낭 하나만 들고 집을 나서

대전에서 제일 가까운 수통골로 향했다.

그런데...

햐~!!!

주차장은 이미 만차이고 길옆까지 꽉 메운 자가용의 물결...

본처보다 애첩이 더 이쁜격이다.

계룡산보다 이곳 수통골이 대전시민의 사랑을 더 받는것 같다.

주차장 틈새에 겨우 나의 애마를 재워놓고  도덕봉을 향한 들머리에 든다.

 

 

 

국립공원에 이곳까지 포함 되기전 

심심하면 걸음했던 우리부부 산행지의 하나였던 이곳은

언제부터인가 발걸음이 뜸했던 사이 수통골 등로는 참 많이도 변햇다.

 

 

 

그 많은 주차장 차량들의 쥔장은 다 어디로 숨었나 ?

의외로 숲에 드니 사람들이 없다.

?

?

?

 

 

 

 

왠 계단들이 이래 많아졌는지 ?

오름길이 쉬워지긴 햇지만 그만큼 재미는 반감된 등로다.

국립공원이 되면 이런 좋은점도 (?)

 

 

 

 

 

 

이쯤에선 도덕굴로 향한 등로를 찾아야 하는데

러셀이 안된 등로는 물론 괴찬니즘의 발동에 발걸음은 자동으로 도덕봉을 향한다.

 

 

 

그간의 날씨에 비해 오늘은

포근해도 이건 너~무 너무 포근하다 보니

사방 팔방 피어오른 수증기가 안개로 변해 시야와 조망이  실망스럽다. 

이쯤에선 우리집도 보일만 한데 크게 선심 쓰듯 겨우 내준게 바로 코앞의 봉오리만 살짝...

 

 

 

예전...

도적넘들이 많았대서 도적봉였다는 도덕봉을 넘겨 내리막길로 향한다.

 

 

 

정적에 잠긴 숲속...

간간히 울려 퍼지는 청아한 새소리가 마음을 정화 시켜준다.

두런 두런 이어지는 아내와의 정담.

그래봣자 하는 이야기란게 내 아이들 잘 되기를 바라는 소망과 기대.

그리고....

그넘들을 키워내며 겪었던 옛 이야기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잘 돼야 할텐데...

가진것 없는 부모의 자식으로 이 세상을 살기엔 정말 힘든게 우리나라 현실이다.

그런 젊은이가 꿈을 이룰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줘야 하는게 기성세대의 의무와 책임인데 그게 그리 힘든일인지 ?

이번 대선에선 2~30대의 꿈을 늙어 빠진 50대 이상이 짖밟아 버린 선거판 였다는 소리를 들을때 가장 가슴이 아프다.

꿈을 꿀 수 없는 사회는 죽은 사회다.

대선이 끝난 후 벌써 노동자 4분이 세상을 버렸다.

아직도 세찬 비바람을 맞으며 하늘 꼭대기 크레인에서 세상을 향해 외치는그님들의 처절한 절규가

공허한 메아리로 허공에 울러 퍼지고 있는 년말은 그래서 유난히 우울하고 슬픈 오늘날 나와 같은 노동자의 현실이다.

 

 

 

가진자들의 욕망과 탐욕은 왜 그리 많은지 ?

쌓여만 가는 세속의 욕망들이 산을 오를때면 한순간 허물어 지던데.

그래서 그런가 보다.

나는 오늘날 까지도 25년을 넘게 한 아파트를 벗어나지 못하고 지지리 궁상 가난을 떨구지 못해 그렇게 살고 있다.

 

 

 

그래도..

그런 못난 남편을 믿어주고 따라주는 아내가 있고

삐딱선 타지 않고 착하게 자라준 아들 두넘이 있으니 그럼 됐다.

 

 

 

세상을 살다 보니 인생 뭐~ 별거 아니다.

욕망이란 그릇을 아주 작고 옹졸하게 준비만 하면 매일같이 넘처 흐르는게 행복이고 기쁨이다.

다만...

그게 그렇게 말처럼 쉽게 되지않아 문제일뿐...

사실 내가 정신수양이 잘 돼 마음속 욕망의 그릇을 옹색한

아주 작은 그릇으로 준비했던건 절대 아니고 다만 그럴 능력이 안돼 포기했을 뿐이다.

우야튼...

포기가 됐든 해탈이 되어 무심의 경지에 도달한

부처의 마음이라 욕망을 끈을 놓아 버렸든 결과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때론 포기라는것이 인생사에 아주 몹쓸것이 아닌 필요한 경우도 있다.

 

 

 

우리 부부는 행복하게 살고 싶어 이렇게 산을 찾는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죽을때 까지 영원히.

왜냐하면.

세상을 살다보면 욕심과 욕망이란 못된 이기심이 들어 앉을

마음의 그릇은 이상 야릇한 넘이라 잠깐 방심에 나도 모르게 더욱 더 커저만 가기에.

 

 

 

 

사람들이 구둘먹하게 들어앉은 대전 시가지는

오리무중 한치앞도 분간 못할 안개속에 잠겼는데

반대편 방향엔 순수한 자연의 아름다움이 자리한 계룡산은 안개가 벗어지며 한겨울의 고즈넉한 풍광을 드러냈다.

그 덕분으로 내앞을 촐랑 촐랑 앞서걷던 초록잎새의 발걸음이 한동안 묶인 탓에 전날 주독에 쩔어버린 산찾사는 다리쉼을 할수 있었다.

 

 

 

단 두가지의 색감으로

저런 풍광을 그려 넣을 예술가가 세상에 또 있을까 ?

먹물로 새햐안 도화지에 그려낸 수묵화의 아름다움을 감상 하는게 겨울산행의 기쁨이다. 

짙은 먹물의 힘찬 붓 터치로 능선을 그려낸 후 잎을 떨꾼 수많은 나무군락의 잔가지에선 섬세함과 정교함을 뽐내다가

짙은 먹물의 농도를 묽게 만들어 그려나간 아스라히 멀어저간 산너울의 실루엣 정경에선 신비로움이 감지된다.

 

 

 

걷다보니 어느새 자티고개...

얼마전 대전 둘레길을 완성했던 초록잎새가 이곳을 기억해 낸다.

그런데...

ㅋㅋㅋ

둘레길 구간을 이어걷던 지점을 잘못 알고 있다.

그러면서 빠득 빠득 자기말이 맞다 우겨댄다.

초록잎새는 산길보다 더 복잡한 도심의 골목 골목은 기막히게 잘 찾아 다니며

정작 아주 단순한 이런 산길에선 왜 똥 오줌을 못 가리고 헤메는 걸까 ?

난 미로같은 도심에선 완전 길치라 초록잎새 없이는 어디고 갈 생각을 안한다.

그걸 보면 남자와 여자의 유전자엔 방향을 감지하는 안테나가 확연히 다름이 분명 하다.

하나로는 부족하니 그래서 같이 살라는 의미인지 ?

생활의 발견에선 남녀의 그런 특성들을 아주 많이 보여 주고 있슴을 보면 음양의 조화로움이 다 그런것 아닌가 생각된다.

 

 

 

 

 

금수봉 정자에 올랐다.

한가롭게 의자에 걸터앉아 커피 한잔의 여유를 부려본다.

순간...

세상 부러울것 없는 행복감이 밀려든다.

커피 한잔에도 이런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게 다 자연의 혜택 아닐까 ?

우리부부가 앉아 커피를 즐기는 주위로 박새들이 몰려든다.

?

우리가 뭘 먹는걸 보고 얻어 먹을게 있을것 같아 몰려든것 같다.

아내가 좋아하는 맥주는 없어도 찾아보면 맥주 안주는 있을것 같아 베낭을 찾아보니

땅콩 한봉지가 나온다.

잘게 부스러 주위에 뿌려주자 잽사게 물고 달아난다.

그런데 이넘들...

예의가 없다.

모델료를 줬으면 댓가가 있어야 하는데

이넘들은 디카만 들이대면 얼마나 잽싸게 도망을 가는지 원~!!!!

아마도 내가 아직은 속새의 더러운 때가 많이 묻어 박새가 나를 멀리 하는건 아닐까 ?

옛날 은선산장 여주인의 손바닥에 올라 앉아 편안하게 먹이를 쪼아 먹던 박새들이 불현듯 떠올라 그런 생각이 든다.

 

 

 

 

금수봉을 내려 빈계산을 향한다.

성북동 삼거리까지 편안하게 내릴 수 있는 원목계단과 전망대가  발걸음을 수월하게 만든다.

 

 

 

 

성북동 삼거리에서 잠시 숨을 고른후

빈계산 정상까지 가파르게 치고 올라서는 계단을 밟아 거친숨을 몰아 쉰다.

 

 

 

그래서 오른 정상 빈계산을 스처 지난다.

정상은 그냥 상징적인 의미일뿐 그곳을 지나 조금만 더 진행하면.

 

 

 

지금껏 우리가 걸어온 주능선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거리는 그리 먼 거리는 아닌데 여기서 보면 무쟈게 걸어온 것 같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전망대 다.

 

 

 

 

흰눈을 소복히 이고 있는

소나무 군락의 오솔길을 걸어 내리며 오늘 산행을 끝낸다.

이번 산행이 아마 2012년의 마지막 산행이 될게 확실하다.

 

 

새해에도

큰 욕심없이 매사에 감사하며 건강하게 살기위한 발걸음이

순수한 자연의 품으로 이어지길 소망해 보며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한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

 

 

 

   (산행 모습을 동영상으로)

댓글
2013.01.02 14:25
천지인
산찾사 아저씨 반갑습니다.
계룡산 자락 수통골로 송년산행을 다녀오셨군요.
수통골은 저도 가 본 기억이 납니다.
올 겨울 춥기도 춥고 눈도 참 많이 왔죠...
올해도 두 분 모두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댓글
2013.01.03 10:12
산찾사(이용호)
햐~!!!
대박이다.
누추한 나의 글에 천지인군의 댓글을 다 받아보고 영광입니다.
당신은 우리의 미래.
천지인처럼 반듯한 소년들이 있어 우리나라엔 희망이 보입니다.
올해도 안산즐산으로 다진 체력을 바탕으로 천지인님의 꿈을 펼수 있는 학업에 매진하시길 바랍니다.
천지인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