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이 구간을 걸을때에는 여름이 한창이었었는데

오늘은 쌓여있는 낙엽이 눈처럼 미끄러워 아이젠을 묶어야 하나^^

설마 그렇지는 않겠지만 정말 몹시 미끄러워 발밑을 조심 또 조심.

 

하늬물회원들을 은티에 써포트하고 바로 차를 돌려

아직 못 다 이은 대미산구간을 잇기 위하여 벌써 와 있는 겨울

낙엽도 지고없는 그 겨울속의 대간길로 들어선다

 

대간이라고는 하지만 대미산까지의 접근은 그저 접근로 일 뿐

여우목성지 마을로 하산하였고 오늘은 조금 쉬울 듯 하여 여우목고개로

오른다. 경방기간이라 무척이나 조심스러운 걸음이다

추운 날씨에 바나가 꼭 필요하겠는데.. 작은 보온병으로 대신하고

 

해발 620M 대미산이 1115미터이니 약 500미터를 올라야 한다

한 해를 다 보낸 잎들은 길의 흔적을 지워버리고 그 길을 찾아 오르는

불청객을 한여름에는 그래도 반겨주던 새소리도 이제는 없고..

된비알은 몹시도 힘이든다.

 

한시간만에 주흘산이 아침햇살에 빛나는 봉우리에 올라선다

살았던 흔적이 이 산봉우리에도 넓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다 어떻게 산소를 마련했을까?

 

땀은 흐르지만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이 상당히 춥다. 그래..겨울이지..

이제 대미산은 눈 앞에 보이지만 아마도 한시간은 더 가야 만날 수 있을 듯

돼지등이라는 능선을 오르내리며 조금씩 가까워지는 대미산으로

두시간이 조금 못된 시각. 흰눈처럼 빛나던 억새사이로 표석이 보인다.

 

춥긴하여도 사위는 막힘이 없어 지나온길과 가야할 길이 한눈에 보인다

우리의 대간에서 바라보는 산줄기는 비록 수천미터를 오르내리지는 않지만

장엄! 그 자체이다. 수 많은 산과 산이 이어져 물을 가르고 그 산자락에서

우리의 삶을 이어 살아오는 어찌 짧은 필설로 이 장엄함을 표현할 수

있으리오!


 
 
 
 

동북쪽으로 소백산 천문대가 보인다

조금 눈을 내려보면 황장산 아래 차갓재로 이어지는 대간길이 보인다

여기서부터 벌재까지 약 14키로를 오늘 걸어야 한다

오름길이 힘들었음인가. 그러나 길을 서둘러 본다

눈물샘을 지나치고 헬기장에서 오른편으로 끝없어 보이는 내림길은 오늘의

험난함을 예고해 주고 차갓재 조금 못미쳐 평택 여산회에서 세워놓은

백두대간 중간지점 표지판이 참 정겹다. 뒷면에 종주한 사람들의 이름을

새겨놓았으며 포항셀파의 측정거리를 기초로 하였다는 그 문구가 참으로

고맙기까지 하다. 과학의 발전이 기기의 발달로 이어져 GPS로 측정한 것들이 우리 곁에 아무리 많아도 수 많은 사람들의 수고로 측정한 그래서 다소의 차이가 있다하더래도 정확함을 앞세우는 그것들에 결코 모자라지 않는

우리 산선배님들의 산사랑이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차갓재에도 GPS로 표시된 중간표지석이 있다.


 
 

철탑 오른편으로 생달리로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걸어온 길을 생각해보며 가야할 길을 가늠해 본다 접근로를 빼고 아직은 반을 못왔다는..앞에 늠름하게 서 있는 황장산을 보며 주눅^^이 든다.

작은차갓재를 향하여 간다.

 

아주 가깝게 보이는 황장산은 한시간 반이 더 되서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오름길에 워낙에 약한 탓도 있지만 보온병에 담아온 물이 식어버려 컵라면을 먹지 못한 탓에 배도 고팟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올라섰습니다!


 

남쪽으로 한참이나 더 내려가다가 대간길은 동쪽으로 방향을 바꿉니다

무시무시한 암능 그것도 날능으로 겁을 먹기에 충분한 길입니다 로프를 잡고 겨우겨우 황장재로 향합니다 황장산에서 폐맥이재까지 내림길은 거의

구왕봉에서 지름티재로 내러서는 길과 같았습니다. 무시라!

 

배낭에 매달린 표지를 보고 저를 알아보시는 산님들이 계십니다

따뜻한 커피한잔과 격려의 말씀도 있습니다. 아직도 황소걸음인 채 걸어가고

있는 저에게는 너무 과분한 것 같습니다 고마움을 뒤로하고 폐맥이재를 향합니다. 노짱님과 근자에 산하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산그림자님의 격려도

큰 힘이 됩니다. 폐맥이재를 지납니다. 표지가 있었으면

 

다 온듯 싶은데.. 찻소리도 들리고 오른편으로 찻길도 보입니다

그러나 앞길에는 오름길이 여전합니다 두어번 더 고갯길을 넘어서자

이제는 왼편으로도 찻길이 보입니다 고갯마루는 보이지 않지만 다 왔습니다

앞에는 저수재를 넘어가는 문덕봉이 위엄있게 서 있습니다

내려가지 말고 아예 저 길로 이어가고 싶습니다

그러나 산허리를 잘라서 만든 56번 도로는 100 여미터 높이를 거의 수직으로 내려가게 합니다 맑은 계류가 흐르는 옆으로 벌재에 내려섭니다

뒤따라 내려오신 대구에 사시는 산님들의 도움으로 동로까지 쉽게 왔습니다. 감사드리며.. 여우목고개에 있는 제 차를 찾아서 이화령으로 하산하는

하늬물회원들을 써포트해야 합니다. 택시도 없고 버스는 오후 두시반이 문경으로 가는 막차라고 합니다. 방앗간 앞에 6인승 용달차가 서 있습니다

그 차편으로 여우목으로 그리고 이화령으로..

 

수고하셨습니다즐거운 인사를 주고받으며 서울로

써포터의 하루와 황소걸음의 하루를 마감합니다. 아직은 못 다 이어온길

또 이으려 와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