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4일인데 하루, 이틀 정도는 산에 들어야 할텐데 일기예보는 계속 비소식이군요.

다행히 설 연휴 마지막 날에는 오전 정도만 비소식이라 멀리가지는 못하더라도 가까운 곳은 한 군데 가야겠습니다. 

굳이 삼각산을 찾을 수도 없고 수락산도 그렇고...

가까운 남한산성 부근을 다녀올까요.

전에 선을 그어둔 객산 줄기와 금암산이 떠오르는군요.

아침 일찍 지도를 챙겨 밥을 먹고는 느긋하게 움직입니다.

우선 들머리를 선법사로 잡고 남한산셩 북문쪽으로 돌아 금암산을 지나 귀가하기 좋게 향교고개(지도에는 향수고개라고 잘 못 표기)로 내려오면 될 것 같습니다.

지맥 산행이 아니라 거리에도, 코스에도 그리 신경 쓸 것도 아니지만 그렇게 알려진 코스가 아닌 동네 사람들 다니는 곳이라 생각하고 가볍게 오르기로 합니다.

 

 

산행 개요



 

1. 산행일시 : 2014. 2. 2. 일요일

2. 산행 구간 : 남한산성 북부 지역(선법사~객산~(봉암)벌봉~남한산~금암산~향교고개) 

3. 동해한 이 : 법화행님

4. 올해 누적 산행 거리 : 125.97km

지 명

거 리

도착시간

소요시간

비고

선 법 사

 

10:24

 

 

객 산

1.43(km)

10:49

25(분)

 

봉 암

4.07

12:07

78

 

남 한 산

0.91

12:23

16

 

서 문

3.08

12:56

33

 

금 암 산

3.19

14:29

93

10분 휴식

향교고개

1.98

15:14

45

 

14.66 km

04:50

08:49

실 운행시간

 

 

산행 기록



지도 #1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하남시 '가운데말' 정류장에 내려 선법사 간판을 따라 걸어들어와야 하는군요.

한 10여 분 들어오면,

10:24

아주 깨끗한 공중화장실이 마련되어 있고 너른 주차자까지 있는 선법사 앞마당입니다.

선법사에는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교산동약사여좌상'이 모셔져 있는 절이라고 합니다.

차를 주차시키고 행장을 갖추고 잠시 뒤로 돌아내려가,

등산로 표시가 되어 있는 개울물을 건너는 곳으로 내려갑니다.

이정표도 잘 세워져 있습니다.

선명한 등로를 따라 오늘 산행을 시작합니다.

어제 내린 비로 등로는 다 녹아 질퍽거려 스패츠는 필수입니다.

등로에는 위래길 둘레 코스라고 새겨진 표지띠가 100m가 멀다하고 매달려 있습니다.

10:40

이윽고 마루금에 달라붙습니다.

이줄기가 한남지맥에서 갈라진 검단지맥이 검단산(남한산성)을 지나 북문 부근 522.1봉(남한산)에 이르러 북쪽으로 갈라져 봉암, 객산 등을 가지 치고 한강으로 잠기는 약 4.5km의 짧은 줄기입니다.

이제는 편안하게 마루금을 따라 오르기만 하면 됩니다.

안내판에는 조금 점 올라온 '선법사'에 대한 글이 적혀있고....

객봉으로 오르는 길은 바로 마루금을 치고 올라갈 수도 있으나 상당한 급경사라 좌측을 좀 우회를 하게끔 등로가 만들어져 있군요.

바닥이 미끄러운 상태라 굳이 무리할 필요도 없고.......

이렇게 잘 다듬어진 안전시설물이 있는 등로를 따릅니다.

10:45

객산 갈림길에서 우틀하여,

10:49

조금 더 치고 올라가니,

4등급삼각점(성동 494,  경기도 하남시 하산곡동 산68)이 있고, 이정표가 있는 객산(292.1m)입니다.

객산에 대한 안내글을 보고 좌틀하여 산행을이어갑니다.

기계유씨 가족묘를 지나는데 우측에 개농장이 있는지 아니면 개를 잡는지 아주 요란합니다.

11:07

그 곰말로 내려가는 사거리인,

사미고개를 지납니다.

그 고개에 대한 유래가 잘 적혀 있습니다.

신갈나무를 지나자,

11:16

바로 사거리가 나옵니다.

직진하는 곳을 들어가고도 싶지만 마루금은 우틀입니다.

그러면 바로 #92번 촐탑을 지나고,

연이어 또 다른 송전탑도 지납니다.

11:26

막은데미 고개를 지나자,

바로 나오는 이정표를 따라 진행을 하고,

........

...........

11:51

'깨어진이빨' 바위라고 하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작명하는 데 선수들이 참 많습니다.

여기서는 등로를 따르다가 바로 마루금을 치고 올라가는 객기도 부려보지만 그 길은 등로 사정으로 인하여 일반 등로보다 시간과 힘이 더 소요됩니다.

11:56

그렇다고 그 373봉에 올라봤자 별로 볼 것도 없고....

제1토루 갈림목이라는 곳을 지나,

11:59

바람재라는 곳도 지납니다.

12:07

그런데 여기가 좀 문제가 있습니다.

객산에서 4.1km를 올라온 지점인 이 삼거리에서 좌틀을 하여 조금만 진행을 하면 나오는 곳이 봉암(蜂岩, 461.9m) 즉 벌봉으로 되어 있는데 지도#1에 나오는 봉암의 위치와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벌봉은 남한산성 북문 밖에서 동쪽으로 건너다 보이는 뾰족한 바위산이다.
조선 인조 재위시인 병자호란을 전후해서의 일이다. 조선을 침공할 계획을 짜고 있던 청 태종이 장군 용골대(龍骨大)를
시켜 조선의 도성과 그 일대의 지도를 자세히 살피던 중 청 태종이 한 지점을 가리키며
「이 바위가 틀림없이 성 밖에 있었느냐?」
고 물었다. 용골대가 그렇다고 대답을 하자 청 태종은 크게 기뻐하며
「수고하였도다. 이제 우리가 조선을 쳐 들어가면 조선 임금은 반드시 남한산성으로 피신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 지도를
살펴보니 산성의 정기가 모두 이 바위에 서려 있어 이를 깨뜨리지 않으면 산성을 점령하기가 극히 어려울 것이어늘 다행히
바위가 성 밖에 있다하니 가는 즉시 이 바위부터 깨뜨리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그 뒤 병자호란이 일어나고 한양이 청군에 함락되자 인조는 과연 남한산성으로 피난을 했다.
  그리고 산성을 포위한 청군은 성(城)의 정기가 있다는 바위부터 찾았는데, 우거진 숲 속에 있는 그 바위에는 수많은 땅벌
[야생봉(野生蜂)]이 집을 짓고 있어 쉽사리 접근할 수가 없었다. 이에 청군은 그 일대에 불을 지르는 등 천신만고 끝에 화약
으로 바위를 깨뜨렸더니 뇌성벽력이 일고 연기가 오랫동안 하늘에 뻗치었다고 한다.
  그 때부터 이 바위 봉우리를 벌(蜂) 혹은 봉암(蜂岩)이라고 부르게 되었으며 우리 조정에서는 뒤늦게 이런 사연을 듣고
당초의 성에서 연결된 겹성을 그 봉우리 밖까지 쌓았으므로 지금은 외성(外城) 안에 위치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참 대단한 내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바위 하나까지 나오는 지도가 당시에 있었다는 이야기도 그렇고 무슨 청태종까지 동원이 되고....

특히나 중국인들의 대화내용까지도 저렇게 상세하게 기록이 되어 있다고 하니......

 

 

 

 

참고도 #1

어쨌든 국토지리정보원 지도를 보면 분명 현재 제가 있는 이 지점이 봉암으로 되어 있고 위 안내글 같이 참고도의 원형 표시의 그곳이 봉암 즉 벌봉이라면 벌써 이 지도의 지명이 바뀌어야 하였을 것입니다.

실제 위 이정표에서 좌틀하여 들어가 보았자 조망은커녕 붜 이렇다할 바윗덩어리도 보이지 않습니다.

웬 장사하던 사람의 아지트였었는지 이런 살림살이 흔적만 있을뿐.....

그러나 지금이 안개비가 내리고 있고 주위 조망이 전혀 되지 않는 분위기여서 혹시나 날씨 좋을 때 멀리서 이곳을 바라본다면 분명 여기가 벌모양으로 보인다던가 아니면 위의 설명이 말해주는 것과 같이 땅벌 내지는 토종벌과 관계가 있든 뭔가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합니다.

국토지리정보원의 지명에도 오류가 없다고 할 수는 없었겠지만 이 정도의 문화재가 있는 곳의 지명에는 그런 오류가 있다고 믿기에는 좀 힘든 구석이 있고 다만 남한산성 사료를 수집하여 홍보를 담당했던 의욕이 넘치는 공무원의 멋진 착상이 사료 검증에 앞서 안내문 제작에 들어갔고 그것이 일부 사설 등산지도제작자의 손에 의하여 하나의 지명으로 각인되어 지금에 이르렀지 않겠나 하는 의심이 강하게 드는 것입니다.

각설하고 다시 사거리로 나와 길을 재촉하면,

12:15

드디어 성문이 보이고,

그 성문입구에는 낯익은 신경수선생님의 표지띠가 걸려 있습니다.

한남검단지맥 상의 남한산에서 갈리는 봉암단맥을 진행하신다는 말씀이십니다.

여기서 왼쪽으로 타고 올라가면 남한산성 도립공원에서 이야기하는 벌봉이라는 바위로 진행이 되나 지금은 조망도 되지 않으므로, 

깨끗한 사진은 2005. 6. 12. 이곳을 답사한 '다올'형님의 사진으로 갈음합니다.

다만 저는 그 우측으로 진행을 하여 지난 검단지맥 산행 시 확인을 하지 못했던 삼각점을 보기 위하여 남한산(522.1m)으로 향합니다.

12:23

오늘 산행하는 구간 중 최고 봉인 남한산에 오르자 바로 삼각점이 보입니다.

4등급삼각점(수원422, 경기도 광주시 중부면 산성리 산 2-1)을 학인하고 질퍽한 길을 따라 내려오면,

바로 동문입니다.

이제 성곽길을 따라 걸으면 되겠군요.

외부로 걸을 수도 있지만 오늘은 안으로 돕니다.

12:52

북문을 지나고,

12:56

서문을 안에서 돌게 되니 밖으로 나가,

연주봉 옹성쪽을 향합니다.

서문에서 이 연주봉 옹성 외곽쪽으로는 성곽이 조금 무너져 있어 보수 작업을하느라 출입을 통제하고 있군요.

조금 더 우측으로 진행을하여 마루금을 밟습니다.

이제부터는 금암단맥을 걷게 되는군요.

13:42

421봉의 산불감시초소도 보고,

직진을 하여 금암산을 따릅니다.

연휴 끝물이고 비도 스산하게 내리니 산객들도 많지 않습니다.

원적사 갈림길도 통과하고,

자주 있는 나무의자는 산객들의 편의에 도움을 주고,

중간에 마침 이동슈퍼가 있군요.

날은 추운데 손님들은 없고....

그 핑계로 한 잔만 마시고 간다는 게 두 잔으로 양을 늘리게 되는군요.

역시 도심이 가까운 산이라 길도 참 여러 갈래로 많습니다.

무조건 직진합니다.

이상한 바위도 몇 개 있는데 저마다 지어준 이름을 갖고 있는 듯 했습니다.

14:28

금암산 발 아래에 있는 흔들바위라는 안내판을 보고 설악산의 그것을 연상하며 내려다 보았습니다.

글쎄요....

누가 내려가 흔들어 본 것인가?

14:29

그러고는 별 특징없는 금암산에 오릅니다.

그 흔한 정상석 하나 없이 저 안내판만이 이곳이 금암산 정상이라는 것을 알려줄 뿐....

14:43

274.3봉도 별로 특징이 없고.......

14:49

항동으로 내려가는 안부로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가니,

#64 철탑을 지나고,

115 철탑도 지납니다.

15:06

역사공부도 합니다.

이 아래 있는 동네 이름이 광암동이 것이 廣岩이라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는군요. 

저는 광주와 암사동을 합쳐서 부르는 이름인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이게 그 흔적이로군요.

15:10

컬러 철탑도 지나는데 이 아래로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가 지나기 때문에 찻소리가 아주 시끄럽군요.

곧 오늘 날머리인 향교고개도 가까워졌다는 이야기입니다. 

15:10

광암정수장 갈림 삼거리를 지나 직진을 하니,

15:14

향교고개 동물이동통로가 나옵니다.

고개 좌측으로 이동을 하여 도로 방향으로 내려옵니다.

그런데 이때 택시 한 대가 지나가는군요.

잽싸게 타고 선법사로 이동을 하여(4,300원) 차를 회수하여 귀경을 합니다.

오늘 산행은 비로 인해 산줄기를 이어가지 못하는 대타 산행이었는데 역시 길이 좋은지라 편안한 산헹이어서 아주 만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