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철갑지맥종주제1구간


 

언제 : 2008. 6. 15)해의날) 흐림 비 맑음


 

누가 : 신경수 송영희


 

어디를 : 전후치에서 만월산 전 안부인 망령치까지 백두철갑지맥 약14.3km와 하산거리 약4km


 

鐵甲嶺(△1012.6) : 강릉시 연곡면


 

구간거리 : 18.3km  지맥거리 : 14.3km  하산거리 : 4km


 

구간시간 11:20 지맥시간 7:50 하산시간 1:20 휴식시간 1:30 헤맴 0:40


 

4시반부터 산행을 하리라 작심한 마음이 늦잠을 자는 바람에 물건너 갔고 하여간 늦었지만 일어났으니 준비는 해야한다


 

어제 산 누룽지와 라면에 뜨거운 물부어 아침을 때우고 주문진택시를 부르니 금방 주유소 앞으로 달려온다


 

집이 바로 이 연곡이라 빨리 왔다나

진고개 쪽으로 가며 나오는 “오른쪽으로 꼬부라지면 59번국도”라는 안내판이 일정한 간격으로 나온다


 

이 동네에서 택시를 하고 살고 있는데 전후치 법수치리 어성전리로 가는 그 임도가 국도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며 호들갑이다


 

아마도 대한민국 국도 중 이렇게 험한꼴로 방치해 놓은 곳은 이곳이 유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돌고 돌고 또 돌아 전후치에서 내려 고개를 살짝 넘으면 “부연동산촌체험마을 부연약수3.5km” 안내판 앞 절개지가 낮아진 곳에서 급경사를 박박 기어서 오른다


 

전후치 : 7:00


 

찬기운이 훅훅 느껴지며 뿌연 비구름이 온몸을 휘감으며 휙휙 지나가며 마음을 심란하게 만든다


 

마눌 어제와 똑같은 상황이라며 신랑탓만 한다

자기가 가자고 재의한 제천으로 갔으면 이고생 안해도 되지만 이게 뭐냐고 투덜대는데 이제와서 투덜거린다고 무를 수도 없는 일이 아닌가 


 

달래고 또 달래고 자욱한 비구름속을 지나가며 산천초목에 흠뻑 묻은 물기를 털며 오르니 신발이고 옷이고 뭐고 다 젖어들어 끕끕하기가 말할 수 없다


 

완만해지는 능선 : 7:10


 

작은 풀 무성한 작은 보도블럭 헬기장인 도면상 803봉을 오른다


 

803봉 : 7:15


 

걸리적거리는 물묻은 미역줄나무지대가 계속되며 스틱으로 밀어내고 해도 다시 돌아와 다리에 허리에 휙휙 감기며 물방울을 사방으로 튕기니 고약스럽기 그지없는데 설상가상으로 빗방울까지 떨어지지 시작하니 죽을 맛인데


 

이번에는 허리까지 오는 싸리지대가 시작되니 미역줄나무는 유연성이나 있지 뻣뻣한 싸리나무는 반바지 입고가는 허벅지를 사정없이 긁어대니 또한 쓰라립기가 도를 넘는다 에고 내팔자야

그래도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등고선상 830봉에 올라선다

시간은 자꾸 지나가는데 장애물이 많아 시간만 좍좍 늘어진다


 

등고선상 830봉 둔덕 : 7:35


 

금경사 오르면 철거하다만 녹슨 철탑인지 아니면 높은 산불감시초소를 만들다 말았는지 그런 흉물스런 철구조물이 있는 도면상 913봉에 이른다


 

913봉 : 7:50 7:55 출발(5분 휴식)


 

풀과 잡목이 무성한 폐보도블럭 헬기장에 이르고


 

8:05 8:10 출발(5분 휴식)


 

물기 머금은 산천초목에 깜짝 햇빛이 비치니 온세상이 투명한 초록빛 환상의 나라에 든 것으나 그런 시간은 잠깐 다시 비구름이 전신을 휘감는다


 

달달 추위와 싸우며 올라간 등고선상 970봉 : 8:50 


 

바위지대도 지나고 : 8:55


 

풀 무성한 상태가 좋은 헬기장으로 오르면 “연곡309 2005재설” 삼각점과  철판이정주에 “여기는 철갑령1012.6m 전후치3.6km 행정동5.3km 부연동약수터3.3km"


 

마눌 거리를 보더니 “에게 이제 겨우 3.6km 왔다고?????????”

“그럼 우리 걸음으로 양호하게 왔네 뭐” 거기 까정은 좋았는데 그 다음이 문제다


 

철갑령 : 9:05 9:10 출발(5분 휴식)


 

이제부터 철갑령 일반등산로가 시작되며 길이 좋아진다


 

좌사면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직진으로 오른 둔덕 : 9:20


 

철판이정주에 “부연동(약수터)2.5km 행정동4.5km 철갑령0.8km"


 

9:30


 

잠시 가다 좋은길은 좌측으로 부연동약수터로 내려가고 지맥은 우측 길이 있는둥 마는둥 하는 능선을 가늠하고 가야 한다


 

부연동약수터갈림길 : 9:40


 

여기서부터 마눌 독설이 터지기 시작하는데 걷잡을 수가 없다

사람이 다죽어가는데 산이 어디 가는 것도 아닌데 이제는 갈아입을 옷도 없는데 더 가서 뭘 어쩌겠다는 것이냐

이러다가 저체온증이라도 걸리면 죽음 그 자체 아니냐


 

사실 아닌게아니라 추위가 엄습해 오는데 그 말 듣고나니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긴 들었지만 이곳에서 이 시간에 탈출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일 뿐만 아니라 자존심을 엄청나게 상하게 하는 일이라 막말을 내지른다


 

그럼 부연동으로 탈출해라 나는 갈때까지 간다

오던 말던 휘적거리며 물방울 튀기며 앞서 가니 할 수 없었던지 코뀌어 어디로 끌려가는 망아지 모양 질질 끌려오다 오기가 발동했는지 “거기 서”하며 앞서 가기 시작한다


 

저리 잘만 가면서 웬 성화란 말인가     


 

둔덕봉 : 9:45


 

오른쪽 동쪽으로 살그머니 오르면 도면상 950봉 : 9:55


 

지형이 묘해서 이리저리 헤매다 오른 도면상 938봉에서 오른쪽 동쪽으로 내려간다


 

938봉 : 10:40(15분 정도 헤맴)


 

등고선상 910봉 : 11:20


 

평지같은 길을 시나브로 오르면 작은 잡관목속에 “연곡23 1991재설” 대삼각점이 있는 937.6봉 정상이다


 

도면상으로는 이곳에서 북동쪽으로 뻗은 능선으로 가야하나 내려가다 느낌상 아닌 것 같아 빽을 하면서 생각하니 도면에 있는 삼각점의 위치가 잘못된 듯 싶다 즉 삼각점의 위치가 더 동쪽으로 치우쳐서 있어야 삼각점 전에서 동북으로 꼬부라지는 능선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삼각점 근처에 있는 몇 개의 표시기는 무시해야 그 전에 동북으로 내려갈 수가 있다


 

937.6봉 : 11:45  12:15 출발(10분 헤맴 20분 휴식)


 

펑퍼짐한 곳을 내려가 오르면서 68번 철탑 지나 도면상 907봉 정상에서 북쪽으로 떨어져 내린다


 

907봉 : 12:30


 

등고선상 870봉에서 좌측 북쪽으로 내려간다 : 12:55


 

빨래판 같은 곳을 오르면  도면상 851봉 정상이다


 

851봉 : 13:10 13:15 출발(5분 휴식)


 

길없는 능선을 걸리적거리는 잡관목에 고생좀 하고 내려가면 좋은 임도가 나온다

제기럴 임도로 내려서니 날씨가 개는구먼 지지리도 날씨복 없는 넘아!


 

임도 : 13:10 13:15 출발(5분 휴식)


 

돌고 돌고 돌고 가다보니 이게 웬말 높은 철대문이 나오고 학의 양날개 마냥 펼쳐지는 높은 철책과 그 위로 3단에 걸쳐 전기선이 지나가고 있어 탈출이 용이치 않다


 

임도 중간 철대문 : 14:40 14:50 출발(10분 휴식)


 

철대문을 넘어갈까 하다가 포기하고 오른쪽으로 급경사를 그 높은 철책을 따라 오르며 언젠가는 철책이 없어지며 등로가 나타나겠지 하는 바램으로 낑낑거리며 오른다

  

철조망을 따라 오른쪽으로 한없이 올라 지맥능선을 따라 그 철책은 계속되어 끊어진 곳까지 얼마나 가야하는지 가늠하기도 쉽지 않아 빽을 해서 허술한 곳에서 철망을 넘어 들어간다


 

임도로 내려서 편한 마음으로 절대로 임도따라 가면 안된다

그러면 나같은 처지가 되니 유위할 일이고 물론 철대문을 넘어가는 강심장이라면 관계는 없는 일일 수도 있다

15:25


 

잠시 가다 좋은 등로가 나오며 오른쪽 사면으로 좋은 길이 이어져 무심코 따라가다 방향이 이상해 역으로 본능선을 찾아가 좋은 등로를 따라 임도삼거리에 이르니


 

놀던 멧톳 가족이 놀라 귀여운 새끼 세 마리가 앙증맞게 앞서가고 뒤따라 어미멧톳 한 마리가 종종 걸음으로 산속으로 사라지는데 천연덕스러운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임도삼거리 : 16:20(20분 정도 헤맨 것 같음)


 

좌측에서 오는 임도는 철대문 있는 곳에서 오는 길이고 우측으로 내려가면 양양군 현남면 하월천리 내려가는 길이나 방향을 잘못잡으면 산사면을 따라 하루종일 가야하는 그런 길이다 잠깐 가면 또 임도 삼거리가 나오고 좌측으로 올라서 살짝 내려가면 도면상 望嶺峙이다


 

삼거리에서 직진하는 길을 따라가면 산줄기 오른쪽 사면을 한없이 돌고돌아 하루 종일 걸어 현남면 정자리로 가는 길이다 절대로 그리로 탈출해서는 안된다 


 

이 산줄기 일대 거대한 멧돼지 울타리 안에 작은 멧돼지울타리가 있으며 문이 열러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멧돼지들이 나가놀다가 그리로 들어가 잠을 자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문옆에 철골구조 위에 판넬로 지은 가건물은 아마도 멧돼지 사료저장고나 뭐 그런 창고 용도로 사용되는 건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망령치 : 16:30


 

그 임도는 이번에는 산줄기 좌측 사면으로 내려가고 직진으로 만월산을 올라야하는데 꼭 덫에 걸릴 것 같은 예감이 들고 혹시 이 임도가 지도에는 없지만 만월산 왼사면으로 이어져 418번지방도로 고갯마루로 간다면 금상첨화라 임도따라 가자는 내말에 오래간만에 마눌 환한 웃음을 웃는다


 

솔직히 혼자 갔으면 아직 시간도 있으니 심야열차를 타는 한이 있더라도 만월산을 올랐을 것이나 둘이 가면 뒷따르는 제약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다


 

돌고 돌고 또 돌고 하다보니 기대한대로 만월산 왼쪽 사면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처음에는 가는척 하더니 웬걸 좌측으로 능선을 훌쩍 넘어 어성전리 후추골로 내려가고 있다


 

무를 수도 없는 일이니 내친김에 휘적거리다 작은 계곡을 건너는 세맨트 다리위에서 옷갈아 입으며 장시간 시간을 보낸다


 

17:00 17:25 출발(25분 휴식)


 

한없이 내려가면 거의 평지 다가서 임도는 또한번 그런 철대문으로 자물쇠가 채워져 있고 좌우로 높은 철책이 쳐져 있어 난감해진다


 

빽을 해서 우측 계곡으로 가면 개구멍이라도 있겠지 하는 상상은 여지없이 깨지고 계곡바닥부터 설치된 철조망은 만월산 정상으로 치달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


 

즉 만월산 동서남쪽으로 광범위한 산록이 대규모 멧돼지사육장이었던 것이다 즉 내가 천연덕스럽게 몇시간을 활보한 그곳이 전체가 멧돼지 소굴이었던 것이다


 

다음에는 내려온 곳으로는 갈 수가 없으니 418번지방도로 어성전리를 넘는 고갯마루에서 가는데 까지 역으로 가다가 철조망이 나오면 다시 어성전고개로 내려오는 수순을 밟아야 할 것 같다   


 

좀 허술한 곳을 골라 넘어가 죽 내려가니 논이 나오고 비어있는 산림관리사무소 건물이 한 채가 나온다


 

또 얼마간 내려가니 제법 큰마을인 어성전2리가 나오고 마을회관 옆으로 묘한 집들이 있으며 탁장사체험마을이라나 하여간 그런 팬션들이 계속해서 나온다


 

어성전2리 마을회관 : 18:10


 

탁장사마을 팬션들을 지나며 현북(하조대)택시를 부르고 내려가다보니 도로삼거리가 나온다 택시가 어느쪽에서 올지몰라 퍼지르고 앉아 기다리기로 한다


 

삼거리 : 18:20


 

그후


 

다음에 가야할 418번지방도로 고갯마루를 넘어 현북면사무소가 있는 하조대해수욕장에 내리니 메다는 11500원 정도 밖에 안나왔으나 콜비도 있으니 인심쓰는척 만오천원만 내란다 뭐 그런 요금체계가 다있냐...... 


 

하조대 버스정류장에서 강릉으로 이동하면서 주문진버스터미널에서 쉬길래 버스시간표를 확인하니 서울가는 마지막 버스가 방금 떠났다니 에구 아까워라


 

강릉에 도착 버스터미널이 왜이리 복잡하냐

내린 곳에서 터미널 안으로 들어가 물어보니 동서울가는 차표만 팔고 있으며 강남가는 버스는 한층 내려가야 있다고 한다


 

그리 가니 그곳에서는 강남과 동서울을 같이 팔고 있어 어리둥절 하는데 고양가는 버스편이 있지 무언가

알아보니 5분전에 마지막 차가 떠났다는 것이다


 

마눌 가슴앓이를 하는데 에구 아까워라 에구 조금만 빨리 왔으면 집까지 한번에 갔을텐데 에구 아까워라 주절주절............


 

김밥 3줄과 소주 한병을 사서 버스안에서 주린배를 달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