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이야기(8) - 오서산(烏棲山)


으악새 슬피우는 초가을 오서산(790.7m)


 
 
▲ 오서상 정상에서 산친구 반려와 함께

오서산은 금북정맥(칠현산-안흥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정상에서 바라보는 서해의 막힘 없는 조망으로 '서해의 등대산'이라고도 한다. 상담리 코스로 오르면 정암사의 수백년된 느티나무 군락이 뛰어난 운치를 자랑하고, 740m봉부터는 동쪽 장곡면과 서해의 천수만이 아름답게 조망된다.정상에서는 대천, 보령, 서산 일원의 풍경이 한 눈에 시원스럽게 펼쳐져 마치 전망대에 오른 듯한 느낌이 드는 산이다. 정상을 중심으로 약 2㎞의 주능선은 온통 억새밭으로 이루어져 가을의 정취를 한껏 누릴 수 있다.

등산 코스는 ① 상담리 기점의 코스 ② 성연 저수지 기점의 코스 등이 있다.

 
 
▲ 등산안내도

 

일 시

2004년 10월 3일(일) 10:10 - 15:10 (5시간, 휴식시간 포함, 14.4Km)

날 씨

맑음

코 스

상담리 주차장①→정암사주차장③→정암사④→능선→정자→갈림길⑤→정상⑥→갈림길⑤→쉰길바위갈림길⑦→정암사 주차장③→상담리 주차장①

동 행

반려와 나

 

오서산으로 가는 길

신선암봉 산행(8.29, 일) 후 한 달이 지났다.  9월 1일 간단한 수술 후 상처가 아무는데 꼭 한 달이 걸린 셈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한 군데 두 군데 탈이 나기 시작하고  회복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조금씩 늘어 나는 것 같다. 몸이 불편하면 마음까지도 여유롭지 못한 것인지, 그 동안 나는 주위의 슬픈 소식들을 들으며 조용히 지냈다. 시간은 지났지만 유명을 달리한 분들의 명복을 빌며 아직도 마음 아파할 모든 사람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 침묵의 비례에 대하여 부디 넓은 해량이 있으시길 바라며, 주위의 모든 분들이 건강하시길 기원해 본다.

그저께부터 가벼운 운동을 시작 했는데 큰 무리는 없는 것 같으나, 혹시나 하는 염려로 비교적 가까운 곳의 산을 찾아 본다. 이맘때 쯤이면 으악새(근래에는 왜가리의 사투리라는 의미로 여기나, 여기서는 억새의 사투리라는 의미로 사용합니다)가 슬피 울려고 채비를 하고 있을 것 같은 오서산으로 향한다.

계룡(08:05)→공주→청양→광천(상담리)(10:05)

 

정암사로 오르는 길

상담리 주차장(10:10)에서 광천의 어느 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정암사 주차장까지 차로 이동하였다.(10:14) 그 곳의 삼거리에서 10여분 오르면 정암사에 이른다. (10:32-38) 정암사는 느티나무 고목들 사이의 암벽 경사면 넓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지만 정갈한 느낌을 주는 조계종 사찰이다.

   
   
▲ 정암사 극락전 ▲ 정암사 종각

정암사부터는 경사가 매우 심한 오르막길인데 천수만 일대의 풍광을 감상하며 3,40분 오르면 아기자기한 암봉들이 자리한 능선에 서게된다.(11:14 )  이 능선부터 정상부근까지는 억새들의 향연으로 가득하고, 산 아래 펼쳐진 황금색 벌판과 천수만, 안면도, 대천의 푸른 바다는 가을색으로 가득하다. 풍요로운 들판을 넘어 멀리 가야산, 덕숭산, 칠갑산 등 주변의 산들을 조망하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 광천읍 ▲ 천수만

  

   
   
▲ 작은 암봉 ▲ 정상 능선의 작은 암봉군과 전망대

 

 
 
▲ 정상 능선의 억새

 

 
 
▲ 억새를 배경으로

 

 
 
▲ 억새

 

 
 
▲ 억새

  

 
 
▲ 억새

 

임도를 따라 하산하는 길

정상에서 돌아오는 길에 다시 만난 주차장에서 차를 같이 타고 온 분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임도를 따라 하산을 시작한다.(13:30) 오서산의 뒷 모습도 보고 광천읍내와 주위의 들판을 감상하면서 내려온다. 쉰길바위 갈림길(13:53)까지는 아직 임도 공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이다. 쉰길바위 부근까지 차를 가지고 오는 분들도 있다. 여기서부터 정암사 아래 삼거리까지는 편안하지만 조금은 지루한 길이다.(14:40)

   
   
▲ 임도에서 본 오서산의 모습 ▲ 쉰길바위

 

평화로운 마을 풍경

상담리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에서는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초가을 농촌 풍경을 만난다. 논과 밭에 가을이 익어가는 모습 속에서 여름날 농부들의 수고를 생각해 보면서 마음은 풍요의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초가을의 따사로운 햇살 위에 오서산 억새의 은빛 너울을 떠 올려본다. 아직 으악새 울음소리가 슬프게 들리지 않는 것은 가을이 깊지 않았음이리라. 깊어가는 가을의 단풍과 그 이후의 낙엽을 생각하면서 한 달 만의 산행을 무사히 마무리한다.(15:10)

   
   
▲ 상담리 파밭 ▲ 상담리의 벼 익어가는 논