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산 정상에서~ 앞줄-다락원,오봉. 뒷줄-석인,찔레,산새,목련,주목  좌로부터>

산행: 명성산(922.6m) <억새산행>(강원 철원, 경기 포천)

출발: 10월17일 07시 연신내,  도착: 17시20분 새절역

동행: 석인, 산새, 주목, 다락원, 찔레, 목련, 오봉 <남4, 여3>

코스: 산정호수 주차장~숲속의 하얀집~비선폭포~등룡폭포~옛등로(계곡)~

        ~팔각정~삼각봉~명성산 정상~삼각봉~갈대숲~계곡~주차장

거리: 약12km

시간: 약6시간(휴식시간 1시간포함)

날씨: 맑음, 기온: 섭씨25도, 바람: 미풍<북서풍>

접근: 의정부-43번 국도-포천읍-38선휴게소 3거리(우회전)-검문소 3거리(좌회전) -

        -문암리 3거리(우회전)-산정호수 주차장
후기:해가 완연히 짧아져 06시 집을 나서는 데도 불빛만이 도로를 비추고 있는데,

       가을 휴일의 아침이어서 인지 차량의 물결이 이어진다.

       약속장소에서 차를 대고 잠시 눈을 붙이려고 하니 목련이 남편과 함께 당도하여

       인사를 건넨다. <남편은 오늘 첫 산행이고 아직 닉네임이 없어 산행중 '오봉'으

       로 이름을 정했다. '오봉'이란 다섯개의 봉우리를 뜻하는 것으로 오늘 산행중

       오봉을 넘는데 충분한 체력을 갗추어 그것을 기념하기 위하여 부여하였다>

       주목에 이어 다락원과 찔레가 당도하고 오늘 산행에 대한 설명을 하고 막 출발

       을 하려는데 한마음 봉사회 박상천위원이 차량으로 다가와 오늘 봉사회 위원들

       의 북한산 스케쥴이 있음을 알려준다.

 

       북한산을 돌아 외곽도로를 시원하게 내 달린다.

       송추를 지나며 바위산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 사패산을 바라다 보니 아침햇살

       에 우뚝한 자태가 아침햇살에 반짝이고 있다.

       의정부~포천을 지나니 38선휴게소에 오각정이 길손을 반기고 있다.

       산정호수 진입도로변에는 며칠전(9일)에 행사를 가진 억새축제 플래카드가 바

       람에 나부끼며 아직도 그 여흥을 돋우고 있다.

       산정호수 매표소에 다가서니 방문객의 차량이 제순서를 기다리며 서있고 이 도

       로를 통과하는 차량은 요금을 받지 않는다는 안내 문구가 걸려있다.

       (입장료=일인당 1.000원, 주차비=1.500원)

 

       산정호수 주차장에 도착하니 이제 08시30분을 넘기는 시간임에도 주차공간이

       거의 없을 정도로 차량이 들어차 있다.

       다행히 도로변 공간에 차량을 주차하고 숲속의 하얀집을 들머리로 하여 많은 산

       객들과 어울려 서둘러 산행을 시작한다.

       들머리는 막걸리며, 안주, 먹거리를 파는 상인들로 장터를 방불케 한다.

       (막걸리는 한사발에 1.000원)

        

               <산정호수 입구의 등산로 안내판과 숲속의 하얀집 들머리 입구>

       비선폭포를 지난다.

       계곡에 어우러진 단풍의 고운 빛깔이 잠시 산객들의 시선을 빼앗는다.

       계곡수는 공사판을 거쳐온듯 맑지 못하고 오염된 색깔이 한눈에 보기에도 탁하

       여 기대를 져 버리고 만다.

       (갈수기라서 인지 유수의 양도 넉넉지 못하다)

 

       그렇지 않아도 좁은 등로를 많은 산객과 섞여 오르다 보니 진행이 수월치 않아

       등룡폭포 직전에서 좌측의 옛등로를 따라 계곡의 너덜길을 치고 오른다.

       게곡의 물길은 이미 오래전에 끊어져 마른 바위만 널려있고 무성한 수풀은 좁은

       등로를 감추고 있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않은 바위를 조심스레 올라서니 태양을 등에업은 남쪽 능선

       이 한눈에 들어오고 서북쪽에는 커다란 암벽이 태양을 받아 허연살을 드러내고

       있다.

       간혹 짙은 적색의 단풍나무가 산허리에 서있는 능선자락은 오지를 탐험하는 기

       분이 들정도로 숲이 울창하고 간간이 바위가 버티고 서있어 재미있는 산행의 추

       억을 선사하고 있다.

 

           <등로 중간에 세워져 있는 장승과 명성산 남쪽 능선의 모습>

 

       능선 초입의 사면에는 고사리가 지천인 군락지도 눈에 뜨인다.

       찔레님이 이곳을 기억해 두었다가 명년봄에 다시 들르자는 예약을 하기도 한다.

       능선상의 작은 봉우리를 올라서니 우측편 능선의 사면이 온통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밭이고 정면의 안부에는 팔각정이 수많은 산객으로 붐비고 있다.

       팔각정 옆으로는 명성산 정상 기념사진 촬영 기분을 내주기 위하여 정상초석이

       서있기도 하다. 아마, 더이상 오르기 어려운 관광객을 위한 배려로 생각이 된다.

       억새밭 사잇길로 산객들이 능선을 향해 줄을 지어 오르고 있다.

 

      <옛 등로를 오르다 암벽앞에서....  능선 사면에 자리한 선홍빛의 단풍나무>

 

       완만한 능선길을 걸어 올라 삼각봉을 향한다.

       작은 봉우리가 능선 중간중간에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서쪽 아래로는 산정호수가 황토빛 색깔을 드러내고 있고 동쪽아래로는 군 작전

       도로와 포사격 훈련장이 흉물스럽게 내려다 보인다.

       과거 화전민들이 살았던 사면을 따라 억새가 지천으로 널려있다.

 

        <팔각정을 향해 내려 가는 억새숲길과 능선에서 바라본 산정호수 전경>

 

           <갈대 바다의 억새숲과 삼각봉에서 바라본 암봉을 이룬 궁예 능선>

 

       <903m고지의 삼각봉 정상 표지목과 가파른 암벽을 오르고 있는 산새님>

 

삼각봉에 당도하여 주변을 돌아보니 명성산 일대의 조망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은 이곳으로 부터 약40분 거리의 지척에 있어 내친김에 한 달음에 정상을 밟을려 했으나 주목님이 연료가 바닥이나 더는 걷지 못하겠단다.

갈대가 무성히 자리한 능선에 자리를 잡고 잠시 간식을 들어본다.

힘들어 하는 오봉님에게 어차피 돌아올 길이니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올것을 당부하고 걸음을 옮긴다.

정상가는 길 중간에 암봉이 나오는데 우측 하산길로 내려서면 우회로가 되고 좌측 좁은 길을 따라 오르면 밧줄이 설치된 가파른 암벽이 나오는데 작은 스릴이라도 원한다면 이길을 택하는 것이 좋다.

다만, 이길은 암봉을 두개나 넘는 길로 우회로 보다 5분이상의 시간이 지체된다.

이후로는 약사봉 능선 갈림길을 지나 곧바로 922.6m고지의 정상을 향하여 얼마간 가파른 사면을 올라서게 된다.

34번

 

         <약사령으로 내려서는 용화저수지 방향과 명성산 정상의 옛 표지목>

 

명성산 정상에 당도하니 많은 산객들이 주변에 자리를 펼치고 쉬고 있고 한켠으로는

햄(HAM)용 안테나가 세워져 있다.

주목님의 발의로 암봉으로 이루어진 궁예능선을 타려 잠시 진행을 하였으나 오늘 산행 계획과 아직은 힘겨워하는 일부 회원이 있어 이만 되돌이표를 찍기로 한다.

명성산은 한북정맥에서 뻗어나온 산줄기로 그중 궁예능선은 904년 철원에 태봉국을 세우고 18년간 강력한 통치를 했던 궁예가 왕건의 반란에 쫒기어 피신했던 산이며 왕건 군대의 공격에 맞서 항거하며 쌓았던 성벽 성터와 몸을 숨겼던 궁예왕굴이 있다.

또한, 재기에 실패하여 군사를 해산하게 되자 왕과 군사들이 슬피통곡하여 울었다하여 명성산이라 불리우게 되었으며 일천년이 지난 지금도 철원 주민들 사이에서는 일명 울음산이라 불리워 지고 있다. 

  

        <지나온 능선길... 역시 가야 할 능선길.  명성산 정상의 안내 표지판>

 

정상을 터치하고 능선을 되돌아 억새밭을 향하여 걸음을 옮긴다.

등로는 이미 오르고 내리는 이들로 초만원을 이루고 앞사람이 걸을때마다 흙먼지가 뽀얗게 일어 시야가 가릴 정도이다.

다락원님은 이미 메스컴에 이름이 오르내릴 정도가 되면 실속이 없으니 가 볼 필요도 없는 것 아니냐며 먼지이는 산행의 불편함을 토로하고 있다.

등산복 바지의 하단도 먼지로 심하게 얼룩이지고 털어도 털리지 않는다.

명성산 산명의 유래처럼 그옛날에는 궁예가 울었고 이번에는 이산을 방문한 산객들이 불편함에 눈물을 흘릴 지경이다.

차라리 신안고개로 하산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강하게 인다.

아뭏든 이번산행은 명성산의 명성에는 전혀 부합되지 않는 산행이다.

 

                <명성산의 가을산행을 부추긴 억새 갈대숲의 전경>

 

갈대숲에 이르러 점심상을 펼친다.

식후에는 간단하게 주사위 이벤트를 즉석에서 열고......

갈대숲을 잠시 감상하고 정식루트(험한길-너덜길)로 하산을 시작한다.

길은 미끄럽거나 너덜바위로 이루어져 있지만 하산하는 내내 먼지에 시달려야 했다.

(명성산을 오르는 분들은 마스크를 필히 지참하는 것이 건강에 좋을 듯....)

한동안 내려서니 등룡폭포가 시원한 암반아래로 가느다란 물줄기를 떨어뜨리며 자태를 뽐내고 있다.

조망을 겸한 정자에서 잠시 경관을 둘러보고 하산길은 계곡의 바윗길을 택했다.

아기자기 올망졸망......

이바위 저바위를 뛰어 건너며 재미를 느껴본다.

먼지 자욱한 하산로 보다야 이길이 백번 낫지....

산새님, 목련님, 주목님.... 산길에 익숙한 이들은 신이난 다람쥐처럼 이리뛰고 저리뛰며 가파른 계곡 바윗길을 거침없이 내려선다.

  

          <구, 화전민터인 억새꽃밭의 이정표와 내리막의 험한 너덜길>

  

     <등룡폭포와 구정물 같은 소.... 등룡폭포앞 정자에 세워져 있는 안내판> 

  

   <드디어 회귀점인 숲속의 하얀집앞......  문암 삼거리에서 바라본 명성산>

 

계곡 바윗길을 그렇게 시간가는 줄 모르고 내려서다 보니 어느덧 날머리의 상점가를 만난다.

산을 오르는 이들은 이시간에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제야 살 것 같다.

아마도 금년 산행중에는 제일 흥겹지 않은 기록이 아닐런지 모르겠다.

차량의 물결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매표소를 지나면서 부터 산정호수 주차장까지의 약2km의 도로를 차량들이 빼곡이 메우고 있으니 이들은 아마도 주차공간마져 거의없는 나들이길의 목적지에서 그져 유명세를 치루는 명성뿐인 산정호수나 구경하고 발길을 돌려야 할지도.....

귀로의 시간도 약간 이른 탓일까?

차량의 흐름이 막힘없이 흐른다.

       

                               2004년10월17일 명성산을 다녀와서

                                 -----석인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