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월 28일 (수요일)

◈ 산행일정

의정부 북부역
시립법원도서관(10:10-10:50)
암산(11:10)
무장공비숙영지(11:52)
군삼각점봉(12:17)
368.8봉(12:28)
대피소(12:34)
비학산(12:46)
장군바위(13:26)
매바위(13:59)
군삼각점봉(14:34)
근린공원(14:42)
법원리
미타사입구(15:12)
안부(15:39)
파평산(15:59)
미타사(16:16)
군부대
37번국도(17:08)
적성
의정부 북부역(18:30-19:36)

◈ 산행거리
비학산 : 약 12km
파평산 : 약 5km

◈ 산행시간
비학산 : 3시간 58분
파평산 : 1시간 56분

◈ 산행기




전날의 송년회로 늦게 일어났기도 했지만 조만간 있을 친목회 산행의 답사도 할겸 화천 장군산 산행을 포기하고 의정부 북부역앞에서 금촌가는 32번 버스를 탄다.
시립법원도서관에서 내려 초리골 이정석이 서있는 도로를 올라가다 초계탕이란 음식점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면 커다란 등산안내판이 나오고 앙증맞은 목교를 건너며 등산로가 시작된다.
눈이 얕게 깔린 가파른 통나무계단길을 지나 밑에서 보이던 팔각정이 있는 암산으로 올라서니 초리골을 사이에 두고 말발굽처럼 휘며 원점으로 회귀하는 낮은 산줄기가 펼쳐지고 그 너머로 파주의 진산인 파평산이 군 시설물을 머리에 이고 높게 솟아있다.
통나무계단과 이정판들로 잘 정돈된 뚜렸한 길을 따라가면 가까운 법원리와 갈곡리쪽으로 갈림길들이 나타나고 오른쪽으로는 감악지맥의 산줄기들이 평행선을 긋듯 가깝게 따라오며 어렵게 우회했던 노고산의 공군부대가 햇빛에 반짝거린다.



▲ 암산에서 바라본 내려올 산줄기와 그 너머의 파평산



▲ 암산에서 바라본 비학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완만하게 이어지지만 연신 나타나는 잔 봉우리들을 땀을 흘리며 넘고 가파르게 봉우리를 올라서니 김신조일당이 침투했었다는 '무장공비숙영지' 안내판이 보이며 군인들이 버린 전투식량 껍데기가 곳곳에 버려져있어 눈살이 찌푸려진다.
곧 암봉밑에 파여있는 '은굴" 을 넘고 쇠락한 억새지대를 지나서 FOB 군삼각점이 있는 무명봉을 오르면 마주하고있는 장군봉의 수직암벽들이 멋지게 보인다.
낮은 봉들을 넘고 삼각점(문산436/1996재설)이 있는 368.8봉에 오르니 시야가 훤히 트여서 한강봉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감악지맥의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오고, 비학산의 뾰족한 봉우리가 지척이며, 매가 막 비상하듯 웅크리고 서있는 감악산은 언제나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방향을 북동쪽으로 돌리며 내려가면 통나무집에 비닐이 둘러있는 대피소가 나오는데 식사를 할 수있게 나무탁상과 의자들이 놓여있고 산행일지 한권에는 그간 다녀간 많은 사람들의 이런저런 이야기가 빼곡하게 적혀있다.
아무도 밟지않은 신설을 헤치며 북쪽으로 내려가 임도에 닿고, 굵은 동아줄을 잡으며 아주 가파르게 이어지는 바위능선을 타고 비학산(450m) 정상에 오르니 큰 벙커로 이루어져있고 무소유산문자님의 작은 비닐코팅판이 걸려져있으며 나무에 가려 조망은 그리 좋지않다.
눈밭을 헤치고 조금 북쪽으로 내려가면 넓은 헬기장이 나오는데 북쪽으로는 감악산과 이어지는 마차산이 힘찬 모습을 보여주고 한쪽 산자락이 파헤쳐진 파평산이 나뭇가지사이로 손짓하듯 가깝게 서있다.



▲ 은굴



▲ 368.8봉에서 바라본 감악지맥



▲ 368.8봉에서 바라본 비학산



▲ 비학산 정상



▲ 헬기장에서 바라본 감악산과 마차산



대피소로 돌아와 나무평상에서 소주 한잔에 김밥을 먹고 노송들이 서있는 장군바위 전망대로 내려가니 초리골과 양쪽으로 마주보는 능선이 시야에 꽉 차게 들어온다.
동그란 공터의 옛 봉수대를 지나고 암봉을 오른쪽으로 크게 우회해서 내려가면 벌목된 나무들이 쌓여있는 황량한 모습의 능선이 이어지고 키작은 송림이 자주 펼쳐진다.
왼쪽 하산로가 있는 안부를 지나서 멀리서부터 보았던 매바위로 올라가니 조망이 막힘없이 트여서 빙 둘러왔던 U자형의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파주시내도 잘 보이지만 잡지에 언급된 독수리들이 잡아먹은 동물의 흔적들은 찾아볼 수 없다.
한적한 길을 따라가다 표지기들이 가리키는 왼쪽으로 급하게 꺽어져 내려가니 폐무덤들만 있고 암산 방향으로의 하산로라 다시 올라온다.
계속 이어지는 능선을 타고가면 눈덮힌 바위지대들이 연신 나오고 억새들이 들어찬 군삼각점봉을 넘어서니 차소리가 들려오며 최근 조성된 근린공원이 나온다.
가파른 수직절개지를 따라 마치 난지도의 하늘공원을 보듯 잘 꾸며놓은 공원으로 내려가 비학산 산행을 끝내고 법원리로 걸어가 물어물어 적성가는 30번버스를 탄다.



▲ 장군바위에서 바라본 초리골과 U자형의 산줄기



▲ 매바위



▲ 매바위에서 바라본 파평산



▲ 근린공원



310번 지방도로를 타고 적성으로 향하다 기사분에게 부탁해 미타사입구에서 내리니 공군부대로 이어지는 시멘트도로가 줄곳 이어진다.
덤불에서 떼지어 노는 참새떼들을 바라보며 가파른 시멘트도로를 한동안 올라가면 안부가 나오고 파평산에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산봉들에도 어김없이 군부대가 자리하고 있어 진행할 수가 없다.
왼쪽으로 꺽어져 파평산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타고가다 산으로 붙어, 눈길을 뚫으며 철조망을 오른쪽으로 크게 우회하여 부대정문으로 올라선다.
잡담을 나누다 깜짝 놀라는 병사들을 뒤로 도로를 내려가다 다시 능선으로 붙어 길게 파여진 참호들을 따라 파평산(495.9m) 정상쯤 되는 봉우리로 올라서니 역시 전망이 시원하게 트이고 내려갈 파평면쪽으로 마을과 도로들이 잘 보인다.
도로를 따라가다 왼쪽으로 이어지는 시멘트계단들을 밟고 파평 윤씨 가문의 원찰이라고도 하는 고려때의 미타사로 내려가니 적적한 산마루에 돌탑들이 많이 서있고 금칠을 한 작은 부처님들이 곳곳에서 미소를 지으며 산객을 바라본다.



▲ 파평산 정상



▲ 파평산에서 내려다본 파평면 일대



▲ 미타사



보살님께 내려가는 길을 물으니 넘어왔던 군사도로로 다시 가라고하며 직접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은 까시덤불이 심하고 군인들이나 다닌다며 만류를 하신다.
삭막한 시멘트도로를 다시 올라가는 것도 영 마음이 내키지 않는터라 그냥 계곡으로 내려서니 의외로 뚜렸한 길이 눈속으로 잘 나있다.
꽁꽁 얼어붙은 계곡을 이리저리 건너고 길이 보이지 않는 너덜지대는 짐승들의 발자국을 쫒아 한동안 내려가서 군인들의 휴양지처럼 보이는 시설물들을 지난다.
넓은 길을 만나 유유자적 따라가다 철조망을 넘으니 군부대 영내이고 아무리 둘러봐도 나갈 곳이 없어서 그냥 부대를 통과하기로 한다.
정문을 물어봤다가 군 작전지역이라며 막아서는 이등병을 뿌리치고는 당당한 자세로 부대를 관통하니 힐끔거리기만 할뿐 아무도 제지를 하지않는다.
정문을 통과해서 견공들이 짖어대는 마을을 내려가면 문산과 적성을 잇는 37국도가 나오고 용연초교옆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으니 낮으면서도 큰산 파평산이 내내 시야에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