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0월4~5일 (월~화) 날씨 아주맑음.
소공원 9시출발- 비선대- 양폭산장- 천당폭포-희운각 2시도착, 일박.
희운각 6시출발- 공룡능선- 마등령 10시40분도착- 비선대- 소공원3시40분도착.
인원: 4명.(부부끼리)

꼭 일년만에 다시 설악으로 가요.
작년 9월28일날 남편이랑 둘이 희운각서 하룻밤 묵고 29일날 공룡능선을 걸었죠.
그때 공룡길에 들어서고 한시간후 부터 비가 오기 시작해 대청봉쪽은 구름속에서 전혀 볼수없었어요.
다행이 마등령에서 부터 날이 개여 모든 비경을 볼수있었는데 그때의 아쉬움이 다시 설악엘 가게 됬답니다.

"산으로가자" 아지트 방장 물안개님이 7일 목욜에 함께 가자했으나
큰녀석 혼사를 앞둔 저는 8일 저녁 함을 들여 보내야 하는고로 먼저 다녀오게 됩니다.

새벽 4시.
인천 학익동서 산악회장님 부부를 태우고 어둠속을 쌩쌩~
이분들은 육십이 넘으셨고 작년 지리산종주를 같이 하신분들이에요.
우리부부는 가을이면 연례행사처럼 둘만의 일박이일 산행을하는데
공룡산행을 꿈꾸던 요 양반덜, 찰싹 달라 붙으시니 함께 가기루합니다.

근디 이분덜,
오십소녀 가알무드 다 깨쳐 놓는것도 부족한지,아,한계령에서 대청봉을 올르고 싶다네요,글쎄,
미시령넘어 설악동으로 들어갈려던 계획을 돌려 한계령서 8시에 이분덜 내려드리구(이런 기사 만나기 어렵쮸ㅋㅋ)
우린 연인덜 처럼 둘이 속삭이믄서~ 드라이브 즐기믄서~ 한계령넘어 설악동을로 드갔쮸.
양양을 비켜가는 외곽도로가 생겨서 좀 빠른것 같았네요.

불경기 탓 인가,붐빌줄 알았던 설악이 한산하네요.
9시에 소공원을 출발합니다. (주차비: 12,000원)
작년보다 발걸음이 아주 힘찬 하늘같은 서방님,
비싼조끼 하나 새로 사 입고서 신이났나~
아주 씩씩허게 잘 가더먼유.ㅋㅋ~~~!

비선대 못미쳐 주막에선 내려올때 자기집에 들르라고 외쳐댑니다.
물레방앗간집, 이쁜이네, 몽실네, 꽃님이네, (이중에서 님들은 어느집이 맘에 드시나여 ㅋㅋ)

아직은 단풍이 덜들은 비선대를 지나 천불동계곡으로 들어섭니다.
물맑고 나무냄새 좋고,,,
양폭산장 조금 아래부터 단풍이 이쁘게 물 들었어요.
천당폭포의 경치는 과히 장관이었구요.
작년엔 단풍이 덜들어 아쉬움이 있었어요.

양폭산장 계곡에서 갖구간 비닐봉투 쌀 물 불렸지요.
불은 쌀로 희운각 올라가 저녁밥 빨리 할려구요.
워쩟거나 올해도 소녀 배낭이 더 무거웠답니다. 흐흑!!

희운각에 2시 도착합니다.
작년보다 남편 걸음이 빨라져 한시간쯤 일찍 도착되네요.
그동안 송도 청량산 준비운동 덕을 톡톡히 본 셈이지요.

예서제서 열한명이네~ 열다섯명이네~ 하는 소릴듣구서
남편이 재빨리 네사람 산장 예약을 일등으로 합니다.
올해는 산장료가 올라서 일인 5천원.이불 2천원이네요.

밥 다 해놓고 3시 넘으니 한계령서 올라간 형님 내외 내려 오시네요,
아침에 헤어지고 산에서 다시 만나니 반가운거있죠,
소청서 희운각까지 내려오는 길이 무지도 힘드셨다고,,,
올해 회갑이신 형님은 밥 해놓은걸 보고 기뻐합니다.

근데 내놓은 반찬 메뉴가 우리랑 똑 같아요. 김치,햄,깻잎,김,메루치,꼬추장까정,
어차피 담날 점심때 컵라면에 말아먹을 밥은 찬밥일꺼니 밥도 미리해서 담아놨죠.
그리곤 구수한 숭늉이 얼마나 일품이던지,,,

밤이되니 날씨도 으스릉~ 추워지고 잠잘 사람들도 밀려들고~ 뒷곁에 천막까지 꽉 찼다네요.
이제버텀 고생시작, 언제 날 밝을까~ 눕자마자 지루한 생각이 괴로웠어요.
소등한 후까지 사람들이 들어와 아줌마들 우리 발밑에 웅크리고 앉으니 누워있는 사람이나
웅크리고 앉은 사람이나 고생이란 별반 다를게 없는셈이었지요.
누워있는 모습을보니 어릴적에 "이거리저거리 박거리" 하던 그 다리 모양새라 웃음이났어요.

게다가 잠 들으니 이 아줌씨덜 아예 누워버려 꼼짝달싹 할수없는 새우잠으로 하룻밤을 보냅니다.
한수 더 떠서 단체로 온 이분덜, 이 상황도 자기들은 한없이 즐거워 웃고 떠들고,,,
낼 산행을 위해 눈 붙이던 사람들 조용히 하자 말해두 계속 시시덕; 소근소근;;
(아시죠? 이 소근거리는 소리가 사람 더 피곤하다는거)

새벽 3시되니 또 다시 방은 술렁거리기 시작이네요.
누워있기 힘들어 살금살금 챙겨나와 김치햄 찌게에 아침밥을 지어 먹었어요.
마호병에 뜨거운 물도 끓여 넣구요.
그리곤 6시 희운각을 출발 공룡능선으로 들어갑니다.
밤에 별들이 그렇게 초롱초롱하더니 날씨가 넘 좋아요.
많은 분들이 이런날씨 흔하지않다고,,,

마등령까지 4시간 40분,(백담사, 비선대 갈림길)
맑은날씨는 멋진 설악을 다 보여주네요.
식수가 떨어질즈음 마등령지나 바위에서 흐르는 물로 물병도 채우구요.
마치 잘 차려놓은 단풍 상 위에 앉아 있는듯한 세존봉의 아름다움과 위엄에 넋을 잃고요.
대청봉이랑 그 둥근 두개의 축구공^^*을 하루종일 봤죠.
설악산 한바퀴를 휘익~ 돌고돌아 내려오는 행복함을 여러분들도 아시지요!

금강굴을 지나치고 비선대로 내려서니 남편은 그제서야 다리가 풀린듯하다네요.
이곳도 장사 안되긴 마찬가진지, 북적여야 할 몽실네도,꽃님네도,, 손님이없어요.
3시40분, 우린 소공원에 세워뒀던 차를 타고 척산온천에 들렀다가 작년에 갔던
할머니 순두부집서 맛있는 저녁을 먹고 집으로 오니 밤 10시 30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