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 OK목장 ⇒ 맹동산(807.5) ⇒ 하삼의 안부 ⇒ 봉화산 ⇒ 명동산(812.4) ⇒ 박짐고개 ⇒ 포도산(747) ⇒ 632.1봉 ⇒ 화매재(917번지방도) ⇒ 황장재(34번국도)  

[얼마나] : 정맥 23㎞ + 포도산 왕복 1㎞ = 24㎞

[언  제] : 2005년 11월 20일 일요일

[날씨는] : 청명하고 쾌청함, 약간 쌀쌀함, 조망산행 더없이 좋음


 

[산행경로 및 시간기록]

OK목장 시멘트도로삼거리(06:55) - 분기봉일출(07:08~07:15) - 좌측임도 - 안부(07:30) - 목장바리케이트(07:35) - 맹동산(07:39~08:00) - 임도갈림 산길(08:07) - 다시 임도(08:14) - 하삼의 안부/임도삼거리(08:19)  - 710봉(08:31) - 봉화산(08:40) - 봉수대(08:42) - 명동산(09:25~10:19) - 묵은 헬기장(10:21) - 봉(10:27) - 박짐고개(10:41) - 안부십자로(10:53) - 포도산삼거리(11:07) - 포도산(11:22~24) - 포도산삼거리(11:34~39) - 묘/송림지대(12:08) - 철탑(12:16) -평산신씨묘(12:22) - 억새공터(12:27) - 632.1봉삼각점(12:32) - 묘/식사(12:40~13:24) - 포산마을/밭(13:29) - 임도(13:36) - 철탑50번(13:38) -(우)-임도삼거리/당집(13:44) - 남평문씨묘(13:48) -(좌)- 임도(13:50) -(좌측산길) - 마을삼거리(13:54) - 안부삼거리(13:57) - (우) - 시멘트길(13:58) - 좌측산길(14:00) - 철탑56번(14:09) - 안부삼거리(14:11) - 철탑57번(14:12) - 안부사거리(14:14) - 안부삼거리(14:18) - 좌회전봉(14:25)-우회전봉(14:29)-화매재(14:47)- 봉(14:53) - 낙엽송안부(15:00) - 묘지봉(15:05) - 봉(15:12) - 우회봉(15:27)-532봉(15:48) - 황장재(16:11)


 

[산행시간] : 9시간16분(식사 및 휴식시간 포함) 


 

[참여인원] 11인 (이사벨라, 금수강산, 김귀천, 높은산, 먼산, 산시조, 산울림, 삼은, 청산, 캐이, 서바위)


 

갈등

토요일 아침부터 콩 타작을 합니다.

 주5일 근무제의 도입으로 인한 토요휴무를 활용하기 위하여 건성으로 시작한 콩 농사인데 수확을 하자니 힘이 듭니다.

콩 타작을 하면서 갈등을 합니다.

이번 주도 낙동정맥길을 가기로 한 날인데 서울에 사는 외사촌 재환 큰형님이 외동딸을 시집보낸다고 알림장이 와 있고, 또한 내가 총무를 맡고 있는 종친친목회의 월례회의일이 겹친 날이라 갈등을 합니다.

북면에 있는 밭에서 일을 끝내고 집으로 오는 길에 손전화가 울립니다. 금수강산님의 전화입니다.

차량상태가 좋지 아니 하여서 오늘은 나의 차량으로 동군포까지 이동하여야 할 것 같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동안 금수강산님이 동군포까지의 이동을 위해 수고를 해 주셨는데...

갈등을 마무리합니다. 친목회는 내일 회장님에게 전화로 부탁하기로 하고... 서울 외사촌 형님댁의 혼사는 고양시에 사는 동생에게 송금하여 전달하도록 부탁하고 ...

갈등이 해결됩니다. 그렇지만 외사촌 형님께는 미안한 마음입니다. 산에 간줄 알면 얼마나 섭섭해 하실까?

23시에 금수강산님을 태우고 동군포를 향하여 천안을 출발합니다.


 

단잠

동군포에 도착하니 오늘은 11명의 산꾼이 모였습니다. 지난 5구간에는 8명이었는데, 산시조님이 오늘 처음으로 낙동에 참여를 합니다. 24시 15분 동군포를 출발합니다. 아침식사를 4구간 저녁식사와 5구간 아침식사를 하였던 영양읍의 은비식당에서 하기로 하고 최기사님의 안전운전을 믿고 모두 눈을 감습니다.

04시경 영양읍에 도착하여 은비식당에 아침식사를 부탁하고 모자란 잠을 보충하기 위하여 식당의 방바닥에 등을 붙입니다. 잠깐의 잠이지만 꿀맛입니다. 은비식당 주인 내외의 서비스정신 대단합니다, 그 새벽에 아침식사 주문을 짜증 없이 해결해 주시고... 새벽에 따끈한 소머리국밥 맛도 괜찮습니다. 커피는 셀프입니다.


 

일출

ok목장 시멘트도로 능선에 차량이 진입하니 먼저 도착한 한 무리의 종주팀이 산행을 출발합니다.

산행준비를 마치고 06:55 임도를 따라 우리도 출발합니다.

이제 낮의 길이가 많이 짧아지고 있습니다. 7시가 넘은 시간인데도 해가 뜨지 않고 있습니다.

임도는 남쪽으로 8시 방향을 따라가다가 좌로 구부러져 3시 방향으로 돌아갑니다.

임도 오른편으로 목장의 초지 경계를 이루는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마루금은 임도를 따라 가지만 조망을 확인하기 위하여 철조망을 넘어 우측의 봉우리를 오릅니다. 봉우리에는 삼각점은 없고 헬기장 흔적이 있습니다.

봉우리에서 구름위로 떠오르는 일출을 맞이합니다. 구름의 모양이 마치 산봉우리를 연상케 합니다. 산에서 맞이하는 일출은 매번 그 감흥을 달리 합니다. 이 시간 속세에서 단잠에 빠져 있는 사람들은 느끼지 못할 나만의 느낌,...

귀 끝이 약간 시린 쌀쌀한 추위 속에서 맞이하는 오늘의 일출 역시 그 나름의 느낌입니다.

초겨울의 OK목장의 모습은 조금 쓸쓸하고 황량한 느낌입니다. 소떼도 보이지 않고 목초도 없고...

OK목장의 황량한 초지를 보면서 가을철 황금색물결을 이룬 초지를 통과했던 대관령 목장과 서산 운산목장의 아침햇살과 소떼들을 떠 올려 봅니다.

오케이목장 출발지점의 전경

동쪽으로 여명이 비치고....

여명을 배경으로  등을 돌린 두사람은 무얼 하실까?

일출 1

또 다른 지점에서...


맹동 - 명동

일출을 맞이한 봉우리를 다시 내려와 임도를 따라 가면 내리막길에 억새가 피어 있고 목장의 출입문이 나타나고 안부를 통과합니다. 안부를 통과한 후 계속하여 임도는 맹동산 상봉을 향하여 사면길로 이어집니다. 높은산 대장과 캐이님은 지도상의 맹동산을 확인하기 위하여 좌측의 봉우리를 올라가고 나머지 님 들은 그냥 임도를 따라갑니다. 목장의 임도를 벗어나 산속 임도로 연결되는 지점에 바리케이트가 설치되어 있고 바리케이트를 지나 4분여쯤 진행하면 군사시설물 같은 태양열전지판이 나타납니다.  시설물이 있는 곳에서 좌측의 봉우리를 올라서면 807.5m의 맹동산 상봉입니다. 산불감시초소가 있고 맹동산표지석과 명동산산악회의 표지석이 있습니다. 대장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면서 일행들은 맹동산과 명동산을 헷갈려 하며 일단 시산주 한 순배를 돌립니다. 아침 추위도 녹일 겸해서... 

목장길 ... 출입문...

맹동산 상봉에서 되돌아 본 모습

맹동산 상봉 표지석

    

집 나간 누이

약 20여분에 걸친 휴식을 마치고 맹동산 상봉을 출발하여 임도를 따라 갑니다. 7-8분쯤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마루금은 좌측의 숲길로 이어지고, 숲길에 들어가니 여기 저기 올무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야생조수를 보호하다보니 요즈음은 멧돼지의 개체수가 늘었다고 야단인데 어찌해야 옳을지 참 ...

숲길은 사면을 돌아가는 길과 우측으로 작은 봉우리를 오르는 길이 있는데,  우측의 봉우리를 올라 약 5분쯤 진행하면 다시 임도와 만나게 됩니다. 임도를 따라 다시 5분쯤 진행하면 삼의 3.4㎞, 대리 6.5㎞, 마당두들 9.3㎞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 도달하게 됩니다. 천마농장인 모양입니다. 마루금은 고랭지 채소밭을 거슬러 올라 봉화산으로 연결됩니다.

어!  그,런데 숲길에서 나오면서부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듭니다. 앞과 뒤를 보면서 인원을 세어 봅니다. 몇 명 되지도 않는데 인원 파악이 쉽게 안 되네요?

어!  그런데 빨간 자켙 이사벨라 누이가 보이지를 않습니다.

누구? 맹동산 상봉에서 이사벨라 누이 본 사람?

기억들이 희미합니다. 불과 몇 십분 전의 일인데...

삼은님 말씀 “산불감시초소로 오르기 전에 분명히 뒤에 따라오고 있었는데 ... ”

그 뒤에 진행했던 저는 산불감시초소에서 본 기억이 없습니다.

많지 않은 인원에 한 명이 행방불명...  여러 가지 추측들을 합니다.

뒤에서 혼자만의 볼일???... 

산불감시초소를 그냥 통과하여 진행하고 있을 거라는 등....

아니면 그 사이에 그 사이에 UFO가 다녀 갔나...

아니야??? 앞서 간 팀에 멋진 님이 있었을지도 몰라?  시집 간 거야!!!

집 나간 누이를 찾기 위한 작전에 돌입합니다. 의리파 먼산님 오던 길 되돌아 갑니다.

맹동산 정상을 그냥 통과하여 진행하였을 거라 주장한 서바위는 추격조에 가담합니다.

임도를 따라 내려오는 정맥꾼들...

 

천마농장...

하 삼의 이정표


과속

고랭지 채소밭을 통과하여 오르막길을 열심히 오릅니다. 08시 31분 710봉을 통과하여 가속 페달을 밟습니다. 헬기장 흔적이 있는 봉화산을 08시 40분에 통과하고 08시 42분 봉수대를 통과합니다.

계속하여 메아리없는 야호를 외치며 속도를 빨리 합니다.

요 근래 이렇게 빨리 진행한 기억이 없습니다.

조금 전까지의 추위는 어디로 갔는지 없습니다. 이마와 등줄기에 땀이 배어 납니다.

드디어 09시 25분 주변의 조망이 한 눈에 보이는 명동산 정상에 오릅니다.

어! 그런데 이곳에도 집 나간 누이는 보이지 않습니다.

아예 시집을 가 버린 모양입니다.

더 이상 추격을 포기하고 주변 조망을 눈 속에 담아 봅니다.

오늘 구간의 제일 높은 812.4봉이라 지나온 능선으로 멀리 OK목장이 어림되고 앞으로 가야할 포도산등의 능선이 조망됩니다. 그 뒤에 산 그리매가 멋진 그림을 보여 주지만 산 이름들을 모두 알 수가 없습니다.

후미를 기다리기 위하여 산불 감시탑 아래 바람이 조금 잔잔한 곳을 골라 간식을 먹으며 긴 시간의 휴식을 보냅니다.

봉수대

명동산 산불 무인감시카메라

명동산에서 조망

명동산에서 뒤돌아 본 오케이목장...


소식

근 1시간여를 기다려도 후미가 나타나지를 않습니다. 손전화도 불통입니다. 집 나간 누이의 손전화도 역시나 불통입니다. 

10시 19분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어 진행을 합니다.

남쪽 방향으로 약 2분여 지행하면 헬기장이 나타나고 5분여를 더 진행하면 우측으로 방향을 90도 회전하여 서쪽으로 진행을 하게 되면서 급경사 내리막길로 연결됩니다.

내리막길을 따라 13분여를 진행하니 임도를 만나게 됩니다. 이곳이 박짐고개입니다.

진행방향은 계속하여 서쪽방향으로 진행을 합니다.

포도산을 향하여 진행하는 도중 드디어 이사벨라님 연락이 옵니다.

현재 위치가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철탑을 통과하였는데 왜 휴식도 없이 계속 진행을 하느냐고 우리를 힐난하는  겁니다. 포도산삼거리를 통과하였느냐 물으니 모르겠고 선두를 따라 잡으려 휴식도 없이 계속 진행하였다고 합니다. 대략적인 위치가 632봉 삼각점 근처인 것 같습니다. 맹동산 상봉 산불감시초소에 올라간 일행들은 모르고 앞서 간 것으로 알고 일행들을 따라 잡기 위하여 초고속으로 진행을 한 것입니다.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대장님 이사벨라님에게 그 위치에서 대기하라고 말하고 계속 진행합니다.

박짐고개를 통과하고 약 13분여를 진행하면 고개 안부를 통과하고 포도산삼거리 오르막을 오르게 됩니다. 포도산삼거리봉은 좌측 사면길로 우회 직진하는 길도 있지만 포도산을 경유하기로 하였기에 급경사 오름길을 오름니다.

박짐고개

포도산 삼거리


포도산에 포도는?

11:07분 포도산삼거리에 도착합니다. 후미와 손전화 연결이 됩니다.

우리는 포도산을 다녀와서 진행할 거니까 후미는 포도산을 그냥 바이패스하도록 연락을 취합니다.

포도산은 삼거리에서 왕복 25분정도가 소요됩니다. 정상에는 포도산 포지목이 세워져 있습니다. 인근에 있는 휴양림 야영장과 연계하여 일반 등산로가 연결되는 구간인 것 같습니다. 주변 조망은 그다지 볼 만한 것이 없습니다.

포도산의 이름은 왜 포도산일까? 포도도 없는데?  머루 넝쿨도 없는데?

 

포도산 정상에서

포도산 삼거리 이정표


과속 후유증

포도산삼거리에서 진행방향은 다시 남쪽방향으로 진행을 하게 됩니다. 632봉까지는 약 2.5㎞, 약 한시간정도 소요될 것 같습니다.

삼거리를 출발하여 내리막길을 진행하는데 허벅지 근육에 통증이 옵니다. 오버페이스를 한 것 같습니다. 땀이 식으며 한기도 느낍니다. 따뜻한 온수를 한 잔 따라 마시고 뒤로 처지며 속도를 조절합니다.

25분여 진행을 하니 묘가 나오고 빽빽한 송림을 돌아가게 됩니다. 지난 5구간에서도 비슷한 지형이 있었는데, 이 곳도 소나무 숲속은 대낮인데도 어두컴컴하여 한밤중 같습니다.

10분여를 더 진행하면 철탑이 나오고 또 10분여를 진행하니 햇볕이 잘 드는 억새밭이 나옵니다. 이 곳이 바람도 안 불고 점심식사를 하며 쉬어가기엔 닥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일행은 계속하여 진행을 하였습니다.

작은 오르막을 5분여 오르니 632.1봉 삼각점이 있고 국립지리원의 경고 안내문이 있습니다. 632봉을 지나면서 진행방향은 다시 북서쪽으로 방향을 틉니다. 내리막길을 약 8분여 진행하니 등로 옆에 양지바른 묘가 있고 앞서 진행한 일행들이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멈추어 있습니다.

이사벨라님은 기다릴 수가 없어 계속 진행을 하였다 합니다.

식사를 하기 전에 우선 젖은 속옷을 마른 옷으로 바꾸어 입어 체온 보온 조치를 합니다.

준비해 온 도시락으로 식사를 하면서 가시오가피주 한 순배가 돌아가고 따뜻한 커피 한잔씩을 다 마실 즈음에 의리파 후미가 도착합니다.

후미가 식사를 시작하면서 기다리지 말고 먼저 진행하라 이릅니다.

황장재에서 만나기로 하고 먼저 온 일행들은 진행을 합니다.

 

빽빽한 송림

50번 철탑

억새밭

632봉 안내문


산불

632봉과 포산마을의 고랭지 채소밭 주변의 마루금의 나무들이 시커멓게 그을린 상태로 고목으로 비탈에 을씨년스런 모습으로 서 있습니다. 아마 산불이 났었던 모양입니다. 한 순간의 잘못으로 산림이 황폐화되는 그런 잘못을 산을 사랑하는 산꾼들은 항상 경계해야 될 것입니다.

정맥의 마루금은 밭둑을 휘돌아 임도로 이어집니다.

트럭이 진행할 수 있을 정도의 비교적 양호한 상태의 임도를 따라 편안한 길을 12분여 진행하면 당집이 있는 삼거리를 만나게 되고, 우측의 임도를 4분여 진행하면 남평문씨묘를 만나며 진행방향은 좌측으로 90도 방향을 회전합니다. 잠시 후 당집에서 갈라진 임도와 다시 만나게 되고 1분후 마루금은 좌측의 산길로 연결됩니다. 4분여 진행하면 마을과 통하는 삼거리를 지나고 능선삼거리에서 방향이 우측으로 90도 회전하고 4분여 진행하니 시멘트포장도로와 만납니다.

산불의 흔적

당집


논스톱

시멘트포장도로를 2분정도 따르다가 마루금은 좌측의 산길로 접어듭니다. 9분정도 진행하니 56번 철탑이 나오고  안부삼거리를 거쳐 57번 철탑을 지나고 조그마한 안부를 두개 지나 오른 작은 봉우리에서 방향은 다시 90도 좌측으로 휘어집니다. 무심코 오르다 보면 방향을 놓칠 수가 있습니다.

이후 별 특징이 없는 마루금을 따라 20여분 진행하니 차 소리가 들리고 건너편에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과수원이 보이고 추수가 끝난 밭둑길을 휘돌아 내리면 917번 도로가 통과하는 화매재입니다.

 화매재 마루턱에 차량 한 대가 정차해 있고 노부부가 도로변에 모아놓은 콩대를 막대기로 두드려 털고 있습니다.

이정표를 촬영하는 나를 보고 노부부가 말합니다. 일행들은 벌써 지나갔는데 빨리 따라 갈 생각을 아니 하고 한가롭게 사진만 찍느냐고 웃으면서 책망을 합니다. 앞서 간 팀을 우리 일행으로 알고서 하는 말입니다.

이정표 도로를 한 장 디카에 담고서는 물 한 모금을 마신 후에 휴식 없이 곧바로 논스톱으로 진행을 합니다.

허벅지근육에 당기는 통증이 있어 산행을 빨리 마치고 싶은 생각입니다.

순탄한 임도

시멘트 포장길을 만났다가 헤어지는 마루금...

화매재 전경

화매재 이정표


무념

화매재를 통과하여 마루금은 사과과수원의 우측으로 능선을 돌아 오릅니다. 5분여 오른 봉우리에서 평탄한 능선을 돌아 사과밭을 휘돌아 갑니다.

7분여 진행하니 낙엽송이 울창한 송림을 지나고 잠시 후 묵은 밭이 있는 안부를 통과하여 오르막을 오르게 됩니다.

작은 봉우리 두개를 넘어 안부를 통과하는데 반대편에서 진행하는 산객 한분과 조우합니다. 반가운 인사를 건네고 오르막을 오르는데 두 분의 산객을 또 만납니다.

오늘 산행에 반대편에서 진행하는 유일한 산객들입니다.

인근에 사시는 분들로 황장재에서 화매재까지 진행한다 하시면서 정맥종주길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하라고 하십니다.

두 분의 산객을 만난 후에 마지막 오름길을 오릅니다. 오늘의 마지막 오름 532봉이 10여분 숨을 가쁘게 합니다.

532봉은 좌측으로 우회도 가능합니다.

봉우리 정상에는 몇 개의 바위가 모여 있지만 별다른 특징은 없습니다. 물론 삼각점도 없습니다.

이제 내리막만 진행하면 오늘 산행도 끝이 납니다.

내리막길을 아무런 생각 없이 무념으로 진행합니다. 항상 하는 산행이지만 이 시간쯤 되면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한 걸음 한걸음 그냥 앞만 보고 길을 걸을 뿐입니다.

하나 둘 하나 둘 숫자를 되 뇌이면서...

언젠가 지인이 나에게 물었습니다. 산행에서 힘든 고비를 만나면 어떻게 하느냐고?

나의 대답 “그저 아무런 생각이 없이 하나 둘 하나 둘 숫자를 되 뇌이다 보면 정상에 오르고, 또 하루의 산행이 마감 됩니다”라고 대답한 적이 있습니다.

급한 내리막길을 10분여 내려오면 평탄한 길을 만나게 되고 쌍무덤을 지나면서 13분정도 진행하니 드디어 오늘의 종착점 황장재입니다. 낙석방지 철망에 개구멍이 뚫려 있어 철조망 통과를 합니다.

누구의 솜씨인지 조금 우회하는 길이 힘이 들어서 지름길로 통로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낙엽송 지대

532봉 정상부


해후

황장재휴게소에 도착하니 집나간 이사벨라 누이는 50분전에 도착하여 분단장 마치고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누이 대구팀으로 시집갔다 왔느냐?”고 놀리니까. 산불감시초소에 올라간 우리 일행을 다른 일행으로 알고 선두를 따라 잡기 위하여 대구팀을 두 번씩이나 추월하며 울트라파워캡의 체력을 뽐내고 일착으로 산행을 마쳤다며 홍일점 하나를 제대로 챙기지 못한 일행들 모두 혼나야 한다고 우리를 야단칩니다. 후미수색조를 자청한 님들이 도착하자마자 17시20분 안동시내에서 뒷 풀이를 하기로 하고 곧바로 황장재를 출발합니다.

황장재 철조망 통과

영덕군의 이정표

황장재 진보방향 ....


후기

오늘의 정맥 길은 도상거리가 24㎞에 이르지만 전체적으로 등로가 완만하여 8시간 내외면 산행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안동시내의 한 식당에서 뒷 풀이를 하면서 다음부터는 오늘과 같은 상황을 예방하기 위한 토론이 이어집니다.

여러 가지 의견들이 나오지만 다음부터는 30분 이상 일행과 분리 되었을 때는 반드시 대장에게 손전화 연락을 하도록 결론이 모아집니다.

다음 구간은 주왕산 국립공원 구간을 통과하게 되니 벌바위에서 보는 주산지의 풍광이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