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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jpg-소래산 정상석, 성주산(한남정맥 갈림길)-


성주(聖住), 소래산(蘇來山)<첫눈 내리는 날이면 생각나는 첫사랑>
2021083074호            2021-12-19()
 
자리한 곳 : 인천 남동구, 경기 시흥시
지나온 길 : 부천역 남부광장-극동APT-부천둘레길-하우고개-성주산-소래산-부천역(원전회귀산행)
거리및시간: 3시간 57(11:44~15:41)         도상거리   :   9,6m        보행수(步行數)   :   14,976
함께한 이 : 계백 혼자서
산행 날씨 : 비교적 맑음 눈길이라 미끄럼 조심   <해 뜸 07:42     해 짐 17:16           ‘최저 4,     최고 4>
 
주일저녁 선약 때문에 부천역에서 접근이 용이한 성주, 소래산 낙점.
오후 5시가 약속시간이니 아침부터 오후4시까지의 자투리시간을 어떻게 이용할까에 대해 꼭두새벽부터 잔머리를 굴리느라 부산하지만, 두 자릿수에 지나지 않는 돌 머리만, 삐걱거릴 뿐 정답을 내놓지 못해 머릿속이 복잡하기만 하다가 어렵게 결론을 내렷다.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용이한 부천시의 성주, 소래산행으로 낙점한다지하철 6, 2,1호선을 차례로 환승, 부천역에서 하차  남부광장으로 나오니 온통 눈(雪) 세상이다. 학창시절에 읽었던 소설 "대지, 북경에서 온 편지" 작가 펄 벅(Pearl Buck) 예전에는 없었던 미국의 소설가 동상을 만났다고, 근처에 펄-벅 기념관이 개관했음을 알았다. 도로에 쌓인 눈이 미끄러워 지하도를 건너 극동APT 뒤편으로 이어진 부천(성주산)둘레길의 순백의 백설이 첫사랑처럼 깨끗해 순수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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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jpg-극동APT 후문의 안내문, 등산로 입구와 차량에 쌓인 눈-
 
부천둘레길-하우고개-성주산 눈길을 걸으며
기상청에서 발표한 공식적인 첫눈은 이미 오래전에 지나가버렸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론 이번 눈이 진정한 첫눈이라 생각하며 다른 사람들도 동의한 편이 많으리라 믿는다. 수도권에선 요즘에 눈다운 눈이 내린 현장을 만나기 어려운 현실이라 첫눈이란 느낌이 강력하며 백설과 첫사랑으로 가슴시린 사랑하는 마음에 젖어 정승호님의 첫눈 오는 날 만나자가 떠올라 흥얼거렸던 글을 옮겨본다.
 
첫눈 오는 날 만나자 / 정승호
 
사람들은 왜 첫눈이 오면
만나자고
약속을 하는 것일까
 
사람들은 왜 첫눈이 오면
그렇게들
기뻐하는 것일까
 
왜 첫눈이 오는 날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 하는 것일까
 
아마 그건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이 오기를
기다리기 때문일 것이다
 
첫눈과 같은 세상이
두 사람 사이에
늘 도래하기를
희망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한때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있다
 
첫눈이 오는 날
돌 다방에서 만나자고
 
첫눈이 오면
하루 종일이라도 기다려서
꼭 만나야 한다고
약속한 적이 있다
 
그리고 하루 종일 기다렸다가
첫눈이 내린 밤거리를
밤늦게까지
팔짱을 끼고 걸어본 적이 있다
 
너무 많이 걸어 배가 고프면
눈 내린 거리에
카바이드 불을 밝히고 있는
군밤 장수한테 다가가
군밤을 사 먹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약속을 할 사람이 없다
 
그런 약속이 없어지면서
나는 늙기 시작했다
 
약속은 없지만 지금도
첫눈이 오면
누구를 만나고 싶어 서성거린다.
 
다시 첫눈이 오는 날
만날 약속을
할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첫눈이 오는 날
만나고 싶은 사람
단 한 사람만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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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jpg-한남정맥 산줄기와 만나는 하우고개에 올라선다-
 
성주산-소래산 그리고 다시 부천역으로 원점회귀
단풍이 곱게 물들었던 가을은 어느새 지나고 하얀 눈이 내려 쌓인 겨울이 자리잡은 야트막한 산줄기인 부천둘레길과 한남정맥이 하우고개에서 만나 함께하다 성주산 군부대철조망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이어지는 한남정맥산줄기와 작별하고 좌측 소래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른다.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오래전 폐쇄한 군부대훈련장과 같이 가는 능선을 따르며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눈(白雪)길에서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뽀드득 뽀드득 정겨운 소리로 부드러운 촉감을 느껴 아이처럼 마음까지 설레인다. 기후변화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흰눈과 만나기가 점점 어려워진 상황에서 소복이 쌓인 눈과 마주하고 보니 지나간 날들에 있었던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진다. 감수성이 예민한 시인이나 소녀가 아니더라도 낭만적인 분위기의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첫눈과 첫사랑은 닮은 곳이 많기 때문 아니겠나 하고 나름으로 분석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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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jpg-소래산으로 오르는 길목과 정상에서 바라본 인천과 안양풍경-
 
소래산(蘇來山) : 경기도 시흥시와 인천광역시의 경계를 이루는 300m에 조금 못 미치는 야트막한 산이나 인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바위산이다. '소래'란 지명은 첫째 지형이 소라처럼 생겼다는 설과 둘째 냇가에 숲이 많은데서 즉 솔내(松川)에서 유래되었다고 설과, 전해내려 오는 이야기로는 신라 무열왕 7(660)에 당나라 소정방이 나당연합군의 일원으로 군사를 친히 이끌고 백제를 공략하기 위하여 중국 산동성의 래주(萊州)를 출발하여 덕적도를 거쳐 이 산에 머물렀던 뒤부터 소정방의 '()' 자와 래주의 '()' 자를 합쳐 '소래산'으로 부른단다.
산행은 두군데의 산림욕장입구(내원사입구와 한국가스안전공사위)와 효일사입구, 만의골등이 기점이되며, 가장 일반적인 코스는 내원사를 기점으로 내원사 - 쉬어가는숲 - 소래산 - 마애상 - 한국가스안전공사코스이며 1시간 30분 이내면 충분하다. 이 코스가 너무 짧아 아쉬움이 남는 경우는 북쪽의 성주산까지 연결산행하거나, 성주산을 거쳐 거마산까지 종주할 수도 있다. 성주산에서는 서쪽 와우고개나, 동쪽 하우고개로 하산할수 있다. 특이사항으로는 소래터널을 지나 첫 번째 봉우리를 넘어서면서부터 만의골에 자리잡은 군부대의 철조망이 능선을 따라 계속 이어진다는 것이며, 이 철조망은 거마산을 내려설 때까지 줄곧 이어진다.           -한국의 산하 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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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jpg-하산길은 기온이 올라 조금은 포근한 분위기다-
 
약속한 날 쌓인 눈!!! 우연일까? 복되고 길한 일이 일어날 조짐 아닐까?
눈이 내릴 것이란 예상은 전혀하지는 않았는데 때마침 소복이 눈이 쌓인 날이라면 우연의 일치일까? 아니면 복되고 대길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조짐일까? 낭만적인 기대감으로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까지 포근해 발걸음이 가벼워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문다. 하얀 눈과 사랑이 같은 점이 있다면 깨끗하고, 따뜻하며 세상을 아름답게 보듬어주는 희망으로 첫눈 첫사랑모두가 우리의 가슴을 조마조마하고 떨리게 하는 마력을 지닌 단어가 또 있을까? 어젯밤엔 건강상 유익하지도 않고 연륜에도 어긋나게 잡념이 꼬리를 물어 뒤척거리느라 잠들지 못하고 안전부절한 시간이 길어진 탓으로, 피곤이 풀리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어 몸은 무겁지만 가슴속은 희망으로 설레고 꿈이 자라고 있어 행복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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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jpg-부천둘레길 하우고개 출렁다리, 2층 누각 성주정(聖主亭)-

에필로그
퇴직하고 특별하게 연락하거나 만나야 할 사연이 없었고 바쁘게 살아가노라 오랜(17~8)시간동안 무소식으로 각자의 삶에 충실하다가 갑자기 만났는데도 지속적으로 교류해온 사이처럼 전혀 서먹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찻집에 들려 커피를 마시며 만나지 못한 20여년의 세월의 벽을 넘나들며 지나온 삶의 이야기를 활발하게 나누기엔 모자라 자리를 식당으로 옮겨 저녁식사 때 소주를 마시며 편안하게 교감하다보니 어느덧 강화된 코로나 거리두기 4단계 사적모임 허용시간인 21시에 임박해 자리를 정리하고 헤어져 귀가를 서두르며 지하철에서 읽었던 감격적인 사랑은 오랫동안 떨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사랑이고, 깜찍한 사랑은 아이와 나누는 사랑이며, 때 묻지 않은 사랑은 첫사랑이란 글귀가 더욱 실감나고 아름다운 시간이다.                  --.
 
 
~오라는 곳도 불러준 이도 없지만 찾아가 안기면 언제나 포근하기만 한 을 찾아서 ~
 
2021-12-23
계백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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