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지 : 진안의 산줄기.

소 재 지 : 전북 진안군

거 리 : 16.4kM

날 씨 : 맑음

교 통 : 자가차량

회 비 : 30,000원

산 행 인 : 재넘이.강건너덕배. 산찾사.곰발톱. 별땅이.

산 행 시 간 : 9시간.

산 행 경 로 : 노루고개-국사봉-面갈림봉-형제봉-율치-쌍교봉-방골재-굴고개-지장산-지소산-유평마을.

산행지도.

 



산행기록.

★07 : 52 - 노루고개
★09 : 10 - 국사봉
★09 : 40 - 3개면 갈림봉
★10 : 22 - 형제봉
★11 : 12 - 율치
★12 : 25 - 쌍교봉
★13 : 22 - 방골재
★14 : 18 - 헬기장
★14 : 45 - 711봉
★15 : 30 - 지장산
★16 : 42 - 지소산
★17 : 05 - 유평마을

 

후기.

 

눈.

맑은 호수가 있오.
눈에는 사람  있오.

 

눈물이 흐르는 것은...
가슴이 아리어져 오는 아픔이 아니라 일그러진 마음이오.
눈 속에는 나[吾]도 없고
눈망울에 투영되는 그 얼굴에는
달 항아리같은
누군가를 기다리고 그리워하는
공허한 가슴이 있고
우주[宇宙]는 크지만 눈에는 그 보다도 더 큰 마음[心]이라는 태초의 꿈이 있오.
눈을 보며 손을 내미는 연습을 하는 키작은 난쟁이같이
눈에는 설레임이 가득하오.
손 잡을 날이 있으니.....

 

눈을 뜬다는 것은  환희 입니다.
처음으로 듣는 소리에 '오늘의 기분이 어떨까?' 하고 소위 점을 치는 버릇이 언제부터인가 생기었습니다.
고요라든지 아니면 창박으로 새어들어오는 달빛의 소근거림이라든가 아이들의 생기침 소리는
웃음을 만듭니다.
산 그림자에 숨으러 가는 날.
요란한 행진곡의 알람소리에 눈을 뜹니다.
좋은 날일까?
나쁜 날일까?
아닙니다.
악몽을 꾸고 잠이 덜깬 모습으로 비시시 일어나도 산으로 숨는 날은 좋은 날 입니다.
4시.
"여보 민준이 김 밥 싸야 한다며?"
"예!"
도시락을 싸야하지만 막내놈 서울 견학을 간다고 하기에 김밥을 준비한다는 아내를 흔들어 깨웁니다.
좀 늙었나 봅니다.
알람없이도 잘 일어나는 사람이었는데.

바쁘게 움직이는 아내와 달리 세면하고 신문까지 훓어보는 여유가 있습니다.
'왜 이리 일찍 일어나 부산을 떠느냐.'고 핀잔을 듣기도 하지만
"내 시계를 잘못봐서 그래요." 하고 얼버무리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아니 그 보다도 미안함이 있습니다.
"날씨가 덥겠지, 옷은 어떻게 입을까."
"야! 오늘은 어쩨와 달리 하늘이 맑은게 참 좋겠다."
쉴세 없이 떠들어 대는 나에게 아내는 귀찮은 듯 대꾸도 없습니다.
그렇것이 새벽같이 도망해대는 이 넘이 좋을리 없습니다.
둘째 아이가 그렇게도 산행을 원했는데 혼자 도망가는 이 넘이 좋을리는 만무입니다.
"내 다녀오리다."
6시20분 집을 나섭니다.
평송수련원 앞.
6시 40분.
약속이 있어 산행을 못한다 하던 덕배님이 보이고 재넘이 님이 있습니다.
산찾사님도 있습니다.
"왜! 왔냐?"고 하니 "산이 있어 왔다!"라 합니다.
아내의 병원이니 사무실 여식의 결혼이니 몇 시간 때문에 하루종일 나태해질 것 같아서...
웃음입니다.
병자들 입니다.
하상도로를 달려 남대전 나들목. 곰발톱님 입니다.
"오랜만입니다."
악수합니다.
아내의 수술때문에 가정을 돌보느라 두 달을 산에 못다닌 님 입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내심 오늘 산행이 겁나기도 합니다.
산찾사며 곰발톱이며 당대의 준족들이 있어서.
솔직히 말하자면 재넘이 대장님하고 입 맞추어 놨습니다.

거북이 걸음걸이 하자고.
거북이 남대전 나들목으로 하여 출발 입니다.
금산으로하여 노루고개가지 가려고 머리에 입력을 해 놨는데  덕유산 나들목으로 빠져 가자하니 잠깐은 혼란스럽습니다.
괜찮습니다.
움직이는 지도가 있습니다.
날씨며  회자되는 사람사는 예기며...
덕유산나들목을 나와 장안을 거쳐 노루고개 입니다.


만들어진지가 얼마 안됬음을 알 수 있습니다.
환경이니 동물이니하여 생태계보전이라는 이름으로 동물 이통통로가 있습니다.
도로에 떨어지지 말라고 철망울타리까지 쳐 놓았습니다.
주인은 누구인지?
인간을 포함한  모두 다 주인인 것 입니다.

주인도 아닌데 주인인 척 오만을 떠는 무리들도 있지만 다 겸손해야하는 주인인 것 입니다.
차를 추수가 끝난 무 밭에 주차를 시키고 산행 준비입니다.


맑은 하늘 입니다.

산행을 반겨나주는 듯 한 그루의 들꽃이 청초한 고고함으로 반겨줍니다.


산천의 들꽃은 보는 이 없어도 저리 고운 자태를 내는데  나는 내 자신에 얼마나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는지?
마루금을 이어야 한다는 재넘이 대장님의 말에 인공터널위를 걷기로하여 왼쪽으로 오릅니다.


이제는 버려야 합니다.

주머니에 넣어 온 아픔이건 배냥에 넣어 온  웃음이건 간에...
보이는 것에 충실 해야합니다.


때 묻지 않은 황금빛의 길 입니다.
이제는 떨어져 봄의 꿈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찾아 온 이 없는 이 길을 낙옆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고 ...
얘기합니다.
산은 혼자 독점하는 것이 아니고 같이 느끼는 것이라고.
다 부질없는 생각들 입니다.
표지기 한 개 없는 길에 표지기를 답니다.

 

가시나무.
찔리지 않고 잘 달아야 할텐데 하며 달다가도 가시에 찔린다고 덕배님에게 한 소리 듣습니다.
살다보면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사람들에게 회자 될 수 있습니다.
참과 거짓을 떠나서...

 

 

 


가야할 국사봉이 보이고  흐르는 물줄기에는 물안개가 피어오릅니다.
조망이 좋으면 용담호의 운해도 볼수있으련만 그렇지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국사봉입니다.
사위가 열리고 눈에 가득찬 산들이 있습니다.
저기는 속리산 저기는 서대산 저기는 운장산  저기는 덕유산...
하나씩 세어보지만 끝이 없고 아니 그 보다도 산 이름을 모릅니다.
사진을 찍으려 하지만 자신이 없고 눈 속에만 담습니다.
그저 모두들  "와아!" 라는 탄성 입니다.
걷습니다.
말하려 하지않고 가슴으로...

 


솔밭길 있습니다.
'솔밭 길." 하면서 덕배님 소리를 지릅니다.
허, 유난히 솔내음이 좋다고 솔밭길을 좋아하는 강건너덕배님 입니다.
사진찍어 올리라 합니다.
복수혈전이라나 뭐라나.
신샘님이 저 번 산행때 솔밭길이 그리 좋았는데 안 왔다고  염장을 질럿다나 뭐다나.
그런가 봅니다.
산 사람에게는 산행시 같이하던 님이 없으면  생각이 나는 그리움같은 것이 있나 봅니다.
한 님은 대천에서 그리워하고 있을 터이지만...

 


언제보아도 싫지 않은 모습 입니다.
왜 이리 걷느나고 묻는다면 이 모습이 좋다고 말합니다.
만들어진 길이건 만들어지지 않은 길이건 가다가 길 잃으면 길 찾아 가면서...

 


가야할 산이 있고 길이 있어서라고.
가야할 능선들이 눈에 있습니다.

 


내려온 산줄기 입니다.
형제봉입니다.


삼각점이다릅니다.
보통은 국토지리원에서 측량을 목적으로 삼각점을 기준점으로 세워 노았는데 이 삼각점은 국방연구소에서...
휴식입니다.
우스게 소리로 형제는 어디가고 단봉이냐고 봉이 아닌 능선같다고 합니다.
솔방울주가 있고 진한 포도주가 있습니다.
무슨 예기가 저리도 재미있는지.


산찾사님 참 재미있습니다.
말 잘못하는 사람에게는 동경[憧憬]이요 부러움 입니다.


말굽버섯입니다.
버섯의 대가인 산찾사님에게 한 수 배웁니다.
나무에 피는 버섯은 먹어도 된다라는 것을...

 

 

길이 있나 싶더니 이내 사라져버립니다.
농로를 따라 우회하자 하지만, 길 따라 다니는 님들이 아닙니다.
내려오다가 양지 바른 곳 봄을 담습니다.
율치입니다.

 


무주군과 완주군의 경계입니다.

 

 

도로를 건너 마루금을 어떻게 잇느냐에 의견이 분분하지만 시멘트 포장된 농로를 따라 오르다  통신탑이 세워져 있는
인삼밭을 끼고 오르기로 합니다.
개를 유난히 무서워 하는 재넘이 대장님.
밭을 지키는 개가 유난히 짖어대자
"야! 한 판 붙을래." 합니다.
으이구 저 성질!
진짜 붙을까 무서워 개 줄을 보니 단단하게 잘 묵여있어 한 숨을 돌립니다.
뒤돌아 사진을 찍습니다.

지도상으로는 좌측 조금 솟아난 곶이 형제봉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생각으로는  우측의  두 봉우리가 형제봉이
아닐까하는 추측을 합니다.
진행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묘지와 밭을 가로질러 몇 발자욱의 마루금을 밟기가 ...
얼굴 무지하게 맞습니다.
여유도 잇습니다.

강건너덕배님 홍시를 딴다고 나무 위에 올라 흔들고.
서리맞은 홍시는 떨어져 깨지고...
홍시의 단맛처럼 한 참을 그렇게 동심으로 보냅니다.
전나무숲의 지리한 오름길이 있나 싶더니 낙옆이 나뒹구는 마루금 길 입니다.
이 길을 한참이나 걸어 쌍교봉 입니다.

 

그냥 지나칠번한 관심을 가지고 찾지 않는다면  못찾을 봉입니다.
그저 돌무더기 몇 개 뿐.
점심입니다.
밤 샘 근무로 잠 한 숨 못잔 곰발톱님 성심당 주먹밥으로 점심을 대신하고 저 덩치에 괜찮을지?
굳이 말하자면 닉대로 곰 입니다.
무딘 발톱으로도 저런데 세우면 어떨지?
이 길을 내려오니 방골재 입니다.

재.
지금은 자동차의 발달로 흔적조차 찾기 힘든 길이 되어있습니다.
느린 것 같지만 세월은 이렇게 빠르게 지나고 있습니다.

뒤 돌아보니 밋밋했던 쌍교봉이 처자의 가슴처럼 봉오리져 있습니다.
암릉을 지나 전망좋은 곳.

용담호와 운장산의 산 줄기가 한 눈에 있습니다.
바라다 보고만 싶고...

 

시간을 잡습니다.
마음을 한데 모아서.
줄기산행은 언제나 그렇듯이 부딪이지 않고 여유로움과 편안함이 있습니다.

 

뒤돌아 보니 고요이고 앞을 보니  아낌 입니다.
가는 길 세워 무엇을 생각하냐고 묻고 싶지만  마음을 훼방하고 싶지 않습니다.
서리맞은 홍시처럼 흔든다고 떨어질 연약한 마음들은 더더욱 아니고, 
표현은 없어도 저 가슴들에는 하나의 씨았이 싹터 열매로 자라고 있을 터이니...
이렇게 조심스런 격려와 이해로 산 그림자에 숨는 것이 아닌지.
711봉 입니다.
햐아!
조망이 좋습니다.

 

마이산이 보이고, 내내 눈 앞에 살아있는 운장산이 내게로 오라 하는듯 하고...

용담댐 입니다.

 

 

 

생명은 숨쉬고.

낙옆길이 있는가하면 바위길도 있습니다.
치성소 찾아 간다고 따라간 전망터.
한 기의 묘지가 잘 단장되있고 그 앞으로는 적상산에서 이어지는 덕유의 주는선이 한 눈에 들어 옵니다.

 

부지런한 산찾사님 곰발톱님 치성소 찾아가고 게으름뱅이 셋이서 사진을 찍습니다.
지장산 입니다.
작은 무더기의 돌탑이 쌓여져있습니다.

 

조망은 없습니다.
아껴두었던 정상주도 나오고 마지막 먹거리를 배낭에서 다 토해냅니다.
차량 회수때문에 지소산에 가느냐 안 가느냐 하지만 가기로 합니다.
늦으면 늦는대로 가자.

지장산 내림길.
재넘이 대장님 "눈을 러셀하는 것이 아니라 낙옆을 러셀하네." 합니다.
그랬습니다.
참나무와 소나무 숲 길을 원없이 걸었습니다.
봄이면 참꽃도 흐드러지고 고사리 산행을 해도 좋을 듯 합니다.

호수에 해는 비치고 지소산 입니다.
삼각점만이 외로이 지키고 있는 지소산.

 

 

웃음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내려오는 길 하늘엔 낮 달이 걸리어 있습니다.

 


가슴에 달을 몇 개나 달고 사는지.
가는 사람 불러세워 물어보지만 되돌아 오는 것은  소리없는 웃음의 산울림 입니다.

 

 


행여 가던 길 멈추어서  사람이 없다고 울지마오.
언제인가 이 길엔 그림자뿐인 사람이 하얀 눈을 달고서 있을테니.
산은 있습니다.
가슴 조이며 그리워 하지 않아도 되고 미웁다고 토라져도 티 내지않는 조용함으로...
산은 산으로...
같이한 님들에게 웃음을...


인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