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대 능선에서 잡아본 북한산 주요 능선들과 의상능선-

 

 

북한산<상명대-향로봉-문수봉-산성행궁터>

 

제2013044044호     2013-08-17(토)

 

자리한 곳 : 서울시, 도봉, 성북, 강북, 서대문, 은평, 경기 고양시 덕양, 의정부시

지나온 길 : 상명대입구-향로봉-비봉-사모바위-승가봉-문수봉-남장대능선-산성행궁터-중성문-산성탐방센터-효자파출소정류장

시간및거리: (12:39~18:02)5시간23분(산행:11km) 들날머리(1.2km)    <총거리:12.2km, 12:27~18:14=5시간47분>

함께한 이 : 계백혼자

날       씨 : 비교적 맑음

 

나태해 지려는 육신에게 활력을 주는 의도적 행동

수요일 회식부터 시작된 술자리가 끊이지 않고 이어져 광복절엔 전직사우들의 모임에선 분위기상 과음으로 몸이 힘들어 금요일은 집안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약속을 뿌리치고 일찍 귀가해 샤워하는 중에 전화벨이 울려와 집식구의 수고를 빌려 전화기를 받아보니 오래전 같은 회사에 근무했던 후배가 지금 출발했으니 19시 45분에 응암역에 도착한다는 연락에 서둘러 샤워를 끝내고 집식구의 성화에 가볍게 저녁을 한술 뜨고 약속시간에 맞춰 나가려고 충전 중이던 전화기를 열어보니 벌써 도착했다는 문자가 2통이나 와 있다. 전화를 걸어 나가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리라 전하고 빠른 걸음으로 응암역에서 기다리는 후배와 만나 가까운 호프집으로 자리를 옮겨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찾아온 본론을 들으며 생맥주를 1000cc를 마시며 대화를 끝내고 22시경 귀가해 내일은 가평의 화야산을 다녀오려는 생각으로 대충 준비하고 잠을 청했으나 엄습하는 잡념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냉장고의 소주병을 몇 번씩이나 들었다 놓기를 반복하다 각오를 새롭게 한다. 편의상 이번 주 산행계획을 다음 주로 순연하고 이번 주는 집에서 가까운 산을 찾자는 절충안에 조금 마음이 편해져 새벽 3시경에야 잠자리에 든다. 해가 중천에 떠오른 시간에야 몸을 일으켜 늦은 조반상을 받았으나 연속 삼일간 마신 술 때문인지 입맛이 소태 씹은 느낌이다. 할 일없이 뒹굴다 보니 추락하는 육신은 멈춤을 모르기에 마음을 독하게 다잡고 대충 배낭을 꾸려 가까운 북한산에나 다녀오자는 심경으로 집을 나선다.(11:30)

 

아직은 무더위가 조금도 꺾이지 않고 도리어 매섭다

상명대를 들머리로 정하고 상명대입구에서 하차하며 시원하게 물을 뿜어내는 음악분수를 기대했는데 나라 안의 전기사정을 반영하듯 멈춰있고 작열하는 태양으로 달아오른 대리석바닥 열기는 고기를 구울 수 있을 정도여서 숨이 막힌다.(12:20)

나무그늘을 찾아 산행복장을 갖추고 신호를 기다려 사거리건너 홍지교에서 산행을 시작한다.(12:27)

 

-상명대에서 젊음과 탐구욕을 느낀 것이 산행 에너지로 변했나 보다-

 

도심의 건물과 나무가 있는 산과는 기온차가 컸다

상명대에 이르려면 급한 언덕길에 올라서야만 하는데 땡볕으로 더워진 땅에서 반사되는 지열이 대단해 땀이 쏟아지며 등산복이 젖어든다. 도서관을 드나드는 젊은 학도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상명대교정을 빠져나와 탕춘대성곽과 만나면서 나무그늘로 들어서자 상당한 기온차로 한결 견딜만하다.(12:40)

 

-향로봉 비봉 승가봉 능선위로 지나가는 구름이 한가롭다-

 

이어지는 탕춘대능선을 단숨에 넘어서 향로봉에 닿을 때까지 주말인데도 등산객이 거의 없어 향로봉에서 근무 중인 공단직원과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가벼운 몸놀림으로 우측바위를 돌아 그늘진 바위에 배낭을 풀고 빵과 요구르트 바나나 2개로 점심식사를 끝내느라 20여분을 투자한다.(13:45~14:06)

 

최상의 컨디션으로 몸이 가벼워 긴 코스를 택하기로 한다.

한바탕 땀을 흘린 효과인지 모르나 몸이 솜처럼 가볍고 상큼해 단숨에 향로봉을 뒤로하고 비봉을 넘어 사모바위에서 응봉능선이나 삼천사계곡으로 진행할까도 생각 했으나 거리가 너무 짧아 접어두고, 남장대능선이 생각나 내친걸음으로 승가봉을 거쳐 오르막에서 청수동암문으로 올라서느라 상당한 땀을 흘리는데 바위에서 쉬고 있던 노인께서 부지런히 따라붙더니 문수봉을 목전에 두고 조용해 뒤돌아보니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길게 심호흡하고 바위덩어리인 문수봉에 올라서며 강풍이 불어대는데 너무 조용해 고개를 들어보니 언제나 바람에 펄럭이던 태극기는 물론이고 깃봉조차 없어진 자리엔 봉우리 표지판만 서 있다. 강풍이 세차게 몰아쳐 분위기도허전하고 무거운 침묵이 땅속 깊숙히 파고든다 .(15:32)

 

 

-그자리에 있을땐 몰랐는데 없으니 허전함이 느껴진 문수봉-

 

더 머물고 싶더라도 강풍이 허락하지 않을 것 같은 위세에 밀려 대남문으로 내려서 잠시 진행방향을 잡지 못한 원인은 출입을 통제하는 곳이 많아진 탓이라 문수봉을 우회하여 청수동암문으로 진행해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의상8봉 중에서 유일하게 이름을 얻지 못하고 높이마져 깎여 715봉(715.5m)으로 불리는 이정목(반올림하면 716봉이 타당하다)과 마주선다.(16:00)

 

 

-남장대가 있던 자리에서 담아본 풍경들-

 

평지와 산에서 느끼는 바람의 강도가 차이가 크게만 느껴진다.

강풍이 여전한 716m봉 안부 이정목(산성탐방지원센터 5.1m. 행궁지 1.5km)을 염두에 두고 북쪽으로 가지치고 힘차게 뻗어나간 선이 굵은 능선으로 북한산성의 3대 장대중 하나인 남장대가 세워졌던 터에는 남장대지가 있었다는 안내판만 서있으나 의상능선은 물론이고 동장대를 비롯한 북한산성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와 행궁내의 변화에 대응이 용이한 요새지다.(16:14)

 

行宮이란?

유사시 왕이 정무를 집행하기 위해 건립된 시설로 왕도(王都)와 인접한 경기 지역에만 남아 있는 특별한 형식. 북한산성과 남한산성, 화성의 세 행궁이 대표적인데, 현재 건물들은 없어졌으나 내전(內殿)과 외전(外殿)의 건물터에 석축과 초석이 남아 당시의 장대했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행궁터 발굴 작업지, 계곡에서 한시간만에 사람을 만난다.-

 

용두사미(龍頭蛇尾)랄까? 힘찬 시작과는 반하게 마지막에 급격히 떨어지는 능선 언저리에 작은 분지가 형성됐고 산짐승들의 보금자리였던 별 볼일 없던 땅이 누군가의 눈에 띄어 나라님이 거처하시는 行宮으로 격이 높아진 땅에 다다르자 위험을 알리는 안전테이프와 로프로 접근을 막은 울타리가 눈에 들어와 다가서보니 안내(관계자와 출입금지)가 발굴 잡업을 하고 있는 중인가 보다.(16:41)

 

약수물 관리를 깨끗하게 잘 하는데도 수질이 악화된다니 걱정이 앞선다.

행궁권역이란 안내판이 서있는 계곡을 지나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여유로운 피서를 즐기는 단란한 가족을 만날 때 까지 한 시간가량, 1.5km거리를 산행도중 사람은 물론이고 사람그림자나 덩치 큰 포유동물도 만나지 못하는 한적한 산행으로 마음의 짐들을 상당부분 내려놓아 마음에 빈지리가 생긴 탓인지 몸은 조금 고단하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계곡과 함께 가는 등산로를 따라 대남문 갈림길, 북한산대피소 이정목을 지나 용학사약수터에 닿는다.(17:02)

 

-깨끗하게 잘 관리하는데 오염된다니 안타깝다. 북한산 산영루 터-

 

그러지 않아도 목이 마르던 참이었는데 잘됐다 생각으로 걸려있는 바가지를 잡으려다 부적합(검사일 8월8일) 차기검사 9월이란 안내문을 보는 순간 물마시고 싶은 욕망이 사라져 참기로 하고 약수터를 카메라에 담고 계곡을 좌측에 두고 진행하며 신영루지, 북한산성선정비군, 북한승도절목 등 복원 계획들을 보며 수많은 생각들이 교차하여 크게 숨을 내쉬며 흘러간 역사를 마음에서 덮고 중성문을 뒤로하고 백운대와 원효봉 등산로와 만나는 북한동 광장에 닿는다.(17:31)

 

-수 많은 북한산성 선정비들, 중성문에서 바라본 노적봉-

 

조상님들과 북한산 산신령님께 감사드리며 조용히 접는다.

관리공단에서 정성으로 복원한 계곡등산로를 따라 상업지대가 운집한 가게들을 지나 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 화장실에서 땀에 찌든 수건을 빨아 겨드랑이를 닦아내고 물수건으로 등산복의 오물을 털어내고 효자파출소 버스정류장으로 직행해 연신내역에서 6호선으로 환승하려 버스에서 내리자 해는 이미 저물었고 서쪽하늘이 붉게 물든 아름다운 저녁시간이다.(19:20)

저녁식사부터 하라는 집식구 의견을 존중해 식사 후 땀에 찌든 등산복과 부속물들을 손빨래하고 오늘하루도 무사하게 돌봐주신 조상님들과 북한산신령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마감한다.                    -끝-.

 

~오라는 곳도 불러준 이도 없지만 찾아가 안기면 언제나 포근하기만 한 山을 찾아서~

2013-08-22

계백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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