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악산에 숨겨논 비밀 이제 고백할께요 ♣ 루종일 한 여자만을 생각했던 날이 있었다. 수직의 절벽을 타고 내려와 선녀탕의 푸른 물속에 앉아 목욕을 하던 그녀를 본 처음 순간부터 난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겼고 그녀는 내 마음속 한켠에 앙금져 있다가 어느날 갑자기 보고 싶다며 날 보채던 女子 여름이면 그녀의 머리엔 솜다리꽃으로 만든 화관을 쓰고 다니던 女子 찬바람 불때면 행여 더디 올라 금강초롱꽃 초롱초롱 불 밝혀들고 마중나오던 女子 가을엔 색동옷 곱게 차려입고 천불동 계곡 건너뛰며 詩月을 노래하던 女子 겨울이 오면 하얀 면사포 둘러쓰고 눈발 성성한 수직의 절벽위에 절망의 표정으로 서있던 그 女子 루종일 그 여자만을 생각하던 그런날이 있었다. 처음 그녀의 살내음을 맏았던 그날 이후로 나는 그녀에게 나의 남정을 주기로 결정했고 결국은 그녀의 치맛자락을 벗어날 수가 없었다. 그녀가 거처하는 천화대나 울산바위, 장군봉이나 적벽, 잦은바위골이나 토왕골을 떠돌며 우정어린 친구들을 산속에 묻고, 또 묻고 한동안 그렇게, 그렇게 살아왔다. 론 서릿발보다 찬 눈빛으로 날 사랑하겠다고 친구들까지 산속에 묻었느냐며, 때론 냉정어린 얼굴로 내 등을 떠밀기도 했다 사랑하는 아내가 있고, 들사슴같은 자식들이 있는 가정으로 돌아가라고 어서 돌아가라고 봉화대에 앉아 울먹이던 그 女子 루종일 그 여자만을 생각하던 그런날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나에게 정직하게 사는법과, 절망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사내다운 강건한 정신력을 심어준 그 女子 지금도 설악산을 지키며 사는 그 女子 오늘도 하루종일 그녀를 생각하다가 남몰래 그녀가 사는 설악으로 찾아갔었다 처음 맏았던 그녀의 살내음을 다시 느끼며 내 온 몸은 그녀와 함께 경련으로 파르르...떨었다 남몰래 그녀와 살을 석으면서....... 백할께요 옛 사랑 못잊어 다시 사랑을 누눈 한 남자의 비밀아닌 비밀을..... -* 雲 山 *-金澤根印 * 옛날 바위타기에 미쳤던 시절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