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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바래봉~덕두산~구인월


2017년 11월 11일 토요일 구름조금(0.5~12.2도) 평균풍속1.7m/s 평균습도50% 일조시간9.6hr 일출몰07:01~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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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 가는길:
성삼재서 구인월까지의 도상거리 18km나 되는 지리산 북부능선상의 바래봉~덕두산은 만복대(1438m)를 최고봉으로 하는 북부능선 후반부에 자리했다. 산세가 바리때를 엎어놓은 것처럼 보인대서 붙여진 바래봉 주변은 초지로 형성되서 가파르질 않고 정상 바로 밑엔 한겨울에도 넘쳐나는 바래샘이 있다. 군데군데 무리지어 피어난 봄 철쭉 외에도 은파로 출렁거리는 가을 억새 또한 가경인가 하면 지리산 주능선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은빛 설원 위로 펼쳐지는 겨울 설경 역시 태백산을 능가하는 진풍경이다. 옥정호가 있는 계곡미와 신선둘레길까지 겹쳐져 사시사철 동호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이 지역에선 백두간길이 하늘 땅을 구분짓지 못하게 버무러지고 고개 돌리면 삼정산을 에워싼 지리산 주능선이 병풍처럼 드리워져 그야말로 황홀경의 극치랄 수 있겠다.

60번 지방도상의 중군교와 백장교 사이 커브길에서 곧장 람천으로 내려간 도강 이후 수성대골 들머리서 왼쪽 지능선을 타고 올라 배너미재를 경유하여 바래봉 동부능선을 타고 바래봉 정상 터치후 덕두산까지 진행하여 구인월마을로 내려가는 도상거리 10.32km 이번산길 주능선 북쪽으론  지리산 하늘금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남쪽으론 백두대간길이 가없이 이어져 바래봉 초겨울 풍경은 그야말로 천상세계를 거니는 환상길이다. 초반 오름길의 람천 건너 지능선 붙기까지가 좀 까탈스럽긴 해도 일단 능선길로 붙으면 시종일관 룰루랄라 양탄자길이고 한겨울에도 용천수가 넘쳐나는 바래샘이 있어 더욱 좋기만 한 이번코스 하산길은 다양한데  구인월마을에서 십분 쯤 발품 팔면 추어탕전문 두꺼비집(0636362979)을 비롯한 식당가는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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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후기:
신선조가 해체된 요즘은 쏠로산행을 즐기는데 후배 한 분 따라붙더니 수성대골로 사라졌다. 그 곳.. 초반 풍경이야 그럴싸해도 어처피 둘레길로 나서야한다는 걸 알고 있기에 폰 날려 동릉에 붙게해선 행동을 같이하였지만 열두시가 다가오자 그는 중식들고 가잔다. 그럴까~!하지만 시간 내 완줄 하려면 서둘러야겠기에 떡 한 개와 반주 한 잔으로 앞 서 가겠다며 떨쳐 일어섰다. 어렵사리 964m봉 넘고 지난 겨울에 팔랑치로 향했던 은적골 진입롤 통과하자 비로소 조릿대 군락지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래 이게 지리산이야, 산죽없는 지리산은 왠지 지리산스럽질 못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치오르는 오름길은 무척이나 생경하다. 정상화 됐남? 엠비씰 틀자 이별곡만 흘러나와 얼른 채널 돌려 아이돌.. 역시 아이돌이라야 신명스럽다...ㅎㅎ

정상 아래 억새지대, 아 여긴 정말 오랜만이다. 아니 바로 엊그젠데.. 갑자기.. 그렇게.. 내 청춘은 지리산이 다 뺏어간 것처럼 느껴진다. 지리산에만 오면 너무 좋기만 했기에.. 세월은 그렇게 빨리 흘러갔던 것이다. 동영상 삼매경에 시간가는 줄 모르다가.. 계속 머물 순 없기에 덕두산까지 치달았지만 밥 생각은 없다. 그 때 나타난 선두팀 선발, 성삼재서 네시간만에 예까지 달려온 그는 나랑 같이 내려가겠단다. 중식자릴 살펴도 능선 찬바람은 맞기싫다. 일찍 내려가 식당서 같이 들자는 그와는 이십삼년차, 몇 년 후.. 이 산자락에 그는 남을 것이고 나는 사라질 것이다. 그래도 지리산에 남아있는 흔적들은.. 내가 오늘 밟고 지나온 산죽을 비롯한 산친구들과의 대화, 향기롭기만 했던 미풍에 하늘거리던 억새와 단풍의 황홀경은 영원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동영상https://youtu.be/voOQSuIYg-8


산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