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조의 숨결을 찾아서 ... 북한산성 12성문 둘러보기 

 

산행장소 : 북한산성 일주(12 성문)

산행일시 : 2005년 11월 15일(화)

 참가인원 : 라벤다, 란이, 한걸음 

가는방법 : 대중교통                    

                     지하철

                      구파발 기점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하차, 703번 북한산성행 버스 이용, 백화사 하차

  

번개공지에 올린대로 정확히 9시에 이름도 닉네임만 달랑 외우고 평촌전철역 1번 플랫포옴으로 나갔다. 등산복 차림이라면 무조건 번개신청자이려니..' 라고 생각하고 들어서니 어떤분이 아는척을 하며 닉네님을 말해주었는데..' 처음에는 리버님인줄 알았다..' 나중에 재차 확인해보니 리버님이 아니고 공지에 꼬리말을 달아논 '한걸음' 님 이셨다..인사소개가 끝나고 핸폰이 울려 받아보니 어여쁜 낭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란이' 님이시란다.  서로 인사소개가 끝나고 우린 이렇게 3명이서 북한산을 향하여 당고개행 3호선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올해들어 가장 추운날일거라는 일기예보가 있는 탓인지 늘 혼잡을 빚어왔던 구파발 분수대 앞 북한산행 버스정류장에 길게 늘어서 등산객들이 오늘은 띄엄띄엄 보였다.  강한 햇빛이 쌀쌀함을 걷어가니 그런대로 추위는 많이 누구러진듯 싶었다.  주말에 이곳 구파발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면 등산객이 너무 많아 혼잡스러웠는데 평일산행이어서인지 오는 버스에 바로 몸을 실을 수 있었다.

  

혹여, 북한산을 찾아  3호선 당고개행 구파발 지하철을 이용하시는분라면  불광역 전(前) 녹번, 홍제역에서 내려 156번 버스를 타시고, 6호선을 이용하시는분은 불광 또는 연신내역에서 내려 버스승차하심도 좋을 듯 하다.
 

북한산성의 역사적 기록

  경기도 고양시 효자동(孝子洞) 소재의 토축산성. 사적 제162호이다. 백제가 하남위례성(河南慰禮城)에 도읍을 정하였을 때 도성을 지키는 북방의 성으로 132년(개루왕 5)에 축성(築城)되었다. 이때 백제의 주군력(主軍力)이 이 성에서 고구려의 남진을 막았으며, 그뒤 근초고왕의 북진정책에 따라 북벌군의 중심요새가 되었다.


 1232년 고려 고종 때는 이곳에서 몽골군과의 격전이 있었고, 현종은 거란의 침입을 피하여 이 성에 태조의 재궁(梓宮)을 옮긴 일도 있는데 이때 성의 중축(重築)이 있었고, 1387년 우왕 때는 개축공사가 있었다.


 조선시대에 와서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외침을 자주 당하자 도성 외곽성의 축성론이 대두하여, 1711년(숙종 37) 왕명으로 대대적인 축성공사를 시작하여 석성(石城) 7,620보(步)가 완성되었다.

 성문의 규모를 보면 대서문(大西門) ·동북문(東北門) ·북문 등 13개의 성문과, 자단봉(紫丹峰) 위에 동장대(東將臺) ·나한봉(羅漢峰), 동북에 남장대(南將臺) ·중성문(中城門), 서북에 북장대(北將臺)가 있었고, 1712년에 건립한 130칸의 행궁(行宮)과 140칸의 군창(軍倉)이 있었다. 성내 중흥사(重興寺)는 승군(僧軍)을 배치한 136칸의 대찰이었으며 12개의 사찰이 있었다.

  

지금은 성곽의 여장(女墻:성위에 낮게 쌓은 담)은 무너졌으나, 대서문이 남아 있으며, 성체(城體)는 완전히 보존되었다.

  

산행코스 : 백화사매표소에서 의상봉으로 오르는 길

백화사입구도로∼(1.5km)∼(15분)∼백화사갈림길∼(14분)∼산성매표소갈림길(백화사갈림길)∼(0.62km)∼(30분)∼쉼터∼(10분)∼대서문갈림길∼(0.18km,4분)∼의상봉∼(0.67km,8분)∼가사당암문 :

2.97km, 1시간21분


가사당암문
∼(2.2km)∼(15분)∼용출봉∼(11분)∼용혈봉∼(6분)∼증취봉∼(9분)∼부왕동암문∼(21분)∼중성문갈림길∼(10분)∼나한봉∼(7분)∼716봉∼(3분)∼청수동암문∼(0.3km,7분)∼대남문∼(0.3km,9분)∼대성문∼(0.63km,16분)∼보국문∼(0.16km,3분)∼칼바위갈림길∼(0.41km,7분)∼대동문∼(0.5km,8분)∼동장대∼(0.8km,12분)∼북한산대피소∼(0.2km,5분)∼용암∼(0.7km,15분)∼노적봉안부∼(0.5km,16분)∼위문∼(1.4km,33분)∼북문갈림길∼(0.7km,16분)∼북문∼(0.2km,5분)∼원효봉∼(0.5km,20분)∼원효암∼(0.6km,20분)∼시구문 ~(0.5km,10분)~ 대서문∼(0.85km,13분)∼산성매표소: 11.45km, 5시간58분

  

 북한산성 유원지 입구에 들어서면 우측에 삼각형뿔 형태의 우뚝 솟은 봉우리가 보이는데 그 봉우리가 의상봉이다. 도로측에서  보면 경사가 아주 급해 보이고, 등산로 또한 매우 가파르게 보인다. 하지만, 오름 중간중간 바위구간에 안전로프가 설치되어 있고 철난간이 설치되어 있어, 안전산행을 지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오를 수 있는 아름다운 능선으로 북한산을 찾는이에게 권하고 싶은 산행길이다. 

  

산행안내 : 북한산성 일주는

                    1.대서문→의상봉→ 가사당암문→의상능선→청수동암문→ 대남문 →산성주능선 →백운대 → 원효봉 → 시구문 → 하산하는 방법과..'

                    2.시구문→원효봉→북문→백운대→위문-용암문---------대남문→청수동암문→의상능선→의상봉→가사당 암문→ 대서문 → 하산하는 방법이 있다.

  

12성문종주는 들머리를 어느 깃점으로부터 시작하느냐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다. 하지만  즐거운 산행이 되어야 기쁨도 오래가 듯..우리의 오늘 12성문 번개산행은 의상능선을 향하여 백화사 매표소로부터 시작점을 잡았다. 능선의 빼어난 경관과 또한 주변볼거를 함께 즐기려면 이곳만큼 좋을곳이 없을 듯 싶었다.' 

  

의상봉에 올라서면 좌로는 북한산의 주봉인 백운대를 비롯하여 원효봉, 염초봉, 만장대, 노적봉을 바라볼 수 있으며...'우로는 비봉능선상의 승가봉, 비봉, 사모바위를 볼 수 있다. 7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의상봉 능선은 그 빼어난 경관으로 설악산의 공룡능선을 옮겨놓았다고 하기도 한다. 따라서 능선길 따라 이어지는 성곽길 종주산행이라면, 이 빼어난 의상능선을 12성문 종주산행의 출발점으로 적극 추천하고 싶다.

  

산성 초입으로부터 의상능선으로 오르는길은 4가지 방법이 있다.


 북한산성 유원지 입구에서 내려 산성매표소를 지나 대서문 오른쪽 성곽을 따라 의상봉 오르는 길
 북한산성 유원지 입구에서 내려 산성매표소를 지나 대서문 못미쳐 용암사로 해서 의상봉 오르는 길
 북한산성 입구 한 정거장 못미쳐 백화사입구에서 버스를 내려 백화사로 해서 의상봉 오르는 길
 북한산성계곡으로 오르다 국녕사를 경유해 가사당암문으로 오르는 길

(중성문까지 갔다가 다시 내려와 가사당암문으로 향하면 북한산 14문을 다 오를 수 있음  다만, 의상봉을 빼고 가기 때문에 성곽일주는 아니고 14문 일주임)

  

산행기

북한산성 따라 돌기

  

 북한산성을 따라 성문을 찍고 도는 12성문 종주는 이번이 세번째 산행이다

첫번째 12성문 종주는 2003년 12월 북한산성 매표소에서 12성문 종주의 들머리를 찾아 헤매다 시간을 허비하여 점심무렵쯤  용암사를 거쳐 가사당암문에 올라.. 산성주능선을 타고 위문까지 갔다가 날이 어두워져 우이동 도선사로 하산하고 말았다.

  

두번째 12성문 종주는 그 다음해 2004년 3월 어느 카페의 산악방 산행대장이 되어 어여쁜 님들과 시구문(서암문)으로 부터 원효능선상의, 원효봉  백운대를 거쳐 산성주능선을 타고 잘 진행이 됐으나 초보 어여쁜님의 기운이 쇠하여 4개 성문을 남긴채 12성문 종주를 접고 대남문에서 또 구기동 방향으로 하산하고 말았다.

  

이번이 세번째 산행이다. 이번에는 무슨일이 있어도 끝까지 마무리를 해야지 ..' 라는 각오로 집을 나섰다. 오늘도 어느 산악카페의 산행대장이 되어 남자1(한걸음님), 여자1(란이님), 나포함 3명이서, 멀리는 삼국시대로부터 호란을 겪던 조선시대까지 부침을 거듭하던 북한산성을 따라 도는 12성문을 둘러보기로 했다.

  

인연이 어디 사람뿐이라먄..!! 오늘 12성문 종주팀을 안양 평촌 전철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산악방 공지란에 몇날 며칠을 이름석자와 내 모습까지 올려놨으니 쉽게 알아보겠지..' 이곳으로부터 1시간 거리내에 있는 북한산은 마음만 먹으면 쉽게 다녀올 수 있는 산이건만, 우리의 마음이 게을러서..'또는 체감으로 느끼는 먼 거리라는 인식때문에 무슨 큰 마음먹고 오르는 산으로 인식되어진것 같다.

  

하기사, 내가 사는 이곳 동네에는 이름만 들먹여도 알 수 있는 아름다운 산들이 즐비하다. 강한 남성의 근육처럼 빼어난 육체미를 자랑하는  관악산이 그 첫번째요..신들이 내려와 산다는 삼성산이 두번째요,  어여쁜 여인네의 섬섬옥수처럼 허리를 감아도는 능선을 따라 걷는 수리산의 아름다움이 그 세번째요..' 동네 뒷산오르 듯 약수 한그릇 꿀꺽 넘기고 땀이 차기전에 정상정복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모락산이 네번째로다.

멀리는 청계산, 광교산, 바라산이 우리의 쉼터가 되어 주고, 우리네 백성들의 찌든 마음을 살찌우고 있건만...'  이런 곳을 마다하고 강건너 터널지나 시, 도 경계를 넘나들며 북한산 까지 원정산행을 한다는 것은 큰 맘먹지 않으면 결코 쉽지 않으리라..

  

그립다는 것은
아직도 네가 내 안에 남아 있다는 뜻이다.
그립다는 것은
지금은 너를 볼 수 없다는 뜻이다.
볼 수는 없지만
보이지 않는 내 안 어느 곳에
네가 남아 있다는 뜻이다.

그립다는 것은 그래서
내 안에 있는 너를
샅샅이 찾아내겠다는 뜻이다.
그립다는 것은 그래서
가슴을 후벼파는 일이다.
가슴을 도려내는 일이다.


-이정하의 《혼자 사랑한다는 것은》중에서- 


북한산성 12성문 종주는 산성이 주는 역사적인 의미와 또한 선조의 숨결을 느껴볼 수 있는 역사탐방의 성격도 있어 여러모로 의미있는 산행임에는 틀림이 없다.

산도, 등산도, 여행도..스치는 우리 일상도 모두 인연인 것을...' 선조의 숨결이 잠들어 있는..' 역사의 현장에...'  이번 12성문 종주는 단지, 어떤 산성을 따라 둘러보는 일상의 산행이 아니라 선조(先祖)와 나를 찾아 역사속으로 떠나는 그리움의 여행이되리라..

  

'북한산성을 따라 도는 12성문 종주는...'

북한산성 유원지 매표소에서 포장도로를 지나 대서문 산성길로 오르는 것이 성곽일주의 기본이나 성곽 보호를 위해 오르지 말아 달라는 계도문이 있으니 대서문 찍고 포장도로로 조금 다시 내려와 용암사로 향하는 길로 시작하는 종주가 있는가 하면..'

백화사 매표소에서 의상봉을 올라 가사당암문을 거쳐 7개봉의 오름을 따라 걷는 능선길이 있고, 북한산성 매표소에서 왼쪽의 마을을 통과해 수 백년전, 산성에서 죽은 군사..? 또는 백성들의 시신이 내려갔다고 하는 시구문(서암문)을 출발지점으로..' 원효능선을 따라 산성주능선을 거쳐 의상능선으로 하산하는 방법이 있다.


오늘 우리는 12성문 출발지점을 의상능선의 오름부터 시작했다. 이곳 능선은 북한산 여러 능선중에서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능선으로 의상봉에 올라서면 북한산의 절경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오름길에 쇠줄도 두어개 있고 바위도 일부있지만, 군데 군데 안전시설이 설치되어 있어 오름에 있어 안전산행을 지킨다면 누구나 오를 수 있는 짜릿한 구간임에 틀림이 없다.

  

백화사 매표소에서 1시간 정도 쌕쌕' 거리며 올라서니 의상봉(503m) 정상이다. 오는 도중에 가벼운 릿지..' 너럭바위를 엉금엉금 기어가는 그야말로 초보 릿지도 경험해보고, 주변 절경도 구경하면서..에그머니나'' 햐, 좋다...이렇게 아름다운 경치가 ... 오늘 난 참 잘왔다..라는 감탄사를 절로 쏟아내며..'' ' 평일날 호젓하게 오르는 산행의 또 다른 맛...' 나무도 보고, 숲도 보고, 산도 보면서 산행의 묘미를 즐겼다.  

  

의상봉은 아래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정상은 평탄하다. 이곳에서 보는 북한산의 모습은 가히 일품이었다. 이곳에서 우리가 가야할 능선 및 봉우리들을  살펴보며, 사진으로 담아내지 못한 아쉬움을 가슴속에 듬뿍 담아가며 다시 출발, 의상봉 오름길은 초입부터 가파르게 시작되기에 초반엔 땀좀 흘려야 한다. 등산은 항상 초반이 어렵다고 하지만,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발걸음이 있기에...'


의상봉에서 10분 가량 내려서면 가사당 암문에 도착한다. 의상능선상에 있는 첫번째 도착하는 성문이다. 오늘의 우리 목적지인 첫번째 문인만큼 '찍고' 쳐다보고, 암문에 대한 안내글 읽어보고..' 가사당암문(1)은 암문이다. 이곳은 좌측으로 국녕사를 거쳐 북한산성계곡으로, 우측으로는 백화사계곡 또는 삼천리골로 내려설 수 있다.

가사당암문에서 용출봉을 보니 가파름이 아찔하다. 그러나 오르는길에는 쇠줄과 반대편에는 철계단이 설치되어있어 의상봉보다는 훨씬 수월하다. 가사당암문을 지나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서니 용출봉(571m)이다. 철계단을 내려와 연이어 있는 용혈봉, 증취봉을 지나니 두번째인 부왕동암문(2)이다. 또한번 찍고..안내글 읽어보고..." 부왕동암문에서는 좌측으로 부왕사터를 지나서 비석거리로, 우측으로는 삼천사계곡을 지나 삼천사로 내려갈 수 있다.


부왕동암문을 지나 오르막길을 오르니 나월봉이다. 나월봉은 왼쪽으로 우회로가 있다. 그러나 나월봉 직진코스도 그리 어렵지 않다. 예전에 어떤 부부팀이 우리 일행을 보고 위험하니 우회하라고 해서 나는직진하고 일행은 왼쪽으로 우회하였는데, 직코스로 가보니 전망도 좋고 시간도 절약되고 위험한것도 없는데 왜 우회하라고 했는지 이해가 안된다. 우측면이 절벽이라 그랬나...? 이정도면 길도 좋은데...'

  

지난번 그곳에 뛰어난 경치를 보고왔기에 우회하는 란이'님을 불러세우고 우회하지 말고 이쪽으로...'  정상 바윗돌에 서서 내려다 보이는 서울의 모습과 한강...일산, 김포의 모습은 ' KOREA WONDERFUL' 를 외치기에 충분했다.

  

나월봉을 지나 능선길을 따라가면 나한봉, 볼 것 없는 봉우리다. 시간이 없으면 이곳은 안거치고 상원봉으로 직진해도 될 듯, 나한봉을 내려와 바위에 설치되어 있는 쇠줄(쇠줄을 왜 설치 했는지?)을 잡고 오르면 715봉(일명 상원봉)이다. 상원봉에서 왼쪽으로 행궁터를 거쳐 북한산성 계곡으로 내려서게 된다. 계속 능선을 따라 내려서면 세번째인 청수동암문(3)이다.

청수동암문 바로 위에 보이는 태극기 걸려있는 봉우리가 문수봉이고 문수봉에서 비봉, 향로봉, 족두리봉을거쳐 불광동쪽으로 내려갈 수 있다. 문수봉을 우측으로 끼고가면 네번째인 대남문(4)에 도착한다. 대남문에서 우측으로는 구기동으로, 좌측으로는 북한산성 계곡으로 내려갈 수 있다. 이곳에는 항상 쉬는사람 및 식사하는 분들이 많다. 아마 불광동, 구기동, 산성매표소쪽에서 오는 분들의 대부분이 거쳐 가는 곳이고 햇빛을 가릴 수 있는 평평한 장소가 많아 중간휴식장소로 정하는것 같다. 의상능선은 이곳에서 끝나고 이제는 산성주능선이다.

  

의상능선의 끝지점 문수봉에 올라 점심식탁을 차렸다. 중간중간 간식을 보충한 탓인지 허기짐은 면했지만.. 가지고 온 오이며, 토마토며, 배낭을 가득채웠던 물건들을 쏟아내니 푸짐했다. 란이'님의 총각김치도 맛있었고...' 야생을 잃은 통통한 산비둘기가  뒤뚱거리며 식탁 근처를 얼씬거린다. 그동안 이곳에서 인간들에게 얼마나 얻어먹었는지 통통하다 못해 멱살이 터질 지경이다.

  

 위문까지 이어져 있는 산성주능선은 보국문까지의 구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평탄했다. 대남문에서 일단 오르막을 오른 후 능선을 따라 내리막이 이어진다. 가파른 내리막 구간을 내려서니 다섯번째인 대성문(5)에 도착했다.
대성문에서 형제봉쪽으로 내려가면 정릉이나 평창동쪽으로 내려갈 수 있다.


대성문에서 능선을 서너번 오르내리니 여섯번째인
보국문(6)이다. 보국문에서는 칼바위 능선으로 갈 수 있는 산성에 터진길을 볼수 있었다. 보기에는 어려워 보이지만 말이 칼바위이지 어려운 것은 없는 코스인것 같다. 보국문을 지나 약간의 오르막을 오르다 평탄한 길을 걷다보니 일곱번째인 대동문(7)이 나왔다. 대동문에서는 진달래능선으로 내려갈 수 있다. 이곳도 주말에는 주위가 넓어서인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대동문 부터는 널찍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동장대를 지나 15분 정도 가면 북한산장에 닿는다. 이곳에는 화장실 및 샘물이 있다. 이곳에서 체중감량..?(곧 측간),  및 식수를 보충하고 , 조금만 가면 여덟번째인 용암문(8)에 닿는다. 용암문에서는 오른쪽으로 도선사로 내려갈 수 있다. 용암문에서 병풍암을 왼쪽으로 끼고 이어지는 산길은 평탄한 길과 바위구간이 이어진다.

  

노적봉 삼거리에서 만경대 사면을 지나는 곳은 안전시설을 잡고 올라야 한다. 사면에 서니 발아래로 의상봉과 원효봉 사이의 계곡이 까마득하게 내려다 보인다. 내려다보이는 경치는 필설로 옮기기가 부끄러울 지경이다. 또한번 카메라 없음을 한탄하며...' 이곳의 쇠줄이 산성코스중 가장 길다. 쇠줄이 끝나갈쯤 백운대가 턱 가로막고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백운대의 위풍당당함에 나자신이 압도되는것을 느낀다. 이렇게 가까이서 수직에 가까운 백운대를 볼 수 있는 곳이 또 있을까..? 몇번와봤지만 오늘은 즐거운 산행이어서인지 현란한 경치에 눈마져 어지러울 지경이다. 쇠줄길이 끝나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나무계단을 오르면 곧 아홉째인 위문(9)이다. 위문에서 왼쪽으로 바윗길을 오르면 북한산 최고봉인 백운대이고 반대편으로 내려가면 하루재를 거쳐 우이동으로 내려갈 수 있다.

  

우린 위문(衛門)을 찍고..'백운대를 올려다보며.. 오늘 산행을 재미있게 이끌어주시는 한걸음님가족의 가슴아픈 사연을 접하며 북문이 있는 원효봉으로 길을 잡았다.

 

위문에서 북한산성 방향 계곡길로 한동안 내려서면 약수암과 대동사 입구를 지나 북문으로 오르는 갈림길에 닿는다. 내림길 약수터에서 약수한모금으로 기운을 충전하고 윗쪽으로 나있는 희미한 길을 따라 오르다보니 염초봉으로 가는길이다. 해는 서산에 기울고 북문으로 오르는길로 올랐건만, 잘못 찾아든듯 싶다. 낙엽속에 묻히며, 미끌리며 능선길을 벗어나 계곡길로 접어드니..나이드신 분 둘이서 쉬고계신다. 마침 우리가 가고자 원효봉을 오르신다고 하니 길잡이 동무(?)를 제대로 만난듯 싶다.  

  

상운사 입구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토사가 밀리지 않도록 설치한 통나무 계단길로 20분 정도 오르니 열번째인 북문(10)이다. 원효봉과 염초봉 계곡사이에 얌전히 숨어있었던 것이다. 찍고..' 통과해보며..' 반대편 능선을 바라보니 의정부시내가 시야에 들어오고 가을끝의 삭풍'이 시원타 못해 오름길의 땀방울을 한순간 날려보낸다. 북문에서 내려가면 밤골매표소로 내려 갈 수 있다.

  

북문에서 우측으로 오르면 릿지길인 염초봉을 거쳐 백운대로 오를 수 있다. 이곳이 북한산중에서 인명사고가 가장 많다고 한다. (산악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곳이라면, 또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 않고 릿지를 경험해보고자 하는 분이라면 가급적이면 피하는게 좋다. 목숨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고, 연습이 없기 때문이다. 혹시 그곳에 누가 가자고 해도 훈련받지 않은 산악인이라면 따라나서지 않은게 신상에 이롭다. 란이' 님 아셨죠...!!)

 

안전, 안전, 안전은 골백번 외쳐도 부족함이 없다. 크게 다쳐 나중에 후회하는 삶이 되지 않길..두손모아 바랄뿐이다. 안전이 제일이니까.' 또한 안전을 책임질줄 모르는 사람은 산행의 리더가 될 수 없다..굳이 하고 싶다면 혼자 즐겨라..!!  성벽을 따라 좌측으로 300m 정도 오르니 원효봉이다. 이곳에 서니 북한산의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이 아주 좋았다. 좌로는 염초봉과 백운대가 호위하듯 서 있고, 전방으론 우리가 올랐던 의상능선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에 서 있다. 

  

우린  이곳에서 잠시 쉬면서 거쳐왔던 북한산의 봉우리들을 확인해 본다. 이곳은 사방이 확 틔어 바람이 불어 시원했다. 이곳 정상의 바위는 평평하고 넓어 시산제를 지내는 대표적인 곳이라고 한다. 원효와 의상은 친구 사이이기도 하지만 통일신라시대 대표적 고승이기도 하다

북한산을 아우르는 봉우리가 두 고승의 이름으로 불리어진걸 보면, 아마도 그 두분의 고승이 남긴 태산북두와 같은 업적이 후세까지 널리 빛나고 있지 않은가..' 라고 하는 생각을 해본다.

  

원효봉 능선에 올라서니 석양에 낙조가 물들기 시작했다. 휘영청 보름달이 인수봉 봉우리에 걸려있다. 숨이 멋을것 같다. 우리 모두 한동안 넋을 잃었다..이렇게 멋있고..'' 환상적일수가...' 필설로 옮기기가 부끄러웠다... 우린 카메라 없음을 두고 두고 후회했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이 아름다운 산행은 영원하리라..란이님' 한걸음님' 우린 산이 좋아 산에서 만났고 또 수많은 사람중에 인연이 있어 함께 했지만, 산이 주는 가장 아름다운 선물을 영원히 가슴에 새기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원효봉에서의 보름달, 별빛, 우리가 사는 별빛의 아름다움을 뒤로 하고 능선을 타고 내려선다. 내려서는 길은 매우 가파르다. 내려오는 길 초입에 쇠줄이 매여있는 봉우리가 있었다. 사방을 보니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가로등 불빛이 석양의 낙조와 어우러져 아름답다 못해 가히 가학적이다. 이곳에서의 조망도 매우 좋았다. 20분 정도 내려서니 왼쪽으로 원효암이 보인다. 저번 산행땐 개가  짖어대더니 오늘은 조용하다. 멍멍이 사냥꾼(?)이 지나가서 일까.." 동물은 자기의 신변에 일어나는 일들은 미리 예지하는 능력이 있다 하더니..'그래서 일까 혼자 속으로 웃고 말았다. 

 

원효암을 지나니 성벽을 오른쪽에 끼고 경사가 심한 돌계단길이 이어진다. 위문에서 북문 오르기 전 내려오는 길과 원효봉에서 이곳까지 내려오는 길은 돌계단으로 이어져 무릎이 시큰거릴 정도다. 지쳐서인가 한참을 내려온 것 같은데 시구문은 보이질 않고 무릎이 아파올때쯤 시구문 매표소가 나타난다. 예전에 시체를 실어 나르던 문이라고 하여 시구문(11)이라고한다.
해드랜턴을 머리에 이고 시구문을 들어서니 기분이 묘하다. 우린 살아있는 모습으로 이문을 통과하지만, 그 옛날 우리의 선조들은 이 문이 고행을 떠나보내는 마지막문이었을 진대, 그 숙연함에 잠시 머리를 숙여본다.  

  

이곳에서 시구문을 통과해 내려가니 효자리 쪽 이정표가 보인다.

시구문을 통과하지 않고 오른쪽으로 산성을 끼고 내려가면 계곡방향 하산길이다. 계곡방향 으로 계속내려가다보면 계곡물 소리가 들리고 계곡이 시작되는 곳에서 성곽은 끊어져있다. 성이 끝나는 부분에 수구문이 있었다고 하는데 앞선 산행때 아무리 둘러보아도 흔적을 못찾았다.
수구정이란 음식점이 있는 것으로 보아 성이 끝나는 부근 계곡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계곡을 건너니
대서문(12)
쪽으로 성곽이 보인다. 이것으로 성곽종주는 끝이다.
다른분의 산행기 사진을 보면 수구문 흔적이 있었는데 세월의 쓸림에 흔적조차 없어진 듯 싶다. 시간을 보니 오후 6시 25, 백화사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가사당 암문을 향하여 11시에 출발했으니 총7시간의 산행이었다.

긴 산행이었지만, 일행모두 만족한 모습이다. 모두들 수고했다고 악수를 건넨다. 혼자였으면 산성주능선상에서 샛길로 빠졌을지도 모를 12성문종주를, 함께한 일행이 있어 서로 의지가 되어 좋고 종주에 성공한것 같다. 

  

산을 오르는 것은,
제 삶의 무게와 비슷한 등짐을 지고
흘리는 땀을 바람에 건조시키고,
가슴에 혹은 몸안에 있는 날것들을
햇빛에 익히는 것과 같다고 한다.

  

산을 다니면서,
내 자신이 행복해지고, 영혼이 맑아진다면
그 '산의 마음'을 산에서만, 산행할 때만, 만족하거나 그저 간직할게 아니라,

산 아래에서도 '산의 마음'으로 살아가야 할 것이다.

그래서 더 넉넉하게 포용하고
'산의 마음'을 산아래에서도 실천해야 하지 않을까.


산이 나에게 주는 끝없는 삶의 의문과 성찰로 오늘 하루를 되새겨 보며, 


12성문 종주에 함께하신 란이님한걸음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다음산행 때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뵙겠습니다.

  

다음 산행은 상장능선을 시작점으로 하는 ......문수봉 ..비봉....족두리봉..불광역으로 하산하는 북한산 종주산행을 계획해볼까 합니다.

 2005년 11월 16일 유영문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