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1월 19일 (토요일)

◈ 산행일정
성북역
김유정역(06:25-08:02)
산행안내판(08:25)
잣나무숲
사거리안부
사거리안부
금병산(9:16)
원창고개(10:12)
410.5봉
치성탑안부(10:54)
지능선합류(11:11)
수리봉(11:17)
비포장도로(11:57)
군사도로(12:31)
대룡산(12:56)
점심(12:56-13:29)
사거리안부(14:15)
갑둔이고개(14:24)
명봉(14:41)
송전탑안부(15:11)
사거리안부(15:26)
구봉산(15:41)
46번국도(16:26)
춘천
남춘천역
청량리역(20:05-21:57)

◈ 도상거리
약 22km

◈ 산행시간
8시간 24분

◈ 동행인
쥐약, 노고지리

◈ 산행기

- 김유정역
기차에서 나른한 잠에 빠졌다가 간신히 김유정역에서 내려 다른 칸에서 나오시는 노고지리님을 만나고 역까지 들어와 기다리시던 춘천의 산꾼 쥐약님과 인사를 나눈다.
산행을 두어번 같이 했었던 노고지리님과는 달리 쥐약님은 넷상으로만 알고 있었지만 산행기에서 자주 인사를 나눈터라 금방 오래된 산우처럼 친근하게 느껴진다.
쥐약님의 뒤를 따라 김유정기념관을 구경하고 허옇게 서리가 내린 마을을 빠져나와 축사들을 지나서 산행안내판이 서있는 등로입구로 올라가니 노주인과 산보나온 사냥개 두마리가 달려나오며 반겨준다.


- 금병산
임도를 올라가다 호젓한 산길로 들어서니 기분좋은 잣나무조림지가 넓직하게 펼쳐지고 발길에 부딪치는 낙엽들의 바스락거리는 소리만이 이른 아침을 울린다.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산길을 바삐 올라 능선에 닿으면 뒤로는 송전탑이 서있고 나뭇가지사이로 뾰족한 시설물이 서있는 금병산이 제법 멀게 보여진다.
이정판들을 보며 사거리안부를 넘고 홈통처럼 길이 푹 패여있는 사거리안부로 내려서니 이정판에 정상까지 1.5km,50분 소요라고 적혀있다.
마짝 말라서 먼지가 풀풀 일어나는 가파른 산길을 땀을 흘리며 올라가면 삼각점(춘천 323/2005재설)과 정상석이 서있는 금병산(652.2m)이 나오고 옆에는 무인산불감시시설이 보인다.
노고지리님의 캔맥주로 갈증을 달래고 사방을 둘러보니 춘천시가지가 발아래에 누워있고, 구봉산까지 가야 할 오늘의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오며, 춘천의 북서쪽을 아우르며 가덕산과 계관산을 지나 삼악산으로 이어지는 산봉들이 일망무제로 펼쳐진다.



▲ 금병산 정상



▲ 금병산에서 바라본 안마산과 춘천시내



▲ 금병산에서 바라본, 구봉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수리봉
한기에 부들부들 떨며 동쪽으로 방향을 잡아 뚜렸한 능선을 타고 내려가면 유치원생들이 그린 천진난만한 그림과 글들이 코팅되어 걸려있어 재미있는 눈요기감이 된다.
정적에 덮힌 홈통처럼 패인 낙엽길을 내려가니 산불초소가 나오고 감시인이 기다리고있다 올라올 때 경비원이 없었냐며 난감한 표정을 짓고있어 바로 옆의 능선을 타지도 못하고 넓은 길따라 도로로 내려간다.
중앙고속도로와 5번국도가 지나가는 원창고개를 넘어서 능선으로 올라가 간벌된 나무들을 딛고 무덤들을 연이어 통과한다.
잡목들을 헤치고 올라가면 군부대가 나오고 매너미마을을 내려다보며 철조망을 오른쪽으로 우회하니 까시나무들과 칡넝쿨이 대단한 군락을 이루고있다.
철조망따라 어렵게 까시와 덤불들을 헤치고 나무울타리를 넘어 능선으로 올라가니 왼쪽에서 올라오는 좋은 길과 만나니까 부대앞에서는 방향을 잘못 잡은 셈이다.
간혹 나타나는 표지기들을 확인하며 헬기장을 지나고 치성터처럼 돌들이 쌓여있는 안부로 내려가면 사암리쪽으로는 밧줄걸린 뚜렸한 길이 올라오고 간벌되어 쌓인 나무틈에는 소주병들이 널려있다.
가파르게 이어지는 낙엽길을 올라 싄돌골에서 올라오는 지능선과 합류해서 뾰족한 응봉과 우뚝 솟은 연엽산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올라가면 수리봉(644.9m) 정상이 나오는데 오석도 있고 글씨없는 오래된 삼각점도 보인다.



▲ 원창고개



▲ 군부대의 나무울타리



▲ 응봉과 연엽산



▲ 수리봉 정상



- 대룡산
수리봉에서 원창저수지로 내려가는 뚜렸한 동쪽 길을 피해서 북쪽으로 꺽어져 내려가니 호젓한 능선길이 이어지고 곧 임도처럼 넓은 길이 나오며 낙엽송의 황금색 이파리들이 비단처럼 푹신하게 깔려있다.
세계기독교수련원으로 이어지는 비포장도로를 건너고 흐릿해진 잡목숲을 올라가면 이제껏 보이던 표지기들은 일제히 사라지고 두터운 낙엽만이 발목을 덮는다.
군부대로 올라가는 검은 전선다발따라 능선만 가늠하며 가파른 잡목숲을 올라가다 표지기가 달려있는 오른쪽 지능선과 합류하고 곧 지뢰경고판을 만난다.
날카로운 철조망을 조심해서 통과하니 군사도로가 나오고 앞에는 공군부대가 있는 870봉이 보이며 수로공사를 벌이는지 돌멩이들을 채운 철망들이 널려있다.
금병산을 바라보며 넓은 도로를 따라가다 고은리에 올라오는 일반등로와 만나서 대룡산(899.4m) 정상에 올라가면 춘천의 진산답게 커다란 정상석과 이등삼각점(내평25/1988재설)이 있으며 시가지쪽으로 나무전망대가 번듯하게 세워져있어 가리산쪽을 제외하고 조망이 좋다.
전망대에서 점심을 먹고있다 부지런히 날라다니는 예쁜 딱새 한마리를 보고 먹고있던 김밥 하나를 난간에 올려놓으니 열심히 쪼아서 어디론가 물고가는데 아마 겨울양식으로 비축하는 모양이다.



▲ 대룡산 정상



▲ 대룡산에서 바라본, 구봉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대룡산에서 바라본 춘천시내



▲ 딱새



- 명봉
손바닥에 놓인 밥알을 열심히 나르는 딱새와 한동안 놀다가 한기를 느끼며 바로 밑의 헬기장으로 내려가면 깃발이 서있고 시야가 확 트여서 가락재너머로 맹주 가리산이 늘 그러듯 위압적으로 서있고, 매봉으로 이어지는 영춘지맥이 한눈에 들어와 가슴을 설레이게 하며, 짓푸른 소양호를 둘러싸고있는 마적산과 청평산 그리고 부용산과 바위산이 가깝게 보인다.
영춘의 산줄기를 아쉽게 바라만 보다가 북쪽으로 방향을 잡아 암릉을 우회하며 쭉쭉 뻗은 잣나무조림지를 내려가니 가리산 쌍봉이 내내 정수리를 따라온다.
봉우리들을 조금씩 우회하는 편한 등로따라 뚜렸한 사거리안부를 넘고 뛰듯이 봉우리를 내려가면 홈통길이 지나가는 갑둔이고개가 나오며 거두리와 감정리 양쪽으로 표지기들이 많이 붙어있다.
가파르게 이어지는 낙엽길을 진땀을 흘리며 올라 느랏재로 이어지는 오른쪽 능선과 합류하고 곧 명봉(643.3m)에 오르니 정상석과 삼각점(내평312/2005재설)이 있으며 마지막 남은 구봉산이 낮으막하게 보이고 춘천시가지는 더욱 가깝게 펼쳐진다.
땀을 딱으며 뒤돌아보면 대룡산에서 이어지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착시현상인지 899m의 대룡산 정상보다도 군부대가 있는 870봉이 더 높아보여 몇번이고 고개를 갸우뚱해본다.



▲ 헬기장에서 바라본 가리산과 영춘지맥



▲ 헬기장에서 바라본 , 연엽산과 구절산으로 이어지는 산봉들



▲ 헬기장에서 내려다본 소양호



▲ 갑둔이고개



▲ 명봉 정상



- 구봉산
밧줄을 잡고 비탈길을 내려가 잡목과 덤불들이 무성한 숲길을 내려가니 송전탑이 나오는데 독점마을쪽으로 자작나무숲들이 넓게 펼쳐지고, 흰색 시멘트임도는 꾸불꾸불 산마루를 올라가며, 외딴 농가 한채가 지는 가을속에 누워있어 산객의 가슴에 시리게 와 닿는다.
철망에 강원도산림개발연구원의 출입금지 이정표가 연이어 달려있는 숲길을 따라가다 다시 사거리안부를 지나면 마지막 가파른 산길이 기다린다.
거북쉼터라 쓰인 곳에서 나무의자에 앉아 한번 숨을 고르고 나무판에 구일봉이라 쓰인 봉우리를 올라 노송들이 줄지어 서있는 능선을 따라간다.
전망대쪽으로 하산로가 있는 산불초소를 지나고 구봉산(441.3m)에 오르니 삼각점(내평313/2005재설)과 정상석들이 있고 활공장인듯 그물망이 덮혀있으며 춘천시가지가 발아래로 가깝다.



▲ 명봉 내려가며 바라본 구봉산



▲ 구봉산 정상



▲ 구봉산에서 바라본, 대룡산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산줄기



- 46번국도
멀리 사명산에서 죽엽산과 부용산으로 이어지고 청평산을 넘어 용화산으로 향하다 수리봉으로 급하게 방향을 돌려 춘천시내의 우두봉으로 낮게 이어지는 도솔지맥의 마루금을 한동안 눈여겨 보고는 하산을 서두른다.
차량관계로 쥐약님은 전망대로 먼저 하산하시고 노고지리님과 지형도상에 나와있는 북쪽등로를 찾아 내려가니 희미하게 길이 이어지고 비닐끈들이 보인다.
조금 내려가면 흐릿한 등로나마 감정리쪽으로 휘어져나가고 무덤가에서 길은 흐지부지되는데, 방향만 맞추고 급사면을 내려가니 오래된 벙커와 참호들이 나타나고 처음 생각했던 능선은 오른쪽으로 올려다보인다.
대강 잡목숲을 헤치며 무덤들을 지나서 46번국도로 내려가 먼지를 털고있으니 쥐약님이 인도하는 차량이 금방 올라와 구봉산전망대를 지나서 뒤풀이장소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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