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11.04.19
다녀온 곳 : 청계산과 서울 대공원
내가 사는 아파트 주위 뿐 아니라 요즘 산하 어디에 가도 꽃들의 향연이다.
현장 출근 대기 명령만 있지 출동하라는 명령이 없어 한가하다.
이런 꼴을 두고 보지 못한 전직 회사동료의 친구(?)가 손폰이 울린다. 강ㅇㅇ님!
이렇게 방콕만 할 거래요?
아니래요!
봄 처녀들도 만나 산행도 하고 서울 대공원 벚꽃이 만발하여 우리를 부르고 있으니 구경 한번 가더래요?
그려 좋지 ! 그럼 내일 가기로 함세. 그럼 내가 무엇을 준비 해야혀?
그냥 S막걸리나 서너병 사오더래요.
아침 일찍 걸망을 메고 과천 대공원역에서 내려 오랜만에 반가운 친구를 만나 대공원 옆길로 들어선다.
벚꽃구경은 내려와서 하기로 하고 청계산을 오른다. 청계산 산줄기 따라 대공원부지는 철망으로 둘러 처져 있다.
답답한 우리를 뛰쳐나와 잠시 자유를 만끽했을 곰은 탈출하여 무슨 생각을 했을까 생각해본다. 구속받지 않아서 좋다. 이래서 자유가 좋은 거여! 하고 신나게 돌아다녔겠지,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을 거여. 아무리 돌아다녀도 먹을 것이 있나, 잠을 잘 데가 있나. 많이 후회했을 것이다. 우리의 삶도 비슷하다. 함께 생활했을 때는 몰라도 서로 헤어졌다거나 돌아가셨을 때는 금방 후회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아이들도 부모님의 잔소리가 싫어서 독립해보면 알게 된다. 가족의 따뜻한 품이 얼마나 고마운가를 느끼는 것과 마찬가지 아닐까.
나는 자주 등산을 해서 산을 올라가는데 별로 어렵지 않은데 함께한 친구들은 숨을 헐떡인다. 그래도 정상까지 올라가서 정상주를 마셔야 하는것 아닌감? 맞는 말이지.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꼭 정상까지 갈 것이 뭐 있어. 적당한 곳에서 쉬었다 가세. 아직도 그늘진 곳에서는 추운 기분이다. 양지바른 평평한 곳에 자리 잡고 반주를 겸하여 준비한 도시락을 먹었다. 야외에서 도시락을 먹은 지도 한참된 것 같다.
청춘은 봄이여
봄은 꿈나라,
진달래가
생긋 웃는 봄 봄....으로 시작하는 「청춘의 봄」이란 노래는 발표한지 몇 십년이 흘러도 여전히 청춘을 노래하지만 우리의 청춘은 어디로 가고, 나이가 들어 어언 실버세대가 됐는지 마음이 서글프다. 진달래와 개나리꽃이 만발했다. 물기가 있고 따뜻한 곳에는 파란 잎이 예쁘게 싹트고 있다. 봄꽃 중에는 목련이 소박하고 탐스럽고 예쁘기는 한데 그것도 활짝 피기 전 이고 떨어진 꽃들을 보면 지저분하다. 나는 봄꽃 중에서 앙증맞은 연보라 빛 튜립을 좋아한다.
으레 친구들을 만나면 와이담을 주고 받는다. 큰 소리로 웃고 노래하면 정신건강에도 좋다.
산이나 바닷가에서 먹는 술은 별로 취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산에서 술을 많이 마시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적당히 기분 좋게 마시고 하산주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대공원 동물원 방향으로 내려왔다. 눈이 부시다. 눈가루를 마구 뿌리는 것 같다. 너무 너무 아름답다. 미술관과 서울 랜드로 이어진 길가의 벚꽃은 한 폭의 동양화 같다. 감히 무어라고 글로 표현할 수가 없다. 어느 식품사장의 푸념 같은 멘트가 맞는 것 같다. 어떻게 말할 수도 없고....인물사진과 풍경사진을 많이 찍었다. 디카 사진 찍는 것을 배운 것을 요렇게 요긴하게 쓸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사진은 빼서 주는 거여? 에이 이 사람아 ! 19세기를 사는감. 요새는 디카로 찍어 이메일로 보내주는 거여,
필요하면 본인이 프린트하여 보는겨.
누가 사진을 빼주나! 바쁜 세상에!
내가 뭐랬어?
진작 컴퓨터를 배우라고 했잖여, 이제 알겠지.
지금도 늦지 않았어. 손자들과 소통을 하려면 빨리 배우게나.
충고 아닌 충고를 한마디 한다.
벚꽃구경을 하다 보니 20대 청춘일 때 군 생활할 때가 생각난다. 1970년 일병 계급장을 달고 진해 해군통제부 시설창에서 근무할 때다. 지금은 벚꽃을 즐길 곳도 많지만 당시에는 서울 창경원에서 구경하는 게 고작이었다. 여의도 벚꽃은 한참 뒤에 일이다.그 당시에도 생활에 여유가 있는 분들은 진해의 군항제에 관광차 와서 제황산의 벚꽃이나 통제부내의 벚꽃을 감상하는 것이 무슨 큰 벼슬이나 한 것처럼 자랑을 하던 시절이었다.통제부 안을 방문하려면 정문에서 정복을 입은 수병이 차량에 동승하여야 했다. 그것도 고참 이나 해당될 뿐 나와 같은 졸병한테는 언감생심이었다. 그저 부러워 하면서 바라볼 뿐이었다.
한껏 멋을 내고 벚꽃 구경을 하는 관광객을 바라보는 22살의 청년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언젠가는 나도 저들과 같이 이곳에 관광을 와 보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을까? 아니여! 휴가나 한번 보내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가끔 안내수병을 갔다 온 고참병들이 관광객들한테 받은 약간의 수고비로 막걸리와 라면을 함께 먹는 것으로 향수를 달랬던 같다.
내가 쓴 「고향으로 보내는 편지」가 전우신문에 게재되어 함께 실렸던 벚꽃 아래에서 찍었던 사진을 보면 그때는 의젓한 대한의 해군으로 늠름한 모습이었다. 군 시절을 회상하면 감회가 새롭다.
꽃들은 누가 시키지도 강요하지도 않는데 때가 되면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서로 먼저 피려고 다투거나 싸우지도 않고 시절을 탓하지도 않는다. 추우면 늦게 피고 따뜻하면 먼저피고 순리에 따라 피고 진다. 그리고 자기의 후손을 남기기 위하여 씨를 만들어 퍼뜨리고 다음을 기약한다.우리 인간생활도 서로 미워하지 않고 서로 도우며 사는 아름다운 꽃과 같은 세상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 얼마 살지 않는 인생의 길인데, 아무리 수명이 연장된다 하더라도 100년을 넘기지도 못 할 텐데, 아등바등 전쟁하듯 싸우며 100M 달리기 하듯 살지 말아야겠다.
남은 인생 여유를 가지고 취미 생활도 하면서 즐겁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해 본 벚꽃나들이에 흠뻑 취했던 하루였다.














얼마남지 않은 인생 100m 달리기 하듯 살아봤자 소용없고 오히려 자신을 해하는 것이겠죠.
젊었을땐 100m달리기 하듯 살아야하겠지만 장년기 노년기에는 정리하는 때가 가까우니 마음에 자유를 주어 여유롭게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하리라 봅니다.
말은 쉽지만 나도 몰래 일 벌려 마음고생 고생하시는 분도 많고.. 그래서 욕심을 오래도록 품으면 화가 된다는 말인가 봅니다.
모든 것이 정해진 때가 있는 법이고 열심을 낼때도 역시 정해진 때가 있는 법인가 봅니다.
그렇지 않아도 아주 오랫동안 못가본 청계산을 내일 가볼까 했는데 요즘 연녹색 잎새가 아주 보기 솧은 것 같더군요. 저도 s막걸리 챙겨서 주능선따라 휙 돌아보야 할 것 같습니다.
강촌에살고싶네님 산행중에 뵙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