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교바위서 본, 병풍바위
  옥교바위서 본, 병풍바위
 

밀양 옥교산~아래화악산

1:25,000지형도=인산. 유천

2006년 1월 5일 목요일 맑음(-7~3도)  평균풍속0.8m/s  일출몰07:47~17:27

코스: 밀양시 부북면 구장동10:30<8.0km>지동마을<2.0km>주능선320m봉<2.85km>옥교산<3.15km>말치고개<2.85km>아래화악산<2.1km>평전마을 입구<2.9km>구장동20:30

[도상 23.85km/ 10시간 소요]

지형도
  지형도
 

개요:  경상남도 밀양시 부북면과 상동면상의 옥교산(玉轎山560.8m)은 선녀가 구슬가마를 타고와서 놀았다는 전설이 전해오는가 하면, 마고할미가 화악산(華岳山931.5m)으로 가는길에 용변이 마려워 병풍바위와 옥교바위에 양다리 걸치고 볼일을 봤다는 전설의 산이기도 하다.

화악산을 모산으로 하고 있는 옥교산에서 북서쪽으로 6km만 더 올라가면 경북 청도에 맞닿아 있는 아래화악산(750m)까지 진행할 수 있는데, 화악산과 철마산(鐵馬山627.3m)과의 분기봉에 자리잡은 이 곳은 이름에 걸맞게 화강암 암벽위에 치솟은 바위산이어서, 경상남북도 일원의 웬만한 산들은 거의 다 가시권으로 들어오는 지역인지라 꾼들의 호기심을 부추기는 곳이기도 하다.

연포마을서 땡겨본, 병풍바위와 옥교바위
  연포마을서 땡겨본, 병풍바위와 옥교바위
 

그러나 교통편의 불편으로 아직은 오지로 남아있는 이 일대는 한겨울임에도 진초록의 울창한 송림으로 뒤덮혀 마치 오뉴월 산행을 하는 기분이고, 두텁게 깔린 갈비 오솔길은 스폰지 위를 걷는 것처럼 푹신푹신해서 전혀 지루한 줄 모르고 편안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평밭마을까지 사륜차량의 진입이 가능해서 택시로 여길 시발점으로 삼는다면 병풍바위, 옥교바위 등의 절경지대를 감상하면서 밀양공설운동장까지 내려온대도, 다섯시간이면 여유로울 정도로 순탄하기만 한 산길이다.

이번 코스 가는길의 상동면 쪽으로 흘러내린 계곡수는 곧장 밀양강으로 흘러들어 낙동강으로 유입되고, 부북면쪽으로 쏟아져내린 빗물 역시 부북천 따라간 밀양시 영남루 아래서 낙동강으로 빠져들기는 마찬가지다.  

일몰시각 부북면의 가산 저수지
  일몰시각 부북면의 가산 저수지
 

가는길: 들머리를 평밭마을로하면 좋겠지만 밀양공설운동장 뒤편에 있는 상동면과 부북면과의 면계선 갈라내기 산행을 하면서 체력 닿는데까지 치오르는 방법도 권장할 만하다.

리번 하나 없는 희미한 등로엔 이따금씩 잘 손질된 봉분들이 띄엄띄엄 나타나면서 새로운 길을 열어주고 있어, 날등 개념만 따른다면 수월하게 지형도상의 옥교산에 오를 수 있다.

삼각점[청도345-1982복구]가 있어 밀양땅임에도 산림관리는 청도군에서 맡고 있음을 알 수 있지만, 정작 정상은 여기서 1km쯤 북쪽에 자리잡은 병풍바위 고스락이다.

그 직전에는 옥교바위가 있는데 좀 위험하긴 해도 여길 반드시 올라야만 옥교산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전망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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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저멀리 한줄기 은빛으로 빛나는 밀양강을 축으로 해서 종암산~덕암산~영취산~화악산~철마산으로 연이어지는 하늘금과 그 틈새의 부북면 평야는 한가롭고, 동쪽으로 고개 돌리면 보두산~낙화산~중산~꾀꼬리봉 그 너머로 구만 산에서 가지산으로 연결되는 영남알프스 자락들이 첩첩으로 겹쳐보인다.

그리고 맞은편의 병풍바위는 정상부를 마치 옥구슬반지처럼 빙 둘러쳐서 신비롭기까지 한데 저기서 여길 바라본다면 더 좋을 듯 싶고, 그 뒤로 연결되는 작은화악산까지의 날등도 뚜렷해서 진행방향을 미리 다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옥교바위에선 되짚어 내려가는 것이 안전하고 병풍바위는 어차피 우회를 따라야 하는데, 병풍바위에선 지금껏 진행해온 옥교산 후반부가 고스란히 드러나지만, 무덤이 차지한 정상 이후론 빼곡한 혼재림으로해서 시야는 꽉꽉 막힌다.

말치고개 내림길에서 간벌목 무성한 지역에선 독도에 주의를 해야하는데, 설혹 길을 잘못들어 절벽위로 나서게 되더라도 오른쪽 주능선을 좇으면 곧장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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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북면 쪽만 포장이 끝난 말치고개 이후 아래화악산 오름길은 날등 무시하고 우회로만 계속 따르면 다시금 마루금으로 올라서게 되는데, 철마산이 바라보이는 이 지점엔 통나무로 만든 평상과 사면으로 마주 앉을 수 있는 통나무 벤취가 누군가에 의해 가설 되 있다.

이후론 서서히 가팔라지면서 작은 헬기장 한 곳 지나치면 암릉지대는 나타나기 시작하고, 곧이어 아래화악산 절벽위로 서게된다.

일망무제로 터지는 경상남북도의 산하를 굽어보다가 하산할 때는, 정상 바로 아래로 난 계곡길은 너무 가팔라 피해가는 게 좋다. 오름길에 지나쳤던 통나무 평상으로 되돌아오면 평밭마을 초입의 마을표지석이 있는 임도로 뚝 떨어져서 산행깃점으로 원위치 할 수 있다.

구장동에서 본, 옥교산
  구장동에서 본, 옥교산
 

도방동 뒤로 올라가는 말치고개 임도
   도방동 뒤로 올라가는 말치고개 임도
 

교동쪽의 주능선 후반부
  교동쪽의 주능선 후반부
 

옥교산에서 아래화악산까지의 주능선
  옥교산에서 아래화악산까지의 주능선
 

옥교산 정상(560.8m)
  옥교바위서 본, 옥교산 정상(560.8m)
 

병풍바위서 본, 옥교산 남동쪽의 후반부
 병풍바위서 본, 옥교산 남동쪽의 후반부 
 

산행후기: 오랜 산친구 한 분이 근교산엘 함께 가자고 연락이 와, 밀양시 부북면의 평밭마을 입구에  도착해  기사 분과 셋이서 차에서 내리자, 일기도 양순하지만 바라본 옥교산은 아래 화악산까지 치달아도 대여섯시간이면 충분할 것처럼 보인다.

그래, 오늘은 당신 가자는대로 할터이니 앞장서라 하곤 여유자적 그 분의 뒤만 졸졸 따르는데 산과는 점점 멀리하며 밀양시가 가까이까지 걸어가서는 지동마을 오솔길로 접어드는데, 엥~! 이건 산길이 아니다. 그 뿐이 아니라 능선에 붙었다..계곡으로 내려갔다가.. 별 짓을 다하기에 웬일이냐니까, 일부러 산길을 피해 다닌다고 했다.

언젠가 한 번 눈동냥 한 적이 있는 지그재그 산행을 그는 지금 즐기고 있고, 나보다 한 살 더 많은 기사분은 손에 낫 한자루 거머쥐고 오히려 그를 앞장 서 가고 있는게 아닌가! 어디 마음대로 해봐라 얼마나 버티나 두고보자 심뽀로 그들 뒤만 계속 졸졸 따라 다닌다.

그렇게 해서 초반의 분기봉(320m)까진 최고 급경사를 골라서 근 네시간만에야 올라섰다.  허 참, 오래 살다보니 별 산행 다 해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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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도상의 정상인 삼각점이 있는 봉우릴 넘어선 옥교바위 암벽틈새는 너무 위험해서 우회로를 이용해 병풍바위가 있는 사실상의 정상에 섰더니, 견칫돌로 흙돋움한 봉분 한 기가 정상석을 대신하고 있어, 그 아래 솔 숲에서 오후 세시가 훨씬 지나서야 중식을 들었다.

이후론 한 번 더 숲 속을 오락가락 하다가 드디어 말치고개에 당도하니 해는 꼴깍 넘어가고 더 이상 셔터 눌러댈 일이 없어졌다. 이젠 하산하겠지^^* 어, 그런데 그게 아니다. 그들은 아래화악산을 향해서 꾸역꾸역 올라가고 있는 게 아닌가! 게다가 친구 분은 배낭 속으로 10kg을 훨씬 넘기는 바위를 하나 집어 넣기에 웬일이냐니까 하체 단련용이란다. 나 참, 기가 막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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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화악산 오름길은 날등을 피해서 우회로가 참 잘 나 있었다. 반달 조명을 받으며 완경사를 한참 치오르다가 드디어 빼곡한 소나무 정글 속으로 들어가서야 해드랜턴 착용하고 고스락까지 올라섰더니, 어둠속일지언정 사위는 일망무제로 터져서 밀양시가지 야경은 현란하기만 한데, 이 친구는 저기가 철마산이고 남산, 화악산 어쩌구 저쩌구 주저리 주저리 잘도 줏어 넘긴다.

주차해둔 원위치까진 절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산행(또, 어디로 갈지..)이었지만 나름대로 재미는 있었고, 왜 그랬을까를 그들의 얘기 한토막 한토막을 연결 해 보면 두사람이 자주 들락거린 이 일대는 여러번 길을 잃고 해매기도 했던 터라, 언젠가는 독도법을 배워야겠다는 한마디에서 여차 저차, 확인차?

 

여기서 야간산행만 몇차례 했었다니 이해는 가지만~! 지그재그산행 그 참, 한 번 해 볼 만 하던데...^^*

한겨울의 여름산색 320m봉
  한겨울의 여름산색 320m봉
 

황량한, 삼각점의 538.4m봉
  황량한, 삼각점의 538.4m봉
 

위험한 옥교바위
 위험한 옥교바위 
 

겨울산의 붉은 열매
  겨울산의 붉은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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