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월4일 일요일 날씨 흐림&눈.

전북 진안, 구봉산 (1002m)

윗양명주차장- 1봉~8봉 - 돈내미재-구봉산(9봉)-바람재-천황사.

산행 : 5시간.

 

늘~산에가기 전날은

찬거리 준비로 한두시쯤 되야 잠을 자게 되는데

이번엔 부지런 떨어 낮에 브로커리랑 콩나물, 시금치 묻혀놓고

갓 짜온 참기름 한병 식탁에 꺼내 놓고는 휴일 집에 있을 딸내미 비빔밥 해 먹으라 일렀다.

 

눈 떠보니 새벽 5시.

평소 새벽운동 나가는 남편, 마누라 깰까봐 의례히 까치발걸음 한다던 남편,

오늘은 내가 새벽잠 곤하게 자는 남편 깰쎄라 살곰살곰 건너방으로 가서

전날 미리 갖다놓은 화장품으로 곱게^^* 분단장을 한다.(안해두 이쁜디 뭘 혀!ㅋㅋ)

 

밤새 푸욱~ 자고 밖엘 나오니 하늘엔 별이 떴고,

길은 얼어붙어 걷는대로 아스락 아스락;; 내 발자욱소리에 동네사람들 잠 다 깨게 생겼다.

이 아이젠은 누가 맹근것이여;;

아예, 아이젠 착용을하고 걸으니 발이 빙판에 착착;; 붙는다.

새벽공기 가르며 25분을 버스 타는곳까지 걸어간다,

으시시~ 한 어두운 동네도 지나고,, 

발자욱 없는 이쁜 공원도 지나고,,,

산 소녀^^* 참 행복하다!!

 

눈이 참 많이두 왔다.

모두들 첫눈이라 말들 하지만

난 지난 목요일에 포천 여우봉에서 아름다운 함박눈으로 첫눈을 맞이했었다.

하늘에서 내려준 하얀 축복으로 갈아입은 산과 들! 

더러 사고차량들이 보이는 아름다움이 교차되는 고속도로 풍경.

 

 

구봉산, 몇년전에 한번 다녀온 산.

그땐 밧줄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되고,

오르내림때 위험했던 구간과 구봉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이뻣던 산!

대장님 말씀따나 예전엔 이 산이 붐비지 않았는데,,구간에서 정체되기 시작이다.

왜, 꼭;;  바람맞이 에서 줄나랍이를 서게 되는지,,, 

찬바람 알레르기가 솟을까봐 모자를 내려쓰고 여름용 햇빛가리개 마스크를 다 써본다. 

 

 

한봉우리 한봉우리가 오르고 내림을 그대로 하게 하지만,

막힘으로 인해 앞설수도 뒤설수도 없으니 힘은 덜 드는것같다.

위험한 만큼 안전망도 튼튼히 잘 설치되여 있으나 아이젠을 하지않은 등산객은 조심을 요했다.

타 산악회의 부부가 아이젠없이  내앞에서 짝짝 미끄러지니

오늘은 특별히 안전거리를 유지해야만 하는 길,

 

" 이 보서요, 담버텀 꼭 아이젠 챙겨오서요, 미끄러질때마다 소녀 놀래옵니다요~" 

 

 

정체되길 여러차례,,,

타 산악회는 구봉까지 못가고 돈내미재에서 하산하라는 명령도 들리는 가운데

우린, 구봉을 향했다.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더니 앞뒤 전망이 하나도 안보인다.

아깝다.

9봉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참 아름다웠는데~

다른 아름다움으로 산속에서 맞는 함박눈, 서설속에 나혼자 조용한 여자^^*가 되여도 본다.

 

산길이 완만한 천황사로 하산,

아이젠을 벗으며 산행을 마감한다.

해묵은 주목 한그루와 키 큰나무 두그루가 함박눈 속에 서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