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지리산 목통골의 하루

 

■ 날짜 : 2013년 8월 17일(토요일)

■ 날씨 : 맑음

■ 산행거리 : 약 9km

■ 산행시간 : 8시간 24분(점심 및 휴식시간 포함)

■ 산행속도 : 느리게

■ 산행 길 : 목통골▶칠불사

■ 함께 한 사람 : 진주 비경마운틴 회원들과

■ 주요지점 도착시간 : 목통골(09:21)▶칠불사(17:45)

 

(산호님 제공)

 

가는 세월을 누가 막을 수가 없다지만 그래도 그 세월과 함께 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잠자는 것도 그 세월과 함께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 보다는 좀 더 적극적으로 시간과 함께 영위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합니다.

산과 울트라마라톤을 함께 하다가 이젠 산만을 고집하니 마라톤이 토라질만도 하지만 둘 다 반칙과 요행을 허용하지 않는 운동(?)이다보니 서로를 용서하고 배려하기에 아직 저에게는 큰 부상이나 잡음이 일어나지 않는 답니다.

오늘은 언젠가 지리산 주능선에서 내려올 때 한번 조우한 후 한 번도 오름이 없었던 지리산의 때 묻지 않은 목통골로 망태기와 함께 오름을 시작합니다.

목통교에서 바라 본 목통골!

오늘은 여기서 부터 오름이 시작됩니다.

목통골은 으름덩쿨이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고 합니다.

으름은 이곳의 방언이 먹통이었고,

그 먹통을 말린 것이 목통(木通)이라고 하네요.

아무튼 오늘도 이 계곡을 치고 올라 발길 닿는데로 간다고 산행대장이 엄포(?)를 놓습니다.

원래 인생길이 정해져 있지 않듯이.....

물은 맑고 숲은 푸르니 그져 신발이 물을 피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계곡으로 뛰어 듭니다.

明鏡止水(명경지수)

양귀비의 거울도 이 만큼은 깨끗하지 않았겠지요.

이제 서서히 세상속에 숨어 있던 물줄기들이 모습을 드러 냅니다.

계곡가에 피어 있는 여름 야생화는 아침햇살에 살며시 눈을 뜨고....

계곡의 수위는 돌 높이에 의해 좌우 되지요.

그러니 둘은 공생할 수 밖에 없답니다.

이 깨끗한 물이 모여 화개천을 따라 섬진강으로 흘러 들지요.

그래서 섬진강의 재첩이 맛이 있는가 봅니다.

빗자루와 쓰레받이

물의 난장판

산과 계곡이 깊어지니 푸른이끼도 색을 더하지요.

합천에는 황강수중마라톤대회도 있지만 오늘 저의 발걸음은 수중산행입니다.

경사났네

숨죽임

니들이 물살을 알어?

휴! 다왔다.

물살치기

바위를 갈라 놓은 나무

난 조개 한마리 입도 벌리지 못하는데......

아니! 이 깊은 산중에 물개가 살다니....(맨 가운데 바위)

어느 산꾼의 필사의 탈출기

요새에 자리잡은 토종 벌통

신선과 그의 부하들

초승달과

그믐달은 그저 애처로워 흘러만 갑니다.

너가 있어 더욱 아름다운 바위

공룡 알자리

폐쇠된 공룡알자리

물로 가는 자와 바위로 가는 자

코끼리 물 뿌리기

곤한 낮잠에 빠진 이끼가 깰까 봐 발걸음도 조심조심

오르고 오르면 못 오를리 없겠지만 제 아니 오르면 누가 대신 오를까?

텅빈 집의 불청객

고목나무의 매미가 아니지요.

버섯이랍니다.

산이 주신 선물로 감사히 받겠나이다.

여보! 이것 먹고 기운 차려....

빈약한 롤러코스트

우리들만의 세상

펑퍼짐

골고루 먹기

오늘 지리산이 주신 가장 큰 선물

폭포도 새끼를 치고....

아름다움은 갈수록 태산

황홀경에 벌어진 입은 다물 줄을 모르고.....

같이한 산친구들(하마박사님 촬영)

전 왼쪽렬 맨 앞쪽

그저 신비감과 아름다움에 자연에 감사하고......

위에서 보는 것도 마찬가지이니 구경 값으로 돈을 얼마나 지불해야 될지?

휴! 한숨 돌리고....

경치가 이러 할지니 이마에 땀 맺힐 시간이 어디 있으랴....

낙숫물

오늘 신발은 씻지 않아도 깨끗함 그 자체

물들의 행차

계곡 사이로.......

이끼들의 엄습

나란히 나란히

어느 한 부부의 이유있는 아름다운 동행

물이면 어떻고 돌이면 어떠하랴...

올라가서는 만나는 법

내 옆지기를 위한다면 이까짓 수고쯤은....버섯재취(블루밍님께서 찰칵)

점령

굴로 들어가니.....

이렇게 밝은 세상이....

칠불사 대중전에 합장하고.......

둥근 연못에 둥근 마음으로 내 그녀와 둥글게 살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일주문을 나설 때 까지.....

범왕마을 은행나무는 벌써 가을을 준비합니다.

이렇게 그날 지리산 마고 할미께서 주신 값진 선물은

신경과적 및 내과적으로 고생하는 저의 옆지기 병치료용으로 감사하게 쓰겠습니다.

그리고 님이 아니면 잘 찾지 못할 지리골짝을 잘 이끌어 주신 산행대장님께 감사드리고, 어쩌면 저와 잔나비걸상버섯의 공동소유자격이 있는데도 기꺼이 내개 양보해 주신데 대해서도 큰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잔나무 걸상버섯 외 두가지 버섯에 대해 이름을 아시는분의 한수 가르침 받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