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홀로 산행기>

일시 : 2010.07.24. 09:42~17:15

장소 : 강원도 양양군, 인제군

누가 : 나 홀로 산행

세부코스 : 한계령 휴게소(09:42)->서북삼거리(11:05)->끝청봉1,610m(13:11)->중청대피소 (14:05) ->대청봉1,708m(14:25)(14:55출발)->설악폭포->남설악탐방지원센터(17:16)-> 오색약수 주차장(17:35)

설악산희망산행 공지를 하였으나 희망자가 없어 나 홀로 산행을 결심하고 새벽기도 후 동서울터미널로 향한다. 좌석이 없어 오전 매진이다. 그래도 차표를 끊어 첫차의 대기 줄에 선다. 그러나 사전예매 후 오지 않은 사람들의 자리까지 차고 4명이 남았다. 입석이라도 가자고 하여 통로에서 등산용 의자에 앉아 가기로 한다. 당일 산행으로 움직이려면 첫차를 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출발 후 30분도 안되어 배탈 환자가 발생하여 휴게소에서 15분 허비, 중간 공식 화양강휴게소에서 15분 휴식 중에 아침식사로 오늘 장거리 산행의 만반의 준비를 한다. 그러나 또 다른 일행의 늦은 식사로 또 출발이 지연된다. 결국 한계령에 도착 된 시간은 예정보다 약 30분 지연 된 9시 40분이다.

당일 산행이라는 계획으로 서둘러 출발한다. 사전에 날씨를 살피고 왔던 지라 구름 속에 있는 나의 모습이 불안보다는 서북능선의 아름다운 모습의 기대로 가득 차 있었다. 간간히 보이는 남설악의 위엄이 발걸음을 멈추게 하였지만 서북3거리 까지는 쉼 없이 가려 했는데 요란한 전화벨 소리에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수 없었다. 갈렙의 회원 들 중에는 대부분 가고 싶은 욕망으로 가득차 있었지만 각 개인의 볼일로 인하여 부러움만 표시하던 회원들 한 테 한편으론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1,307봉을 지나 서둘러 서북삼거리에 도착했지만 조망이 없다. 조금 더 진행하여 1,397고지에 오르니 사방이 확 트였다. 멀리 가리봉이나 점봉산 방향은 구름가운데 산악의 형태만 보였다. 남쪽으론 귀떼기청봉이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북쪽엔 용아장성이 우람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약5분 정도 감상을 할 즈음 빠르게 구름이 거치며 귀떼기청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언젠가는 서북능선 종주도 해보리라 다짐하고 대간길을 이어간다.

곳곳에 고지대에서만 볼 수 있는 금강초롱, 잔대, 흰마주송이, 엉겅퀴, 동자꽃 등 야생화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접사 촬영 성능이 원활하지 못한 카메라를 들고 이리저리 재주를 부려 보지만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출발 후 3시간이 지난 오후 1시가 지나니 시장기가 발동한다. 중청휴게소에서 식사를 하려는 계획이 어긋나지 않을까 속도를 내어본다. 너덜지대를 지나 끝청까지 오르니 생각보다는 조망이 시원하지 않다. 오늘의 날씨도 등산하기엔 너무도 축복 받은 날이다. 한 여름에 이렇게 시원하게 구름기둥으로 나를 품어주심에 감사가 절로 나온다. 조금 더 진행해 보자. 그러나 중청에 이르지 못하고 도시락을 꺼내 든다. 모닝빵 3개, 과일샐러드로 점심을 해결하니 졸음이 밀려오지만 이내 움직여야 했다.

드디어 중청에 이르른다. 중청의 정상은 언젠가부터 레이더가 설치되어 군인들한테 빼앗기고 중청을 중심으로 소청과 끝청의 갈림길로 되어있다. 중청대피소에 이르니 육산의 화채봉 능선과 암릉의 대간길 신선봉, 공룡능선이 위엄을 자랑하고 있다. 앞으로 진행해야 할 대간길은 마등령을 지나 저항령, 미시령까지의 구간은 암반구간으로 위험과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중청대피소에서 식수를 보충하고 대청봉에 오르니 인증샷을 찍기 위해 줄을 서야 했다. 정상에서 나 지신과 가족, 교회, 주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며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충분한 휴식을 가져본다. 그 많던 사람들이 움직이고 어느덧 정상도 한산해 졌다. 생각 같아서는 희운각을 지나 설악동까지 가고 싶어 몇 번이고 지도를 살펴보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당일 산행은 여의치 않아 보인다. 약 2시간 정도가 모자를 듯 하다. 다음을 기약하고 계획했던 오색으로 방향을 잡는다. 이제 하산해야 한다. 설악산을 제일 짧게 오를 수 있는 오색약수터까지 가파른 내리막 길이 기다리고 있다.

약 2시간을 내려가면 될 듯한데 지도상에는 3시간으로 표시되어 있다. 중간에 설악폭포가 지도상에 나와 있지만 하산 중에 여기가 설악폭포라고 표시된 곳은 없었다. 약간의 훼손을 감안해서라도 폭포를 잘 볼 수 있도록 하고 사진도 찍을 수 있도록 포인트를 개발하여 볼거리를 만들면 좋을 텐데 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어느덧 남설악탐방안내소가 눈앞에 보인다. 알탕은 못하고 족탕으로 피로를 풀고 안내소에서 옷도 갈아입고 차시간을 살피니 아직 시간이 좀 남아있다. 그런데 차 타는 곳이 오색약수터주차장까지 가야 한다. 남설악 분소에서 약 1Km정도를 더 내려가야 했다. 올 때 입석으로 고생한 생각으로 차표를 확인하니 정류장 주변은 슈퍼 외에는 없었다. 주말 휴가철이라서 인지 부부산행객이 많았다. 올 때 원통에서 군생활을 했다고 하시며 옛 추억을 되살려 많은 이야기를 나누던 50대 중년의 2쌍의 부부가 이미 도착해 약간의 취중에 기분이 좋아 보였다. 흘림골과 주전골 산행 후 당일로 올라가려는 중이었다. 잠시의 인연이었지만 다시 만나니 반가웠다.

서울 도착 예정 시간이 9시가 넘는다고 하니 라면이라도 끓여달라고 하여 밥과 함께 라면 정식으로 마무리하고 10분 늦게 도착한 6시25분발 동서울행 막차를 타고 구불구불 한계령고개를 올라 서울로 향한다. 좋아진 교통환경으로 설악산 대청봉을 당일로 다닐 수 있게 되었으니 감사하고, 무사히 산행을 거든하게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지켜주심에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버스에서 눈을 감아 보지만 아직 차창 밖은 환한 대낮 눈에 익은 남설악의 풍경에 조금의 피로도 느끼지 못하고 마음껏 긴장을 풀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