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유년의 마지막 밤>
병술년 새해 첫 산행지로 지리산과 태백산을 두고 어디로 갈 것인지 고민하다
내일은 일출 보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일기예보를 접하니 결론이 아주 쉽게 난다.
그렇지 않아도 올 한해 지리산의 四季를 카메라에 담고자 계획을 세워둔 나로써는
당연히 지리산行을 택하고 배낭을 챙겨 집을 나서 어둠을 가르며 도착한 곳, 중산리.
그러나 이곳 중산리는 나에게는 또 다른 의미가 있는 곳으로 기억속에 남아있다.
2002년 9월 첫 지리산종주(중산리~성삼재)때의 출발지로써
나를 지리의 품으로 안내하면서 기쁨을 주기도 했었고,
그 다음해 8월에는 화엄사에서 대원사로 종주하던 중 무릎에 통증을 느껴
장터목에서 좌절하고 이곳 중산리로 하산하면서 지리의 품을 떠나도록 했었던 바로 그곳.
하지만 오늘 다시 찾은 중산리의 밤하늘은 작은 기대감을 갖게 했고
어머니의 품 지리산은 [새해일출]이라는 큰 선물과 함께 나를 반겨주었다.
앞으로 다시는 過慾하지 않고 그대 품에 안기리라.
감사합니다.
늘 즐산하세요.
-산으로 가는 울두리-
제석봉의 새벽바람은 얼마나 차갑던지요.
눈덮힌 하산길은 그런대로 겨울이지만 포근했고요.
내려오다 엉덩방아는 몇번을 찧었는지...
그래도 신나는 일출산행이었습니다.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