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의 3개산(운암.칠백이고지,봉수대산)을 찾아서...

 

산 행 지 : 운암산-칠백이고지- 봉수대산

산 행 일 : '05년 11월 19일

소 재 지 : 전북 완주군 일원

거 리 : 16Km

날 씨 : 맑음

교 통 : 자가차량

회 비 : 20,000원

산 행 인 : 재넘이.너른 숲. 강건너덕배. 별땅이

산 행 시 간 : 8시간 45분

산 행 경 로 : 문룡-양수장-운암산-580봉-칠백이고지-지맥,봉수대산 갈림봉-485봉-새재-봉수대산-문룡.

산행지도.




산행기록.

 

 ★ 09 : 25  - 문룡
 ★ 10 : 00  - 양수장
 ★ 11 : 30  - 운암산
 ★ 12 : 40  - 점심
 ★ 13 : 38  - 580봉
 ★ 15 : 08  - 702고지
 ★ 15 : 38  -지맥, 봉수대산 갈림봉
 ★ 16 : 07  - 485봉
 ★ 16 : 15  - 새재
 ★ 17 : 04  - 봉수대산
 ★ 17 : 52  - 도로공사지점 내려옴
 ★ 18 : 15  - 문룡


후기.

 

행복[幸福]이란...
『생활의 만족과 삶의 보람을 느끼는 흐믓한 상태.』라고 내 낡은 국어 사전에 정의 되어있습니다.
몇 일전 한 TV에서  노모를 모시고 사는 장애우 부부이야기를 보며 눈이 시려움을 느끼고 사람이 살면서
'참다운 행복이라는 것이 저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메마른 영혼의 고귀함 보다는 물질적인 만족과 명예를 따르는 추종자가 되어버리는 나를 발견하고는
"그래 너는 속물이야."라고 혼자말로 내 뱉어 냅니다.
그저 셋이서 오래 같이 살고 싶다는 노모의 그 말이 세월의 한을 초월한 아낌이 됩니다.
돈도 명예도 아닌 사랑하는 이와 같이 있고 싶어하는 애절한 마음이..
산에 들어가 숲을 보지 못하듯이 사람의 무리속에 뒤엉키어 살면서 무엇인가 잃어버리고 사는 나에게 되 묻는 것은
"너는 누구냐?"입니다.
어쩌면 평생 풀지못할 화두[話頭] 입니다.
행복이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심심할때 꺼내보는 거울같은 것이라면 조으련만  보이지 않는 마음의 구석진 자리에 있으니
찾기가 어려운지도  모릅니다.
아닙니다.


행복은  서리맞은 저 노란 은행잎보다도 더 많이 사람의 발치에 차입니다.
흔하디 흔한 것이라 그 것을 느끼는 것인데 소유하려하는 욕심때문에 그런지도 모릅니다.
행복을 칠칠맞게 흘리고 다니지 않고 싶습니다.
훔치고 싶지도 않습니다.
주인없는 것이라 생각하지 말고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행복한 사람입니다.
눈 뜨면 바라볼 가족이 있고  어둠과 힘겨루기를 하는 계죡산의 아침 노을을 볼 수 있으니...

 

산에 숨느냐 배낭구리는게 힘드냐 그러면 배낭 꾸리기 입니다.
왜 그런지 배낭 꾸리기는 참으로 힘이 듭니다.
누가 꾸려줬으면 하는 바램이 항상 있습니다.
어떤님은 배낭을 꾸리며 산행을 그릴때가 가장 즐거웁고 행복하다고 하는데...
약간의 행동식과 도시락을 준비해 집을 나섭니다.
말은 없어도 "그렇지 오늘도 또 도망질이지!"하는 아내의 속마음을 훔쳐본듯이 겸연쩍은 인사를 합니다.
"여보 잘 다녀올께."
"예! 잘 다녀오세요."
흘끔 처다보니 입도 안나오고 눈꼬리도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휴우."
안도의 소리입니다.
뒷통수에 쏟아대는 막내넘의
"아빠아~"
대답없이 모른 체 해야합니다.
아침은 등교하는 학생들로 북적이고 시계를 보니 7시 30분 늦을 거 같아 택시를 잡습니다.
기사 아저씨의 걱정은 혼자서만 즐기고 자식을 안 나으려 하는 현 젊을 세대들은 무엇인가 문제가 있다라는 얘기를
'살아가는 방법이야 다 다를 수 있지.'하고 귓전에 버립니다.
언제는 두 집 건너 한 사람 하더니 이제는 많이 나아 잘기르자 입니다.
황실코아입니다.


부지런한 너른 숲님 먼저 와 기다리고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손 잡고 악수 합니다.
재넘이님 오고 강건너덕배님 오고...
국도로 해서 가느냐 고속국도로 가느냐 하다가 유성나들목으로 하여 연무대로 나와 가기로 합니다.
호남고속국도 연무대 나들목을로 나와 643번과732번 국도를 타고 산행 들머리인  문룡에 도착 합니다.
화산을 지나면서 『화산 붕어찜』이 유명하다 하니 꼭 먹어보자는 약속도 합니다.
문룡.
지도에는 문룡이라 나와 있는데 마을 분들은 소룡리라 부른다고 합니다.


음식점 주차장에 추차를 시키고 산행 준비 입니다.
너른숲님 농가를 지나 왼 쪽으로 하여 산행 입니다.


운암산 산행의 들머리는 이 쪽이 아닌데 봉수대산에서 내려와 차량회수하기 좋도록 이 곳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것 입니다.
길.
없습니다.
멧돼지의 흔적이 있습니다.

 

 


조금 오르니 양수장 오르는 포장된 도로가 나오고 좌측의 바위능선이 하늘에 걸리어 있습니다.
너른 숲님
"우리 저 쪽으로 오르자." 하며 발 길을 돌립니다.
그리고 강건너덕배님도.
따라 가다가 뒤돌아 옵니다.
힘든 길이 될 것 같고 재넘이님하고 같이 있는 다는 핑게로.
이별입니다.
이 짧은 이별이 마음을 졸이게 할줄은...
얘기 했습니다.
보고 가는 것도 좋은 데 왜 꼭 걸어야 하냐고.

양수장 탑 홴스를 타고 돌아 오르니 운암상회에서 시작되는 등로를 만납니다.
아! 큰일 입니다.
수통에 물을 채우지 않았습니다.
재넘이 님에게 물을 가져오지 않았다고 하니 조금씩 나누어 마시자 합니다.
생명을 나눈다.
물병을 한 병 줍습니다.
먼저 올라가신 님들이 흘리고 간듯 합니다.

좌측으로 올라온 산 입니다.

 


대야댐도 보이고 군 부대의 연병장에서는 병사들의 함성이 이어지고...
운암산.
이름대로 구름과 바위 산 입니다.
구름은 없습니다.
펼쳐지는 조망에 탄성만이 있습니다.
그와 비례해서 기다림이 있습니다.
불러도 대답이 없고 가슴만 조입니다.
재넘이님 안절부절 입니다.
같이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면 더 힘들어질 것 같아  '아무 일 없을 테니 걱정 말고 가자.'하며 앞장서 나갑니다.

같이 안간 후회도 있습니다.
기다림에 사진을 찍습니다.

 

운암산은 저 발치에서 오라하고...

 


 

 

 

눈 앞에 펼쳐진 산들은 그야 말로 첩첩산중 입니다.

사위가 열려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 합니다.
"가족끼리 한 번 다시오리라."


만남이 있습니다.

"왜 사람 힘들게 하냐."라고 어거지 했습니다.
강건너덕배님 "용아의 길 보다도 더 힘들었어여.' 합니다.
힘들 긴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온 몸이 흠벅 땀으로 젖었습니다.
그 와중에 따가지고 온 산감이 참 맛있었습니다.
"그래 이 걸로 입 막음을..."
"우린 너무 좋았지."
반가움의 앙탈입니다.
이 길을 걷습니다.

 

앞을 보고 때로는 뒤돌아 보면서.

 

 

 

 

 

 


탁 트인 조망에 아기자기한 오르 내림의 암릉길 참으로 좋습니다.

이 속에는 낙옆이 뒹구는 오솔길이 있고 거치른 바위길이 숨어있습니다.
강건너덕배님 "마치 대둔산 새끼봉 같라."라 합니다.
듣고 보니 그렇습니다.
산군[山群]은 더 좋습니다.
정맥길과 지맥의 마루금이 한 눈에 다 들어오니...
운암산 입니다.

 


몸뚱아리 하나에서 머리가 둘인 쌍둥이 돌탑이 있고 정상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있습니다.
걸어 온 산줄기가 병풍처럼 펼쳐있습니다.

 


사람탑을 만듭니다.
마음이야  하를을 만지고 싶지만 손이 짧으니 포기를 합니다.

산에 취해서 너무 늦은 걸음이다.
서두르어야 한다.
힘들면 쉬어가자.
얼마나 된다고 안가냐.
조급함이 있습니다.
갑니다.


운암산 내림길의 황금양탄자 길 입니다.
낙옆의 바스락 소리가 얼마나 좋던지.
그저 유치한 감상은 하지 말어야 합니다.
버리려고 몸부림치지도 말고 지금에 충실해야 합니다.
여기에 있습니다.

 

 

 

 

 

가야할 산줄기와 뒤돌아 본 운암산 마루금 입니다.
 너른 숲님.
"다 벗었어."
"예?"
짐짓 반팔로 가는 나에 대한 핀잔인 줄 알고 놀랍니다.
"땅이가 벗었다는 것이 아니라 숲이 다 벗었다고!"
맞습니다.
자신을 다 벗어버린 정직한 숲 입니다.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저 고고한 소나무처럼...
팥 배나무 입니다.


"저 열매가 꽃꽃이 하는데 많이 쓰이고  한 개 따 먹어 봤더니 배 맛이 아니라 사과 맛이 나데."라고 강건너덕배님
한 마디 합니다.
그런데 왜 꽃꽃이에 있는 열매를 왜 따먹습니까.
웃음 입니다.

늦은 점심입니다.
산에서 먹는 밥이란 언제나 맛 있습니다.
반주가 한 잔씩 돌고 재넘이님 이과도주 한 잔에 숨 넘어 갑니다.
"햐아!!!."
산행이 늦으니 속도좀 내자고 합니다.
시간당 3.5Km로.
그래 잡어라 잡어 그러지 말고 칼을 목에 대라 대.

 

 

바위 길이 있는가 하면 소 등같은 길 입니다.
어릴적 얘기 합니다.
너른 숲님 소 등에 잘 탄다고.
저는 부모님 몰래 소 등에 타다 떨어진 기억이 아직도 생생 합니다.
아마도 그 시절에는 자식보다 소를 더 위하는 시대가 아니었는지.
아닙니다.
부모님의 사랑은 값으로 흥정되지 않는 것 입니다.
내 그림자 내가 밟고 갑니다.
내 자신을 내 짖 밟는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
학대보다 더 한 사랑 입니다.

가야할 능선입니다.

 

 

산 짐승도 놀았고 사람도 놀았습니다.

 

 


기맥안부 입니다.
그러니까 1년전 금남기맥을 할 때 이길을 걸었습니다.
재넘이님.
표지기가 많이 달렸내하며 놀라워 합니다.

작년에는 고작 한 두개 였었는데 꽃처럼 달려있습니다.
칠백이고지 입니다.

 

 

야간산행 준비를 안해왔다고 서두르는 님을 윽박지르고 하여 헬기장에서 휴식입니다.
통조림도 먹고 사탕도 먹고...
기맥에서 봉수대산 가는 갈림봉 입니다.
재넘이님 등대불을 피웁니다.

 

봉수대산 가는 길.

길 찾는 나그네의 훌륭한 안내자가 되기를..
내림길이고 또 육산이라 편안한 발걸음이 됩니다.
마음이라는 것은 힘에 겨워 도망한지 오래이고 눈에 보이는 모습일 뿐 입니다.
뒤돌으면  칠백이고지가 있습니다.

 

 

써래봉 입니다.
언제 보아도 싫지 않은 모습입니다.

 

 

저 마음속에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봉수대산이 눈 앞에 있습니다.

태양의 후광을 가득 담은 체...


그 오름길.
휴식입니다.
물도 마시고 행동식도 하나 먹고...
너무 힘들어 하는 나에게 재넘이님 농 합니다.
땅이 형님은 운자만 들어 가는 산은 쥐약이라고.
별걸 다 기억하는 재넘이님 입니다.
3년전 호남정맥 2,3구간 보충하러 가는 산우님 발 맞추러 같다가 고생을 무지하게 했다고 한  얘기를 기억해내 골리는
것 입니다.
못살어.
그래 나도 너처럼 푸르고 싶다.



저기만 오르면...
봉수대산입니다.


"수고했습니다!"
반갑게 맞아주는 강건너덕배님.
"예 고맙습니다."
화답을 합니다.
봉화터라도 있는 줄 알았는데 삼각점 하나에 잡목만 무성합니다.
왜 봉수대산이라 했을까?

 

베어진 나무엔 꽃같은 운지 버섯이 자라고, 하늘엔 느낌표가...
그래  무엇을 느끼는가?
간단한 회합이 있고 내려가는 방향에 대해서 얘기합니다.
재넘이 대장님.
계획대로라면 문룡까지 산행을 해야 하는데 날도 어둡고 위험이 있으니 한 오백미터 더 진행하여  좌측 안부로 내려서자 합니다.
봉수대터를 보았습니다.
조금 내려오니 둥글게 석축을 쌓아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지금도 봉화를 피우는듯...
하얀 연기라면 좋은 소식이겠지요.


저 산 속으로 숨는 노을 빛 보다도 더 좋은 ...
때로는 소리쳐가며 내려오는 흔적이 없는 숲 입니다.

 


돌아왔습니다.
반짝이는 별들의 웃음 소리를 들으며...
산은 있습니다.


도시의 숲 속에도 달이 있듯이,
무엇을 찾았냐고 묻지도 않고 무었을 생각했느냐 추궁하지도 않은 체...
같이한 님들에게 웃음을...


 

인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