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06. 8. 12~13
산행지: 민주지산과 물한계곡
산행자: 큰형님과 나
산행코스: 황룡사-->2Km진행하여 1박-->민주지산-->석기봉-->삼도봉-->황룡사
날씨: 구름낀 전형적인 더운날씨
요즘은 여름방학이라지만 대학4년이라는 현실과 개인적으로 2년 동안 준비한 큰 시험을 앞두고 있는 상태라 맘은 언제나 무거웠고 답답하기 그지없던 차였다.
역시 토요일 아침.. 난 어김없이 학교로 가서 시험을 준비하는 타 학교분들과 모의고사를 풀며 그렇게 하루를 보내던 차에 해가 서산에 걸릴 무렵 가끔씩 산에 동행하는 큰형님께서
오랫만에 산에 가자며 날 구원해주셨다. 형님 감사^^;
우린 즉석에서 지도를 펴고 코스를 정해놓은 후 책가방의 책과 그동안의 근심을 집에다가 던져 둔채 영동의 민주지산으로 달렸다.
민주지산은 초행인지라 가는 길도 황간부터는 지도책을 뒤져가며 늦은 밤길을 더듬은 끝에 민주지산 입구인 물한계곡에 도착하니 밤11:30분을 넘고있었다.
맑은 심산의 차가운 밤 공기와 도시에선 느껴볼 수 없는 청량감이 온 몸을 깜사주어 그 상쾌함은 이루 말 할 수 없었다.
너무 오랫동안 찌들어 있던 탓일까? 이 늦은 밤중에도 나와 형님은 민주지산 정상까지 단숨에 쳐보고 싶었다.
하지만 시간도 시간이고 초행인지라 마음을 가라앉히고 육신을 누일 만한 공간을 찾기위해 오르기 시작하였다.(24:00)
텐트와 집앞 슈퍼에서 긴급 공수한 먹거리를 양손가득 짊어진채 좀더 상류쪽의 캠프싸이트를 찾아 산행을 시작하였다.
둘다 민주지산은 초행인지라 길눈이 어두웠지만 워낙 달빛이 거리의 네온싸인 마냥 밝고 길이 고속도로 인지라 진행에 어려움 없이 지계곡을 하나건너 나오는 잣나무 숲에서 텐트를 쳤다.
정리를 마치고 랜턴조차 꺼버리고 심산유곡을 온 몸에 품은 채 그간의 못다한 이야기를 나눈 후 새벽2시가 다 되어서야 물한계
곡의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했다.

눈을 뜨니 6:30분을 지나고 있다. 산기운을 받아서 인지 개운하다.
간단히 조반을 든 후 민주지산으로 오르려는 찰나. 아차! 차에 등산화를 놓고 왔다는걸 깨닫는다. 오랫만에 산에 오니 개념이 없어졌다. 운동화 끈을 동여맨 후 형님을 따라 첫번째 코스인 민주지산으로 오름길을 시작하였다.
길은 넓고 좋으나 계속되는 돌 너덜길에 발바닥은 불이나서 119를 불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행히도 날씨는 선선하여
지난 반년간 표고차100m이상을 오르지 않았음에도 지치진 않음을 다행으로 여길뿐이다.ㅋ
요즘은 햇빛도 보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동안 하루 종일 독서실 어두운 방안에서 책과 씨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내답지 못하게 왠만한 아가씨 부럽지 않은 백옥같은(?) 피부를 지니게 되었으나 솔직히 사내에겐 하얀피부가 보기 좋진 못하다..
정상은 한 여름 목마른 길손의 휴식을 허용하지 않을 그늘 하나 없는 대머리다.

(민주지산 정상에서 본 석기봉과 삼도봉쪽 능선)

(민주지산 정상에서 본 물한계곡)

(민주지산 정상에서 본 영동, 옥천쪽 풍경)

(구름가득 민주지산 덕분에 조망은 0 )
산위에 오르면 시원하겠지라는 예상을 뒤엎고 그늘 하나없는 이곳에서 더위와 싸우기엔 내가 너무 하얀것 같아 사진 몇방 찍은 후 바로 석기봉으로 출발했다.
이곳에서 석기봉까지 2.8km정도 되는 거리이며 시간상 약50여분정도 걸린다.
석기봉에 오르기전 몇 개의 밧줄지대를 통과한 땐 흡사 내가 다시 입대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끔찍한 착각에 빠지기도 하였다.
석기봉까지의 조망은 기대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고 볼 정도로 내가 정말 산위를 걷는 것인지 착각하게끔 만들었다.

(석기봉)

(석기봉에서 본 민주지산)

(석기봉에서 민주지산 줌으로 땡겨본 사진)
(석기봉에서 본 물한계곡 입구 마을들)

(석기봉에서 삼도봉 가는 길)

(난 생물은 0점인가 보다..예쁜 꽃인데 무슨 꽃인지 모름.. 알려주세요!)
석기봉은 石起봉인가보다. 다른 봉우리들에 비해 큰 암반이 툭 튀어 올라와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대간 줄기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어서 조망감은 삼도봉보다 훨씬 뛰어났다.
하지만 네임밸류가 없어서 일까? 비석은 고사하고 나무 토막하나 박혀 이곳이 석기봉 임을 알리고 있으니
흡사 석기봉氏 집의 문패를 떼어다 논 것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삼도봉의 용과 여의주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삼도가 만나는 곳이라 백제 신라 후손 다 모이는 삼도봉)
(삼도봉에서 본 덕유산 방향의 대간길.. 저 멀리보이는 봉우리가 향적봉인가요??)
석기봉에서 지척에 보이는 삼도봉으로 이동하였다. 충청도와 경상도 전라도의 구수한 사투리가 사방에서 들리는 걸
보니 이곳은 정녕 삼도봉이리라.
점심시간이 되어 여러 산님들께서 올라오고 계셨으며 삼삼오오 모이셔서 맛있는 점심을 하고 계셨다.
우린 아지트가 밑에 있기에 굳이 식사준비를 해오지 않았다. 따라서 배에서 하산신호가 울림과 동시에 바로 하산길에 올랐다.

(삼도봉에서 물한계곡으로 내려서는 능선길.. 직진하면 황악산 가는 길 맞나요??)
삼도봉에서의 하산길은 삼림욕을 즐기는 것처럼 길이 너무 순하고 넓어서 편히 내려올 수 있었다. 또한 계곡이 잘 발달하여서 알탕을 즐기기에도 그만인듯보였다. 우린 점심을 먹지 않았기에 알탕을 즐기기보단 알탕을 먹고 싶었다. ㅡ.ㅡ

(물한계곡 상류)

(물한계곡 하산길)

(물한계곡)
텐트에 오자마자 늦은 점심으로 죽을 먹은 후 계곡에서 잠시 쉬다가 주변정리를 말끔히 한 후 하산하였다. 하산할 땐 어제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계셨으며 흡사 긴 목욕탕을 연상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계셨다.
늦오후의 하늘은 아침의 비를 쏟아 부을 것 같은 하늘과는 달리 가을하늘처럼 맑고 높기만 하였다. 오전엔 조망도 못했는데.... 오늘 조금 태웠다면 태웠다고 할 수 있는데 이제 다시 어둠으로 은거하여 다시 하얗게 만드는 일만 남았다.
민주지산 산행 후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학업에 정진하였으면 좋겠다.

(왜 물한계곡인지 궁금합니다..)
모두들 시원한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역시 뜻을 이루기 위한 도전을 위하여 독서실속에서
칼만 갈고 있었네...
아마도 큰 형님께서 고생하는 사웅 학생을 위한
배려의 산행길 계획은 만들으셨나보네요
민주지산에서 석기봉 삼도봉까지 즐산하시고
이제 다시 제 자리로 돌아 왔으니
꼭 목표한 시험 꿈 성취 이루길...
그리고 아주 가끔씩은 꼭 산행도 놓치말고
그리고 흔적도 남겨 주시길...
- 꿈은 이루어진다 -
그 꿈 꼭 이루어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