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06년1월3일

산행지:내변산

인원:00명

산행코스:남여치매표소-월명암-직소폭포-재백이고개-관음봉-세봉-내소사

산행시간:선두-2시간30분

             후미-4시간30분

 

 

 

 

엊그제 남해 보리암에서의 일출을 멋지게 보고 와서 맞는 내변산의 산행은 지난번 엄청나게 내린 눈으로 피해가 극심한 지역으로 조금은 부담가는 마음으로 출발했다.

년말년시라 모임이 잦아서 술(酒)로 시작해서 술로 끝났는데 결국은 어제도 늦게까지 마신술로 간신히 일어나 산행에 나갈수 있었다.

사회생활 하다보면 먹기 싫은 술자리도 해야되고 참으로 내 몸이 "주인님 너무합니다"하는 소릴 하는거 같아 안쓰럽다.

차에 타자마자 잠을 청하고 서해안고속도로 홍성휴게소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고  10시쯤 돼서야 들머리에 도착했다.

지난번 서해안쪽에 엄청나게 내린 눈 때문에 곳곳에 피해를 내 눈으로 확인하며 마음이 많이 아팠다.

산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나는 가끔씩 본의아니게 태풍피해지역을 갈때가 있는데 오늘이 꼭 그런 심정으로 산행을 하는 내 마음이 편치 않다.

얼마나 많은 눈이 내렸는지 아직도 도로가에 많이 쌓여 있다.

 

 

 

남여치 매표소를 통과하며 선두에서 무전으로 안전한 산행,즐거운 산행을 당부하고 출발한다.

눈이 내린지도 꽤나 지났것만 산에는 아직도 많은 눈들이 쌓여있다.

다행이 러쎌(눈 길을 내는 행동)은 돼 있으나 눈이 녹고 얼으며 해서 바닥이 많이 미끄럽다.

어제 먹은 酒毒을 빼내기 위해 처음부터 가파른 길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올라간다.

평소같으면 몇명의 회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함께 출발하는데 오늘은 맘먹고 혼자서 치고 나간다.

어느 매스컴에서 본 내용인데 술마신 다음날 흔히들 사우나가서 땀을 뺀다고 하는데 사실은 위험천만 하단다.

운동을 해서 체내의 불순물을 빼내야지 인위적으로 땀을 낸다는건 아마도 그럴것이다.

산을 사랑하는 한사람으로써 참으로 행복하다.

피톤치드의 향기와 테르펜의 성분은 소염,소독작용을 하며 산속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땀을 흘리고 산행후에 계곡에서 시원하게 씻을수 있으니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처음부터 깔딱고개로 시작하는 이 코스는 한참을 혼자 오르고서야 달월자(月)와 밝을명자(明)를 쓰는 月明庵에서 3배를 하고 표지기를 해 놓고 다시 출발하며 속도를 낸다.

평상시에 산행을 잘하는 분들은 한시간에 若4-5km을 달린다.

오늘같이 바닥이 많이 미끄럽고 눈이 쌓여 있으면 좀처럼 속도를 낼수가 없다.

온 산이 눈(雪)으로 덮혀있어 눈(目)으로 보기엔 좋으나 식물과 짐승같이 생명이 있는 경우엔 꼭 필요한 량만 있으면 되는데 過猶不及이란 말처럼 너무 많아도 그들에겐 생명에 지장을 초래한다.

얼마전 다녀온 한라산에도 엄청나게 내린 눈때문에 나무들이 꺽이고 넘어지고 한 모습들이 너무나 내 마음을 아프게 했는데 말이다.

월명암앞에 있는 대나무들이 모두들 무거웠는지 눈속에 넘어져 있다.

한참을 나홀로 산행하며 가는데 직소폭포 근처에 가서야 변산입구쪽에서 입장한 몇분의 산님들을 만날수 있었다.

 

 

 

직소폭포는 너무나 유명한 곳이므로 간단히 소개를 하자면 높이는 若30m이고 직경50m의 아주 멋진 폭포이다.

황석,거망산과 금원,기백산 사이에 있는 용추폭포랑 비숫한 폭포인데 많은 눈으로 인해 수량이 풍부해서 장관을 이룬다.

작년 가을에는 폭포밑에서 갈대를 벗삼아 멋진 작품사진을 남겼는데...

오늘은 나홀로 부지런히 관음봉쪽으로 달려간다.

호수와 산이 있고 폭포와 유명한 내소사가 있는 내변산은 산은 높지 않지만 아기자기한 모습들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100대 명산중의 하나이다.

재백이고개를 오르고 표지기를 깔아 놓고 관음봉 3거리쪽에서 내소사로 표시를 해놓고 나는 관음봉으로 향한다.

사실은 제일 높은곳이고 정상에서 내려보는 내소사를 제일 잘 볼수 있는 장소이다.

위험한 코스이고 휴식년제로 출입을 할수 없는 지역이지만 이번에는 큰 맘 먹고 가보기로 한것이다.(죄 인지 알지만 봐주쇼)

 

 

 

 

관음봉 정상에서 잠시 조망을 하고 세봉으로 향하는데 난(難)코스이고 눈이 많이 있어  힘들다.

혹시나 우리 님들이 따라 올수 있어 세봉을 지나고 청련암쪽으로 표지기를 깔아놓고 나는 계속 능선길을 따라 진행한다.

능선길을 따라 가면서 우측으로 내려보이는 내소사의 모습은 보는 각도에 따라서 다르게 보이는데 온 세상이 하얗게 쌓여 있는 눈때문인지 더욱더 멋진 모습을 드러낸다.

한가롭게 나홀로 산행하며 오랜만에 즐기는 산행을 하는것 같은데 내 마음을 아는지 날씨까지 청명하다.

콧노래도 불러보고 과일도 먹으며 멋진 풍경들을 보며 하산하는데 어느새 내소사 입구에 도착했다.

어느 산을 가든 계절에 상관없이 알탕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라 계곡을 찾아 몸과 마음을 씻어내고 주차장으로 향한다.

오늘 날씨는 좋은데 눈이 녹으며 생긴 계곡물이라 그런지 엄청나게 차다.

한 겨울에 산행후에 얼음을 깨고 씻는 이 기쁨은 아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것이다.

우리 산님들도 운동 열심히 하고 냉수마찰을 하는 연습을 하면 누구든 할수 있다.

오늘도 함께한 산님들의 안녕과 행운을 빌며 ....

감사합니다.-ko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