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7m봉서 본 여항산(770m)
  527m봉서 본 여항산(770m)
 

함안 여항산~서북산

1:25,000지형도=반성. 봉성

2005년 12월 29일 목요일 맑음(-2.4~5.5도)  평균풍속 2.4m/s  일출몰07:46~17:21

코스: 발산재08:30<4.25km>363m봉<2.5km>큰정고개<1.0km>527m봉<1.4km>오곡재<2.05km>미산령<1.8km>여항산<3.9km>서북산<0.9km>감재<2.0km>영동마을18:00

[도상19.8km/ 9시간 반소요]



지형도
  지형도
 

개요: 경상남도 마산~진주간의 2번국도상 발산재에서 진주와 마산을 갈라내는 날등따라 북상하다가 오봉산(524.7m)분기봉(527m)에서 진주와는 작별하고 새로운 고장 함안을 맞이하면서 동남쪽으로 휘어지며 마산을 감싸고 도는 이번 산행길에선,

여항산(770m)에서 서북산(738.5m)에 이르는 해발 700m대의 능선이 근 8km나 우람차게 이어져서 서부경남에선 지리산 다음으로 웅장한 산세를 자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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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함안간의 산이면서도 함안 여항산으로 더 유명한 여항산은, 함안쪽 강물이 북으로 역류를 해서 물길이나마 잠시 잡아두고자 배가 머무는 항구란 뜻의 여항산(艅航山)이 생겼으나, 정상부의 암봉이 갓의 더미(끝부분)처럼 생겨서 갓더미산으로 부르기도 하다가 육이오 때 미군의 피해가 워낙 커서 깟데미산으로 한동안 불려지기도 했었다.

후반부의 서북산은 마산 진동면의 서북쪽에 위치해서 붙여진 이름이건만 두 산 모두 함안군에서 관리하고 있음을 현장에서 읽을 수 있다.

이번코스 진행방향의 동, 남쪽으로 흘러내린 골짝물들은 마산 앞바다 창포만 진동만으로 곧장 유입되지만 서, 북쪽으로 흘러내린 계곡수는 남강따라 삼랑진까지 올라가서 낙동강이 되어 김해앞바다로 빠져든다.

큰정고개 지나서 본 이반성면 장안리
  큰정고개 지나서 본 이반성면 장안리
 

가는길: 발산재 분수령의 동물이동로는 이용할 수 없고, 구도로 휴게소 오른쪽 잔솔숲으로 접어들면 산길은 희미하면서도 아기자기하게 363m봉까지 이어갈 수 있다.

능선길의 간벌목 걸치적거림이 심해지면 임도로 내려서서 그 길따라 쭈욱 진행해도 날등과는 궤를 같이해서 무난하게 진행할 수 있지만, 임도[1994-1.4km]표석이 나타나면 다시 주능선으로 접어들어 큰정고개까지 이어갈 수 있다.

큰정고개에선 큰 길 따르면 옆길로 새기 쉬우므로 날등을 고집해야하고 역방향일 경우에도 큰정고개 내려설 땐 주의를 해야하는 것은, 정맥길은 희미한데 반해 고사천 내림길은 날등따라 뚜렷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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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쪽의 오봉산을 바라보며 황량한 527m봉에 서면 삼각점[함안414-2002복구]가 반기고 날등길은 동쪽으로 휘어지다가 마지막 암봉에선 갑자기 북쪽으로 방향을 바꾸며 급준하게 내려서게 되는데, 진주쪽에선 임도하나 따라 올라오고 있다.

여양리와 군북면 오곡리를 넘나드는 비포장 오곡재에선 미산령이 바라보이고 지름길이 있어 보이지만 계속되는 오름길은 미봉산 분기봉(630m)까지 가파르게 치오르는데 지형도상에는 여기에다 미산령으로 오기를 해 넣었다.

분기봉 암봉에서의 조망은 훌륭하다. 지나온 산하는 물론이고 나아갈 여항산~ 서북산 주능선 파노라마가 소롯이 떠 오르는 가 하면 마산쪽의 산 첩첩이 파도를 일으키며 몰려오는 장관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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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사나무 억새밭을 거쳐서 미산령에 당도하면 포장길에 차량통행을 막고 선 옆자리 이정표에는 [여항산1.8km]를 가리키는데, 울울장송 숲길 된비알을 한참 치고 올라 암봉에 서면 여항산 주능선엔 끄터머리 암봉이 고개 치켜들고 있다.

거기까지 가는동안에는 돌탑봉을 지나 지형도상의 여항산인 743.5m봉에 당도하면 삼각점은 없고 [055-119]구조판이 상수리나무등걸에 매달렸다.

또다른 돌탑봉을 너머 이정표[여항산0,5km/미산2.7km]를 지나고 또다른 이정표[여항산0.3km/좌촌2.5km]를 통과하면 널따란 헬기장에 도착하게 되는데 여기선 정상이 코앞이다.

363m봉 오름길에 본, 인민군이 주둔했던 여양리
  363m봉 오름길에 본, 인민군이 주둔했던 여양리
 

분기봉 오름길에 본 미봉산(516m) 암봉
  분기봉 오름길에 본 미봉산(516m) 암봉
 

미봉산 분기봉서 본 여항산
  미봉산 분기봉서 본 여항산
 

분기봉서 본, 여항산에서 서북산까지의 주능선
  분기봉서 본, 여항산에서 서북산까지의 주능선
 

미산령 가는길에 본, 여항산
  미산령 가는길에 본, 여항산
 

미산령 가는길에 본, 진전면 산하
  미산령 가는길에 본, 진전면 산하
 

여항산 오름길에 돌아본 미산령과 미봉산, 뒤로 오봉산(524.7m)
  여항산 오름길에 돌아본 미산령과 미봉산, 뒤로 오봉산(524.7m)
 

이정표[우회로/서북산3.9km]를 지난 정상 암봉에는 정상석[여항산770m]이 있어도 삼각점은 없다. 하산코스에는 쇠줄과 굵은 동아줄이 있지만 고도감이 있어 악천후일 경우 우회로를 이용해야 안전하다.

고스락을 내려서면 이정표[서북산3.7km/좌촌1.8km]가 있고 그 아래 또 다른 암릉코스엔 우회로 안내문이 있어 안전산행을 도와주고 있다. 이후 706m봉에 당도하기까진 완경사 오솔길 연속이어서, 도중의 헬기장만 없다면 소무덤봉이 어딘지도 모르고 통과하게 되는데, 소무덤봉은 헬기장 직전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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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봉으로 이루어진 706m봉에 당도하면 그동안 막혔던 시야가 확 틔면서 여항산까지의 주능선과 지척간의 서북산 전모가 클로즈 업 된다. 서북산 가는길에는 이정표[서북산1.9km/대촌3.1km]를 스쳐가면 얼마 못가 또다른 이정표[서북산0.6km/별천3.5km]가 나타나서 웬만한 도립공원 안내판을 능가하고 있다.

[서북산738.5m]의 정상은 널따란 헬기장으로 조성되었고 한쪽에는 삼각점[함안11-1999재설]이 박혔는가 하면, 고스락 초입엔 97년도에 함안산악회서 세운 전몰 위령탑이 있다.

하산길은 여항면쪽으로도 많은 리번이 내걸렸는데 맥을 타려면 반드시 동남쪽으로 내려서야 한다. 내림길은 무척 가파롭지만 수월하게 감재로 떨어지게 되는데, 그길 산행 들머리엔 마지막 이정표[봉화산2.6km/서북산0.9km]가 갈무리하고 있다.

첫봉 올라서 본 여항산 주능선
  첫봉 올라서 본, 여항산 주능선
 

헬기장서 본, 여항산 이후 서북산까지..
 헬기장서 본, 여항산 이후 서북산까지.. 
 

여항산 정상 풍경
  여항산 정상 풍경
 

여항산서 본, 서북산(738.5m)
  
여항산서 본, 서북산(738.5m)
 

706m봉서 본, 서북산
  706m봉서 본, 서북산
 

706m봉서 본, 여항산
  706m봉서 본, 여항산
 

서북산에서 본, 감재
  서북산에서 본, 감재
 

산행후기: 인생에는 반전의 기회가 여러번 찾아오지만 기회를 포착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그냥 흘려보내는 이도 많다.

중년에 무슨 기회가 있을까마는 지난 18일 새식구가 된 큰애기는 한마디로 현모양처 타입이어서 아내는 연일 싱글벙글이고, 이번 기회에 새사람을 얻었으니 나도 새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겠냐며 앞으론 과음을 않겠다고 하자 이제야 철 들었다며 너무 좋아라 한다^^*

이년전에 새애기도 얻었으니 자식농사도 끝이고 내가 할 일이라곤 산에나 열심히 다니면서  용돈이나 벌어쓰면 되는 것이어서 틈만 나면 산 속으로 들락거리자, 이젠 나이도 있으니 서너시간씩만 타고 오라지만 산 욕심이 어디 그런 것인가! 천천히 가더라도 더 멀리, 더 많이 가고싶은 마음은 절제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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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산욕심과 딱 맞아 떨어지는게 낙남정맥길 이어가기 산행이다. 새벽에 집을 나서 현지서 아침 먹고 일몰까지 여유롭게 거닐다 내려와선 목욕하고 저녁먹고 집으로 돌아와 한 숨 푹 자고 나면 피로한 줄 모르겠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는 것이다.

그 길도 이제 마산까지 내려 왔으니 머쟎아 김해 낙동강에서 끝 날 것이고 그럼 그 다음엔 어디가 좋을까? 가만 생각해 보면 나는 아무래도 지리산으로 가야겠다. 지금처럼 하루종일 산속을 헤맬 수 있을 곳이라곤 거기 뿐일 것처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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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소사나무가 무성한 이번 산길에선 흙더미가 마구 파헤쳐진 산돼지들의 집단 서식지에 장끼 깃털이 수북해서 의뭉스럽다. 독수리가 하필 이런 곳에서 해 치울리는 만무일테고 아무래도 산돼지 짓임이 분명할 터인데~, 돼지가 꿩을 잡아 먹다니...???

가만 생각해보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우리가 산행길 숲속에서 갑자기 꿩~꿩~거리며 날아오른 그놈들 땜에 나도 놀라고 녀석도 놀란 적이 어디 한 두 번인가!

그처럼 놈들은 미련퉁이인 것이고, 반면에 어쩌다 마주친 멧돼지는 날쌔기가 비호같아서 눈 깜짝하면 사라지고 없었던 것이다. 등산화만한 새끼들도 다람쥐보다 훨씬 재빠르다는 걸 나는 숲 속에서 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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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산길, 육이오 때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가사가 태어난 곳, 여양리 둔덕마을엔 인민군 6사단 보급창고가 있었던 곳, 미군 3개 포병연대가 여항산 남쪽 봉암리 전투에서 박살나고, 그들이 밤낮으로 퍼부은 포격으로 서북산 높이가 10m는 낮아진 그 곳을 맴돌면서...

나는 97년도 여길 처음 찾았을 때를 떠 올리고 있었다. 산악회를 처음으로 창립하고 여덟 번 째로 찾은 이 곳은 진눈깨비가 내리고 사방은 시야가 없어 둔덕마을로 탈출한 적이 있었는데, 급경사 하산길에 나동그라진 여성회원들께 짖궂은 농을 건네며 깔깔거리던 장면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그 때는 비브람 중등산화에다 닉카바지, 그리고 울 셔츠가 한창 유행했더랬는데, 장비는 집안에 보관되 있건만 함께 술마시고 어울리던 산친구들은 뿔뿔이 어디론가 흩어지고 없어, 새삼 금년 마지막 산행이 절실한 격세지감으로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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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내 허접기를 읽어주신 산 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한국의 산하를 사랑하는 여러분 모두에게 새해에는 좋은일만 생기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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